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와 함께라면 어디든
키워드로 여행하는 SF 세계
심완선 지음 | 260쪽 | 값 17,000원 | 120*205mm
ISBN 978-89-6915-1360 (03800) | 2023년 2월 6일 발행
* 키워드: SF, 비평서, 국내 SF, SF 작가, SF 비평서, SF 입문서, SF 읽기
| 책 소개 |
최근 한국 문학장 안에서 SF는 가장 주목받는 장르이다. 출간 종수와 판매량, SF 작가진 규모의 급증은 SF 서사를 향한 대중들의 열띤 관심과 애정을 증명해준다. 그러나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데 반해, 작품의 의미를 길어 올리고 잠재된 가능성을 실현케 하는 SF 비평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SF 애독자이자 SF 평론가로서 국내외 SF의 궤적을 성실하게 따라온 심완선은 두 번째 비평서를 통해 독자적인 비평 세계를 세상에 내놓는다. 각 작품이 품은 가치들을 구석구석 조명할 뿐만 아니라, 기존 비평의 딱딱하고 학술적인 서술을 지양함으로써 독자가 SF와 SF 비평으로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도록 안내한다. 나아가 SF의 역사, 정의, 이론보다 독자가 작품을 통해 몸과 마음으로 느낄 ‘흥미’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 무엇보다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비중 있게 다루어 급성장세에 있는 한국 SF의 현주소를 파악하는 데 유용함을 더한다. SF를 새롭게 정의하고, 170여 편에 달하는 국내외 작품들을 들여다보는 심완선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SF 여행자들은 낯선 세계를 향한 두려움과 경계를 풀고 이렇게 말하게 될 것이다. “SF와 함께라면 어디든 갈 수 있어!”
|저자 소개|
심완선
SF 평론가. 책과 글쓰기와 장르문학에 관한 글을 쓴다. SF의 재미와 함께, 인간의 존엄성 및 사회적 평등과 문학의 연결 고리에 관심이 있다. 지은 책으로 『우리는 SF를 좋아해: 오늘을 쓰는 한국의 SF 작가 인터뷰집』 『SF는 정말 끝내주는데』가 있고, 『취미가』 『SF 거장과 걸작의 연대기』를 함께 썼다. 이외에 <어션 테일즈> <한국일보> <오마이뉴스> 등에 글을 실었고, 칼럼, 리뷰, 비평, 해설, 에세이 등을 쓰며 대담, 인터뷰, 강의 등을 한다.
|추천의 글|
“SF라는 낯선 행성에 첫발을 내딛는 여행자들에게 이 책을 한 권씩 와락 안겨주고 싶다. SF를 더 알고 싶지만 어렵게만 느껴진다는 독자들을 만날 때마다, 한국에도 바로 이런 책이 있기를 얼마나 간절히 바라왔던지.”
김초엽 (소설가)
“국내에 SF를 이 정도로 깊고 넓게, 그러면서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 안내서는 찾기 힘들다.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색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조금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SF와 함께라면 어디든』은 꼭 한번 읽어야 할 필독서이다.”
정보라 (소설가)
“이 책은 SF를 향한 오해와 누명을 벗기는 것을 시작으로, SF를 읽는 방법을 차분히 짚어간다. 그리하여 독자가 SF를 읽을 수 있는 준비가 되었을 때, 12가지 키워드를 소개하며 자신 있게 말한다. ‘뭐든 좋아, 가장 좋아하는 것부터 읽어!’”
천선란 (소설가)
|출판사 서평|
· SF란 무엇일까?
현실과 비현실, 가능과 불가능,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에서 역동하는 현재진행형 장르
SF의 사전적 정의는 ‘시간과 공간의 테두리를 벗어난 일을 과학적으로 가상하여 그린 소설’이다. 그러나 SF가 벗어나는 것이 과연 시간과 공간뿐일까? 오히려 SF는 SF에 대한 세간의 정의까지 벗어나는, 무수한 가능성으로 충만한 장르이다. SF는 한 가지 고정된 의미만을 띠는 것이 아닌,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대로 정의할 수 있는 유동적인 무엇과 같다. 과학의 진보에 중점을 둔다면 과학소설이고, 사고실험에 중점을 둔다면 사변소설이고, 인간의 사고 작용 전반을 가리키는 ‘인지’에 방점을 찍으면 현실을 낯설게 보게 되는 인지적 소외로서의 장르로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완선은 SF가 “우리 안의 다양한 일원들이 상호작용하며 공유하는 모든 영역”이라고 이야기한다. SF는 시간과 공간의 테두리를 벗어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사고방식, 가치관, 마음의 테두리를 확장하도록 이끈다. SF는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럼 끊임없이 움직이고 확장하고 스스로를 갱신하는 장르, 나아가 그 변화의 과정 자체이며, 이는 우리에게 SF가 꼭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은 독자가 SF 세계로 도약할 수 있게끔 돕는 디딤돌로서, 자유분방한 SF의 상상력을 비평의 자장으로 묵직하게 포섭하는 누름돌로서 그 여정을 함께할 것이다.
· SF를 향한 오해 풀고
SF 이해하는 다양한 관점 살피기
프란츠 카프카가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고 이야기했다면, 심완선은 SF를 향한 독자의 오해를 하나씩 차근차근 깨부순다. SF가 터무니없는 공상에 잠겨 있다거나, 과학적인 인과만을 중요시한다거나, 이해하기 너무 어렵다는 이야기에 기민하면서도 섬세하게 응답한다. 사이보그, 로봇, AI, 외계인과 같이 현실과 공통분모가 적은 소재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SF가 허무맹랑하고, 지나치게 과학적이고, 어렵게 보일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들을 통해 “우리가 불가피하고 자연스럽게 여기는 현실을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라고 말이다. 너새니얼 호손이 SF의 출발점이 된 ‘로맨스’를 “인간 마음의 진실에 관한 것”이라고 표현했듯이,, SF는 오히려 인간의 마음을 넓고 깊게 이해하는 데 기여한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관점’과 정신이 퍼뜩 깨어나는 듯한 ‘인식적 충격’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재미있는 장르이다. 이는 저자가 책의 서두에서 특히 청소년에게 SF를 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독자로서 SF가 펼쳐 보이는 풍경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세계를, 그리고 자기 자신을 한층 더 깊이 있게 이해하는 재미있고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프란츠 카프카가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고 이야기했다면, 심완선은 SF를 향한 독자의 오해를 하나씩 차근차근 깨부순다. SF가 터무니없는 공상에 잠겨 있다거나, 과학적인 인과만을 중요시한다거나, 이해하기 너무 어렵다는 이야기에 기민하면서도 섬세하게 응답한다. 사이보그, 로봇, AI, 외계인과 같이 현실과 공통분모가 적은 소재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SF가 허무맹랑하고, 지나치게 과학적이고, 어렵게 보일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들을 통해 “우리가 불가피하고 자연스럽게 여기는 현실을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라고 말이다. 너새니얼 호손이 SF의 출발점이 된 ‘로맨스’를 “인간 마음의 진실에 관한 것”이라고 표현했듯이, SF는 오히려 인간의 마음을 넓고 깊게 이해하는 데 기여한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관점’과 정신이 퍼뜩 깨어나는 듯한 ‘인식적 충격’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재미있는 장르이다. 이는 저자가 책의 서두에서 특히 청소년에게 SF를 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독자로서 SF가 펼쳐 보이는 풍경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세계를, 그리고 자기 자신을 한층 더 깊이 있게 이해하는 재미있고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 SF 읽기의 이정표가 되어줄
12가지 핵심 키워드
SF 세계의 면면을 들여다보는 1장을 지나고 나면 12가지 키워드로 SF를 읽는 2장을 마주하게 된다. 기존 SF 비평서들이 연대기 순으로 SF의 역사를 소개하거나 낯설고 어려운 개념어를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둔 것에 반해, 심완선은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해봤어!’ 하고, 독자가 자신의 관심사와 맞닿아 있는 키워드를 자유롭게 골라 읽을 수 있도록 한다. 이는 SF에 갓 입문해 어떻게 읽기를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하는 독자들에겐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지침서가, 오래전부터 SF에 발을 담가온 SF 마니아들에겐 보다 다층적이고 다각적인 읽기를 가능케 하는 심화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인간의 감각과 정체성, 관계가 확장되어가는 양태를 짚어주는 ‘확장되는 세계’부터 로봇이라는 비인간 존재를 통해 인간과 로봇의 경계에 대해 질문하는 ‘로봇과 클론’까지. 심완선은 각기 다른 매력과 재미로 반짝이는 12가지 키워드를 제시하며 SF를 여행하는 독자들이 이를 별자리 삼아 SF라는 낯선 세계를 탐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 SF는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친구이자 안내자이자 조력자로서의 SF
심완선은 자신이 SF를 통해 배운 점이 수없이 많다고 이야기한다. 어떠한 이슈나 문제의식을 맞닥뜨렸을 때 ‘그거 이미 SF에서 이야기한 건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예컨대 “로봇과 인간의 경계에 관한 논의는 로봇이 사람처럼 인격체로 성장하는 이야기”에, “우리가 장애를 어떻게 여기면 좋을지”에 대한 힌트는 “기계 신체를 새롭고 멋진 모습으로 디자인하는 이야기”에 담겨 있다. 이렇듯 SF는 전혀 다른 세계를 무대로 삼을지언정 우리 삶과 밀접하게 관련된 본질적인 메시지를 던져준다. SF는 ‘우리’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친구이자 안내자이자 조력자이기에.
“SF는 비현실을 가정하지만 그렇기에 현실을 넘어선 세상을 구상하도록 돕습니다. 우리는 SF를 통해 다른 방식의 삶을 배웁니다. 바꿔 말하면, 비현실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현실을 익힙니다. 그렇게 SF는 ‘우리가 불가피하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기는 현실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SF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지만, 현실의 우리는 SF라는 거울을 통해 우리의 문제를 읽곤 합니다. 그리고 좋은 질문은 좋은 답으로 가는 첫걸음이지요.”
|차례|
· 추천사
· 여는 글
1장 SF의 세계
2장 키워드로 읽는 SF
1. 확장되는 세계 – 감각, 정체성, 관계
2.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3. 페미니즘과 퀴어
4. 초인과 장애보기
5. 환경오염과 전염병
6. 지구탐험
7. 우주여행
8. 은하제국과 전쟁
9. 평행세계
10. 시간여행과 대체역사
11. 가상현실과 마인드 업로딩
12. 로봇과 클론
· 닫는 글
· 찾아보기
나가며
|책 속으로|
SF의 가상세계가 온전히 비현실에서 태어나지는 않습니다. SF 소설은 다른 소설과 마찬가지로 현실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현실을 자기 방식으로 재구성합니다. 작가는 현실의 특정한 부분을 살려 이야기를 짤 뿐, 대부분의 요소는 생략합니다. 그렇게 세상을 재구성하기 때문에 소설에는 작가의 통찰이 묻어납니다. SF 작가는 현실의 제약에서 훨씬 자유롭다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_ 21쪽
SF의 특징을 설명하는 용어로서 경이감sense of wonder은 1940년대에 등장했습니다. 비록 오래된 개념이라 해도 SF가 선사하는 매혹을 설명하는 데는 여전히 의미가 있습니다. 여러 SF가 독자에게 거대하고 낯선 무엇이 존재한다는 감각, 그로 인한 두려움과 설렘을 선사합니다. 우리가 평소에 의식하지 못하던 영역을 비추며 우리의 인식을 환기합니다. 현실의 평면에 원근감을 더하고, 지금-여기보다 먼 곳을 바라보도록 돕습니다. _ 46쪽
오히려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사회가 유토피아에 가깝습니다. 완벽한 유토피아는 정말로 ‘어디에도 없는 곳’입니다. 우리는 영원히 그곳에 도달하지 못합니다. 독일의 철학자 에른스트 블로흐는 유토피아를 결과가 아니라 과정으로 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블로흐는 희망을 ‘아직-아니다’라고 표현합니다. 미래와 현재 사이에 격차가 있기에 우리는 희망을 품습니다.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미래를 향해 가고자 현실에 저항합니다. 이것이 현실을 변화시키는 동력입니다. 그렇다면 이상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 자체가 우리의 최선입니다. 충돌이 허용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입니다. _ 59쪽
페미니즘은 ‘여자는(남자와 달리) –해야 한다’는 규범을 계속 도마에 올렸습니다. 한때 당연했던 것들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에는 그다지 주의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의식조차 하지 못합니다. 누가 문제를 제기할 때에야 비로소 의문을 품기 시작해요. 페미니즘은 문제를 제기하는 운동이었습니다. ‘남자는 이렇고, 여자는 저렇고, 둘은 다르다’는 생각에 저항하는 일을 했지요. 그런 이분법은 틀렸다고요. 여자가 남자를 사랑해야 한다고, 그 사랑의 모습이 어떠해야 한다고 규정하는 규범도 마찬가지입니다. _ 91쪽
SF 작가들은 ‘비정상’을 전면에 배치하는 방법을 쓰곤 합니다. 초인을 비롯해 여러 종류의 남다른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삼는 경우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남다름으로 인해 싸움, 갈등, 변화를 겪습니다. 그로 인해 사회가 변화하기도 하고요. 소설을 따라가다 보면 인물이 더는 이상하지 않게 보이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능력이나 모습이 다를 뿐 그도 똑같은 인격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독서는 본래 타인에게 이입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경험을 선사하곤 하지요. SF는 타인의 범위를 얼마든지 넓힐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_103쪽
우주로 나가서 좋은 점 하나는 인간중심, 지구중심적 사고방식을 벗어난다는 점입니다. 프랑스의 시인이자 철학자였던 볼테르는, 시리우스인과 토성인의 시각으로 지구를 바라보는 소설 「미크로메가스」(1752)를 통해 사회를 비판하고 자기 철학을 풀어놓았습니다. 외계인의 시각으로 인간을 보면 많은 모습이 이상해집니다. 우주를 자유롭게 오가는 이야기는 그만큼 폭넓은 가능성을 그립니다. 저 먼 우주 어디에는 키가 2천400미터인 거인들의 세계, 로봇 창조주들이 사고를 치는 세계, 거대 규모의 관료주의적 외계인들의 세계가 있습니다. _154쪽
세계가 바뀌면 전제도 뒤집힙니다. 우리는 소설을 통해 자기가 믿는 전제가 틀릴 가능성을 연습합니다. 연습을 하면 정말로 자기가 틀렸을 때 받는 충격도 덜하겠지요. 픽션은 연습하기 좋은, 비교적 안전한 공간입니다. 픽션에서 경험하는 충격은 현실만큼 날카롭지 않으니까요. _192쪽
시간을 자유로이 오갈 수 있다면 소설의 무대는 무한히 넓어집니다. 덕분에 다양한 발상이 가능해져요. 타임슬립 로맨스는 평범한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만남을 소개합니다. 시간 전쟁 소설은 시간을 조작하는 세련된 솜씨를 묘사합니다. 대체역사 소설은 역사의 한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타임 패러독스를 이용해 재치 있는 반전을 만드는 소설도 있죠. 이처럼 SF 소설에서 시간은 일방향으로 흐르지 않습니다. 과거와 미래가 복합적으로 꼬일 수 있어요. 이를 통해 시간여행 SF는 세상을 흥미롭게 구성하면서 동시에 인간의 삶과 죽음을 다각도로 살피는 일을 합니다. _19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