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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럿이 함께] [모아 읽는 책] 우리가 만난, 특별히 사랑하는 작가들
<학교도서관저널 , 2018년 11월호> 18-11-06 14:43
조회 : 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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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
권정생 선생님이 살아계실 때 운 좋게 뵐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안동 조탑리에 있는 선생님 댁을가면서 얼마나 떨렸는지 모른다. 집은 방 하나, 마루 하나가 전부였고, 그 안은 책으로 가득 차 있었다. 선생님은 건강이 좋지 않으셔서 오래 앉아 있지 못하셨다. 선생님은 작품만큼이나 맑았고, 이 땅의 아이들을 위해 많이 아파하셨다.『 점득이네』,『 초가집이 있던 마을』은『 몽실 언니』처럼 유명하진 않지만, 가난과 병으로 평생 고통 받으며 산 선생님의 삶을 녹여 쓴 글들이다. 전쟁으로 고통 받은 사람들을 절대 외면하지 않고 그들의 삶을 달래고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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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타니 겐지로
아이들을 만나면서 흔들릴 때마다 하이타니 겐지로의 작품을 읽었고, 흔들리면서 자리를 찾아가라는 가르침을 받았다. 아이들이 항상 잣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고, 그 아이들 곁에 함께있어 주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마포구의 한 강의실에서 작가와의 대화로 만난 선생님은 작았고 조용조용하게 말했고, 눈이 참 맑았다. 선생님은 일본과 한국의 학생들에 대해 진심으로 마음 아파했고, 어른들이 든든한 이웃이 되기를 바라셨다. 이 책들은 내가 아이들을 만났을 때 많은 도움을 주었다. 교사가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진심으로 아이들을 만나며 함께 성장하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계속 써주셨으면 했지만 돌아가셔서 너무나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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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미
제1회 창비아동문학상 시상식 뒤풀이 자리에 가게 됐는데, 바로 옆에 김중미작가가 앉아서 잠깐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리고 1~2년 후 인천의 공부방으로 인터뷰를 갔었고, 작년에는 우리 도서관에서 하는 작가와의 만남에 초대하기도 했다. 그렇게 20년에 걸쳐 세 번 만났는데, 그렇게 한결같기는 쉽지 않다. 김중미 작가는 항상 낮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 삶을 이야기로 빚어낸다.『 거대한 뿌리』는 작가가 혼혈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고 깊게 풀어냈는데 절판이 되고,『 나의 동두천』으로 개정판이 나왔다.『 꽃섬고개 친구들』은 아이들이 청소년과 성인으로 가는 성장과정을 그려냈다.『 그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는 작가가 강화로 옮겨가 살면서 새롭게 고민한 이야기들을 애정을 가지고 가슴 아프게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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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한국이 싫어서』로 처음 알게 된 작가다. 이 작품은 20대 후반의 여성을 주인공으로 해서 현재 세대의 사회 모습을 현실적으로 담았다. 젊은 세대를 대하는 사회의 모습을 꼬집는 문구로 유명한『 표백』을 쓴 작가인지는 나중에 알게 됐다. 현실을 날카롭게 보여 주는 그가 기자 생활을 오래 했다는 것을 알고 나니 작품이 더 이해가 되었다. 예리할 것만 같은 작가를 직접 보았는데 수수한 느낌이었다. 작가는 작가 생활과 자신의 가치관, 작품에 대해 솔직하게 들려주었다. 『다행히 졸업』에서는 지금 청소년들의 시선을 비추어 주었다. 사회 속속들이있는 여러 세대의 입장을 그려내는 작가의 시선과 가치관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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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숙
답이 나오지 않는 고민이 생겼을 때 만난 고미숙 작가.『 고미숙의 몸과 인문학』은 인문학의 힘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다. 작가는‘ 몸’의 건강을 중요시 여기는데 그만큼‘ 유머’ 또한 중요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만나본 작가는 딱딱할 것만 같았던 것과 달리 유쾌했다.『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돈의 달인 호모코뮤니타스』는 청소년과 함께 읽기 좋다. 목적을 위해 수단이 된 공부와 진정한 공부에 대한 고민, 질문을 던지는 능력 등을 말하고 있다. 어딘가에 휘둘리지 않고 내 삶의 주체가 되는 삶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삶에서 답을 찾을 수 없고 고민이 있다면, 청량감이 느껴지는 고미숙 작가를 만나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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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찬호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로 만난 오찬호 작가는 어쩌면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는 글들을 쓰고 있다. 어떤 문제나 현상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들고 시원하게 일침을 가하기도 하는 그는 꾸준히 시선을 끄는 책들을 출간해 왔다.『 대통령을 꿈꾸던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는‘ 공부‘’, 대학교’를 1순위로 둔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이 되는 과정을 고민하게 한다.『 1등에게 박수 치는 게 왜 놀랄 일일까?』에서는 작가 특유의 기분 좋은 투덜이를 느낄 수 있고 질문하는 사회를 꿈꾸며, 우리가 함께하는 사회를 알려준다. 고민하는 문제에 대해 마음을 읽힌 것과 같이 깔끔하게 이야기해 주는 작가는 목소리로 듣고 책으로 만나고 다시 강의를 듣는 순환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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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하
오래 전부터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그의 책과 연구는 매우 새로웠는데 강의를 통해 그를 만나게 되었다.『 비숲』은 한국 최초의 야생 영장류 학자다운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이 분야의 새로운 꿈을 꾸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한국에서도 제인 구달, 최재천 박사, 김산하 박사와 같은 다양한 동물과 곤충, 식물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나오길 기대한다.『 김산하의 야생학교』는 우리에게 마비된 생태적 감수성을 일깨워 준다.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무심코 환경을 해하는 행동들을 너무 많이 하고 있다. 환경을 지키기 위한 그의 태도는 강경한데, 그 속에서 엄청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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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이
몇 살 때부터 읽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유년시절부터 지금까지 내 곁에는 항상 이금이 작가의 책이 있었다. 작가의 경력은 30년이 넘고, 지금까지도 꾸준히 동화와 청소년소설을 발표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읽었던 작가를 만난다는 것은 매우 신기한 경험이었다. 이금이 작가는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사로잡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는 정말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고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야기꾼이었다. 최근에 나온『 거기, 내가 가면 안돼요?』의 수남처럼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세계에 몸을 던져 이야기를 만들고 있었다. 아직 이금이 작가의 책을 읽어 보지 못한 어린이와 청소년이 있다면 마음을 맑게 만들어 주었던 밤티 마을 이야기부터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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