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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새책 [어린이 문학 깊게 읽기]아이에게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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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2-11 16:54 조회 6,739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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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아이』
R.J 팔라시오 지음|천미나 옮김|책과콩나무
478쪽|2012.10.10|13,000원|높은학년
미국|동화

사람들의 편견과 편견이 부르는 아집은 가늠하기 어렵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다. 만약 그렇지 않다 할지라도 이를 버리는 데는 무수한 시간과 교육적 자극, 자기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 편견의 대상은 한 사람으로부터 벗어나면 또 다른 사람의 편견이 실체를 부여잡고 놓지 않기 때문에 상황은 똑같다. 결국 이를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자기 극복을 위한 노력과 주변 몇몇 사람들로부터의 지지이다.

선천적 안면기형, 정확한 병명은 하악안면이골증, 골덴하르증후군, 그리고 또 다른 증상이 모여 변형을 일으킨 희귀병으로 태어난 열 살 소년 어거스트 풀먼. 안면기형만 아니라면 공부도 잘하고 유머도 풍부하고, 창의력도 뛰어난 매력적인 소년이다. 더구나 엄마, 아빠, 누나, 친척들의 극진한 사랑도 부러움을 살 만하다. 어거 스트가 홈스쿨로 엄마와 공부하다 열 살 때 처음으로 학교에 간 1년 동안의 이야기는 쓰디쓴 아픔과 유쾌한 유머로 거의 500쪽에 달하는 분량도 지루하지 않다. 또한 어거스트를 중심축으로 청소년기의 우정, 이성 문제, 가족 사랑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어거스트의 소원은 평범한 얼굴을 갖는 것. ‘무엇을 상상하더라도 상상 그 이상’인 생김새는 누구나 한번 보면 ‘악’ 소리가 난다. 그리고 괴물, 변종, 구토유발자, 좀비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이런 얼굴도 스물일곱 번의 수술로 얻어진 것이니 얼마나 기괴한 모습이었을지 짐작할 수 있다. 아이들은 어거스트와 닿았을 때 30초 이내에 씻지 않으면 전염병에 걸린다는 놀이를 하기도 하고, 식탁에서건 실험실에서건 가까이하지 않는다. 흘깃거리는 시선은 어거스트에게 화살처럼 꽂히지만 그래도 한 명, 두 명 친구가 생긴다.

이야기의 서술자는 모두 여섯 명이다. 어거스트 이외에 비아 누나, 친구인 서머와 잭, 비아의 친구이며 어렸을 때부터 어거스트를 아는 미란다, 비아의 남자친구 저스틴이다. 어거스트의 입을 통해서만 이야기가 전개된다면 읽는 내내 어거스트에 대한 동정과 상대에 대한 분노의 이중적 잣대로만 읽게 된다. 하지만 여러 서술자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되면서 보다 객관적이고 설득력 있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런 구조의 이야기 전개는 책을 읽는 동안 꼬인 매듭이 풀려지며 편안하다. 어거스트의 갈등으로 인한 분노가 최고조에 달할 즈음 상대편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그럴 수 있겠다’며 오해의 가닥이 눈 녹듯 녹는다. 이들 중 비아 누나의 이야기는 또 하나의 아픔이다.

“어거스트는 태양이다. 엄마와 아빠, 그리고 나는 태양의 궤도를 도는 행성이다. 나머지 우리 친척들과 친구들은 태양의 궤도를 도는 행성 주위를 떠다니는 소행성과 혜성이다.” (134쪽)
비아는 어거스트를 위해 모든 것을 양보해야 한다는 것을 여섯 살 때 깨닫는다. 불평하지 않는 것에 익숙하고 숙제도 혼자 하고, 프로젝트 과제도 모두 혼자 한다. 엄마가 학교생활이 어떠냐고 물으면 항상 ‘좋다’고 한다. 왜냐면 비아의 최악의 상태도 어거스트가 겪는 일 앞에서는 상대조차 되지 않으니까. 비아는 어거스트를 모르는 고등학교에 들어간 것을 기뻐하지만 결국 사랑으로 어거스트를 대하는 모습도 가슴 뭉클하다.

주변에 가끔 의식적으로 피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 내가 알던 정신이상이 된 아이. 비가 오는 날, 해가 뉘엿뉘엿 질 때쯤이면 어김없이 사거리에 나와 서성거리던 아이. 만날 때마다 황당한 이야기로 질기게 붙잡고 늘어지던 아이를 어느 날부터 피하게 되었다. ‘똑바로 쳐다보지 않을’ 기회를 얻기 위해 슬금슬금 뒷걸음친 적이 있는 나는 어거스트 주변에 있는 여러 사람들 중 누구와 같은 유형일까? 반문해 본다.

어거스트는 5학년 종업식에서 우등상과 최고의 영예인 ‘헨리 워드 비처 메달’을 받게 된다. 이유는 ‘자신만의 매력으로, 그의 힘으로 모두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자가 가장 위대한 사람이다’라는 설립자 헨리 워드 비처의 뜻에 가장 부합한 사람으로 어거스트가 뽑혔기 때문이다. 어거스트의 수상에 모든 사람들이 박수를 보낸다. 어거스트의 1년은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어거스트의 일생은 순탄하지 않을 것이다. 성장과 변화 과정에서 놀림과 꺼림의 눈초리를 몸으로 받아내야 한다. 하지만 또 다른 격려와 사랑이 지탱해 줄 것이다. 우리 주변에 어거스트가 나타난다면 비아처럼, 잭처럼, 서머처럼, 미란다처럼, 저스틴처럼 그냥 웃기기 좋아하는 쿨한 녀석으로 봐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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