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내일의 학교도서관을 준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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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4-05-02 10:35 조회 1,483회 댓글 0건본문
학교도서관은 진보하고 있을까
사서·사서교사 대상 설문조사로 살핀 도서관 현주소
송정아 중앙대 문헌정보교육 석사, 서울 한성중 사서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교육 현장에서는 변화하는 시대에 맞춘 새로운 미래교육 패러다임을 제안하고 있다. 교육기관이자 정보센터 도서관의 기능을 가진 학교도서관에서도 미래 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변화를 추진 중이다. 실제로 학교도서관진흥기본계획이 개정되면서 기존의 인쇄 매체 중심의 학교도서관 서비스는 이용자의 다양한 요구와 학습 형태를 지원하는 서비스로 전환을 시도 중이다. 공교육 내 이용자 간 정보 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정보 소외층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메이커스페이스를 조성해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는 새로운 서비스 도입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그러나 사회·정책적 전략만 논의됐을 뿐 이에 관한 실무자들의 생각이 객관적으로 드러나지는 못하고 있다. 학교도서관이 현재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개정된 교육과정과 학교도서관진흥기본계획의 내용이 잘 적용되고 있는지 정확히 평가하려면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 봐야 한다. 실효성 있는 학교도서관 역할 재정립과 운영안 개발을 위해서는 내부 구성원들의 의견이 최우선적으로 요구되므로, 필자는 전국의 초·중·고 사서교사 및 사서(131명)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에 맞춰 학교도서관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스마트 디바이스, 어디까지 구축되어 있나
먼저 최신 기술이 실제로 학교도서관에서 얼마나, 어떻게 도입되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실무에 활용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파악하고자 학교도서관 내에서 지능기술을 기반으로 하는‘사물 인터넷, 인공지능, 로봇, 빅데이터’등‘지능 정보화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지 여부를 측정한 결과‘그렇지 않다’라는 응답이 75.57%로 나타났다. 현 학교도서관 내에서 지능 정보화 서비스가 매우 적게 제공되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실제 국내외 도서관에서 활용되고 있는 IT 장비 및 스마트 디바이스들인 ‘노트북, 태블릿, 전자책 전용 단말기, 3D 프린터, 비콘, RFID, QR코드, 웨어러블북, 구글 클래스, 로봇’이 학교도서관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지 조사한 결과, 태블릿과 노트북(37.11%)이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었다. 태블릿과 노트북이 한정적인 도서관 예산 안에서 구입할 수 있는 금액대의 디바이스이며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장비이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다음으로는 QR코드(13.03%)가 많이 활용되었다. 이는 QR코드가 모바일 기기 사용이 보편화된 시대에서 특별한 기기를 구입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디바이스이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이용자가 학교도서관 행사 안내 페이지나 도서 정보 및 추천 관련 페이지로 바로 접속할 수 있는 서비스가 제공되곤 한다. 이 밖의 기기는 RFID(10.76%), 구글 클래스(10,20%), 전자책 전용 단말기(6.80%), 3D 프린터(6.52%) 순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근무 학교도서관 내에 IT 장비 및 스마트 디바이스가 전혀 없다’라는 의견(5%)이 있기도 했다.
이를 정리해 보았을 때, 현재 학교도서관 내에서 IT 장비 및 스마트 디바이스가 상대적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공공도서관에 비해 예산이 적어서 고가의 디바이스를 도입하기엔 어려움이 따랐다. 비교적 간단하고 적은 비용이 지출되는 기기를 구비하는 것으로 최신 기술이 접목되고 있었다. (...)
실무자가 말하는 미래 학교도서관의 역할
운영 만족도
학교도서관의 미래상을 제안하기에 앞서, 현재 실무자들의 운영 만족도 파악이 이루어져야 실효성 있는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현 실무자들의 학교도서관 운영 만족도는 어떨까? 실무자들은 전반적으로 도서관 예산 안에서 이뤄지는 원활한 자료 구입과 각종 행사, 프로그램 운영 등 기본적인 운영에 대해서는 만족했다. 하지만 교과 융합 및 연계 수업, 학교도서관 활용수업 활성화, 최신 정보기술 및 장비 구비에 대한 부분에서는 만족스러워하지 않았다.
교육적·정보적·문화적 기능별 필요 서비스
(...) 다양한 ‘교육적 기능’ 중에서도 실무자들은 특히 뉴스 리터러시, 정보 리터러시, 디지털 리터러시 등 확장된 리터러시 개념을 지원할 수 있도록 최신 정보기술 사용을 위한 정보활용교육 프로그램 제공과 이와 관련된 내용으로 교과 연계성을 확보한 교육과정 개설이 가장 필요하다고 보았다. ‘정보적 기능’으로는 최신 자료를 확보하고 노후화된 전산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 교육과정 관련 자료를 폭넓고 다양한 수준으로 구비해 학습자 수준별 개별화 학습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레크리에이션 기능과 공간적 기능이 포함되어 있는 ‘문화적 기능’에서는 이용자가 친근감을 가질 수 있도록 아늑하고 쾌적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는 노후화되고 삭막한 기존의 학교도서관 분위기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실무자들의 인식이 있음을 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또한 잠재적으로 존재하는 공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고정적 형태의 공간보다는 충분한 유연성이 확보되는 공간 구성 역시 필요하다고 보았다.
미래 학교도서관보다 먼저 논해야 할 당면 과제
현 문제점 극복이 우선
필자는 설문 조항 중 가장 마지막 문항으로 미래 학교도서관에 대한 자유로운 의견을 서술형으로 기술하도록 요구했다. 결론적으로 앞선 총 27문항의 설문조사 결과보다 마지막 서술형 문항에서 가장 현실적인 학교도서관 현장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현장의 실무자들은‘디지털 시대의 미래 학교도서관을 논하기엔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컸다. 9년 차 학교도서관 사서로서 굉장히 공감 가는 부분이었다. 물론 시대에 맞춰 학교도서관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발전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학교도서관의 현주소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하고 우려했다.
학내 구성원의 인식 부족, 학교도서관 발전의 여전한 걸림돌
특히 많이 언급된 키워드로는 ‘인력 부족’, ‘예산 부족’, ‘전문성 강화’, ‘교과 연계’가 있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키워드들이 ‘학교도서관 정체성 인식 문제’로부터 비롯된다는 점이었다. 학교 관리자(교장, 교감, 행정실장 등)와 구성원들이 학교도서관을 학교 행사 혹은 시간 떼우기 용도의 공간으로 활용하여 단순 열람이나 놀이 공간으로만 인식한다는 것이다. 실무자들은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학교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사서가 학교도서관 리모델링 등을 제안한다 해도 관리자들에게 전통적 이미지의 학교도서관에 대한 생각이 뿌리 깊게 박혀 있어 시대가 요구하는 학교도서관으로 나아가기에 어렵다는 점을 토로했다.
또한 ‘학교도서관에서는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에 대한 구성원들의 인식은 사서교사의 ‘전문성’과 ‘교과 연계’ 문제로 이어진다. 엄연히 수업권을 확보할 수 있는 사서교사임에도 수업 시수를 배정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학교 구성원들이 학교도서관 전담 인력을 단순한 ‘책 지킴이’로 인식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더불어 응답자들은 사서교사와 교과교사가 협력해 다양한 형태의 수업 자료를 제시하는 교수학습 활동이 이뤄질 수 있음에도 사서교사의 교육적 역할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해 학교도서관 활용수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사서의 전문성 강화가 먼저 필요하다
갈수록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조명받고 있다. 이에 학교도서관 계에서는 사서교사의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 보았지만 사회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국어교과’의 영역으로 보고 있다. 사서교사의 영역은 국어교과, 정보교과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 그 안에서 우리는 차별성을 가진 교육과정을 개발하여 체계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실무자들이 모두 공감하는 부분은 기술이 발전할수록 학생들이 문해력은 점점 떨어지고 자신의 생각도 글로 표현하기 어려워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학생들이 기초적인 문해력을 기르면서도 디지털 신기술 역시 습득할 수 있도록 초·중·고학교도서관이 체계적인 연계성을 가지고 텍스트북부터 전자 매체 및 최신 기술을 활용한 학습까지 제공해야 효과적인 기능을 갖춘 학교도서관이 될 수 있다. 이에 실무자들은 학교도서관 전담 인력의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고 얘기한다. (...)
학교도서관 재정립을 위한 요건
정보교육 양극화 바로잡기
교육부에서도 학교도서관진흥기본계획을 개정하고 있고, 각 교육지원청에서도 학교도서관 지원사업 등을 매년 개정하고 있지만 이는 실제 학교 현장에서 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슬픈 현실이다. 대부분의 사항이 의무가 아닌 ‘권고’, ‘지향’, ‘학교 재량’이라는 점이 그 이유다. 그렇다 보니 지방의 학교도서관의 경우 시·도 교육청에 따라 학교도서관 전담 인력이 투입되지 않거나 도서관 자료 구입비가 학교 운영비 3% 이상이 되게 하라는 교육부 권고 기준도 미치지 못한 채 운영되는 도서관도 많다. 심지어 학교도서관이 학교 안 창고처럼 방치되기도 한다. 학교도서관은 평등한 정보교육을 제공하고 학생 개개인의 수준에 알맞은 다양한 정보와 매체를 지원하는 공간이다. 학생들의 탐구 학습과 창의력 신장에 기여하는 학교도서관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원받지 못하고 방치되는 것은 이용자 간의 지식과 정보의 불평등을 심화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기술이 발전하면 할수록 이 양극은 더 큰 문제로 다가올 것이다.
다시, 본질에 집중하기
학생들의 리터러시 능력을 함양하는 곳, 지식정보화 시대에 맞는 인재를 육성하는 ‘학교도서관의 본질’에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전문성을 가진 학교도서관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의 1인 인력 체제 시스템은 디지털 시대가 요구하는 학교도서관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최소 2인 체제는 되어야 오늘의 학교도서관이 교육부가 원하는 미래의 학교도서관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교도서관에 최신 디지털 기기만 구비해 놓는다고 해서 디지털 교육 시대에 맞춰 가는 학교도서관이 되는 것이 아니다. 본질적인 부분을 바라봐야 한다. 교육부 차원에서 학교도서관 재정립을 강화한 계획서가 마련되어야 한다. (...)
우리가 그려야 할 교육의 지도
자기주도성·정보활용능력이 핵심역량이 될 미래
강봉숙 전북대 문헌정보학과 교수
한 가지 가정을 해 보자. 입구와 출구가 12개인 회전 교차로에서 한 이방인이 운전을 한다. 회전 교차로의 중심은 240m, 교차로 내 차선은 8개, 신호등은 설치 불가능, 통행하는 규칙은 우측 진입 차량 우선, 우회전 2가지만 허용한다. 신호등이 없으니 운전자는 반시계 방향으로 따라 돌다가 원하는 도로에서 우회전해서 나가야 한다. 12개 방향에서 들어오고 다시 12개 방향으로 나가는 차량들은 8개 차선에서 질서가 없는 듯 있는 듯 움직인다. 12개의 출구는 파리 곳곳으로 연결되고, 회전 교차로 중심 지름 240m 내에는 개선문이 있다. 정보가 없는 이방인이 그곳을 운전해 지나다 회전 교차로 위에서야 현실을 마주한다. 2차원을 넘어선 공간에 있는 듯 우주를 비행하는 힘이 있어야 할 것만 같다. 혼란의 경험에 이른 뒤에야 악명 높은 개선문 회전 교차로 정보와 함께 ‘별다른 규칙이 없음’이 규칙임을 알게 된다. 정보와 규칙을 알고 개선문 위에 올라서 회전 교차로 전체를 아울러 내려보면, 혼란의 경험은 다소 객관화되지만 이방인은 여전히 두렵다. 어쩌면 학교도서관이 조망하는 미래교육의 모습이 아닐까. 그럼에도 교차로 각각의 규칙과 행태를 살펴보고자 한다.
OECD 학습나침반 2030
지금 필요한 교육과 역량
IB 교육과정
학교도서관을 둘러싼 국내 정책
| 책을 포함한 다양한 매체가 담긴 정보와 정서를 매개로 하는 정보 리터러시, 정서 리터러시 기반 프로그램으로 외연을 확장한다면, 도서관 서비스와 연결되지 않을 국가 정책은 단언컨대 없다. 그러나 도서관 프로그램의 외연 확장이 자료와 이용자의 삶을 연결하는 도서관 고유의 정체성에서 벗어나면 이는 도서관이 고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역기능을 초래할 수 있다. 이에 도서관계는 여러 정책을 망라하여 살피려는 시야는 열어두되, 도서관의 자원 투입 상황과 이용자의 삶과 요구를 분석한 결과에 따라 개별 도서관 특수성에 기반하여 서비스를 기획해야 한다. 그리고 인력 확보, 조례 제정 등 제반 인프라부터 구축해야 한다. 그렇더라도 그 시작점은 여전히 공간 중심 서비스 확장보다는 자료 중심 서비스의 확장이 먼저다. 나아가 자료와 이용자를 매개하는 지점에서시작하여 여건에 따라 다른 지점을 확장해 가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겠다. 제안하자면 수많은 분야에서 주목하는 정책에 연계한 도서관 자료의 큐레이션이 도서관 서비스 확장 모델이 중심이 될 것이다. |
포스트 휴먼 리터러시
급변의 미래,
사서교사가 갖춰야 할 역량
박혜림 대구 포산고 사서교사
큰 창으로 햇살이 들어오는 아늑한 공간, 가지런히 정렬된 서가와 빼곡히 꽂힌 책들 사이에서 묵은 종이 냄새가 느껴진다. 그리고 여유로이 책을 정리하는 사서의 모습. 대개 사람들이 생각하는 도서관과 사서의 이미지인데,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다. 실제 영화나 드라마에서 공부를 하거나 중요한 자료를 찾는 곳으로 도서관은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사서교사로 일한 지 어느덧 5년 차가 되었지만 종종 이런 질문을 받는다. “도서관에 혼자 있으면 심심하지 않아요?” 어쩌다 사서교사는 도서관에 있는 심심해 보이는 사람이 되었을까? 사회적 관계망 서비스의 발달로 온라인 비디오 플랫폼을 통한 개인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일상을 동영상 콘텐츠(VLOG)로 만들어 공유하는 교사들이 많아졌다. 사서교사의 일상을 담은 콘텐츠도 많아졌는데, 이를 통해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학교도서관의 모습과 역동적인 사서교사의 하루를 엿볼 수 있다. 도서관에서 ‘책’만 읽고 있을 것 같은 ‘사서교사’도 디지털 정보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여러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다.
이용자와 정보 매체 그리고 사서
교육계 변화의 바람 속 학교도서관
1)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http://encykorea.aks.ac.kr)2)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 교육부, 2022.(https://www.moe.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