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이데아 [사서교사의 문해력 코칭 수업] 문해력의 바탕, 어휘력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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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진로 문해력 수업
변진경 전북 군산고 사서교사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따뜻한 햇살과 솜사탕 같은 벚꽃으로 가득한 봄입니다. 글을 읽고 계신 선생님들의 계절은 어떤가요? 아직도 꽃내음이 감도는 봄의 한가운데일지, 아니면 푸릇한 여름의 기운이 스며드는 초여름의 길목일지 궁금합니다. 저는 지금, 굉장히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키보드 위에 손을 올려놓고 있습니다. 평소 즐겨 읽으며 많은 도움을 받았던 <학교도서관저널>에 제가 직접 글을 쓰는 순간이 오다니요! 부족한 저에게 이런 놀라운 기회가 주어졌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저는 현재 전북 지역의 훌륭하신 선생님들과 함께 ‘문해력 연구회’라는 모임에서 활동 중입니다. 운이 좋게 함께하게 되어 굉장히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답니다. 저희가 문해력을 주제로 연구회를 진행하게 된 것은, 아무래도 요즘 가장 핫한 주제이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문해력이란 무엇일까? 끊임없이 묻고 또 물었던 질문입니다. 문해력은 말 그대로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라고 하지요. 하지만 저에게는 책과 진심으로 소통하며, 내 생각을 확장하는 능력으로 다가옵니다. 책과 진심으로 소통하다 보면, 독자에게 다양한 형태와 깊이로 울림을 준다고 믿으면서요.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다 보니, 학생들에게 ‘대학 진학에 도움이 되는 수업’을 해 달라는 요청을 자주 받습니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관리자분들께서도 직접 저에게 ‘진로’와 관련된 수업을 해달라고 부탁하시기도 합니다. ‘진로’ 시간에 ‘대학 진학에 도움이 되는 수업’을 하는 ‘사서교사’인 셈이죠. 저는 이 키워드를 어떻게 접목해야 아이들의 요구도 들어주고, 더불어 사서교사만이 할 수 있는 개성 있는 수업을 만들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나름의 길었던 고민 끝에 제가 찾아낸 해답을 지금부터 찬찬히 풀어 보겠습니다.
1단계 진로 사이트 활용하기
진로를 접목한 문해력 수업의 시작은 ‘자기 탐색’에서 출발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자기 탐색을 돕는 진로교육 관련 사이트를 우선 정리해 봅니다.

많은 진로교육 관련 사이트 가운데 저는 ‘대입정보포털’를 선택했습니다. 직업심리검사 및 다양한 직업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중점을 둔 커리어넷, 실제 직업인을 영상으로 만나며 다양한 직업 세계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원격영상 진로멘토링, 대학의 규모·학과 현황·등록금·취업률 등 대학과 관련한 객관적 지표를 확인할 수 있는 대학알리미도 좋은 사이트지만, 직업·전공·대학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탐색할 수 있게 하는 대입정보포털이 진로와 학과를 연결하는 이번 문해력 수업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학생들은 대입정보포털 사이트를 활 용하여 자신이 희망하는 직업군과 전공 을 직접 탐색하고, 관련 정보를 활동지 에 정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직업 의 구체적인 역할부터 필요한 전공 역량, 대학 학과별 정보까지 폭넓게 조사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특히 활동지 1페이지에는 ‘진로 희망 직업’을 선택한 후, 이에 필요한 역량이 나 준비 과정을 구조화된 질문에 따라 작성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를 통해 학 생들이 진로를 단순히 “하고 싶은 일” 이 아닌 “준비해야 할 목표”로 인식하도 록 유도했습니다. 활동지 2페이지는 자 신이 진학하고 싶은 희망 대학 및 학과 를 탐색하는 내용으로 구성하여, 일종 의 ‘수시 원서 쓰기 체험’을 미리 해 보 는 기회로 삼았습니다. 이 활동을 통해 자신의 의지를 더욱 불태우는 학생들이 | |
있는가 하면 비관적인 태도로 변하는 학생들도 있는데, 선생님께서 학생들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 꼭 붙잡아 주셔야 한답니다. 하하.
2단계 ① 진로 도서 정하기
진로 사이트를 활용하여 희망 직업과 대학·학과 탐색을 마친 학생들은, 자신의 꿈과 연관된 진로 도서를 직접 선정한 후 독서를 수행했습니다. 도서 선정에 도움을 주고자 ‘진로 연계 도서 목록’을 함께 제시했으며 이 목록은 각 출판사에서 매해 보내 주는 ‘추천 도서 목록’의 도움을 받아 직접 제작했습니다. 선정 과정에서도 학생들에게 특정 직업군 관련 서적, 전공 이해를 돕는 책, 관련 인물의 자서전, 현장 경험을 담은 책 등 다양한 범주의 도서 중에서 자신의 진로 키워드에 맞는 책을 찾도록 지속적으로 독려했습니다. 동시에 ‘왜 이 책을 읽고 싶은지’ 스스로 묻고 답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이 활동은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을 넘어, 책의 내용과 자신의 진로를 연결해 사고하는 경험이 되도록 충분한 시간을 들여 진행했습니다. 필자의 경우 약 한 달 정도의 기간을 두고 천천히 읽고 사유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2단계 ② 서평 쓰기
이후 수업은 학생들이 직접 자신의 진로 연계 도서를 다른 학생들에게 추천하는 형식의 ‘서평 작성’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서평 작성에 앞서 책의 핵심 내용을 정리하고, 작가와 책의 주제, 추천 대상 등을 스스로 구조화해 보는 ‘서평 쓰기 전 정리 활동지’를 활용했습니다. 해당 활동지를 통해 학생들은 책을 읽게 된 계기를 자신의 진로와 연결하여 서술하고, 책 속 핵심 문장을 발췌하며 비판적 사고력과 요약 능력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작가 소개와 추천 대상 서술을 통해 진로와 책의 적합성에 대한 통찰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전 정리 활동은 서평을 작성할 때 논리적인 글을 구성하기 위한 기초 작업이 됩니다.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독서 경험을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서술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사전 정리를 마친 뒤에 학생들은 본격적인 서평 쓰기에 들어갔습니다. 앞서 정리한 핵심 문장과 진로 연계 관점을 바탕으로 서평을 작성했고, 다음은 학생들이 직접 작성한 서평 활동지입니다. 수업 전, 학생들의 독서 상황을 파악하고 학생들과 책을 읽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봅니다. 당연히 스마트폰이 책의 대항마인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스마트폰에서 영상뿐 아니라 텍스트도 많이 접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스마트폰과 책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학생들과 스마트폰과 책이 가진 물성, 특징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보며 차이점을 인식하는 시간을 가져 보았습니다.

3단계 문해력 심화 활동으로 확장! 서평 발표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연계된 책을 선정하고, 사전 정리 활동지를 바탕으로 서평을 작성하면서 읽기-쓰기-생각하기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통합 활동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자연스럽게 문해력 향상으로 이어집니다. 독서활동이 서평 쓰기 활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단순한 진로 탐색을 넘어, 텍스트를 해석하고, 이를 자기 관점으로 비평하며, 마침내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힘, 즉 문해력을 기르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은 진로 도서 서평 쓰기로 다음과 같은 역량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 주제 파악 능력(핵심 문장 도출하기)
- 관점 설정력(자신의 진로와 연계하여 비평하기)
- 글쓰기 구성 능력(서론-본론-결론 구조 파악하기)
- 표현력 및 어휘력(자기 언어로 정리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