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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새책 시 속에 담긴 우리 삶의 현실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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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2-03 04:24 조회 5,255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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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애라 서울 대치중 국어교사


교사는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어떤 식으로 풀어낼 때 교육받는 대상자가 가장 잘 이해할까를 고민하고, 그에 따라 내용을 재구성해서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 국어교육의 여러 영역 중 문학 부분은 그러한 재구성을 더욱 필요로 하고, 교사의 창의성이 많이 발휘되어야 좋은 수업이 된다. 그래서 문학을 가르칠 때 행복하면서도 부담이 된다. 행복은 나의 감동을 풀어 놓을 수 있어서이고 부담은 그런 감동을 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어서이다. 특히 시를 이야기할 때는 가끔 막막해져 말문이 막히곤 한다. 백지 상태의 아이들은 내가 그려주는 밑그림을 문학 작품의 바탕으로 삼기 때문에 더 조심스러워지는 것이다. 혹시나 아이들 나름대로 그릴 그림을 교사가 틀을 정해주는 것은 아닌지 점검하게 된다. 물론 그 그림의 색을 입히는 작업은 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만 말이다.
국어과 문학 부분 학습목표에 ‘문학이 현실을 반영하고 있음을 알게 한다.’라는 내용이 있다. 그런 학습목표를 염두에 두고 수업을 하지만 많은 아이들은 문학과 현실을 연결 지어 생각하는 것을 어려운 과제로만 받아들인다. 책의 저자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현실이 어떻게 시 속에 드러나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을 이 책의 기본적인 목표로 삼았다고 한다. 시가 역사적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현실이 나아갈 방향을 어떻게 예감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고도 밝히고 있다. 이 책을 읽는다면 아이들은 역사교과서에서 단편적으로 암기한 여러 역사적 사실들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현실과 어떻게 연결되고 있으며, 국어교과서에서 배웠던 시들이 어떤 역사적 배경에서 쓰여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
책은 역사적 사건들을 시간 순서에 따라 서술하고 그 사건과 연관되는 시를 함께 감상하도록 구성되었다. 1,2부에서는, ‘근대를 향한 모험부터 인종과 국경을 넘어서서 다문화까지’라는 제목으로 동학 농민 운동부터 광주 민주화 운동까지의 역사를 담는다. 역사적 사실관계들로 씨실과 날실을 잘 엮어 역사의 전체적인 윤곽을 드러내주고 있다. 그 후 연관되는 시의 소개는 문학 작품이 우리 현실을 표현할 때 그 현실이 얼마나 더 절실하게, 아름답게, 의미 있게 우리에게 다가오는지를 느끼게 해준다. 안도현의 「서울로 가는 전봉준」을 통해, 교과서에게 한 줄로 배운 동학농민 운동이 근대 세계를 지향하는 이름 없는 들꽃(민중)들의 간절한 소망을 담고 일어난 반봉건, 반외세의 운동이었음을 자연스레 알게 해주는 것이다. 그 뿐 아니라 시 속의 ‘나’를 오늘을 사는 ‘나’로 연결하여 역사는 과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늘 현재 속에서 의미 있게 해석될 수 있음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교육민주화운동, 그리고 신자유주의와 다문화 사회까지 다룬 3부를 읽어내면 아이들은 한 뼘씩 쑥 자라나 자신들이 살고 있는 이 시대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아이들에게 조곤조곤 설명하는 듯한 어투는 마치 친절한 강의를 듣는 듯하다. 저자의 지식과 견해를 분명한 가치기준으로 재구성하고, 이를 아이들이 알기 쉽도록 잘 전달한 노력이 훌륭하다.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는 지식만으로 그치기 쉽다. 관련 책을 통한 더 나아가는 공부를 아이들 개인의 몫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이 책을 읽히자. 이 책은 지식으로 그칠 역사와 감상으로 그칠 시들을 연결해 아이들이 세상을 보는 눈을 길러주고 진리에 보다 가까이 다가가는 경험을 할 수 있게 한다. 이런 책들을 아이들에게 꼭 읽혀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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