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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새책 자연의 밥상에서 꿈꾸는 흙 위의 교육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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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05 20:37 조회 6,85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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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우리는 지금 마음 놓고 살고 있는가? 평생직장을 보장받는 대학교수직을 버리고 전북 부안으로 내려가 ‘변산교육공동체’를 꾸린 저자는 얼치기 농사꾼으로 여섯 해쯤 살면서 ‘마음이 놓이는 삶의 조건’에 눈을 떴다고 고백한다. 마음이 놓이려면 먼저 ‘먹을 것, 입을 것, 잠자리 걱정’을 덜어야 하는데 20여가구 50여 명이 모여 사는 공동체에는 그런 걱정이 거의 없다고 한다.

농약과 비료를 쓰지 않으면서 거의 돈 들이지 않고 곡식과 남새를 길러 내어 자신들도 먹고, 일손을 도우러 온 손님도 먹이고, 일가친척이나 이웃에게 나누어주기까지 한다니 먹는 걱정을 하지 않는 데다가 관리해주며 빌려 쓰는 재실 뒷마루에 도시 사람들이 입다가 버린 ‘멋있는’ 옷을 즐비하게 걸어놓고 철따라 골라 입으니 입는 걱정도 없다. 게다가 목화와 모시를 기르고 있으니 언젠가는 직접 옷을 지어 입을 수도 있다. 잠자리는 도시로 떠난 이들이 비워놓은 집에 방마다 놓인 구들을 들여와서 근처 산에 지천인 삭정이를 주워 방을 덥혀 만들면 되니 세상에 이렇게 걱정 없이 편하게 사는 사람들이 있나 싶다.

요즘 사람들이 먹고 입고 자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녀교육 문제며 결혼 문제는 어떻게 하느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단호하게 말한다. ‘아이들도 자연 속에서는 저절로 자란다’라고. 제 앞가림할 힘을 길러주는 교육은 함께 일하며 미운 정 고운 정 쌓고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고. 시골에서 살다보면 남자 할 일, 여자 할 일이 따로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게 되고 남자와 여자가 함께 살아야 상생효과가 커진다는 것을 알고 짝짓기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니 온 나라가 걱정하는 저출산 문제도 그이들이 꾸려가는 공동체처럼 살면 저절로 해결되지 않을까?

물질에너지에 의존하지 않고는 살아가기 힘들고 돈이 없으면 한순간도 유지될 수 없는 현대인에게 ‘돈 없는 세상을 만들어 보자’면서 공동체 생활에서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조곤조곤 풀어놓는 이야기를 들으면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살아갈 터라는 ‘88만 원 세대’에게도 희망이 있음을 알게 된다.



이 책은 ‘함께하는 삶을 일군 윤구병의 공동체 에세이’인 『흙을 밟으며 살다』와 ‘일, 놀이, 공부가 하나인 윤구병의 교육 에세이’ 『꿈이 있는 공동체 학교』와 함께 같은 날 같은 출판사에서 나왔다. 모두 꿈꾸었지만 아무도 실행하지 못한 꿈을 현실에서 몸과 마음으로 실천하였고, 그 꿈을 오롯이 행동으로 옮겨 드디어는 ‘변산교육공동체’라는 새로운 세계를 일구어낸 저자는 함께 펴낸 책에 공동체 식구들과 생활하며 직접 경험하여 얻은 알곡 같은 깨달음을 촘촘히 풀어놓았다.
『흙을 밟으며 살다』는 실천하는 삶을 살아온 지은이의 일상생각을 담은 글, 변산공동체 생활 이야기를 담은 글, 나눔에 대한 생각, 그리고 마지막으로 윤구병 자신이 더욱 갈망하는 공동체 이미지를 상상하는 글을 ‘공존’이라는 주제로 엮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 즉 있을 것이 있고 없을 것이 없는 세상이 좋은 세상이라고 말한다.

지렁이가 우글거리는 살아 있는 땅에서 저절로 자라는 망초,씀바귀, 쇠비름, 마디풀이 ‘잡초’가 아니라 ‘나물거리며 약초’이 듯이 살기 좋은 세상에는 ‘잡초 같은 인생’은 없다. 흙을 밟으며 흙에 기대어 사는 모든 것이 나름대로 의미를 가지고 공존해야할 소중한 존재라는 이야기를 경쟁에 치여 시들어가는 아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다. 『꿈이 있는 공동체 학교』에는 변산공동체의 삶을 통해 교육에 대한 생각을 엿보는 글,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자녀교육 이야기, 학교를 포함한 사회 일반에 걸친 교육에 대한 메시지, 그리고 윤구병이 생각하는 공동체 학교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아이들이 스스로 제 앞가림을 할 수 있게 보살피고, 제 손발놀리고 제 몸 놀려 먹고, 입고, 자는 나날의 삶을 알차게 꾸려가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교육이다. 또 사람은 혼자 살 수 없으니까 이웃과 함께 서로 도와가면서 오순도순 살 수 있게 너른 마당을 마련하고 튼튼한 울타리를 둘러주면서 나아가 모든 목숨 지닌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삶을 잔치로 바꾸는 놀음을 거드는 것이 교육이 맡은 일이고, 교육자가 할 일이라는 대목에서는 부모로서, 교사로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할지 깊이 생각하게 한다. 많은 사람이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주곡농사’만으로 자급자족하는 공동체를 만드는 ‘위대한 상상’을 하고 조금씩 이뤄가는 저자는 농사만 짓는 농사꾼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려는 ‘혁명가’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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