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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새책 고소, 달콤, 담백… 미각으로 맛보는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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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3-03 19:26 조회 6,07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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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맛있게 읽어줄 수 있는 먹음직스런 그림책 『달 샤베트』.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그림과 내용을 꼼꼼하게 맛보면 재미있을 책이다. 먼저 표지를 보면서 과연 어떤 내용의 그림책일지 아이에게 상상해보라고 하자. 물론 그림에 대한 안내가 필요하다. “표지 왼쪽으로 보름달이 있고 제목이 세로로 씌어 있으며 아파트 3개 층의 가정이 살짝 보인다. 가운데 층의 주인으로 보이는 할머니가 싱싱한 화분에 물을 주고 있다.”는 설명을 하면서 그림책의 얼굴인 표지의 느낌을 말해보라고 하면 여러 가지 기발한 대답이 나온다. 다소 엉뚱한 답을 하기도 하지만 주제를 거의 알아차리는 아이들도 있다. 어떤 아이는 보름달 아래 제목이 세로로 씌어 있어서 달이 녹는다고 했다.

할머니가 식물에게 물을 주고 있으니 자연을 사랑하는 착한 성격일 거라는 짐작도 한다. 참 기특한 아이다. 아이들에게 “너희들이 말한 것 가운데 거의 맞는 게 있는데, 누가 맞췄을까?” 하면서 궁금증을 증폭시키고는 아이들을 그림책 속으로 조금씩 유인한다. 표지를 넘겨 면지를 보여 주며 그림을 자세히 보라고 하고는 내용을 읽어준다. 너무 더워서 잠을 이룰 수 없지만 부채질을 하며 달을 바라보고 있는 이분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생각해보라고 하면서 한 장 을 더 넘기면 속표지가 나오는데, 보름달이 살짝 녹아서 아래로 두 방울 떨어지는 장면을 보면 아~ 아이들이 탄성을 지른다.

알아맞힌 아이는 기뻐서 그랬을 것이고 못 알아맞춰도 달이 녹는다는 특이한 상황에 놀라며 더한 호기심이 생길 것이다. 상상력이 뛰어나다고 아이들을 칭찬하고 다음 그림으로 넘어가 내용을 읽어주고 그림을 살짝 소개해준다. “아파트 여섯 세대가 보이는데 모두 다 문을 꼭꼭 닫고는 에어컨을 켜 놓고 있다.”는 말이 끝나면 눈치가 빠르거나 독서력이 뛰어나거나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들은 이 그림책의 주제를 여기서 벌써 눈치채버린다. 에어컨을 많이 가동시키니까 지구온난화로 달이 오염된다고 말하는 아이도 있다. “맞는 말인데, ‘달 샤베트’를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먹는지 궁금하니 끝까지 읽어보는 게 좋겠다.”며 다시 아이들을 유도한다.

달이 점점 많이 녹아서 뚝뚝 흘러내리고 반장 할머니가 그걸 대야에 받아 모았다가 무얼 할까 고민하는 그림을 보면 당연히 샤베트를 만들 것임을 알지만, 아이들은 그 노란 색깔에 쏙 빠져드는 듯하다. 암튼 반장 할머니가 마음이 따뜻한 분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는 장면이다. 한 장을 더 넘기면 열두 세대의 가정이 척 보이는데 단 한 집만 문이 열려 있고 나머지는 모두 에어컨을 켜 놓고 있다. 그리고는 “에어컨은 쌩쌩, 선풍기는 씽씽, 냉장고는 윙윙” 힘차게 돌아간다. 하지만 마침내 그 아파트는 정전이 되고야 만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아파트 한 동 전체가 전깃불이 꺼졌지만 503호만은 따뜻하고 노란 불을 밝히고 있다. 왜 그런지는 말하지 않아도 가슴에 와 닿을 것이다.

아파트 주민들은 너도나도 503호 할머니께로 달려온다. 할머니 집에서 새 나오는 불빛이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란 생각도 할 수 있다. 반장 할머니는 냉동실에 얼려 놓은 샤베트를 이웃에게 맘껏 나눠준다. 달 샤베트를 먹고 있는 장면의 그림을 보면 마음이 훈훈해진다. 사람들의 기분이 어떨까? 하고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아이들은 달 샤베트를 먹고는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변했다고 하거나 자연을 파괴하는 일을 하지 않아야겠다는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한다. 사람들이 푹 마음을 놨는데 웬걸, 또 한 번의 위기가 다가온다. 달에 사는 토끼가 달이 녹아버리는 바람에 집을 잃어버리는 답답한 일이 발생한 것. 반장 할머니는 곰곰이 생각한다. 다음 내용으로 넘어가기 전에 아이들에게 물어본다.

얘들아, 이걸 어떻게 해결할까? 아이들은 머릿속에 폭풍을 일으키며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한다. 할머니는 식물 키우는 일을 잘하신다는 힌트를 주면서 정답의 범위를 좁혀가지만 달물을 먹은 화분에서 달맞이꽃이 나오리라는 상상은 어려워한다. 그래도 아이들은 수긍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린다. 달맞이꽃을 활짝 피워서 달이 점점 자라서 보름달이 되는 과정이 약간은 억지스럽지만 판타지적인 내용이라 그리 무리한 것은 아니다. 다시 보름달이 돌아오고 토끼들도 자기 집으로 돌아가고 나서야 할머니는 편안하고 달콤한 잠자리에 든다. 비로소 마음이 놓인다. 『달 샤베트』는 맛이 여러 가지다.

먼저 그림의 표현 방법으로 맛볼 수 있다. 인형으로 만들고 사진 찍은 배경과 등장인물에서 입체적이고 오밀조밀하고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두 번째 맛은 풍부하고 달콤한 상상력의 맛. 등장인물이 동물이고 제목부터 내용의 전개까지 판타지적인 요소가 많아 아이들에게 큰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아이들은 현실의 세계와 상상의 세상을 맘껏 넘나들며 놀 수 있다. 마지막으로 환경을 아끼고 사랑하자는 메시지를 아이들 시선에 맞춰 가볍게 풀어간 것. 자칫 무거운 주제를 아이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게 하는 담백한 맛이다. 『달 샤베트』는 이렇게 미각으로 읽어가며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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