그림책에 미친 교사의 친절한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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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9-06-18 16:10 조회 18,087회 댓글 0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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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에 미친 교사의 친절한 안내서
이태숙은 미쳤다. 책에 미치고, 그림에 미치고, 나무에 미치고, 식물에 미치고, 건축에 미치고, 도자기에 미치고…… 아니, 무엇보다 아이들에 미쳐 있다. 이태숙은 따뜻하고 깊이 있는 마음의 눈으로 아이들을 살피고 보듬고, 아이들 삶에 깊숙이 관여해 변화시키는 교육에 미친 교사다.
이태숙이 매일 실천하는 그림책 읽어주기 또한 아이들과 아름다운 세계를 함께하고 싶다는 사명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매일 아침 20분씩 쪼개어 아이들에게 그림책 속에 담긴 아름다운 세상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스며들길 바라며 읽어주는 그의 모습이 구도자처럼 아른거린다.
그러니 그림책을 1천 권 넘게 모으고 탐독한 끝에 엄선해 만든 이 안내서가 어찌 반갑고 고맙지 않겠는가.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 그림책을 주제별로 정리하고, 시기별로 적용 방법까지 안내해 친절하기 그지없다. 어디 그뿐인가. 간과하기 쉬운 그림책의 면지 읽기부터 그림과 색감을 읽어내는 방법, 주제를 파악하는 과정, 읽기 후 하브루타 수업까지… 또 아이들의 마음이 상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세심하게 배려하는 마음도 묻어난다.
내가 아는 이태숙은 문학과 철학적 사색의 깊이가 장난 아니다. 그가 읽어낸 책의 양은 상상을 초월한다. 박물관, 미술관 전시를 놓치지 않고 다니고, 배움의 기회만 있으면 어디든 발품을 아끼지 않는 그가 그림책을 읽어내는 혜안은 전문가 이상이다.
그리하여 이 책은 단순한 그림책 안내서 이상의 역할을 해낸다. 삶의 내공과 철학으로 이리 깊이 있게 그림책을 읽어내고 분석한 안내서를 본 적이 없다. 무엇보다 성대가 상할 정도로 1년 내내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며 아이들의 변화 과정과 반응을 온몸으로 겪어낸 흔적이 이 책에는 고스란히 묻어나온다.
사람 좋아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를 무장해제하는 술자리를 좋아하는 이태숙과 함께한 시간이 자랑스럽다. 아이들 이야기며, 독서치료 이야기, 그림책 이야기를 할 때면 눈빛이 빛나고 목소리는 달뜨고 시간 가는 줄 모르던 이태숙은 천생 교사다. 교사의 공부나 활동은 단순한 보여주기나 실적 쌓기가 아니라 아이들 삶을 변화시키는 진짜배기여야 한다. 이태숙의 교직생활 30년은 그러한 배움의 본질을 증명한다.
이태숙을 만난 아이들은 행운아다. 그 아이들은 분명 어느 자리에서건 이 세상의 큰 빛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고마운 책을 통해 이태숙의 헌신적인 그림책 교육 철학이 널리 전파되길 바란다.
이영선
인천사리울초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