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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합니다! 온기와 상처를 모두 품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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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05 16:45 조회 6,56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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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뒤의 조우 …
2년 전 학교도서관에서 예쁜 표지에 반해 책 한 권을 집었다. 책상에 앉자마자 무서운 속도로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주인공의 생각이 어쩜 나와 그리 똑 닮았는지 큰매력을 느꼈다. 그러나 그걸로 끝이었다.

그리고 2년 뒤. 봄바람의 재촉에 못 이겨 나는 책을 다시 집어 들었다. 이번 만남은 서점에서 이루어졌다. 처음 읽을 때보다도 난 엄청난 매력을 느꼈나보다. 쉬는 시간에 틈틈이 보려고 했는데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학교라는 사실도 모르고 혼자 울고, 웃고 이 책에 깊숙이 빠져 있었다.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이기에 한 사람의 일기장을 들여다보듯 재미가 두 배로 느껴졌고, 특히 주인공 위녕이 느끼는 삶의 모습은 내가 느끼는 것과 거의 흡사하여 내가 마치 위녕이 된 느낌이기도 했다. 그 나이에 느끼는 감정들을 공감할 수 있고, 주인공과 교감할 수 있었다.

삶은 이렇게 험난한 것? …
『즐거운 나의 집』은 비정상적인 가정의 모습을 그려낸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이것은 비정상이 아니다. 대다수와는 다른 삶일 뿐이지. 위녕은 작가인 부모님 밑에서 태어난다. 그리고 두 분은 이혼한다. 아버지는 한 번 재혼하여 딸을 두었고, 위녕의 엄마는 뒤에 2번 더 결혼하고 2번 더 이혼한다. 그리고 위녕은 엄마와 떨어져 아빠와 8년을 함께 살고, 다시 엄마 곁으로 돌아온다.
처음 몇 달은 아빠를 떠났다는 미안함 때문에 초조해 한다. 하지만 몇 달이 흐른 뒤 곧 엄마와의 생활에 적응하게 된다. 어느 날 위녕은 아빠를 찾아가 자신이 받은 상처의 고통을 토로한다. 그 과정에서 위녕은 새엄마를 이해하게 되고, 엄마의 사랑도 가까이에서 응원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어쩜 한 사람의 인생이 이리도 험난할까? 위녕의 엄마는 어떻게 이런 모진 삶을 이겨냈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동시에 어렸던 위녕의 가슴에는 얼마나 많은 못이 박혔을까? 하는 안쓰러움도 느껴졌다.
매번 선생님과 친구들의 수군거림, ‘위녕’이 아닌 ‘베스트셀러 작가의 딸’로 불리는 힘겨움 등이 그녀의 가슴을 콕콕 찔러댔을 것이다. 특히 자신을 그토록 사랑하던 아빠에게 자신이 받았던 상처를 토로할 때는 위녕의 마음과 함께 내 마음도 찢겨지는 듯했다. 자신을 가장 사랑한 사람에게 그렇게 모질게 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줄을 나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부모는 자식에게 실수 투성이야 …
언젠가 위녕의 엄마는 이렇게 말한다.
“어른들도 완전하지 않아. 더구나 처음 낳은 자식에 게는 언제나 실수투성이야. 부모 연습을 해본 적이 없어서…….”
이 구절에 혼자서 얼마나 눈물을 훔쳤는지 모른다. 나는 내가 맏이라서 쭉 불리하다고 생각해오기도 했지만, 이렇게 크게 부모님의 심정을 이해해보기는 처음이었다.

우리 부모님은 나를 키울 때 처음이라서 내가 힘들어하는 과목을 어떻게 교육시켜야 할지 몰라 기초를 다질 시간을 놓친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라고 하셨다. 결국 내가 하지 않은 것이었는데……. 그 말을 곧이곧대로 들은 내가 원망스러웠다. 자식의 최고로 만들어 주고 싶은 부모님의 마음이었다. 위녕의 엄마는 자신이 선택한 이혼 때문에 자식들이 피해를 보는 것 같아 항상 미안하다고 한다. 그때마다 위녕은 엄마 자신에게만 미안하지 않으면 된다고 위로한다.

사랑은 상처를 남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
위녕에게는 성씨가 다른 2명의 동생이 있다. 그들은 서로를 형, 누나라고 부르며 친남매처럼 지낸다. 책에서 위녕의 엄마는 배다른 남매보다는 성씨 다른 남매가 더 낫지 않느냐고 위로하듯 말을 건네지만 그들에게는 그런 것도 별로 문제되지 않는 것 같다. 서로가 서로를 매우 잘 이해해서일까? 처음으로 위녕과 같이 사는 그들이 위녕을 대하는 태도는, 수년간 같이 살아온 내 동생들과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성씨가 모두 다른데도 결국 가족으로 함께 울고 웃으며 지낼 수 있었던 것은 서로를 아끼고 보듬어주며 열렬히 사랑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사랑이라는 달콤한 단어가 상처를 안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과정에는 항상 따뜻함이 있었다. 그 과정의 따뜻함 때문에 남은 사랑을 지켜 낼 수 있지 않을까? 끝이 예상했던 결과가 아니더라도 그 온기를 기억하고 간직할 수 있으니 말이다. 누구나 달콤한 사랑을 하고 싶어 하지만 자신의 사랑에는 자물쇠를 채워버린다. 자신의 따뜻함을 지켜내지 못 할 것 같다는 두려움 때문이 아닐까?

위녕은 그 따스함으로 엄마의 집에서 엄마를 알아가고 자신을 알아간다. 그리고 대학생이 되어 또 다른자신을 찾으러 떠난다. 위녕이 엄마에게서 받은 편지들을 다시 보며 나도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다시 따스한 눈물이 흘러내리고 내 마음에 아련한 꽃망울이 맺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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