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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활용수업 [교육] 학교도서관 활용수업 - 중등 - 책과 영화로 한바탕 놀아보자 - 독서교육과 정보활용교육, 두 마리 토끼 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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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1-06 17:20 조회 10,80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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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서관 활용수업 사례에 대한 원고를 청탁받았을 때만 해도 열정이 있고 개인적인 친분도 있는 새내기 역사 선생님과 협력하여 도서관 활용수업을 진행하고 그 사례에 대해 쓰려 했다. 하지만 과중한 업무에 서로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협의를 통해 단원을 선택하고 교수-학습 자료를 준비하고 같이 평가까지 해보는 수업은 이상에 가까웠다. 그래서 보여주기 식의 사례 소개가 아닌 내가 실제 하고 있고, 하면서 만족도도 높은 단독 도서관 활용수업 사례를 쓰기로 하였다. 나는 현재 중학교 3학년 창의적 재량활동 수업을 담당하고 있다. 8년차인데 5년 동안은 고등학교에 있으면서 논술 위주의 수업을 했고, 2010년에 중학교로 발령받고 현재 본교에서 창의적 재량활동으로 독서수업을 3년째 하고 있다.

책・영화 스토리텔링과 퀴즈 수업… 아이들이 참 좋아한다
중학교에 발령받고 첫해에는 정보활용교육에 충실한 수업을 했다. 정보활용교육 및 저작권 교육을 했는데 아이들에게 약간의 도움이 됐을지는 몰라도 즐거움과는 거리가 있던 수업이었다. 일단은 내가 수업을 하며 즐겁지가 않았고, 아이들도 교과 수업 연장선 같은 수업에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2년차 수업을 하기 전에 많은 생각을 한 끝에 좋은 방식을 이끌어냈다.

교과 수업 시간에는 교과 성적순에 의해 학생들 자체로 서열화・등급화되어 있고, 많은 스트레스로 힘든 아이들에게 창의적 재량활동 시간만큼은 자유로운 시간, 놀면서 배우는 시간이 되도록 하고 싶었다. 그래서 모토를 ‘책과 영화로 도서관에서 놀아보자’로 정하고, 내가 책・영화 내용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이야기하고, 그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 및 독후활동을 한 뒤,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책・영화 제목 초성 퀴즈를 내고, 그에 대해 설명해주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해 갔다. 책・영화 초성 퀴즈는 세 문제를 한 세트로 하여 두 문제 이상은 책 제목을 내고, 한 문제정도는 영화 제목을 출제하도록 하였다. 물론 문제는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자신의 머릿속에 넣어 와야 했다.

처음에는 창의적 재량활동 시간만큼은 평가와 줄 세우기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독서하고, 그간 못했던 이야기를 하는 시간 정도로 만족을 하잔 생각으로 수업을 진행하였다. 그런데 수업을 거듭할수록 독서조차 싫어하는 아이들이 도서관에서 수업을 하니 자연스레 책을 가까이 하게 되었고, 교사의 책과 영화 이야기 후 몇 가지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 발표, 독후활동 표현 시간을 통해 표현 능력이 향상되었다. 사실 먹을 거라면 목숨까지 걸 것 같은 아이들을 열심히 참여시키기 위해 학기말에 초성 퀴즈를 출제하고, 맞힌 상위 두 명에게 토스트 상품권을 사 준다고 미끼를 던지기는 하였다.

처음에는 토스트 상품권을 타기 위해 문제를 준비하고 맞히던 아이들이 자신이 뭔가 주체가 되고, 어떤 주제에 대해 자신 있게 발표하는 모습에 만족하며 더 열심히 참여하게 되었다. 자연스레 학생들은 초성 퀴즈를 출제하기 위해 도서관을 돌아보며 책 제목을 보게 되었고, 그중 맘에 드는 책들을 읽기 시작하였다. 생각보다 심도 있는 의견 발표와 독후활동이 이루어졌고, 그간 친구들과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함으로써 수업 분위기는 화기애애해졌다.





아이들이 중심인 수업, 그들이 즐겁고 나도 행복한 수업
최근에 수업한 책과 영화 이야기는 이태석 신부님과 관련된 것으로, 관련 책은 이태석 신부가 살아생전 유일하게 남긴 『친구가 되어 주실래요?』(생활성서사, 2010 증보판)와 이태석 신부 이야기를 다큐멘터리와 영화로 만든 KBS 구수환 PD가 쓴 『울지마 톤즈, 그 후… 선물』(비아북, 2011)이었고, 관련 영화는 ‘울지마 톤즈’(2010)였다. 4차시 분량으로 수업을 해야겠다고 계획을 세우고, 진행하였다. 다른 시간에는 책을 먼저 소개하고, 관련 영상을 보았는데 이번에는 수업 연구 결과 영화를 먼저 보여주고, 영화에서 다루지 못한 책 내용 이야기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진행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시간 30분 분량의 영화를 보며, 매 차시 본 부분에 대해 퀴즈 대회 형식으로 내용 정리를 하고, 마지막 시간에 영화에서 다루지 못한 책 내용 이야기를 해주었다.

아프리카 수단의 오랜 기간에 걸친 내전 이야기, 아징을 비롯한 소년병 문제에 대한 이야기, 딩카족의 성인식 이야기, 부족의 러브 스토리(소와 여자를 중시하는 딩카족에서 피어난 슬픈 사랑 이야기) 등을 통해 아프리카 대륙의 수단이라는 나라의 역사, 종교 분쟁, 원주민들의 생활상 등 다양한 부분까지 이야기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듣게 되었다. 아프리카의 역사, 종교 분쟁에 대해 역사적 사실로 접하던 아이들이 생생한 이야기와 영상을 통해 접함으로써 초롱초롱한 눈으로 내 이야기에 몰입을 하며 듣고,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시작하였다.

이번 시간에도 그랬지만 내가 수업을 하고, 친구들이 낸 초성 퀴즈 문제를 내고 나면 학생들은 그 도서가 어디 있는지 묻는다. 그럼 난 청구기호만 불러주는데 자신의 필요에 의해 찾는 것이기 때문에 귀신 같이 청구기호를 파악해 책을 찾아와 대출을 해 달라거나 청구기호가 뭐고, 어떻게 책을 찾는지 알려달란다. 1년차에 실시한 정보활용교육 시간에는 청구기호의 정의, 구성, 도서 검색법 등을 이론적으로 설명하고, 억지로 실습을 시켜보는 딱딱한 수업이었는데 책・영화를 통한 독서수업을 하면서 자연스레 정보활용수업까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아프리카의 역사, 종교 분쟁에 관해서 역사 선생님과 협력수업을 하고, 토론수업까지 진행한다면 더 알찬 수업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올해는 이 정도로 만족을 하고, 내년에는 더 보완하고, 미리 수업 연구를 해서 각 소재별로 관련 있는 선생님과 협력수업도 진행해보려 한다.

3년 동안 창의적 재량활동 수업을 해 나가며 하나씩 깨닫는다. 내가 중심이 되는 수업이 아닌 아이들과 함께하는 수업을 하자고. 이론에 충실한 수업이 아닌, 내용도 있으면서 아이들이 즐겁고 나도 행복한 수업을 하자고. 오늘도 난 초롱초롱한 아이들의 눈망울을 떠올리며 다음에는 어떤 책과 영화 이야기로 아이들과 도서관에서 놀아볼지 행복한 고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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