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어린이 신간 그림책] 색채학계의 거장 '미셸 파스투로'가 전하는 검정의 매력 <나는 이제 검정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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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참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8-02-22 15:49 조회 10,758회 댓글 0건본문
살림어린이 그림책 49
나는 이제 검정이 좋아
■ 지은이: 미셸 파스투로 글 | 로랑스 르 쇼 그림 | 박선주 옮김
■ 발행일: 2018년 2월 21일
■ 판형: 220 X 270mm
■ 제본: 양장
■ 쪽수: 40쪽
■ 가격: 12,000원
■ 분야: 유아 > 그림책
■ ISBN: 978-89-522-3896-2 77860
검정은 정말 어둡고 무섭기만 한 색일까요?
색채학계의 거장 미셸 파스투로가 전하는
‘검정’의 놀라운 매력!
■ 책 소개
세계 최고의 색채 연구가 미셸 파스투로가 내놓은 야심작 『나는 이제 검정이 좋아』
색깔에는 저마다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파랑의 경우, 상쾌함과 차가움, 바다와 같은 것들을 떠올리게 하지요. 그렇다면 여러분에게 ‘검정’은 어떤 이미지인가요?
오늘날 검정은 예술을 넘어, 인테리어와 패션처럼 일상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색깔입니다. 차분하고 깔끔하며, 세련된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튀거나 유행을 타는 색도 아니어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어떨까요? 아이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색을 꼽으라 한다면 대부분은 알록달록한 색을 고릅니다. 검정은 예쁘지 않고 무서운 색으로 여겨지곤 합니다. 어둠과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지요. 『나는 이제 검정이 좋아』 속 주인공 피에르도 검정을 싫어하는 아이들 가운데 한 명입니다.
피에르는 밤을 무서워합니다. 밤이 검은색으로 가득 차 있는 까닭에, 검은색마저 무서워하고 싫어하게 된 것입니다. 까만 밤, 잠 못 이루는 피에르는 생각합니다. ‘밤이 짙은 남색이나 파랑이라면 이렇게 무섭지는 않을 거예요.’ 『나는 이제 검정이 좋아』는 밤을 무서워하는 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 보았음직한 상상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피에르’는 검정에서 아이들이 느끼는 심리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는 캐릭터입니다. 아이들은 자기와 꼭 닮은 피에르를 만나 곧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됩니다. 검정을 향해 꽁꽁 닫혀 있던 피에르의 마음이 열리는 순간, 책을 보는 아이들의 마음도 함께 움직이게 되지요.
『나는 이제 검정이 좋아』는 미셸 파스투로가 쓴 첫 어린이 그림책입니다. 미셸 파스투로는 색채학의 대부로 널리 알려진 색채 연구가입니다. 오랜 시간 색을 연구하며 사람들에게 색의 매력을 알리는 일에 힘써 왔지요. 그리고 이번에는 피에르처럼 검정을 무서워하는 아이들에게 검정의 진짜 매력을 들려주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미셸 파스투로가 섬세하게 담아낸 아이들의 색채 심리와 색채학자의 깊이 있는 눈으로 그려 낸 ‘검정’의 매력을 『나는 이제 검정이 좋아』에서 만나 보세요!
검정의 매력 속에서 배워 가는 놀라운 색채학
피에르는 검정을 두고 외칩니다. “검정은 진짜 색깔도 아니잖아요!” 검정이 진짜 색깔인지 아닌지는 실제로 오랜 논쟁이 되어 온 주제입니다. 하지만 미셸 파스투로는 『나는 이제 검정이 좋아』에서 대답합니다. ‘검정과 하양도 빨강이나 파랑, 노랑, 초록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진짜 색깔’이라고 말이지요.
검정은 색상이 없는 무채색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검정은 수많은 색을 품고 있는 색깔입니다. 일반적으로 검정이 까맣게 보이는 까닭은 빛을 모두 흡수하여 반사되어 나가는 빛깔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검정이 칠해진 면에 빛이 어떻게 닿느냐에 따라, 때로는 반사되어 나가는 빛이 생깁니다. 이때 검정은 우리 눈에 새로운 색깔로 비춰집니다. 화폭을 온통 검은색으로 채우기로 유명한 화가 피에르 술라주의 작품을 단색화라고 부를 수 없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나는 이제 검정이 좋아』에서 피에르는 까만 까마귀나 까만 수염이 왜 때로는 파랗게도 보이는지 궁금해합니다. 그리고 피에르 술라주의 전시회에 갔다가 검정이 뿜어내는 수많은 색을 발견하지요. 그제야 피에르는 검정 안에 숨겨져 있던 비밀의 답과 더불어 검정의 아름다움에 눈뜨게 됩니다.
검정의 매력은 이뿐이 아닙니다. 다른 색들과 함께 있을 때는 채도 대비를 만들어 상대 색을 새롭게 보이게도 해 줍니다. 피에르의 손에 있던 밤색 초콜릿을 까마귀의 까만 부리와 함께 놓고 보았을 때, 초콜릿의 색이 더욱 환하고 돋보여지는 것도 바로 검은색의 마법이라고 할 수 있지요. 『나는 이제 검정이 좋아』에는 이처럼 색깔과 관련한 놀라운 지식들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검정과 더불어 다양한 색을 만나고, 각각의 색들이 품은 정서적 의미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도 놓치지 마세요!
편견에 가려져 있던 진짜 아름다움
피에르의 생각처럼 검정은 사실 부정적인 이미지를 품고 있는 색입니다. 암흑과 공포, 죽음, 두려움 들을 상징하는 폐쇄적이고 무거운 색이지요. 하지만 동시에 심리적인 편안함을 주고, 중후하면서 우아한 멋을 지닌 색입니다. 무거운 느낌을 다르게 생각하면 안정감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는 것이지요.
『나는 이제 검정이 좋아』의 주인공 피에르는 처음에 검정을 예쁘지 않은 색, 색깔이 아닌 색으로만 생각합니다. 피에르의 머릿속에서 부정적인 이미지들은 모두 검정으로 형상화되어, 검정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은 더욱 굳어져 갑니다. 아빠는 검정에 대한 피에르의 편견을 풀어 주려 애씁니다. 검정이 얼마나 세련된 색인지, 검정도 빨강이나 파랑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진짜 색깔이라는 것은 설명해 주지요. 하지만 피에르는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달랐으니까요. 그러나 그동안 알지 못했던 검정의 매력을 발견해 나가며, 피에르의 오랜 편견은 서서히 허물어집니다. 그리고는 끝내 검정을 마음 깊이 좋아하게 되지요!
검정을 바라보는 피에르의 관점 변화는 인간관계나 우리 사회로도 넓혀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편견 때문에 눈과 귀를 막고, 상대의 더 많은 장점을 놓치고 있진 않을까요? 단점도 다르게 보면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인생을 피곤하게 할 만큼 너무 꼼꼼하고 깔끔한 게 탈인 성격을 무슨 일이든 완벽하게 해 내는 성격으로도 볼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어렵지 않습니다. 관점을 다르게 하여 보면 되지요. 늘 지루하게만 여겨졌던 우리의 일상도 새로운 관점에서 보면 놀랍고 아름다운 일들로 가득 차 있을 수 있습니다. 『나는 이제 검정이 좋아』와 함께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편견에 가려져 있던 놀라운 세상을 발견하는 마음가짐을 함께 배워 보면 어떨까요?
■ 추천사
오랜만에 보는 어린이를 위한 색채 책입니다. 저는 색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이 책을 보는 순간 참 자연스럽게 색의 다양성을 알려 주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검정은 원래 무섭고 어둡기만 한 색이 아닙니다. 그 속에는 많은 이야기와 많은 색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검정’을 ‘모든 색’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책은 아빠와의 대화와 미술 관람을 통해 색채 심리를 배워 가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다른 여러 색의 매력도 함께 이야기하고 있지요. 주의 깊게 보면 명도, 채도, 색상의 다양성에 대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지식을 재미있게 전달해 주는 좋은 도서입니다.
문은배 (문은배색채디자인연구소장, 색채디자인학회 이사)
■ 작가 소개
글 | 미셸 파스투로
프랑스를 대표하는 중세사 연구가이자, 세계적으로 명성 있는 색 연구가입니다. 1947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고, 소르본대학교와 국립고문서학교에서 공부했습니다. 1982년에 고등연구실천원 역사·문헌학 분과 연구 책임자가 되어 중세 상징사를 강의했으며, 1980년대부터 색의 역사를 주제로 다양한 연구와 지도를 하고 있습니다. 미셸 파스투로는 자신의 연구를 사람들에게 쉽고 흥미롭게 전달하는 작가로도 이름이 높습니다. 지금까지 쓴 40여 권의 책 가운데『파랑의 역사』『곰, 몰락한 왕의 역사』『우리 기억 속의 색』『색의 비밀』『악마의 무늬, 스트라이프』등이 우리말로 소개되었고, 로랑스 르 쇼와 함께 첫 어린이 책 『나는 이제 검정이 좋아』를 만들었습니다.
그림 | 로랑스 르 쇼
프랑스 파리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1982년에 태어났고, 파리의 예술·그래픽산업학교 에콜 에스티엔느(Ecole Estienne)에서 판화를 전공했습니다. 2009년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열린 검은색의 화가 피에르 술라주의 전시회를 묘사한 그림집을 펴내기도 했습니다.
옮김 | 박선주
세종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번역과에서 공부했고, 영어와 프랑스어로 된 좋은 책들을 우리말로 옮기고 있습니다. 번역한 책으로는 『완벽한 아이 팔아요』 『생각이 켜진 집』『엄마는 언제 날 사랑해』 『곧 이 방으로 사자가 들어올 거야』 등이 있습니다.
■ 줄거리
피에르는 검은색을 싫어합니다. 예쁘지 않은 색이며, '진짜 색깔'도 아니라고 여기지요. 아빠는 검정에 대한 피에르의 편견을 풀어 주려 애쓰지만, 피에르의 마음은 쉽사리 열리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피에르는 검은색의 화가로 알려진 피에르 술라주의 전시회에 가게 됩니다. 검정으로 가득 채워진 화폭에서 피에르는 검정이 품고 있는 놀라운 색깔들을 발견하는데요, 피에르는 과연 검정의 '진짜 매력'에 퐁당 빠질 수 있을까요?
■ 책 속으로
피에르는 불안했어요.
책에서 밤에 관한 그림을 본 적이 있는데
밤은 검정 보다는 짙은 남색에 가까웠어요.
그런데 오늘 밤은 왜
바깥이 온통 까말까요?
밤이 짙은 남색이나 파랑이라면
이렇게 무섭지는 않을 거예요.
- 본문 8~9쪽에서
“아니에요, 검정은 예쁘지 않아요. 검정은 색깔도 아니잖아요!”
피에르는 화가 나 눈물까지 글썽이면서 소리쳤어요.
“들어 봐, 피에르. 오랫동안 사람들은 검정과 하양이 별난 색이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이제는 다르게 생각한단다.
검정과 하양도 빨강이나 파랑, 노랑, 초록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색깔이라고 여기지.
그래서 화가들도 그림에 하양과 검정을 많이 써.”
피에르는 더는 들으려 하지 않았어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 본문 18~19쪽에서
피에르가 까마귀한테 초콜릿 한 조각을 내밀자
까마귀는 당장에 부리로 물어갔어요.
“참 이상해요! 까만 부리와 대보니 초콜릿의 밤색이 아주 밝아 보여요.”
- 본문 26쪽에서
화가 피에르 술라주의 그림들을 전시하는 미술관에
아빠가 피에르를 데려갔어요.
멀리서 보면 온통 검었지만
가까이 가서 보면
그림에서 빛이 터져 나오는 것 같았어요.
“아빠, 가까이에서 보니까 검정 속에 여러 가지 색깔이 있어요.”
- 본문 29~31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