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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이데아 [책을 품은 교실] 듣는 독서 함께하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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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2-04-04 13:13 조회 51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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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독서 함께하실래요? 

책 읽어 주기와 오디오북 듣기 


신현주 서울중원초 교사 




아침 교실 풍경은 반마다 다르다. 아침 독서를 하거나 그림을 그리고, 매일 한 편의 동시를 쓰는 반도 있다. 우리 반은 책을 읽어 주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책을 읽어 주기 시작 한 건 2016년 봄날이 지나고 나서였다. 독서 연수를 듣는데 강사께서 유은실 작가의 『내 머리에 햇살 냄새』에 수록된 단편 「백일 떡」을 읽어 주셨다. 다 큰 어른이 되어 누군가 나 에게 책을 읽어 주는 경험은 참 오랜만이었다. 이야기에 점점 빠져들면서 어느덧 동생의 백 일을 맞이한 동화 속 주인공의 마음에 가닿은 나를 발견했다. 넓은 창가로 비치던 오후의 햇빛, 선생님의 차분한 목소리는 오래 기억에 남았다. 돌아오는 길에 서점에서 샀던 그 책 은 방 책꽂이에 놓였다. 그날 이후, 나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기 시작했다. 책을 펼치고 소리 내어 읽기 시작하면 에너지 넘치던 아이들도 귀를 쫑긋한 채 삼삼오오 내 곁으로 모여 들였다. “애들아, 조용히 하고 자리에 앉아라.”는 말이 필요 없었다. 사춘기에 접어든 6학년 아이들도 그 시간을 기다렸고, 나는 자연스럽게 책을 읽어 주는 선생님이 되어 갔 다. 나의 책 읽어 주기는 아이들에게는 ‘귀로 듣는 독서’였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이 이루어질 때도 아이들의 듣기는 이어졌다. 다음 날 학교에 오면 “선생님, 오늘은 3장 읽을 차례에요.”라고 알려 주었다. 어느 날, 계속 책을 읽어 달라는 아이들에게 물어 보았다. 



“얘들아, 이야기 듣는 게 그렇게 좋아?”

“네.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더 듣고 싶고, 제가 상상했던 결말이랑 같을 때는 신기해요.” 

“생생해요.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는 것 같아요.” 



듣는 독서는 때로 스스로 읽기로 이어지기도 했다. 예전에 루리 작가의 『긴긴밤』을 읽어 주었는데, 한 아이가 내게 책을 샀다면서 보여 주었다. 선생님이 읽어 주는 걸 다 듣고 나 서 실제로 책을 보고 싶어서 엄마에게 사 달라고 했단다. 듣고 나서 혼자 읽으니 선생님의 목소리가 음성지원 되는 것 같다고 말해서 같이 웃었다. 어떤 아이는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해 참을 수가 없어서 점심시간에 학교도서관에 달려가 읽어 줬던 책을 빌려 오기도 했다.  




어떤 책을 읽어 줄까? 

책 읽어 주기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책’이다. 아무 책이나 읽어 준다고 아이들이 다 좋아하는 건 아니었다. 그동안 읽어 준 책 중 몇 권을 살펴보면, 처음에는 얇은 책으로 시작해서 조금씩 두꺼워졌고 단편과 장편을 적절히 섞었다. 챕터가 나뉘어 있는 책은 읽어 주기 편리했다. 무엇보다 읽어 주는 나도 지루하지 않고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책을 골라야 한다. 책은 반드시 미리 읽어 보고, 이야기를 듣고 상처를 받는 어린이가 있지는 않을까 섬세하게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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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어 주는 동안 아이들의 반응을 살피며 책을 바꾸기도 했다. 곧 역사를 배울 아 이들을 생각해서 역사 동화를 찾아 읽어 주었는데 아이들이 새로운 재미를 느끼는 듯했다. 여러 해 책을 읽어 주면서 책을 고르는 나름의 기준이 생겼는데, 상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읽어 주는 책의 기준 


-아이들의 최근 관심사를 반영한 책 

-읽어 주는 사람도 재미를 느끼는 책 

-새로운 분야의 책 

-얇은 책과 두꺼운 책

-챕터가 나뉘어져 있어 읽어 주기 좋은 책

-뒷이야기가 점점 궁금해지는 책 

-듣는 아이들이 상처를 받지는 않을지 충분히 고민한 책





듣기를 도와주는 여러가지 방법

책을 고르고 나면 다음은 아이들이 들을 차례다. 듣는 게 뭐 어렵냐고 할 수 있겠지만 집 중해서 듣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자꾸 딴생각이 나거나 듣기에 집중하기 어려워서 돌아다니는 아이들을 만날 때는 그 아이에게 맞는 듣기 방법을 찾아 알려 줘야 한다. 처 음에는 잘 듣다가 뒤로 갈수록 지루해한다면 읽어 주는 속도를 빠르게 해서 변화를 줘 야 한다. 읽어 주기 초입부터 아이가 힘들어하면 아이에게 책을 주고 눈으로 글자를 따라 읽으면서 귀로 들으라고 일러 줘야 한다. 만약 아이가 글을 읽을 때마다 문장을 놓친다면 ‘책 읽기 자’를 사용하는 것을 권한다. 책 읽기 자는 교과서를 읽을 때도 쓸 수 있어서 유용하다. 

 저학년 어린이의 경우 종이에 그림을 그리면서 들으라고 하면 집중해서 듣는 데 도움이 된다. 가끔은 듣기가 끝나고 나서 오늘 들었던 내용의 줄거리를 몸으로 표현할 거라고 예고하면 더 집중해서 듣고, 독서보다 놀이에 활동적인 아이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오랜 시간 듣는 독서를 진행하면서 책을 읽는 것 못지않게 듣는 일이 중요함을 체감한다. 끝까지 집중해 서 듣는 습관이 생기면 상대방의 말과 수업 시간 설 명도 잘 들을 수 있고, 그 의미를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 꾸준히 이야기를 들었던 아이들이 수업을 듣는 태도가 달라지는 모습을 많이 보았기에, 특히 학기 초 에는 듣는 독서로 듣는 힘을 키우기 위해 애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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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오디오스쿨 활용하기 
책 읽어 주는 것을 좋아하고 아이들에게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느 날은 목이 칼 칼하고 힘들 때가 있다. 선생님의 목소리로 직접 들려주는 것이 좋지만 교사가 지치지 않 아야 좋아하는 것도 오래할 수 있다는 생각에 오디오북을 알아보았다. 스토리텔, 밀리의 서재를 써 보고 지금은 창비 오디오스쿨에 유료 회원으로 가입해서 사용하고 있다. 오디 오북을 활용할 때 가장 걱정되는 게 저작권이었는데, 창비 오디오스쿨에서는 오디오북을 2주 동안 학생들과 공유할 수 있는 합법적인 기능이 있었다. 원하는 책을 정해 스크랩 한 후 마이페이지에서 생성한 공유 URL이 있으면 누구나 크롬에 접속해서 오디오북을 들을 수 있다. 처음 오디오스쿨을 쓰게 된 건 갑자기 반 전체가 2주 동안 자가 격리에 들어가면 서 아이들을 만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때 가정학습으로 오디오북 듣는 활동을 마련했다. 학급 게시판에 공유 URL을 올려두면, 아이들은 매일 오디오북을 들으면서 그 림을 그리거나 줄거리를 3단계로 요약해서 듣기 노트에 기록했다. 등교 수업을 시작한 요 즘에는 알림장에 매주 금요일 오디오북 링크를 안내하여 오디오북을 들을 수 있게 준비해 둔다. 단, 창비 오디오스쿨에서는 창비에서 출판한 책만 오디오로 들을 수 있으니 여유가 되면 공공도서관이나 다른 오디오북을 찾아보는 것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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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읽고 싶어지는 ‘다음 순간’을 꿈꾸길 
작년에 아이들과 헤어지면서 마지막으로 300페이지가 넘는 책 한 권을 한 달에 걸쳐 읽어 주었다. 그때 누군가 내게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는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물었다. 이제 야 답을 한다면, 책장을 넘길 때마다 나에게로 향하는 스무 명의 눈빛과 아슬아슬한 장 면에서 오늘 읽을 이야기가 끝날 때 “아…” 하고 아쉬워하는 작은 목소리 덕분이라 말하고 싶다. 우리가 함께 책을 읽고, 들었던 오롯한 순간이 그다음 순간을 데려왔다. 
이 시간은 또 스쳐 지나갈 것이다. 그럼에도 지난 봄날 내가 그랬듯이 한 아이의 마음에 책을 마주했던 시간이 깊이 남아 먼 훗날, 문득문득 그 순간을 떠올려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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