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합니다! [청소년시집을 그대에게] 봄을 맞아 마음이 싹트고 있을 너에게
페이지 정보
작성자본문
TO. 봄을 맞아 마음이 싹트고 있을 너에게
나에게 봄은 어떤 계절보다 반갑게 느껴져. 날씨가 온화해지면 그동안 엄두가 나지 않던 일을 해 볼 용기가 생기거든. 마음 내키는 대로 벚꽃을 보러 석촌호수에 가거나 선뜻 지하철을 타고 한 시간은 걸리는 미술관에 가기도 하지. 나뭇가지에 연한 잎이 돋는 걸 보면 내 몸도 무언가 싹틀 듯 근질거리기도 해. 그래서인지 봄에는 바깥으로 나가 세상을 더 유심히 관찰하게 돼. 거리를 걸으며 한 겹 가벼워진 이웃들의 옷 차림과 담벼락을 넘어온 벚나무 가지 끝에 꽃봉오리가 한껏 부푸는 모습을 봐. 그런 풍경을 보고 있으면 내 마음의 모양과 빛깔도 봄을 맞아 변하고 있다는 게 느껴지더라. 이번에는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 이리저리 움직이며 달라지고 있을 이 마음에 대해 질문하는 시를 함께 읽고 싶어.
정다연×조온윤 시인
| 『의자를 신고 달리는』 나희덕 외 9인 지음│창비교육│2015 이 시집에는 열 명의 시인이 참여했어. 독특한 개성을 가진 시인들 이 집필했기에 다루는 이야기가 폭넓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할 수 있지. 시집에서 나의 눈길을 끈 작품은 나희덕 시인의 「마음과 마 음도」라는 시야. 이 시의 화자는 지하철에서 졸다가 접착제를 판다 는 상인의 목소리에 깨. 상인은 값싼 접착제로 “떨어진 문고리, 깨 진 접시나 화분, 부서진 상다리”까지 붙일 수 있다고 외치지. 그 말 에 사람들은 지갑을 열어. “간절하게 붙이고 싶은 게 있다는” 듯이. 그 광경은 화자에게도 붙이고 싶은 게 있는지 돌아보게 해. 그리고 마침내 자신이 붙이고 싶은 걸 발견하곤 되묻지. “혹시 마음과 마음도 붙일 수 있”는지 말이야. 나는 이 문장을 읽고, 시의 화자에게 답장을 보내고 싶었어. 함께 고민해 보고 싶었거든. 그러다 얼마 전, 아빠를 도와 블루베리 나무들을 심다가 마음이 이어지는 순간을 발견했어. 어린 블루베리 나무를 심으려면 여럿의 힘이 필요해. 돌멩이가 가득한 땅을 고르는 사람, 퇴비와 모래를 섞는 사람, 그 흙을 싣고 밭까지 수레로 나르는 사람, 나무를 심는 사람… 가족들의 손에서 돌과 흙과 나무가 옮겨졌지. 날이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말이야. 일은 고됐지만 한편으론 재밌기도 했어. 잠시 쉬어 가며 농담도 하고, 깨끗이 씻은 딸기를 나눠 먹고, 고생했다며 서로의 땀을 |
닦아 주는 일이 즐거웠거든. 무엇보다 나무가 잘 자라길 바라며 힘을 합친 게 뿌듯했어. 마음이란 건 그렇게 이어지고 붙는 게 아닐까? 우리가 아닌 다른 무언가를 위해서 힘을 모으고, 궂은일도 함께하면 덜 힘들다는 걸 깨닫게 되면서 말이야. 네가 기억하는 마음이 이어지는 장면도 궁금하다. 언젠가 우리가 만나게 된다면 들려줄래? -다연
| 『나의 모험 만화』 김보나 지음│문학과지성사│2025 ‘미쳤다!’라는 말을 감탄사처럼 내뱉을 때가 있어. 놀라울 정도로 마음에 들거나 대단한 걸 마주했을 때 그런 말이 나도 모르게 튀어 나오더라고. 김보나 시인의 이 시집을 읽으면서도 속으로 ‘미쳤다!’ 소리쳤어. 모든 시가 슬프면서도 익살스럽고, 아프면서도 따듯했거 든. 그중에서도 이 시, 「「미친 봄날 생각」」이라는 시를 너에게 소개 해 주고 싶어. 이런 제목을 달고 있는 이유는 시인에게 어느 봄날이 말 그대로 미친 듯이 아름다웠을 수도, 아니면 자신이 정말로 미친 것만 같은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어. 이 시 속 주인공 |
은 어느 날 병원에서 아픈 병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고 나오지만, 그렇다고 낙담하거나 우울한 기분에만 빠져 있지 않아. 오히려 길거리 한가운데 “송전탑처럼 씩씩하게 서 있”으면서 이렇게 말하지. 약을 먹었더니 “팝핑캔디를 삼킨 때처럼/몸 안이 반짝거리더니/괴수가 되어버렸다”고 말이야. 몸이 아파 수술대에 오르게 된대도 “용감하게 걸었다는 기억을 갖고 싶”다는 주인공의 마음이 멋지지 않니? 학창 시절을 함께했던 친구에게 부치는 시의 말미에서, 주인공은 자신이 “작년에 꽃구경을 한 벚나무 아래”에서 기다리겠다는 메시지를 남겨. 어떤 시련이 와도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 것만으로 세상을 벚꽃잎 흩날리는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어 내는 초능력이 그에게 있는 것만 같았어. 그리고 그건 우리 모두에게 잠재하고 있는 능력일 테지. 혹시 네게도 불현듯 슬픔이 찾아오게 된다면, ‘마음’이라는 이 초능력을 꺼내어 사용할 수 있기를 바라. -온윤
이런 너에게 추천해
- 봄을 기다려온 너에게
- 마음이라는 초능력을 가진 너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