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눈 맞추는 성교육 Q&A] '예쁘게' 사귄다는 건 어떤 모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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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게' 사귄다는 건
어떤 모습일까요?
올해 여름, 지독한 번아웃을 겪었습니다. 온몸 구석구석 뻐근하지 않은 곳이 없고, 소화가 안 돼서 배가 딱딱하게 뭉쳤었어요. 급기야 운전하다가 숨이 쉬어지지 않고 눈앞이 캄캄해져 119를 부르는 상황까지 겪었죠. 다행히 큰 사고는 나지 않았고 응급실에서 시행한 피검사는 모두 정상이었습니다.
서현주 전 초등 교사, 폭력예방교육 전문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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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 몸이 비상 상태라는 증거
그러다가 신경과에서 근육 문제일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어요. 의사선생님이 놔 주신 근육 이완 주사를 맞자마자 소화가 되고 눈이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가슴 뛰는 불안감도 사라졌고요. 몸이 편해지자 스르르 마음도 편해졌습니다. 스트레스 받으면 뒷목이 딱딱해지는 경험, 누구나 해 보셨죠? 복식 호흡을 하고 차분하게 몸을 쉬게 해 주면 불안이 가라앉는 느낌도요. 인간은 몸과 마음이 완전히 연결돼 있습니다. 어쩌면 몸은 곧 마음일 수 있고요. 만원 지하철을 타고 출근했던 어느 때였습니다. 멍 때리며 사람들 틈에 끼어 있는데 한 손길이 등장했어요. 인파 속에 숨어 제 겨드랑이 쪽을 만지작거리는 나쁜 손이었습니다. “뭐하는 거예요?” 소리치고 싶었지만, 손의 주인이 험상궂은 아저씨인 것을 확인하고는 굳어버렸습니다. 온 머리카락이 삐죽 서는 느낌이 들면서 화가 치밀었어요.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싶었지만 다들 삶의 무게를 견디느라 피곤했고, 저는 별다른 조치를 못 취했습니다. 이렇듯 우리 몸은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면 긴장합니다. 온몸에 돌던 피가 대근육쪽으로 퍼지고 심장이 빠르게 뛰며 동공이 확장되죠. 호흡도 가빠집니다. 이것은 도망가거나 싸우기 위해 몸이 비상 상태에 돌입하는 것입니다. 바로 교감 신경의 자동적인 반응이에요. 영화 <스파이더 맨>에서 MJ로 등장하는 젠 데이아의 인터뷰가 떠오릅니다. 젠 데이아와 톰 홀랜드는 영화 속에서 커플로 연기하다가 실제 연인이 되어 화제가 되었죠. 젠 데이아는 톰 홀
랜드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사람이 내 사람이라는 것 을 금방 느낄 수 있었어요. 그 사람 앞에서는 전혀 긴장되지 않 고 평온해지거든요.” 예쁘게 사귄다는 모습은 무엇일까 골똘히 생각하다 보니, 이 렇게 긴장과 이완의 모습을 논하게 되었네요. 김다노 작가의 동 화 『최악의 최애』는 어린이의 본격 연애 이야기 모음집입니다. 옴니버스로 연결된 이야기 속에는 여러 관계가 등장합니다. 서 로 좋아하는 커플도 나오고 사랑의 작대기가 엇갈린 아이들 에 피소드도 있어요. 그중 수민이 이야기를 먼저 소개합니다. 수민 이는 6학년 어린이입니다. 어느 날부터 수민이네 집 우편함에는 선물이 쌓여 갑니다. 예쁘긴 한데 발신인을 알 수 없었죠. 작은 액세서리를 받으니 처음엔 설렜지만 계속 받다 보니 부담스러워졌어요. 급기야 선물을 왜 착용하지 않냐는 문자까지 받습니다. 익명으로 선물을 보냈던 사람은 같은 반 덕형이었습니다. 평소 덕형이와 연결 고리도 없던 수민이는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 |
합니다. ‘체덕지’의 순서로 바꾸자는 거죠. 그 지점에 서 해외 성폭력 예방 교육의 핵심어가 ‘몸의 긴장’입 니다. 우리가 어떤 상황에 놓였을 때 식은땀, 소화 불 량, 어깨 긴장, 움츠림이라는 변화를 느꼈다면 그건 명백히 불편한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이건 낯선 사람 과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내가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 구나 애인, 동료 그 누구와 있더라도 나의 몸 상태를 살펴야 하고 긴장감을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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