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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활용수업] [칼럼] 2014년 학교도서관, 교사들의 수업을 지원・협력하는 흐름으로 전환
<학교도서관저널 , 2015년 01+02월호> 15-04-12 10:43
조회 : 3,761  


 
이덕주 서울 송곡여고 사서교사
 
2014년, 대한민국은 큰 아픔을 겪었다. 그 아픔은 우리 사회에 커다란 숙제를 안겼다. 그중 한가지, 과연 우리 교육은 아픔을 통해 성숙할 수 있을 것인가? 이 물음은 아직까지, 또 앞으로도 계속 유효하다고 할 수 있겠다. 학교도서관은 어떻게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까? 지난 한해를 돌아보며, 곰곰이 생각해 보면 더 뚜렷해지지 않을까 싶다. (서울지역과 사서교사들 중심으로 말할 수밖에 없는 필자의 한계를 양해해 주었으면 한다.)
 
협력수업을 전면에 내건 연수
1월,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정독도서관 주최로 사서교사 대상 연수가 진행되었다. 교육과정과 도서관 협력수업을 전면에 내건 주제였는데, 40명의 사서교사가 일주일 동안 연수를 받았다. 이 과정은 이전까지 사서교사는 한두 명만 참여하고 주로 담당교사를 대상으로 진행되던 연수였으나, 정독도서관이 연수 기획을 사서교사들과 함께하면서 사서교사의 요구를 반영해 연수를 진행했다. 앞으로 학교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이 어떤 식으로 협력해야 할지를 보여 준 중요한 사례였다.

제2차 도서관발전 종합계획 발표
3월, 대통령 직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는 ‘제2차 도서관발전 종합계획’을 통해 학교도서관 사서교사의 수를 2018년까지 1,344명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숫자까지 명시한 이 약속이 이행되도록 감시하고 챙겨야 할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학교도서관에 대한 컨설팅의 형식과 내용이 바뀌었다. 행정적으로 장학 컨설팅의 한 분야로 바뀌어 운영되는 것이다. 기존에는 사서교사 혼자 해당 학교에 찾아가서 조언을 해 주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담당 장학사, 공공도서관의 학교도서관지원과 사서, 사서교사가 팀을 이루어 주로 그 학교의 교육과정과 연계된 도서관 운영이나 도서관 활용수업에 대한 장학 컨설팅을 하게 되었다.
 
학교도서관 활용수업 관련 단행본 출간
4월, 『학교도서관 활용수업』 초등편과 중고등편이 출간되어 학교도서관이 문화행사를 넘어 교사들의 수업을 바꿀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보다 대중적으로 알리게 되었다.
서울시교육청에서 교과교사들을 대상으로 도서관 활용수업에 대한 연수를 실시했는데, 처음엔 한 반을 모집하려고 했다가 지원하는 교과교사들이 많아서 4개 반으로 확대 편성해서 운영했다.

사서교사 선발예정 인원 발표
5월, 세월호 사건이 많은 국민을 슬프게 했고 5월 말에 있었던 사서교사 선발예정 인원 발표는 학교도서관 종사자들을 다시 절망하게 했다.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의 약속에 따른다면 사서교사가 해마다 최소한 100명 이상 충원되도 모자라는데,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발표한 사서교사 임용시험 선발 예정 인원은 총 5명밖에 되지 않았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서 단체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처우 개선에 대한 요구 활동을 조직적으로 활발히 진행했다. 이에 많은 정치인들이 처우 개선을 약속했는데, 그들 중 의회에 진출한 사람도 꽤 있고, 진보교육감이 당선권에 들어 기대감을 갖기도 했다.
 
진보교육감 열풍
6월, 지방선거에서 전국적으로 진보교육감이 많이 당선되었다. 학교도서관도 바뀐 교육 현실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해야 했다. 학교도서관 운동가나 종사자들이 그러한 고민을 계속 이어가면서 어떤 실천을 해나가느냐가 학교도서관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연수 주제의 변화 흐름, 방학 도서관의 모순된 현실
7월과 8월, 여러 지역에서 교육청과 지역별 연구 단체의 자체 연수가 실시되었고, 국립중앙도서관의 찾아가는 연수가 전국적으로 진행되었다. 지역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사서나 사서교사 막론하고 도서관 활용수업, 도서관 이용지도, 교육과정을 밑받침하는 도서관 운영 등 연수 주제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학교 관리자와 교육청은 정규직 사서교사에게는 방학 중 도서관 개방을 요구해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비정규직 사서에게는 방학 중 근무가 필요 없다고 해 급여가 지급되지 않는 설움을 체감하게 했다. 이러한 모순된 정책과 억지스런 상황이 여름을 더 덥게 했다.
 
사서 대상 필수연수
9월과 10월, 서울 지역에서는 약 천 명에 달하는 초등학교, 중학교 사서를 대상으로 하는 필수연수가 진행되었다.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와 도서관 활용수업 지원의 당위성과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연수였다. 이 연수를 통해 향후 계약직 사서가 있는 학교라 할지라도 어떤 서비스와 운영을 해야 할지 정책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었다.
 
비정규직 사서의 처우 개선 난항, 민관이 함께하는 독서운동
11월과 12월, 각 시도 교육청마다 2015년 예산부족으로, 교육감 선거 등에서 약속했던 비정규직 사서의 처우 개선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것으로 밝혔다. 총파업 투쟁 속에서도 요구가 좌절되는 시기였다.
서울 지역은 그간 공공도서관에 있었던 학교도서관지원과를 폐지하고, 각 교육지원청에 있는 공공도서관 사서가 학도도서관 업무를 담당하게 하는 경기도교육청과 강원도교육청의 모델을 따르기로 하면서 조직 개편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공공도서관과 학교도서관의 협력이 더욱 절실해졌다.
도서정가제가 강화되면서 도서관 예외 조항이 삭제되어, 학교도서관의 신간도서 구입 예산이 감축되기도 했다.
한편 독서교육 관련 시민단체, 출판계, 교육청, 서울도서관 등이 협력해서 ‘책 읽는 서울 만들기 시민추진위원회’를 결성해 민관이 함께 독서운동을 하려는 긍정적 흐름이 이어지기도 했다.
 
2015년, 도서관 종사자들의 존재가치와 의미를 부각시키려면
돌아본 바와 같이 2014년에 학교도서관의 주된 흐름은 학교 수업과 도서관 운영을 긴밀하게 연결하는 수준을 넘어서 함께하는 방향으로 흘러왔다고 본다. 이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많다. 학교도서관 운영 주체인 사서교사나 사서중에는 어떻게 도서관을 관리・운영하면서 교사들의 수업까지 지원하냐고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5년마다 학교를 옮기는 공립고등학교 사서교사들은 일반교사들과 관계를 맺고 소통하기엔 시간이 제한적이라는 현실적 고민이 있고, 초등 사서교사나 사립고등학교 사서교사 중에는 이미 기본 수업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다른 교사들의 수업 지원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도 하다. 무기 계약직이라고 해도 정규직이 아니라서 열악한 처우를 받는 사서에게 교사들의 수업지원을 요구하는 것은 과도한 노동 착취라는 노동조합적인 입장도 있다. 이처럼 학교도서관이 일반 교사들의 수업을 지원하고 협력해 주지 못할 이유는 너무나 많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단호하게 말한다. 학교도서관이 왜 학교에 있는 것이냐고. 학교도서관에 왜 사서 자격증 또는 사서교사 자격증을 요구하는 전문가를 배치하는 것이냐고. 어느 도서관이고 그 도서관 서비스의 꽃은 참고봉사가 아닌가? 개별화된 정보사회에 접어들면서 사서에게 자료나 정보를 묻는 참고봉사 요구는 일반 공공도서관 현장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사서가 정보 전문가이기를 기대하지도 않고, 고작 책의 위치를 찾는 문의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다르다. 교과교사가 수업을 진행하면서 관련 단원이나 주제와 연관된 도서에 대한 정보와 자료 비치를 요구한다. 이것은 도서관인 입장에서 참고봉사가 아니고 무엇인가? 진짜 참고봉사를 사서교사나 사서에게 원하는데, 다른 업무 때문에 못 하겠다고 해야 하는가? 무엇이 우선순위냐고 묻고 싶다.
2014년에는 학교도서관에서 근무하는 도서관 전문가들을 향한 교육 전문가들의 참고봉사 요구가 전면화되었고, 이에 대한 준비는 정책 변화와 연수로 이루어졌다. 이런 면에서 보면, 예산 감축에 따라 전반적으로 어두운 2015년의 전망 속에서도 기대를 갖게 한다. 교육에 있어 전문적인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 관련 전문가 배치에 대한 정당성이 교육계에서 더 높아질 것이다. 이런 흐름은 도서관 종사자들에게도 자신의 존재가치와 의미를 부각시킬 기회가 될 것이다. 물론 이런 흐름에 계속 방어적으로 대응하나 회피한다면, 위기 상황으로 반전되거나 2014년의 불편한 흐름이 지속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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