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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활용수업 [학교도서관활용수업-초등] 이야기의 의미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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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4-06-03 13:35 조회 315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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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의미를 찾아서

『사료를 드립니다』를 활용한 4학년 온작품 읽기 


정다애 인천일신초 사서교사




"선생님, 줄거리가 좋은 동화책 있어요?” 교내에 몇 안 되는 ‘책덕후’ 학생들이 가끔 이런 질문을 한다. 재미 요소가 많고 분량이 짧은 동화 읽기가 능숙해진 어린이들은 주제의식과 내용이 알찬 책을 요구하기 시작한다. 대체로 중학년 이상 학생들이 그러한데, 이제 그들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된 책을 접하게 하여 한 번이라도 책을 통해 자기 자신과 주변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만들어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너무 어렵지 않은, 어린이의 삶과 밀접하며 주제의식이 명징한 온작품 도서를 활용한 수업을 고민하게 되었다.



작품 속 의미 생활과 연결하기: 수업 준비


이번 수업의 대상은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다. 4학년 아이들은 대부분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유창하게 표현할 수 있다. 글과 그림, 말로 표현하는 것을 능숙하게 잘한다. 이 학생들과 의미 있는 작품을 찾아 함께 읽을 예정인데, 이때 ‘의미 있는 작품’이란 무엇일까? 어떤 작품이든 주제와 의미를 담고 있다. 필자가 고민한 의미란, ‘얼마나 작품의 내용이 아이들의 삶과 밀접한가?’ 그리고 ‘아이들이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는가?’에 초첨을 둔 것을 뜻한다. 수업이 끝난 뒤에도 학생들에게 기억에 남을 만한 주제를 건네는 동화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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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작품 읽기 수업의 흐름


그렇게 정한 이번 수업의 주제 도서는 이금이 작가의 『사료를 드립니다』이다. 이 동화는 중학년 어린이들에게 너무 어렵지 않고 이야기가 유기적이고 탄탄하다. 읽고 나서 작가가 작품에 담은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동화이며 아이들의 실생활과 밀접하기에 충분히 공감할 만한다.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는 책들이 여러 권이었는데, 이 작품을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는 서사가 뛰어난 ‘단편집’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캐나다로 유학을 가면서 십 년이 넘는 세월 함께한 반려견 장군이와의 이별을 눈앞에 둔 주인공 장우가 등장한다. 자초지종 끝에 캐나다로 떠난 장우는 외할머니가 편찮으시다는 전갈을 받고 한국에 입국하고, 장군이를 찾아 새 주인에게 연락하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초조해한다. 그 외에도 처음으로 좋아하는 아이가 생긴 민지 이야기, 모범생 누나로 인해 소외 받는 건우 등 일상에서 다양한 사건을 겪는 어린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제법 글밥이 있는 작품이지만 단편집이라 아이들이 읽기에 부담이 적을 듯해 이 책을 주제도서로 선정했다. 재미와 감동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작품으로, 온작품 도서로 제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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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를 빌려 드립니다』
이금이 지음│푸른책들│2012 
 




수업 실행하기 


 1차시  한 장면 역지사지 활동

첫 번째 수업은 한 장면 역지사지 활동이다. 같은 장면(상황)에서 여러 인물의 입장이 되어 각각의 인물들의 처지를 살피는 것으로, 같은 상황이지만 인물에 따라 그 입장은 확연히 다르다. 동화에서는 주인공(화자)의 입장만 서술되어 있으므로 이번 활동을 통해 어린이들은 동화 속 인물들의 입장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사건을 조망하는 눈을 기를 수 있다.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역지사지’가 무슨 뜻인지 설명해 준다. 역지사지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는 뜻이다. 작가 김영하는 책을 읽어야 하는 큰 이유로 “간접 경험”을 꼽았다. 독서를 통해 독자는 평상시에 접하지 못하는 상황을 간접적으로 경험해 봄으로써 상상력이 확장될 수 있고 배경지식을 습득함으로써 사고력을 향상할 수 있다. 역지사지 활동 전, 마중물로 생각 나누기 활동을 먼저 진행한다. 동화집에 실린 다섯 단편 중, 표제작인 「사료를 드립니다」로 첫 차시 수업을 진행했다. 생각 나누기를 통해 해당 단편의 주인공인 장우의 입장이 되어 보기로 했다. 필자는 학생들에게 반려견 장군이가 입양된 집에 장우가 찾아갔을 때의 상황을 제시했다. 학생들은 글을 읽고, 해당 상황에서 장우는 어떤 마음이었을지 짐작해 보고 장우의 입장에서 답을 하였다. 이어 제시한 두 번째 질문은 ‘내가 장우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로, 장우의 입장이 되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보도록 하였다. 학생들은 저마다 장우의 입장이 되어 다양한 생각을 표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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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면 역지사지 활동지를 기록한 모습 


두 번째 활동은, 장우가 장군이를 떠나는 장면에서 네 인물의 입장이 되어 보는 역지사지 활동이다. 아이들은 장우의 입장, 미리와 미리 오빠의 입장, 장우 아빠의 입장, 장군이의 입장이 되어 인물의 상황과 기분을 짐작해 본다. 특히 이 활동에서는 해당 인물의 입장이 되어 실감나게 구어체로 작성하도록 한다. 장군이의 입장을 서술할 때는 장군이가 동물이므로 상상력을 더해 사람처럼 생각하고 말할 수 있다고 가정해 구어체로 서술하도록 안내한다. 학생들이 강아지가 짖는 소리를 적는 등 장난으로 작성하지 않도록 교사는 미리 주의를 준다.


 2차시  책 속 인물 칭찬하기

다섯 작품 속 다양한 인물들 중에 한 인물을 골라 그 인물을 칭찬하는 상장을 만들어 보았다. 먼저, 등장인물을 소개하는 활동을 진행한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이 다양하므로 다른 학생들에게 내가 고른 인물에 대해 소개하도록 한다. 인물 소개서에는 내가 고른 인물의 특징, 인상 깊은 점, 칭찬할 만한 점을 찾아서 적는다. 학생들은 친구의 발표를 통해 같은 작품을 읽어도 모두의 생각이 같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각기 다른 인물들을 고르고, 그 인물들에게서 ‘칭찬할 점’을 찾는 활동은 타인의 긍정적인 면을 보는 연습이 된다. 


 3차시  나에게 요술 주머니가 생긴다면?

『사료를 드립니다』에 실린 단편 중 「몰래카메라」를 바탕으로 활동을 이어 나갔다. 주인공 유나는 어느 날, 길가에서 무거운 짐을 든 할머니를 만난다. 유나는 할머니의 짐을 들어드리면서 ‘혹시 몰래카메라 아니야? 끝나고 ‘짜잔’ 하고 선물을 주지 않을까?’ 하고 상상한다. 이윽고 유나는 할머니에게 진짜 ‘요술 주머니’를 얻게 된다. 학생들에게 묻는다. “여러분이 가지고 싶은 요술 주머니는 무엇인가요?” 이 질문을 받은 학생들의 눈은 몹시도 반짝거린다. 4차시 중 아이들이 가장 좋아했던 활동으로, 학생들은 모두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아주 신이 나서 수업에 참여하였다. 이때 교사는 요술 주머니의 모양, 색깔, 능력 등 상상의 요소들을 모두 아이들의 상상에 맡기도록 한다. 꼭 주머니 모양이 아니어도 좋다. 학생들은 연필 모양, 가방 모양, 물병 모양 등 다양한 물건으로 나만의 요술 아이템을 만들어 볼 수 있다. 물론, 교사는 학생들이 남을 해치거나 피해를 주는 요술주머니를 만드는 것은 지양하도록 지도한다. 요술 주머니를 모두 완성한 학생들에게 교사는 해당 요술 주머니에 어떤 소원을 빌고 싶은지 적어 보도록 한다. 이때도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소원은 적지 않도록 미리 안내한다. 책을 읽고 마음껏 상상의 세계에 빠지는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사고의 확장을 경험하고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 한 학생은 요술 주머니에 빌고 싶은 소원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장애, 학대, 차별, 가난으로 고통받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 용기, 희망, 행복을 나눠 주어서

고통받는 사람들이 줄어들게 해 줘(사랑을 나누는 주머니를 쓴 학생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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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술 주머니 활동지를 기록한 모습 



 4차시  은유거울로 나 표현하기

‘은유거울’이란 은유적으로 나를 표현하는 거울을 말한다. 학생들은 은유거울을 통해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고 나를 사물에 빗대어 표현해 본다. 은유거울로 나를 표현하기에 앞서, 책 속 인물들을 통해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진다. 다섯 작품 속 주인공들의 특징을 알아보고, 각각의 인물들 중 나와 가장 닮은 인물을 한 명 고른다. 그 인물과 나의 공통점 그리고 차이점을 생각해 보고 활동지에 적는다. 다음으로, 나의 특징에 대해 집중해 본다. ‘나의 이러이러한 특징은 어떤 사물의 특징과 닮았을까?’ 등등 교사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예시를 들려주고 학생들이 자신의 특징에 맞게 사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은유거울로 표현한 사물을 간단하게 그림으로 그리고 그 사물로 표현한 이유도 적어 본다.

아이들은 기대한 것보다 훨씬 더 자신을 창의적으로 잘 표현한다. 한 학생은 자신을 연필로 비유했다. “연필은 심을 써서 뭉툭해져도 누군가에 의해 깎이고, 다시 일어나서 자신의 길을 간다.”라며 “나도 힘들 때는 쓰러지지만, 주변 사람들 덕분에 다시 일어나고 나의 길을 걷는다.”라는 글을 쓰기도 했다. 이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스스로를 찬찬히 돌이켜보는 계기를 가지게 되었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을 잘하고 못하는지, 어떨 때 즐겁고 슬픈지 등을 생각하며 내면을 들여다보다 보면 나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알게 되지 않을까? 이때 교사는 떠오르는 사물이 없다고 말하는 학생이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본다. 학생의 특징을 확인하고 이를 사물과 연결 지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기다리며, 다양한 예시를 들어주면서 면밀히 지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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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작품 속 주인공들의 특징을 알아보고, 각각의 인물들 중, 나와 가장 닮은 인물을 한 명 고른다.
그 인물과 나의 공통 점 그리고 차이점을 생각해 보고 활동지에 적는다.”  



상상이 구체적인 수업을 위하여


재미보다 내용이 알찬, 의미 있는 작품을 선정하여 수업해 본 4학년 온작품 수업. 스토리가 탄탄하지만 단편집이라 아이들이 읽기에도 부담이 없었고, 책 내용이 학생들의 삶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학생들이 더욱 즐겁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었다. 어린이들은 『사료를 드립니다』 온작품 수업을 통해 소감을 밝혔다. “여러 등장인물들 중에서 나와 비슷한 등장인물을 만나서 신기하고 재미있었어요.” “나를 사물로 표현해 보고, 요술 주머니 만들기 등 상상하는 활동이 많아서 좋았어요.” 반면, 몇몇 학생들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와 닮은 사물을 떠올리는 게 어려웠어요.”

실제로 은유거울로 나를 표현하는 활동에서 자신을 사물로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있었다. 여러 예시를 들어주며 설명해 주면 대부분 잘 찾지만, 그래도 자신과 닮은 사물을 찾기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있다. 다음에는 동물로도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해야겠다. 자신의 특징을 동물에 빗대어 표현하면 조금 더 표현하기가 쉽겠다. 다음 호에는 5학년을 대상으로 한 더욱 심도 있는 주제로 꾸린 온작품 수업 사례를 소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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