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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새책 우린 모두 퐁퐁이가 될 수 있다 퐁퐁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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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4-16 03:02 조회 7,27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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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공 길꽃어린이도서관 사서
 
 
사람이든 동물이든 공동체 생활을 하는 생물들의 집단에는 반드시 ‘규칙’이 있다. 집단 안에서 규칙은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지켜야 하고 지키지 않으면 그에 합당한 벌을 받는다. 규칙이 있고, 그것을 지켜야만 그 집단이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런 규칙을 ‘법’이라고 부른다.
‘법’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알게 모르게 많은 영향을 끼친다. 때로는 행동을 제약하기도 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나를 보호해 주기도 한다. 이렇게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법이지만 의외로 우리는 법에 대해서 잘 모른다. 법과 관련된 용어 자체가 어려워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법’이라는 이미지에서 오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일 수도 있다.
집단생활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법’. 그만큼 모르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알면 도움이 되는 ‘법’, 하지만 막상 알려고 하면 어려워지는 ‘법’. 이런 ‘법’에 대한 지식들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알기 쉽게 소개한 책이 『너구리 판사 퐁퐁이』다.
아침부터 하이에나와 표범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싸우고 있다. 주변의 동물들은 “또야.”라며 투덜대지만 누구도 선뜻 나서서 둘을 말리려 하지 않는다. 말리려 해 봤지만 도무지 듣지 않는 통에 지쳐 버렸다. 이웃마을을 여행하고 돌아온 담비가 동물들에게 이유를 묻자 서로의 이야기가 그럴듯해 쉽게 결판을 짓기 어렵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가만히 듣고 있던 담비가 씽긋 웃으며 이야기 한다.
“그럼 퐁퐁이 판사에게 가면 해결되겠네요.”
퐁퐁이? 판사? 그게 누구냐는 동물들의 질문에 담비는 자신이 여행하고 온 행복마을에서 있었던 사건들을 이야기해 준다.
비탈길에 세운 경운기의 뒷바퀴를 찼는데 경운기가 미끄러져 배추를 다 버린 경우, 화가 나서 유리창에 돌을 던져 유리를 깨 버렸는데 덕분에 죽을 뻔한 동물이 살게 된 경우, 우연히 주운 시험지가 수능 출제지였고 답을 외워 만점을 받은 경우, 수박서리의 망을 보다가 양심의 가책 때문에 먼저 자리를 피했는데 함께 도둑으로 몰린 경우, 법으로 제정되어 지켜야 하지만 그 법이 잘못되었다고 생각될 경우.
우리 주위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지만 판단하기 애매한 문제들을 명쾌한 논리로 해결해 주는 이는 바로 너구리 판사 퐁퐁이다.
총 다섯 개의 사건을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우선 재미가 있다. 법과 관련된 이야기라고 해서 딱딱할 거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마치 단편 동화집을 보는 것처럼 술술 읽힌다. 퐁퐁이가 사건을 해결해 가는 과정을 풀어놓은 구성의 흡입력이 대단하다. 무슨 일 때문에 퐁퐁이를 찾아가기로 했는지 사건의 개요가 이야기 형식으로 나오고, 퐁퐁이의 판결 과정이 만화로 진행된다. 사건 당사자들의 주장을 들은 판사 퐁퐁이는 간단하게 이유를 설명한 뒤 누구의 말이 옳은지 판결을 내린다. 하지만 이 과정이 의외로 짧아 왜 그런 판결을 내렸는지 궁금증이 생긴다. 이렇게 궁금증을 유발시킨 뒤에 질의응답의 형식으로 판결을 내리게 된 이유를 여러 상황을 예로 들면서 상세하게 풀어 준다. 너무 간단하게 판결을 내려 ‘왜 그렇지?’라는 의문을 가지게 한 후 가려운 곳을 긁어 주기라도 하듯 명쾌하게 “아! 그렇구나.” 손뼉을 치게 만든다.
그러면서도 ‘미수’, ‘과실’ 등의 어려운 법률용어나 재판 과정에서 법이 판단하는 원칙에 대한 소개도 자세히 담고 있다. 글로만 보면 어려울 상황들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삽화는, 어렵게만 느껴지는 재판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구체적인 사실에서 일반적인 사실을 이끌어내는 귀납법이나, 그 반대인 연역법, 정正·반反·합合의 과정을 통해 도출되는 변증법 등의 논리과정을 모른다고 해도 이야기 자체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논리적 사고를 경험할 수 있는 이런 구성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법은 공동체 생활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잘 모르기에 더욱 어렵다. 이 책은 이런 어려움을 명쾌하게 풀어 준다. 법은 어렵지 않다. 문제 해결의 논리적 과정도 퐁퐁이를 따라가 보면 무척 재미있다.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퐁퐁이가 될 것이다. 아, 물론 너구리가 된다는 뜻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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