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회원가입 | 정기구독


[요즘 책들] 『버섯 소녀』외
<학교도서관저널 , 2017년 11월호> 17-11-01 15:58
조회 : 586  


세상의 많은 것들이 크고 명징한 것들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때, 오히려 반대로 곧 사라질 듯 아련한 존재감으로 우리의 마음에 들어오는 것들이 있다. 대부분의 시가 그렇지만 어떤 동화들도 그렇다. 『버섯소녀』는 그런 그림책이다. 매끄럽지 않은 질감, 서로 조금만 스쳐도 큰 소리가 나는 종이로 만들어진 작은 책. 오래된 고목 곁에서 태어난 작은 소녀. 소녀는 바위 아래와 수풀 속, 동굴의 어둠, 호수 바닥의 노래와 단어들이 궁금하다. 때문에 무서운 숲도 혼자 지나가기로 결심하지만 숲은 춥고 어느 순간에는 비가 내린다. 소녀의 여정은 이야기보다는 시에 가깝다. 소녀가 지나치는 많은 것들이 무
언가를 빗대어 말하고 있으며 그림과 함께 곧 사라질 듯 걸어가는 작은 아이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감정 또한 쉽게 말해질 수 있는 것들은 아니다. 어쩌면 스스로도 의식 못한 채 스쳐간 어떤 섬세한 순간들, 혹은 혼자 감추어 두었던 약한 부분을 건드리는 아름다운 그림체와 단어들. 서늘한 계절이 시작될 때에 서늘한 그대로를 음미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북극서점 순사장
 
 
 
2017-11-01 15;54;14.PNG
99년 창간된 독립잡지 <싱클레어>의 편집장은 잡지를 창간하며 뮤지션 ‘김창완’을 인터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몇 호에서인가 드디어 ‘김창완’을 인터뷰하게 되었다. 이 얘기를 듣고 ‘내가 만약 잡지를 만든다면 누구를 인터뷰하고 싶을까’ 가상의 잡지를 머릿속에 떠올렸을 때 좋아하는 독립출판물 제작자들이 떠올랐다. 왜 이런 책을 만드는지, 무슨 의도인지 등 여러 가지 궁금증이 있었다. 그들과 마주보고 앉아 대화를 하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잡지를 만드는 대신 책방을 운영하며 또 다른 방식으로 꿈을 실현했다. 그리고 몇 년 후, 내가 상상 속에서 잠시 구상했던 잡지가 실제 손에 잡히는 종이책이 되어 책방에 입고되었다. <SEOUL BOOK CLUB>은 책방 관계자, 책 제작자, 책 관련 활동 등 다양한 책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담고 있다. 올 가을에 입고된 2호는 1호보다 더 풍성해져서 돌아왔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마주앉아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SEOUL BOOK CLUB>의 편집장이 부럽다. 이보람 헬로인디북스 책방지기
 
 
 
 
2017-11-01 15;56;54.PNG
만화책을 사본 적 있는지. 소장할 만화책과 그냥 한 번 읽고 말 만화책은 어떤 기준으로 나눌 수 있을까. 독립출판물은 대개 샘플 도서와 함께 입고되기에, 내용을 읽어 보고 살 수 있다. 얇은 책은 5분도 안 되어 다 읽을 수 있는데, 내용을 다 알고도 책을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의아할 것이다. 손님들은 저마다 소장할 책과 아닌 책의 기준을 생각하며 살 책을 정한다. 『어떤 생각』은 만화책인데다 100쪽 남짓이라 금세 읽을 수 있지만, 소장할 만한 책이다. 저자는 4년간의 일기를 일부 추려 만화로 재구성했는데 이런 식이다. 아침엔 퉁퉁 부은 얼굴이 너무 못났다가 밤이 되면 그럭저럭 볼 만하다는 중얼거림이나, 무기력은 ‘내일의 내가 어떻게든 처리해 주겠지’라며 미루는 고약한 감정이라며 퍼져서 누워 있는 본인을 그려 놓는 식. 싱겁다고 생각할 수 있는 작은 그림들 사이에 ‘말의 속도’, ‘학습된 무기력’, ‘익숙함’ 등에 대해 마음 깊이 찌르는 상념들을 숨겨 놓았다. 흑백의 간결한 선으로, 페이지마다 다양한 컷의 구성으로 채워진 ‘어떤 생각’들이 가득하다. 김미현 달팽이 책방 운영자
 
 
 
 
2017-11-01 15;57;05.PNG
 고양이를 키우는 친구들에게 해서는 안 될 질문이 있다. ‘고양이는 잘 있어?’ 이 말을 들은 순간 열 장의 사진이 전달되며 온갖 감탄사와 고양이 중계를 듣게 될 것이다. 그 중계를 좀 더 차분하게 들을 수 있는 다정한 책이 등장했다. 자신이 키우고 있는 고양이를 처음 만난 계기와 성격, 매력 포인트, 독특한 습관이나 취향을 말하는 집사들의 우리 고양이 자랑 대회. 말끝마다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이 고양이 수다를 듣고 있노라면 역시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사람들이 사랑하는 것들이 동그랗게 드러나면 그 옆에는 반드시 내가 사랑하는 것들의 자리도 생긴다. 그래서 순간 세상은 사랑으로 가득 찬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것이다. 그것이 꼭 고양이일 필요는 없다. 무언가를 사랑하는 마음에 공감한다면 이 책을 읽었을 때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갈 것이다. 어쩌면 슬픔보다 더 전염되기 쉬운 것은 기쁨이며 그래서 이 책은 우리에게 전달될 가치가 있는 것이다. 심지어 자기 고양이의 못된 성격을 이야기할 때에도 그것이 기쁘게 들릴 정도이다. 북극서점 순사장

<저작권자 (주)학교도서관저널,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Total 253 [ 날짜순 / 조회순 ]
[요즘 책들]연필의 고향 외 (2018년 03월호) 284 hits.
    학교를 졸업한 지 오래되었지만 3월은 여전히 새 학기의 떨림으로 남아있다. 새 학년에 새 친구를 만나던 날을 생각하면, 누구랑 앉아야 할지 점심시간에 함께 밥 먹을 친구는 있을지 겁나기도 했다. 아껴두었던 새 연필을 꺼내서 공들여 깎고 새 공책에 학년 반 번호 이름을 또박또박 적고 잠들었던 밤…
[모아 읽는 책]두근두근 새 학기! 만나고 싶은 선생님, 피하고 … (2018년 03월호) 174 hits.
새 학년이 시작되었다. 아이들은 같은 반 친구들에 대한 걱정만큼이나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가 길어진다. 다행히(?) 아이들도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피하고 싶은 몇몇 선생님들이 있을 뿐이다. 이런 선생님은 사회에 무리를 일으킨 연예인만큼이나 아이들에게 공공의 적이 되기도 하는데 도서관에서는 선후배간에 “선생…
[어른도 그림책]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 (2018년 01+02월호) 1140 hits.
눈에 보이는 것이 어떤 대상의 실체가 맞을까요? 사람의 눈은 선택적입니다. 필요에 따라 눈에 들어오는 것이 달라지지요.그러니 누구도 진짜 세상을 본 사람은 없다는 사실에 반박할 수가 없습니다‘. 눈’이 무엇을 볼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지각이에요. 보는 자가 누구냐에 따라 보이는 것에 대한 얘기가 달라집니다. …
[모아 읽는 책]추운 겨울, 이불 밖은 위험해! (2018년 01+02월호) 411 hits.
겨울이다! 이불 밖은 위험하니 이불 안에서 오래 있을 준비를 하기 위해 사람들이 도서관을 찾는다. “방학이 기니까… 재미있는데… 좀 길었으면 좋겠고… 조금은 유익했으면 좋겠어요.” 이 정도 되면 이야기가 길어진다. 아예 대출 반납 데스크를 떠나 서가 앞에 가서 책을 보여 주며 책 홍보를 시작한다. 가끔 “사서선…
[그냥 재밌는 책]『영원의 아이』외 (2017년 11월호) 764 hits.
  상처 입은 아이들의 시간학교 폭력이나 아동학대와 같은 사회 문제는 그 배경에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고, 이는 어느 나라 어느 사회나 다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까닭은 전적으로 가정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며, 결국 가족이 화목해지면만사 오케이일 거라는 식의 암묵적인 동의가 …
[요즘 책들] 『버섯 소녀』외 (2017년 11월호) 587 hits.
세상의 많은 것들이 크고 명징한 것들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때, 오히려 반대로 곧 사라질 듯 아련한 존재감으로 우리의 마음에 들어오는 것들이 있다. 대부분의 시가 그렇지만 어떤 동화들도 그렇다. 『버섯소녀』는 그런 그림책이다. 매끄럽지 않은 질감, 서로 조금만 스쳐도 큰 소리가 나는 종이로 만들어진 작은 책. …
[영화 읽기 책 그리기]알 이즈 웰: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봐 (2017년 10월호) 688 hits.
   미국 최고의 공대, 하면 여러분은 어떤 학교가 떠오르나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MIT 공대를 떠올릴 겁니다. 미국의 MIT, UC버클리에 이어 세계 최고의 3대 공대로 불리는 인도의 IIT 공대. 이 학교에 입학한 세 명의 얼간이가 있습니다. 아니, 이 친구들이 천재도 아니고 왜 얼간이들이냐고요? 이제부터 이…
[나만의 진로+책] 강원 홍천여고 학생들의 진로와 디딤 책 (2017년 07+08월호) 1299 hits.
              .
[테마도서전시] 표지만 보고도 읽고 싶어지는 책들 (2017년 07+08월호) 1272 hits.
 도서관 서가 가득 책이 꽂혀 있다. 책을 읽고 싶어서 도서관에 왔지만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 책등에 쓰여 있는 제목만 봐서는 무슨 책인지 모르겠다. 사서선생님께 재미있는 책을 소개 받고 싶지만 아직은 친하지 않아서 어떻게 물어봐야할지도 모르겠고, 선생님은 무척 바빠 보인다. 어딘가 제목을 들어…
[영화 읽기 책 그리기] 망국의 슬픈 운명을 살다간 공주, 덕혜옹… (2017년 06월호) 1201 hits.
 2009년, 권비영 작가의 『덕혜옹주』가 출간되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조선의 마지막 핏줄이자 망국의 슬픈 역사를 증명하는 인물인 덕혜옹주에 관해 그동안 단 한 권의 책도 없었기 때문에 이 책의 출간은 실로 엄청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지요. 덕혜옹주는 1912년 고종의 늦둥이 딸로 태어나 많은 …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