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활용수업 [교육 학교도서관 활용수업 - 초등]도서관에서 자라는 아이들 1학년 그림책 읽기부터 6학년 생각 표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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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9-02 17:22 조회 15,771회 댓글 1건본문
공개수업 때면 동료교사들로부터 정말 많은 질문을 받는다. 사서교사는 어떤 내용으로 수업을 하는지, 대상은 누구로 하며, 교육과정은 어떻게 구성되는지….
2006년 2개 학년씩 묶어 3단계로 수업을 시작한 것을 점차 세분화하여 현재는 초등학교 학년에 맞추어 6단계로 구성하여 수업한다. 각 단계마다 도서관 이용교육과 읽기교육을 함께 하는데, 읽기(독서)교육은 2학년부터 6학년까지 읽는 방법에 중점을 두어 구성했다. 2학년은 재미있게 읽는 방법으로 그림책 읽기를 하고 3학년부터 읽기전략을 활용하여 교육을 시작한다. 3학년부터 읽기전략으로 수업을 하는 이유는 아직 책 읽기에서 마음이 멀리 달아나지는 않았으나 어려워진 내용과 두꺼워진 책에 놀라 달아날 준비를 하는 학년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학년별 수업 구성은, 1학년은 도서관 이용교육과 그림책 읽어주기를, 2학년은 읽기(독서)교육으로 그림책의 그림 읽기, 3학년은 읽기전략을 활용한 읽기(정보 분석・해석), 4학년은 갈래별 읽기전략을 활용한 읽기(정보 분석・해석), 5학년은 주제에 따라 자료를 찾고 분석 정리하는 정보활용교육, 6학년은 독서치료가 접목된 배려적 책 읽기를 통한 독서토론(정보 분석, 해석, 종합, 표현)으로 진행한다.
1・2학년 수업–그림책 깊이 읽기
그림책을 읽는 많은 아이들이 본문에 나온 글자에만 갇혀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표지와 면지, 그림을 전혀 읽지 않는다. 본문 글만 읽어서는 책의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그림 속에 숨은 그림 찾기로 수업을 시작하여, 글에는 나타나지 않는 인물들의 감정을 그림 속 표정에서 읽는다. 그리고 그림에서만 알 수 있는 정보 읽기를 통해 그림책을 읽을 때는 글자만 읽는 것이 아니라 그림도 함께 읽어야 하며 읽는 사람에 따라 여러 가지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3학년 수업 - 전략을 활용한 읽기
흔히 글자를 읽고 낱말의 뜻을 알면 글을 잘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독서능력이란 어휘력이 아니라 사고력 차원의 능력이며, 낱말을 소리 내서 읽을 수 있는 발음 능력이 아니라 글의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해내는 능력이다.1) 학년이 올라갈수록 독서력에 대한 요구가 눈에 띄게 증가하지만 아이들은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무엇을 읽어야 하는지 몰라서 헤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읽는 방법을 가르치기로 했다. 독후활동이 아니라 읽는 과정, 읽는 방법에 대한 지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가르치고, 읽고 이해한 것에 내 생각을 더하여 어떻게 표현해내야 하는지 가르쳐야 한다. 그래서 목적을 가지고 읽기, 소리 내어 생각하며 읽기, 어휘력 높이며 읽기, 배경지식 동원․활용하며 읽기, 중요한 것 판단하며 읽기 등의 읽기 수업을 진행했다. 그중에서 소리 내어 생각하기는 글을 읽으며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소리 내어 이야기해 보기이다. 먼저 교사가 시범을 보이고 학생들이 직접 글을 읽으며 생각나는 것을 소리 내어 이야기해 봄으로써 글을 적극적으로 읽고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책을 읽으며 개인별로 ‘소리 내어 생각하기’를 하는데 수지 모건스턴의 『조커, 학교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에 나온 글 중에서 “선생님은 저만치, 책상 앞에 마치 쌓아 놓은 장작더미 같은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를 읽고는 많은 학생들이 쌓아 놓은 장작더미 같은 모습으로 앉아 있는 것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그리고 이렇게 책을 읽으니까 더 재미있다는 반응이 많았다.
4학년 수업–갈래별 읽기
‘다문화’라는 주제 아래 창작동화(선현경 『이모의 결혼식』), 역사동화(한석청 『바람의 아이들』), 인물이야기(『고정욱 선생님이 들려주는 장영실』), 사회책(자페로라 『차이』), 과학책(브랜 보크윌 『세포여행』), 정보책(소냐플로토-슈탐멘 『지구 마을 어린이 요리책』) 등 갈래별로 글 읽기 전략을 활용하는 독서교육을 진행한다. 어떤 책이든 무조건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무작정 본문만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덤비는 아이들, 읽고는 있으나 이해하지 못하고 기계적으로 글자를 읽어 내리거나 내용은 이해하지만 수박 겉핥기로 이해하는 아이들과 수업을 통해 책 읽기 방법을 알아 쉽고 즐겁게 읽을 수 있도록 한다.
학생들에게 다문화 가족으로만 국한되어 있는 다문화 개념을 넓게 생각하고 앞으로 함께 읽게 되는 책들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다. 다문화라는 말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개념지도’를 함께 그려본다. 이때는 백과사전과 같은 인쇄 자료와 인터넷 자료를 모두 활용하여 조사한다. 이때는 인터넷 자료는 어떻게 찾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나눈다.
• 정보책 읽기: 『지구 마을 어린이 요리책』
정보책을 읽을 때는 구조를 파악하여 정리하며 읽어야 한다. 한국십진분류 중 어느 분야에 해당되는 책인지 살핀 후 표지, 면지, 본문 순으로 읽게 되는데 면지를 읽으면서 이 책은 다문화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이야기해볼 수 있다. 전체 내용의 훑어 읽기를 통해 내용과 구조를 분석하여 각자 정보 정리의 기준을 정해서 8쪽 작은 책 만들기로 수업을 마무리한다.
• 인물이야기 읽기: 『고정욱 선생님이 들려주는 장영실』
인물이야기(위인전)란 무엇인지 알고 위인전 고르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을 갖는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과학자 장영실 이야기를 통해 다문화 가정이 요즘 등장한 가족의 형태가 아님을 알고 다문화 가정에 대해 수용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한다. 머리말에서 지은이의 의도를 살피고, 차례, 본문의 순으로 읽도록 하였다. 또한 장영실과 비슷한 시대에 살았던 우리나라 인물(세종대왕, 황희 정승)과 서양인물(쿠텐베르크)에 대해 찾아보고 두 인물의 비교를 통해 시대적 배경과 업적, 현재에 미친 영향 등에 대해 마인드맵으로 정리해본다.
5학년 수업 - 정보 표현
주제를 정해 도서관에서 인쇄 자료와 인터넷 자료를 활용해서 보고서를 만드는 수업이다. 도서관 분류, 참고자료 이용법, 정보검색에 대한 수업을 3차시에 걸쳐 하고 난 뒤 날씨와 의식주, 우리 문화재, 우리 풍습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정보활용수업을 진행한다.
• 주제어 만들기
우리 문화재로 수업했을 때는 문화재에 대한 책의 차례를 참고하여 몇 가지 기준을 만들어 주제어를 추출했다(문화유산, 기록유산, 지역별 문화재, 서울의 궁궐 등).
• 정보(자료) 활용
모둠별로 큰 기준을 정하고 그 안에서 모둠원들이 각자 조사할 문화재를 정해 자료를 탐색하고 찾아 읽고 내용을 정리하도록 했다. 보고서는 모둠별로 작성할 것임을 미리 예고해 전체적인 통일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
• 보고서 작성
모둠별로 각각 하나의 보고서를 작성하는 모둠활동으로 진행한다. 이때는 주제별로 보고서 양식을 미리 만들어 제시했다. 모둠원이 각각 1페이지씩 담당하도록 하고 페이지마다 자신이 참고한 도서(자료)의 출처를 반드시 밝히도록 하였다.
6학년 수업 - 생각 표현
그림책을 읽고 독서토론을 했는데 수업의 목표는 첫째, 독서토론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할 수 있다. 둘째, 토론 후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정리할 수 있다. 토론 도서는 자아존중감(『에드와르도–세상에서 가장 못된 아이』 존 버닝햄), 가족에 대한 이해(『엄마를 화나게 하는 10가지 방법』 실비 드 마튀이시왹스),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내 귀는 짝짝이』 히도 반 헤네흐텐), 사회에 대한 이해(『라이카는 말했다』 이민희)를 주제로 진행한다. 수업 중에 함께 읽고 토론 주제를 설정하여 토론활동을 통해 생각을 말로 표현하고, 토론 후 글쓰기를 통해 글로 표현하기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수업 시간 중에 함께 책을 읽는다. 책에 나와 있는 글만 읽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그림도 함께 읽는다. 함께 읽으면서 생각나는 것은 어떤 이야기도 허용한다. 이런 과정에서 내용을 깊게 이해하게 되는데, 그동안 자신들이 보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아이들 스스로가 자랑스러워하거나 대견해한다. 책을 읽고 나면 내용을 함께 요약한다. 내용을 요약할 때는 주로 사건을 중심으로 책 속에 나온 모든 일들을 이야기해보고 그중에서 중요하지 않은 일부터 빼나가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방금 읽은 그림책의 내용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써 아이들의 참여율과 자신감이 높아진다. 내용을 자신이 모두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나, 여러 사건 중에서 생각나는 것 하나만 이야기해도 충분히 수업에 참여했다고 칭찬받고, 방금 읽은 내용이기에 틀릴 가능성도 낮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이야기하는 책 속의 내용을 모두 칠판에 적어 두고 가장 중요하지 않은 일부터 지워나간다. 지워나가는 사건에 대해 서로 의견이 일치할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이때는 여기저기서 서로 예기치 않은 토론이 벌어진다. 그 사건을 빼야 한다고 주장하는 아이는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또 반대 의견을 가진 아이들은 또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중심생각’에 대해 접근하게 된다.
이렇게 요약하기 전략은 듣기전략과 읽기전략, 어휘전략과 중심내용파악전략 등을 통합하여 읽은 것을 목적과 필요에 맞게 자신의 말로 정리해내는 방법이다. 요약하는 능력은 아이들에게 필수적이다. 요약하기는 기억기능과 언어기능이 교차하는 정확히 중간지점에 있다. 따라서 요약하기는 이해한 내용을 기억하는 수단이기도 하다.2) 그러나 글을 읽고 각자가 요약하도록 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헤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렇게 중요하지 않은 사건을 없애나가는 방법을 활용하면 아이들이 요약하기를 쉬워한다. 요약을 하고 나면 토론 주제를 정하는데 개인별, 모둠별, 학급별로 정하도록 하여 책 내용에 대해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토론 주제를 아이들이 스스로 정하게 되니 학급별로 다른 주제로 토론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1) 크리스 토바니(2005). 아이의 인생을 바꾸는 독서법. 서울: 리앤북스 p.53
2) 멜 레빈(2003). 아이의 뇌를 읽으면 아이의 미래가 열린다. 서울: 소소 p.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