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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활용수업 [교육 학교도서관 활용수업–초등] 그 겨울, 학교도서관에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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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6-11 11:21 조회 8,86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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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희 성남 산운초 사서교사

내 손을 잡아봐, 도서관활용수업으로 안내할 테니

유난히도 춥던 어느 겨울. 드디어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학교도서관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고, 선생님들 속에서도 내 존재의 소중함(?)을 인식시켰으니, 이젠 수업에서도 사서교사가 얼마나 필요한 사람인지 밝혀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타 있었다. 새 학기 준비가 한창이던 2월, 학교에서 가장 친하게 지내고 있는 선생님에게 스윽 다가갔다.
“선생님~ 이번에 나랑 어떤 과목이든지 도서관활용수업 한번 해보지 않을래요?”
“그게 뭐야?? 도서관에 가서 수업하라고?”
“뭐 방법이야 여러 가지지만… 담임교사와 사서교사의 협동수업을 하자는 거지. 2개 교과를 연계해서 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데.”
“어? 너무 어렵겠다.”
“아니야. 어렵지 않아. 우린 할 수 있어(손을 꼭 잡고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이리하여, 사서교사-교과교사 협동수업을 기획하게 되었다. 나는 친분을 방패삼아 그동안 숨기고 있었던 수업에 대한 야욕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2월 학년말 방학. 학년, 학급, 업무분장 발표가 끝나자마자 교육과정을 짜면서 협동수업을 할 교과와 방법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 우리의 수업 고민은 이랬다.



호기롭게 시작은 했지만 역시 시작부터 만만치 않았다. 행여 송 선생님이 그만두자고 하지 않을까 불안하기까지 했다.

사서교사–교과교사 협동수업 그게 뭐야?

협동이란 두 사람 이상의 공동체 구성원이 공동의 목표를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 함께 일하는 것을 의미한다. 학교 공동체에서 교사 간의 협동은 교사들의 능동성과 성실한 노력 그리고 헌신을 필요로 하는 공동의 과정이다. 사서교사와 교과교사의 협동은 교과의 학습주제를 도서관의 다양한 학습 자료를 활용하여 자주적으로 해결하도록 지도함으로써 학생의 사고능력과 평생학습능력 신장에 기여하기 위한 자원기반학습의 한 형태이다. 교육과정 운영 측면에서는 사서교사와 교과교사가 수업 설계와 학생지도 그리고 평가 방법을 함께 계획하고 정보활용능력을 교과 교육과 통합하여 운영하는 것이다.1)



“아… 어려운 개념이구나.”
“그렇지? 그래도 이왕 시작했으니 무라도 썰자고.”
우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대구광역시교육청이 함께 발간한 『학교도서관에서 배우는 기쁨 아는 즐거움』이라는 장학자료를 참고하여 개념정립, 역할분담, 교과 선정 등에 대해 연구하였다. 선생님들께서도 이 자료를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이번 협동수업을 위해 총 3차시로 구성하였다. 1차시에는 사서교사 단독 정보활용수업을, 2/3차시는 블럭으로 묶어 협동수업을 진행하였다.

1차시 사서교사의 정보활용수업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다양한 정보원을 활용하여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연습을 해보았다. 주제를 주고 정보를 찾아보라고 하니 분명 책과 백과사전 등 다양한 정보원을 설명했음에도 아이들은 인터넷에 접속하여 단순 검색을 하기 바빴다. 그런 모습을 보니 도서관을 활용한 정보활용수업이 얼마나 필요한가를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2/3차 수업에서는 모둠별 정보검색을 할 때 인위적이긴 하지만 모둠원이 한 가지 이상의 정보원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정보원을 정해주었다. 이렇게 해서라도 학생들에게 도서관의 무궁무진한 정보원을 접하게 하고 싶었다.

협동수업은 다음과 같이 설계하였다.


함께 연구하는 즐거움 그리고 새로운 도전

수업 도입 부분에서는 『집은 다 다르고 특별해』(엠마 데이먼, 미세기)를 크게 스캔하여 학생들에게 읽어주었다. 각 나라별 기후의 특성에 맞게 다양한 집을 소개하는 그림책으로 수업에 유용하게 쓸 수 있었다.

자, 이제 수업의 전개 부분. 3학년 아이들에게는 조금 어려운 활동들이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정보를 탐색하고 조직하여 온전히 자신들의 힘으로 표현한다는 것이 기존의 수업활동과 달라 어려워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아이들 모두 두 볼이 빨갛게 상기되어 서로가 찾아온 정보를 어떻게 조직하고 표현할 것인지에 대해 의논할 때는 하버드대의 연구실에 버금갈 정도의 열기가 느껴졌었다. 찾아온 정보는 각 모둠별로 신문, 잡지 등에서 스크랩하기, 뉴스로 표현하기, 시화로 표현하기 등 모두 다른 방법으로 발표하도록 하였다. 이 부분에서는 시간이 많이 걸리긴 했지만 아이들은 상당히 재미있어 했다.

이번 수업은 공개수업으로 3~4학년 선생님과 교장, 교감선생님께서 참관을 하셨다. 수업을 마친 뒤 수업 비평의 시간을 가졌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새로운 시도에 박수를 보내주셨다. 도서관을 활용하여 이런 수업을 할 수 있는 줄 몰랐다며 신기해하는 분들도 계셨다. 그리고 각 교과가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배운 내용을 통합적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연구해야겠다고 하셨다. 일부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이 정보원을 찾으러 다니는 과정이 어수선하게 느껴진다는 분들도 계셨다.


아이들 역시 교실을 벗어나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활동을 할 수 있어 재미있었고, 사회와 과학을 한 번에 끝내버려(?) 좋았다고 한다. 제일 어려웠던 것은 알맞은 정보를 찾아 조직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이 부분은 앞으로 정보활용수업 시간을 통해 좀 더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

함께 수업한 송 선생님은 과정은 힘들었지만 연구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처음이라 준비할 것도 많고 시행착오도 많았다. 하지만 일회적으로 끝나지 않고 협동수업을 할 수 있는 교과를 찾아 계속 한다면 자료도 노하우도 차곡차곡 쌓여 지금보다는 조금 쉬워질 것이다.

사서교사와 초등담임교사와의 협동수업! 이제 그 첫 걸음마를 뗐다. 그 걸음마를 시작으로 더 높이 도약하기에 2013년은 매우 중요한 해라고 생각한다. 올해 초등학교 교육과정 중 1~2학년이 주제중심 통합교육과정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주제중심 통합교육과정에서는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배경지식을 탄탄히 쌓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독서가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학생들이 단순히 책을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고 그 정보를 자신만의 것으로 표현하는 과정 즉, 정보의 창조자로 커갈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결국 학교도서관이 교수–학습 중심센터가 되어야 진정한 주제중심 통합교육이 되지 않을까? 감히 단언해 본다.

아! 얼른 이 중요한 사실을 알리러 1~2학년 선생님들을 불러 모아야겠다. 봄바람도 부는데 교실에서 혼자 수업 연구한다고 끙끙대지 말고 일단 도서관으로 놀러 오시라고. 그럼 도서관활용수업이라는 새 세상을 만날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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