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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새책] 청소년 예술·문화·만화·기타
<학교도서관저널 , 2015년 07+08월호> 15-11-18 11:52
조회 : 3,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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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컷 북디자이너의 세번째 서랍
김태형 외 지음|달|416쪽|2015.04.28|33,000원|고등학생|디자인
우리 앞에 놓인 수많은 선택의 순간에서 반드시 한 가지만 선택해야 할 때가 있다. 선택하지는 않았지만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은 남게 마련이다. 이 책은 7명의 북디자이너 인터뷰집으로, 서랍 속에 잠들어 잊혀 가고 있는 B컷을 들춘다. B컷은 최종 디자인 시안 중에서 선택받지 못한 디자인을 말한다. 여러 시안 중에서 선택되는 것은 오로지 A컷뿐이지만 똑같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마련한 B컷에 대한 디자이너의 애정은 A컷 못지않다.
이 책에는 북디자이너들의 대표작 책표지(A컷)와 함께 여러 가지의 B컷 디자인이 수록돼 있다. 어떤 경우는 A컷보다 B컷이 더 좋아 보이기도 하고, 디자이너들이 내심 더 마음에 들어 하는 디자인이 탈락하는 경우도 있다고도 하는데 선택의 기준이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경제적인 이유로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구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저자의 생각을 적극 반영하다 보면 디자이너가 조금 후퇴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출판계가 보수적이어서 파격적이고 신선한 디자인을 받아들이지 못해 안타까울 때도 있다고 한다.
궁금해 하던 B컷의 비밀과 함께 이 책을 읽으며 더 자세히 알게 되는 것은 ‘북디자이너’라는 직업에 관해서이다. 북디자이너는 책의 인상을 결정하는 표지 디자인부터 본문 디자인까지를 담당하는 그래픽 디자이너이다. ‘어떻게 북디자인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북디자인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은 무엇인지’, ‘만족감이나 성취감을 얻을 때는 어떤 때인지’ 등의 질문을 통해 북디자이너들의 삶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 선배 디자이너로서 북디자이너를 꿈꾸는 사람들이 어떤 마음가짐과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도 빼놓지 않고 있다. 다소 전문적인 내용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진로 독서하기에 좋은 책이다.
북디자이너의 책인 만큼 파격적이고 세련된 디자인, 좋은 재질의 표지와 면지, 많은 화보와 시원한 편집으로 눈이 호강하지만 만만치 않은 가격 때문에 서점에서 쉽게 책을 집어들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박혜경 국립전통예술고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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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미술
제니 무사 스프링 엮음|손희경 옮김|아트북스|180쪽|2015.05.15|18,000원|고등학생|예술, 대중문화
공공장소는 누구의 소유도 아니지만, 모두의 소유이기도 하다. 그곳에서 우린 별반 관련 없는 사람들과 평범한 일상을 공유하곤 한다. 그런 까닭에 공공장소에서 공간의 존재감을 느끼기란 쉽지 않다. 딱히 인상적이지 않는 각자의 시간이 잠시 머물다 가는 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지루한 공공장소도 낯선 미적 체험을 안기며 유일무이한 아우라를 발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스튜디오나 갤러리에 가지런히 정렬된 회화나 조각이, 시각예술의 전부는 아니라는 말이기도 하다. 책 속에 담긴 수많은 사진들은, 우리와 동시대를 살고 있는 공공 미술가, 소위 ‘장소 특정적 설치예술가’들의 기발한 작품을 보여 준다. 그들 작품이 증명하는 건, 우리가 평범한 공간과 맺는 의미 없는 관계도 창의적으로 변형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작년 가을, 석촌호수에 수면 위를 떠다니던 고무오리(러버덕)을 본 사람이라면, 우리의 익숙한 환경을 낯선 아름다움의 세계로 고양시키는 풍경을 마주했을 것이다. 혹자는 먼 기억 속에 자리한 유년기의 충만했던 순간을 맛보며 그 스스로 고무오리 곁에서 또 다른 오브제가 되었을 것이다. 세계적 공공미술 작가인 플로렌타인 호프만은 그러한 체험을 전 세계 사람들에게 선사하기 위해 이미 수많은 도시를 방문한 바 있다.
한국의 청소년 대부분은 책이나 인터넷 공간에서 미술 작품을 간접 체험하며 예술에 대한 첫인상을 확정한다. 부모님이나 친구와 함께 갤러리를 방문해 본 경험이 있다면, 가장 특별한 예술 체험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런 그들에게 관람객이 개입할 때 완성되는 공공미술의 무한한 세계를 소개하는 건 의미 있는 일이라 판단된다. 예컨대, 알레한드로 두란이 아름다운 멕시코 해변에 조성한 플라스틱 쓰레기 설치 작품을 우리의 청소년이 보고, 지구의 미래를 상상하게 된다면 이 책은 기대에 값한 것이다. 특별한 오브제 하나가 의미 없는 공간을 예술적 체험의 장으로 만드는 책 속의 풍경을 적극 추천한다.
안숭범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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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세상을 바꾸다
이태호 지음|미술문화|336쪽|2015.04.21|18,000원|중학생|미술
이 책의 저자는 현재 미술대학의 교수로 재직하며 젊은 작가들이 자본의 횡포로부터 자유롭게 작품 활동을 하는 길을 없을까 고민한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는 소수의 미술관과 수집가들의 취향만을 생각한 말랑한 미술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일상과 현실 속의 미술을 소개하며 그 미술이 갖는 견실한 힘을 전하고 있다.
제1부에서는 미술가들이 자신의 재능을 불우한 청소년들이나 지역 주민과 함께 나눔으로써 그들의 인생을 바꿔나가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슈팅 백 프로젝트’는 노숙자 아이들에게 사진을 가르쳐 인생을 바꿔 주었으며, ‘파벨라 페인팅 프로젝트’는 범죄의 온상인 낙후된 동네를 주민들과 함께 그린 벽화로 아름답고 희망적인 동네로 탈바꿈시켰다. 사회고발의 메시지를 담은 뱅크시의 벽화는 엄연히 불법 낙서라는데, 이를 따라 관광코스가 만들어진 아이러니도 소개한다.
제2부에서는 세상과 맞서는 미술의 비장함을 알려 준다. 미술가들이 마치 선동가나 혁명가처럼 여겨지는 대목이다. “세상이 이런데 내가 어떻게 미술을 할 수 있을까?”라며 탄식한 알프레드 자르는 작품으로 강대국의 부도덕과 무관심을 고발한다. 월남전의 진실을 전해 반전운동의 촉매제가 된 ‘예술노동자연합’, ‘민중공방’은 잠자던 민중의 의식에 불을 질러 68혁명으로 정부에 맞서게 했으며, 백인남성 중심의 미술계에 여성작가들이 ‘게릴라걸스’로 연대하여 기득권층에 맞선 미술활동을 소개한다.
제3부에서는 미술로 나타나는 시대정신을 말한다. 대한민국 최고의 교육기관으로 선망의 대상인 서울대학교의 문장이 민족정신을 나타내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과 우리의 정체성을 무시한 백인미술을 무작정 선호하는 현상을 돌아보게 한다.
미술이 재벌가의 투자와 탈세수단으로 뉴스거리가 되곤 했던 것과 비교하여 이 책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의 여러 돌아가는 일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고 세상일을 올바른 방향으로 바꾸는 미술의 기능을 진지하게 전달하고 있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청소년들에게 반드시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신정화 어린이도서관 '꿈틀'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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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 1~3
최규석 지음|창비|676쪽|33,000원|2014.05.20|고등학생|만화
2007년 이랜드 홈에버 파업사건을 모티브로, 2013년 12월부터 연재되고 있는 최규석 작가의 노동현실 웹툰이 세 권의 단행본으로 묶여 나왔다. 외국계 유통회사에서 부당한 대우를 참아오며 뿌리를 내리려 했지만, 자신이 맡고 있는 매장의 판매사원을 전원 해고하라는 회사의 지시를 거절한 이후 사내의 공식적인 왕따가 된 이수인 과장. 인간에 대한 존중은 두려움에서 나온다며 노동관련법을 모르는 이들에게 그들이 처한 현실과 대항하는 법을 설파하는 노동상담소 구고신 소장. 이들을 중심으로 대형마트 비정규직 판매사원들에 대한 부당해고 과정과 투쟁의 전말을 다루고 있다.
이수인에게는 자신이 아끼는 사람들을 위한 자기희생이나 무언가에 결연하게 맞서겠다는 뚜렷한 목적의식이 없다. 때때로 자신이 이 결과를 알 수 없는 싸움에서 짐으로써 고통을 겪어야 할 사람들을 걱정할 뿐이다. 구고신 소장은 그들의 싸움이 “선한 약자를 강자로부터 지키는 것이 아니라 시시한 약자를 위해 시시한 강자와 싸우는 거”라고 말한다. 그래서 무례하지만 현실적인 조언을 하는 구소장과, 반듯하지만 타인과 어울리지 못하는 이수인은 영웅적 리더들이 아니라 타인의 분노를 일깨우는 발화자에 가깝다.
우산공장과 부채공장 이야기를 통해 전하는 노동유연화에 대한 압축적인 설명이나, 프롤로그에서 오토바이를 망가뜨렸다고 해서 임금을 떼인 배달꾼을 돕는 과정에서 보여 주는 간결한 전달 방식은 사뭇 비장해질 것 같은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펼쳐 내는 최규석 작가의 다큐 만화적 재능을 보여 준다. 달리는 차 앞에 서 있는 고라니를 보호해 줄 코끼리라 여겼던 조합은 이제 겨우 52명으로 첫 교섭을 시작한 미약한 단체였다. 코끼리 대신 초라한 몇몇 동물들의 모습을 그려 넣어 이과장이 느꼈을 위축된 심리를 보여 주는 그의 유머는 사랑스럽다. 그리고 이어지는 고라니의 슬픈 눈. 웹툰 연재 때부터 단행본을 염두에 둔 컷 설정도 치밀하다.
노동운동 이야기가 가지는 특별함이 매력이자 벽이었다는 작가의 말을 미루어 보건대, 송곳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자신만의 뾰족함으로 뚫고자 하는 이들에 대한 은유일 것이다. 강병인의 캘리그래피로 그려진 제목 송곳의 ‘송’자는 무언가를 치받을 듯하고, ‘곳’은 낫을 들고 발을 뻗어 몸을 낮추며 세상을 노려보는 사람의 모습을 닮아 있다. 제목은 견고하게 우리를 가두고 있는 노동 현실의 차가운 벽을 뚫으려는 이들의 아픔과 분노를 보여 준다. “세상은 완벽하지 않다. 그래서 가끔 고장 난 신호등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곳의 신호등은 모두 꺼져 있다. 대체 이 신호등들은 왜 존재하는 것인가.”
왕지윤 인천 경인여고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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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노트
진회숙 지음|샘터사|464쪽|2015.05.15|17,000원|중・고등학생|음악
음악회에 갔다가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을 들은 적이 있다. 수없이 들어왔던 곡이지만 막상 전곡을 들으니 어렵고 낯설게만 느껴졌다. 쏟아지는 졸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나에게 익숙한 멜로디는 교향곡의 일부분에 불과했던 것이다. 가끔 들리는 환호성에 놀라 잠에서 깨면, 박수를 쳐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표정으로 두리번거렸다. 이처럼 가까이 하고 싶어도 멀게만 느껴지는 클래식 음악, 그에 대한 지식을 읽고 들으면서 클래식 음악과 좀 더 친숙해질 수 있는 책이 출간되었다. 서양음악사의 흐름을 짚어 가면서 클래식 음악의 매력을 즐기는 데 도움이 되는 지식과 상식들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악기나 작곡가에 얽힌 에피소드와 함께 동영상을 볼 수 있는 QR코드를 함께 수록함으로써 클래식 음악의 선율을 보다 생생하게 만끽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Note. 1 클래식 음악사 그리고 작곡가들’에서는 고용주에게 음악을 공급해야 했던 작곡가들, 피아노곡에만 매달린 쇼팽과 모든 악기에 능통했던 모차르트 등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본 클래식의 역사가 매우 흥미롭다. ‘Note. 2 클래식 악기와 오케스트라’는 건물의 구조를 고려한 맞춤형 악기인 오르간과 오케스트라의 화음을 이끌어 내는 악기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Note. 4 클래식 악곡 노트’에서는 미사곡과 레퀴엠, 오라토리오와 칸타타 등을 비교하고 즉흥적이어서 더 낭만적인 환상곡과 같은 다양한 음악 장르를 소개한다. ‘Note. 6 오페라가 여는 세상’에서는 배역에 어울리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 남성으로서의 삶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카스트라토의 애환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한편 ‘Note. 3 클래식 음악이론 노트’에서는 서양음악의 뿌리가 된 장·단조 체계부터 대위법과 화성학, 협화음과 불협화음까지 기초적인 음악 이론들을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 ‘Note. 5 클래식 음악 상식 노트’에서는 600여 개의 음악 용어, 필하모닉과 심포니의 차이점, 작품 번호와 절대음감에 숨겨진 비밀 등 누구나 한 번쯤 가져봤던 궁금증을 풀어 준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을 넘어서 클래식 음악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마음이 차츰차츰 생겨난다. 오늘 하루 스마트폰을 옆에 놓고 클래식 음악과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을 가져 보자.
이옥성 화성 석우중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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