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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리왕의 책글말]독서토론에선 무엇을 토론하나요?_ 논제는 토론의 방향타
<학교도서관저널 , 2015년 07+08월호> 15-11-10 17:36
조회 : 4,584  


권선영 숭례문학당 학사
 
논제는 독서토론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안내지도 역할을 합니다. 1차적으로는 아이들이 생각을 좀 더 쉽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고, 2차적으로는 다른 친구의 말을 듣고 자기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친절한 가이드인 셈이죠. 즉 ‘생각하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게 생각하는 법을 알려 주고 사고를 확장시켜 자기 주관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책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아이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논제 선별이 가장 중요한데요, 그러려면 책을 객관적으로, 큰 숲을 그리듯 읽어야 합니다. 아이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배경지식 수준은 얼마나 되는지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요. 선생님의 해석을 아이에게 가르치는 게 아니라 책을 매개로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을 던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논제 발제 순서대로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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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주제 키워드 찾기
책을 읽을 때는 인상 깊은 부분과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 부분을 색깔 포스트잇을 사용해서 발췌해 둡니다. 발췌에서 책의 주제 키워드를 뽑아야 하는데요, 주제 키워드란 책에서 논제가 될 주제나 토픽을 말합니다. 레오 리오니의 『프레드릭』을 예로 들어 볼까요? 겨울을 대비해서 식량을 모으는 들쥐들과 달리 프레드릭은 햇살, 색깔, 이야기를 모읍니다. 원하는 삶을 사는 프레드릭의 모습에서 ‘자유’라는 주제 키워드를 꼽을 수 있겠네요. 또 추워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잿빛 겨울에 대비해서 햇살과 색깔, 이야기를 모으는 남다른 프레드릭의 모습에서 ‘개성’이라는 키워드가 떠오릅니다. 이외에도 예술, 꿈, 소수자 등 다양한 키워드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 밖에 다양한 주제 키워드를 뽑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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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예상 질문 만들기
앞에서 찾은 주제 키워드를 중심으로 아이들과 이야기 나눌 질문들을 자유롭게 탐색해 봅니다. 노트에 질문들을 적어 보고 아이들 입장에서 어떤 대답들이 나올지 미리 예상해 봅니다. 책의 사실 관계를 따지는 정답 찾기식 질문이 아니라 ‘옳다’, ‘그르다’ 또는 ‘좋다’, ‘나쁘다’와 같은 가치 판단을 할 수 있는 질문을 하는 게 좋습니다. 또는 키워드와 관련하여 아이들의 경험이나 저자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지를 열어 놓는 질문을 던지세요. 아이들에게서 나올 만한 대답을 정리해 보고 의견이 다양하거나 찬반이 나뉘어 양쪽 근거가 팽팽하게 나온다면 토론해도 좋은 질문입니다.
앞에서 찾은 주제 키워드를 중심으로 아이들과 이야기 나눌 질문들을 자유롭게 탐색해 봅니다. 노트에 질문들을 적어 보고 아이들 입장에서 어떤 대답들이 나올지 미리 예상해 봅니다. 책의 사실 관계를 따지는 정답 찾기식 질문이 아니라 ‘옳다’, ‘그르다’ 또는 ‘좋다’, ‘나쁘다’와 같은 가치 판단을 할 수 있는 질문을 하는 게 좋습니다. 또는 키워드와 관련하여 아이들의 경험이나 저자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지를 열어 놓는 질문을 던지세요. 아이들에게서 나올 만한 대답을 정리해 보고 의견이 다양하거나 찬반이 나뉘어 양쪽 근거가 팽팽하게 나온다면 토론해도 좋은 질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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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논제문 작성
위 질문들을 토대로 논제문을 작성합니다. 논제문은 책을 읽지 않은 아이도 토론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씁니다. 질문에 앞서 충분히 전제 설명을 하고 이해를 돕는 발췌도 넣되 너무 길지 않게, 한 가지 답을 연상시키는 발췌문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논제문에 선생님의 해석이 들어가지 않도록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인데요, 아직 자기 생각이나 주관이 확립되지 않은 아이들은 주변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기도 전에 선생님의 해석을 접하면 다양한 생각을 표현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책 내용을 토대로 논제문을 작성하고 아이들이 직접 생각하고 해석할 수 있도록 독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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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 논제를 예로 들었는데요, 두 논제의 차이점을 찾으셨나요? ①, ② 모두 ‘프레드릭이 일을 하고 있는가’라는 똑같은 질문을 하고 있지만, 전제문을 보면 ①에 발제자의 해석이 개입되어 있습니다. 발제자가 ‘일’에 대한 통상적인 정의를 내리고 논제문에 그대로 실었는데요, 이렇게 되면 아이들 생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논제문은 책에 나온 사실만 써야 합니다. ②를 보시면 책에 나온 프레드릭의 대사와 행동을 가져오고 발제자의 해석을 삭제했습니다. 들쥐가족과 프레드릭이 생각하는 ‘일’의 균형을 맞추고 발제자가 중립을 지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듯 논제문도 퇴고가 중요합니다. 논제문 3~4줄에 질문과 그 배경까지 담아야 하기 때문에 간결하고 명확한 문장을 써야 합니다. 초등부 대상 토론일 경우 가급적 문장은 단문으로 쓰고, 아이들에게 어려운 어휘는 좀 더 쉽게 쓰거나 길어지더라도 풀어서 쓰는 게 좋습니다. 문장은 동어 반복, 불필요한 수식, 주술 호응, 빈번한 접속사, 문맥, 맞춤법, 띄어쓰기에 주의합니다. 그럼 논제문 초고가 어떻게 수정되었는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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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전 논제를 읽은 5학년 나연이는 책을 읽었는데도 논제문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한자어가 많고 이야기가 중간에 생략되어 흐름이 자연스럽지 않기 때문입니다. 진행자는 나연이를 이해시키기 위해 말로 다시 설명했고, 그 때문에 토론이 지연되었습니다. 이처럼 논제는 책을 읽지 않은 아이도, 절반만 읽은 아이도 이해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명확하게 써야 합니다. 수정 후 논제를 볼까요? ‘방위, 첨예, 대립, 선동, 구성원’ 같은 어려운 단어를 쉽게 풀어 쓰니 문장이 훨씬 부드러워졌고 읽기에도 편해졌습니다. 그리고 나폴레옹과 스노볼의 주장을 구체적으로 써 주어 아이들이 논제문만 읽고도 상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렇게 발제한 논제는 직접 토론해 보면서 후기를 잘 기록해 둡니다. 분명 토론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논제가 실제 아이들 토론에서는 잘 안되기도 하고, 잘 안될 것이라고 판단한 논제가 반대로 잘 되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발언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두고 토론이 잘 안되었다면 원인을 분석해서 논제를 보완합니다. 이렇게 작성한 토론 후기는 다음 논제 발제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자료가 됩니다.
논제는 보통 토론 진행자가 발제하지만 아이들이 발제하도록 지도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는 가장 좋은 자기주도학습으로 아이들 스스로 책에 질문하면서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게 하고 수업 만족도도 높일 수 있습니다. 논제 발제 협력 수업은 2교시로 구성하여 진행하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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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교시 모둠 토의
6~7명 정도로 모둠을 짓고 대표 1명을 정합니다. 대표는 모둠 토의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진행을 맡습니다. 모둠 구성원들은 각자 표시해 온 발췌에서 뽑은 키워드를 발표합니다. 키워드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면 자유롭게 질문을 만드는데요, 토론할 가치가 있는 질문인지 아닌지 가늠이 잘 안된다면 그 자리에서 미니 토론을 해 봐도 좋습니다. 이렇게 대표 논제를 결정하고 논제문을 작성합니다. 선생님은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면서 아이들이 어려워하거나 궁금해하는 점을 이야기하면 조언을 주는 정도로만 참여하면 됩니다.
 
2교시 전체 독서토론
각 모둠별 대표가 앞에 나와 대표 논제를 발표합니다. 이때 논제에 궁금한 점이 있다면 자유롭게 질문하게 합니다. 서로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모호했던 논제는 좀 더 명확해지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표 논제 발표 후 선생님이 전체 토론을 진행합니다. 자유 논제라면 2~3명 정도 의견을 듣고, 찬반(선택) 논제라면 손을 들게 해서 비율을 본 후 양쪽의 의견을 번갈아가면서 듣습니다. 토론이 잘 안되었다면 그 이유를 다 같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도 좋습니다.
 
논제는 책과 아이들을 연결해 주는 질문입니다. 다시 말해 아이들에게 책으로 말을 거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지금까지 아이들에게 책을 억지로 읽으라고 했다면 앞으로는 질문을 던져 보면 어떨까요?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게 서툰 아이들은 어른들이 구체적으로 물어봐 주길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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