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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새책 아빠는 이렇게 놀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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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9-02 19:07 조회 6,91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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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은 서울대 생물교육과 연구원

“자기 꼬리를 자르고 도망을 간다고요? 꼬리가 잘리면 피가 나고 아프잖아요.” 아이들에게 도마뱀을 소개할 때마다 듣게 되는 말이다. 적으로부터 위협을 받으면, 자기 스스로 꼬리를 잘라 적이 꿈틀거리는 꼬리에 한눈을 판 사이 도망간다니…. 액션영화의 주인공이나 할 법한 속임수를 쓰며 위험한 상황에서 탈출하는 장면은 가히 인상적이다. 그 주인공을 직접 만나고 싶지만, 영웅들이 그렇듯 도마뱀을 쉽게 만나기는 어렵다.

‘아빠는 심심할 때 뭐 했어?’ 시리즈의 두 번째 책, 『줄장지뱀이랑 숨바꼭질했지』는 제목 그대로 아빠들이 어린 시절 자연에서 놀던 이야기를 담았다. 여름방학 숙제인 곤충채집을 하기 위해 풀숲에서 메뚜기를 잡던 아이들은 점차 숨바꼭질 놀이로 빠져든다. 한창 숨바꼭질을 하던 중 창수는 우연히 줄장지뱀을 만나고 서로 피하기 위해 우왕좌왕하는 사이 꼬리를 밟힌 줄장지뱀은 꼬리를 끊고 도망친다. 책의 줄거리는 아이들의 놀이모습을 묘사한 것으로 단순해 보일 수 있지만, 그 놀이 과정에 숨겨진 보물을 찾다보면 지식과 재미를 더불어 얻게 되는 매력이 있다. 자, 이 책의 매력을 찾아보자.

꿈틀거리는 꼬리를 남기고 사라진 줄장지뱀의 등장과 퇴장은 아이들의 숨바꼭질 이야기와 겹치면서 자연스럽게 독자를 놀이에 합류시킨다. 꼬리를 자른 줄장지뱀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꼭꼭 숨어라, 잘린 꼬리 보일라?” 이처럼 있음직한 이야기를 그럴듯하게 연출한 점이 이 책의 첫 번째 매력이다.

『세밀화로 그림 보리 어린이 식물도감』과 『세밀화로 그린 어린이 동물도감』을 그린 작가의 작품답게 자연을 담은 부드러운 배경그림은 인물을 강조하기 위해 배경을 흐리게 만든 사진과 같게 느껴진다. 흐릿한 배경 식물에 대비된 선명한 메뚜기와 줄장지뱀은 독자들을 숨바꼭질의 술래로 만든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풀숲에 숨어 있는 메뚜기, 방아깨비, 귀뚜라미 등을 찾는 재미도 있다. 푸른 풀숲 그림과 하얀 여백의 대비, 푸른 식물과 알록달록한 꽃이나 줄기의 대비, 그리고 푸른 자연과 아이들이 입은 알록달록한 옷 색깔의 대비는 평화로운 자연과 그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들의 생동감을 느끼게 한다. 특히 풀숲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식물들의 특징을 흐릿하지만 명확하게 표현함으로 실제 풀숲을 보는 듯하다. 있음직한 이야기에 더하게 된 사실과 같은 그림도 이 책의 매력이다.

삭막한 도시를 떠나 자연에서 놀기! 시리즈의 제목인 “아빠는 심심할 때 뭐 했어?”에서 연상되는 것은 잃어버릴지도 모르는 자연놀이의 경험이다. 산업의 발달로 자연이 훼손되고 자연에서 살던 다양한 동·식물들이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이 책에 등장하는 줄장지뱀을 비롯한 수탉, 메뚜기, 방아깨비, 여치, 나비, 공벌레, 잠자리, 줄장지뱀, 무당개구리, 칠성무당벌레, 붉은배새매, 호랑하늘소와 같은 수많은 동식물들도 우리와 함께 지구에 살고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 환경을 지키는 기초가 될 것이다. 작가는 즐거웠던 어린 시절의 자연 놀이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자연을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자연에서 노는 방법과 동시에 자연에 대한 관심을 가지라고 속삭이는 듯하다. 책을 읽어 주는 부모에게는 자연 놀이의 추억을 떠오르게 하고, 책을 읽는 어린이에게는 자연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북돋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겠다.

마지막 매력은 책 맨 뒷장에서 찾을 수 있다. ‘스스로를 지키는 야무진 친구들’이라는 제목으로 ‘동물들이 위험에 처할 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을 소개하는데, 이 부분은 본문 중 자칫 재미로만 여기고 지나칠 수 있었던 내용을 지식정보로 확장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본문 10쪽의 내용은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체의 일부를 자르고 도망가는 동물들’과 ‘주변 환경에 맞게 보호색을 입는 동물’을 재미난 일화로 자연스럽게 보여주었다.

메뚜기들은 깜씨 사총사에게 쫓겨 이리저리 튀었어요.
뒷다리를 끊고 도망가는 메뚜기도 있었어요.
상구가 놓친 메뚜기는 동철이가 잡아채고,
동철이가 놓치면 상구가 잡아챘어요.
창수는 풀도 메뚜기도 초록색이라 자꾸만 헷갈렸어요.
여름에는 초록이고, 가을에는 누런 메뚜기가 얌체 같다고 생각했지요.

이렇듯 책 곳곳에 많은 매력을 숨겨 찾는 재미를 주며, 한국의 자연에서 만날 수 있는 동·식물과 관련된 경험을 예쁜 그림과 생생한 이야기로 담아낸 작가의 다음 책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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