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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657 서가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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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2-10-06 15:55 조회 385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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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상상을 잇는

통로를 그리는 마음


김소희 만화가




나는 성장물을 좋아한다. 탄광촌에 서 나고 자란 주인공이 유명 발레리노가 되는 여정을 보여 주는 영화 <빌리 엘리어트>는 몇 번을 봐도 눈물을 흘린다. 이 영화에서 성장하는 건 주인공인 어린 빌리와 친구뿐만 아니다. 그 아이의 꿈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어른들도 함께 성장한다. 영화의 영향이었을까? 20여 년 전 출간한 나의 첫 만화책 『고양이와 새』는 탈학교 청소년들의 성장물이었다. 각자 다른 트라우마와 고민을 안고 있는 친구들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바깥에서 서로를 응원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후 오랜 시간 만화를 그리지 못하고 많은 어린이책에 일러스트를 그렸다. 동화책과 교양책, 그림책 등에 그림을 그리면서 아이들과 함께 배우며 자랐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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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표현하기 어려웠던 이야기 


가난하고 어두운 열세 살 때의 자전적 이야기를 주제로 만화책 『반달』을 그렸다. 어릴 적 ‘가난’보다 ‘차별’이 현실을 더욱 실감 나게 해 주었던 경험, 그런 현실이 닥쳤을 때야 비로소 보였던 힘든 상황에 놓인 다른 어린이들의 모습을 담았다. 책이 나오기 전, 주인공 송이가 지하 술집 창고방에서 나오지 못했던 이야기를 만화로 그려서 편집자에게 보여 준 적 있다. 편집자는 이야기가 너무 어두우니까 ‘곰돌이 가족’으로 바꾸어 우화로 만들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그때 나는 이 이야기가 온전히 출판되지 못할 수도 있겠구나, 낙담했다. 내가 자전적인 소재를 택했던 이유는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보여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일이 있고 약 3년 후, 다른 출판사인 ‘만만한책방’에서 『반달』이 무사히 출간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가난과 차별 속에 홀로 선 10대들이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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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반달』 김소희 지음│만만한책방│2018 / 우 『민트맛 사탕』 김소희 지음│길벗어린이│2022


그날 이후 이야기를 구상할 때, 이건 너무 어두운 이야기일지 아닐지 고민하게 됐다. 꾸준히 고민하다가 올해 만화책 『민트맛 사탕』을 냈다. 바깥에서 보면 알 수 없지만, 가족에게 소외당하는 중학생들이 게임 세상에서 만나 친구가 되어 남에게 털어놓기 힘든 고민을 나누며 위로를 주고받는 이야기를 담았다. 박인하 평론가는 “현실에서 만나지 못한, 환대받는 세상에서 만난 친구들”이라는 평가를 했다. 현실에선 아무도 반기지 않는 이 친구들이 게임 세상에서 서로를 기다리며 반가워하기 때문이다. 이 만화를 만들 때 고민은 두 가지였다. 어린이들이 소외감을 느끼거나 방치되는 상황을 만드는 어른의 입장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은지와 자칫 게임이라는 매체에 대한 잘 못된 인식을 주지는 않을지가 고민이었다. 그래서 청소년 주인공들에게 초점을 더 맞추었고, 가상의 게임 스토리를 설정했다. 나는 늘 내 만화에 현실로 가는 문이 있기를 바랐고, 그 문이 언젠가 사라지는 게 꿈이지만 여전히 방치된 10대들이 저 문밖에 서성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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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맛 사탕』에 등장하는 게임 세상 일러스트 



좋은 만화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일은 어른들의 몫이다 


우연히 『귀멸의 칼날』이라는 일본만화를 보았다.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만화라고 하는데, 설정이나 내용이 굉장히 폭력적이었다. 주인공의 여동생 캐릭터는 평소에는 입이 막힌 채 묶여 있다가 오빠에게 어려움이 닥쳤을 때 힘을 내어 나타나 위기에서 구해 주는 히어로였다. 귀신을 잡는 주인공들의 다이내믹한 활약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만화를 보게 만드는 힘이 있었지만, 성차별적이고 폭력적인 설정 때문에 길게 보기 힘들었다. 그런데 얼마 전 아파트 단지에서 그 여동생 캐릭터의 옷을 입고 지나가는 꼬마를 봤다. 아이가 좋아하니까 부모님이 사 주셨을 텐데, 캐릭터가 어떤 인물인지 알았다면 그 옷을 내 아이에게 입히긴 어려웠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본만화 중 『요츠바랑』이라는 작품이 있다. 일본인 남자가 외국 여행 중 고아가 된 외국인 꼬마를 입양해 고국으로 돌아와 같이 일상을 보내는 홈드라마인데, 이 만화는 과한 설정도 연출도 없이 길에서 돌멩이 하나를 발견해 햇볕에 비춰 보는 장면만으로도 감동을 주는 만화이다. 이 만화는 한부모 가정 혹은 외국인 아이에 대한 시선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이웃과의 어울림과 일상의 소중함을 무덤덤하게 보여 준다. 읽다 보면 굉장한 다정함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을 읽은 아이들도 종종 나와 같은 기분으로 책에 몰두한다고 하니,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기에 더없이 좋은 만화라고 생각한다. 

이렇듯 어른에게 내용과 설정이 비교육적이고 폭력적이라고 느껴지는 만화가 아이들한테 인기가 좋을 수 있고, 누가 봐도 좋은 만화도 있다. 몰입도와 재미만 따져 아이들의 선택을 받은 작품을 고민하는 일은 어른들이 더 많이 해야 한다. 

‘만화책’보다는 ‘동화책’이나 ‘학습서’를 권하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어려운 내용을 재미나게 구성한 학습만화도 많고(심지어 나는 어릴 때 암기과목은 만화처럼 칸을 나누고 그림을 그려서 필기 정리를 하곤 했다. 효과도 무척 좋았고, 그 노트를 몇몇 친구들이 빌려 가기도 했다), 길고 어려운 고전소설을 그래픽노블로 내는 경우도 있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이 백대승 작가의 그래픽노블로 발간되어 다시 읽었는데, 동물들의 흥미진 진한 이야기와 사회의 부조리가 세밀하게 살아 있는 책이었다. 바스콘셀로스의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도 그래픽노블로 나왔는데, 이희재 작가가 그린 제제의 표정이 실감 나게 표현되어 한층 더 감동적으로 읽을 수 있었다. 문학적인 감동을 주는 만화는 허구의 이야기에서 현실을 길어 올려 공감을 낳는다. 이야기의 세계로 이끄는 멋진 이미지로 가득 찬 그래픽노블이 많이 출간되고 있어서 즐거운 요즘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도 만화책으로 읽었는데 캐릭터가 생생해서 꽤 오래 신화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이렇듯 학습과 재미를 동시에 잡는 만화책은 다양하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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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측부터 순서대로 『요츠바랑! 1~15』 아즈마 키요히코 지음│대원씨아이│2004,
『동물 농장』 백대승 지음│아름드리미디어│2022,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이희재 지음│양철북│2004
 



만화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와 감동을 누리자 


긴 글이나 독서에 취미가 없는 어린이들에게 만화는 책과 친해질 수 있는 가장 좋은 친구다. 만화책은 칸과 칸 사이가 행간의 역할을 해서 이미지가 상상력을 증폭해 주는 몫이 크고, 글이나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나 상태를 쉽게 보여 준다. 만화는 이미지 언어이기 때문이다. 만화 언어에 능숙한 십 대들은 과감한 상상의 세계를 오가는 데 주저함이 없다. 카톡 이모티콘 하나가 상황을 다 표현해 버리는 시대에 만 화는 풍부한 자기표현 감각을 익히기에도 좋을 것이다. 실제로 캐릭터 표정 그리기 수업을 하면 무뚝뚝한 표정의 아이도 열 가지가 넘는 캐릭터의 얼굴을 그리며 캐릭터를 따라 표정이 바뀌는 걸 볼 수 있다. 어려운 주제의 그리기 수업도 만화로 구성하는 시간에는 쉽게 완성해 내곤 한다. 만화는 그만큼 이미지를 다양하게 표현해 낼 수 있고 친근하기 때문이다.

『반달』의 열세 살 송이가 어두운 터널 같은 시기를 건널 때 빛이 되어 준 것도 만화책이었다. 만화는 때로 허름한 현실을 잊게 해 주기도 했고, 그림을 그리고 나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교재가 되기도 했다. 『테르미도르』를 보면서 프랑스 혁명을 파고들었고, 『유리가면』을 통해 연극이라는 세계에 빠져들었고, 『아기공룡 둘리』 를 통해 일상에서 상상하는 재미를 들였다.

내가 만든 캐릭터가 나 자신이 되어 스스로 위로하기도 하고, 친구가 되어 많은 이 야기의 영감을 주기도 했다. 만화는 많은 동료를 만나게 해 주는 길이기도 했다. 지금은 세상과 연결되는 통로이자 독자라는 친구를 만나는 문이다. 이 모든 과정에서 힘든 시간도 겪었지만 지루할 새 없이 무척 즐거웠다. 모든 독자들이 나만큼 만화에 빠지기는 힘들겠지만, 적어도 한 번쯤 만화책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이야기와 상상의 세계에 빠져들어 보시길 바란다. 재미와 감동의 사이에서, 칸과 칸 사이에서, 내가 만난 현 실과 이야기를 이어 주는 통로가 여러분에게도 보일 것이다.  






About 학교도서관 만화책

수서 기준


권경진 서울 당곡고 사서교사




중학교에서 근무하던 어느 날, 도서관에서 웹툰 단행본만 보던 남학생이 도서관에 있는 만화책을 다 봤다며 뭐 더 없냐고 물어봤었다. ‘먼나라 이웃나라’ 시리즈와 『초한지』, 『토지』 등 문학작품 번안 만화책이 몇 권 더 있어서 그중 『삼국지』(아이세움)를 추천했다. 그림이 큼직하고 읽기 편할 것 같아서 권한 것이었는데, 학생은 『삼국지』를 끝까지 다 읽고 나서는 너무 재밌었다며 소설로도 읽어 보겠다고 처음으로 책을 대출해 갔다. 물론 이런 의미 있는 사례는 드물지만, 그래도 그때 만화책의 순기능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윽고 2015년 「학교도서관에서의 만화자료의 가치와 만화자료의 수서에 대한 사서의 인식 연구」라는 제목으로 석사 논문을 썼다.

당시 서울 및 경기 지역 초등학교와 중학교 도서관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학교도서관의 만화책 소장 비율은 전체 중 96.8%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초등학교의 만화책 소장 비율은 98.8%였으며, 중학교는 93%였다. 학교도서관 만화 수서 및 관리에 대한 별도 기준의 필요성에 대한 사서의 인식을 알아본 결과, 조사 대상자의 과반수가 “그렇다”라고 응답했으며, 18.4%는 “매우 그렇다”라고 응답해 만화 수서의 필요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015). 


 

만화책을 소장해야 하는 이유


만화 시장이 점점 커지고 여러 플랫폼에서 다양한 장르의 만화들을 제공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만화를 쉽게 접한 세대들이 학부모가 되면서 만화책에 대한 기본 인식이 부정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아직은 학교관리자나 몇몇 학부모와 동료 교사는 만화책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는 듯하다. 
학교도서관에서 양질의 만화책을 수서해서 이용자에게 제공한다면 만화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바뀔 수 있지 않을까? 도서관에서 소장 중인 만화자료라면, 이용자의 정서와 수준에 맞게 선택된 자료이니 이용자가 안심하고 봐도 될 것이다. 좋은 만화책을 접한 이용자들은 만화책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하지 않을까 기대했다. 그리고 만화책에 대한 수서 기준이 명확하다면 사서가 양질의 책을 고르는 것에 부담을 줄이고, 자료를 일관성 있게 선정할 수 있지 않을까? 
어느덧 학교도서관 근무 9년 차가 되었는데, 사실 만화책을 위한 성문화된 수서 기준이 없는 지금도 만화책 수서를 잘 하고 있긴 하다. 만화책도 사실은 그냥 장서일 뿐인데,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만화책 수서의 당위성을 높이기 위해 수서 기준을 별도로 만들려고 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만화책의 오락적·교육적·사회적·대중적·정서적 기능 중 긍정적인 방향으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책이면 사실 어떤 주제든 어떤 장르든 수서가 가능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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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써 보는 만화책 수서 기준

만화책 수서 기준은 일반 자료 선정기준과 크게 다르지 않고, 그 기준에 모두 충족하면 수서가 가능하다. 「학교도서관 운영편람」(교육인적자원부, 서울: 서울특별시교육청, 2007)에서는 학교도서관 자료 선택 시 일반적인 기준을 학교 교육과정, 이용자의 특성(요구), 자료의 내용(가치), 예산, 기존 자료에 대한 평가 및 자료구성 계획으로 구분하여 제시한다. 만화책 수서도 이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학교도서관 자료로서 가치를 가질 것이다. 다만 현장에서 장서를 관리해 보며 느꼈던 몇 가지를 토대로 기준을 추가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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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학교도서관에선 만화책을 어떻게 수서할까?

필자의 논문에 실렸던 해외 자료들이 1999년 이전 자료라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 된 기준이 있을까 해서 검색해 보았다. 서울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DLS)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The New York City School Library System(NYCSLS)은 뉴욕 주 전역의 공립 및 비공립 학교도서관 미디어센터에 공식 네트워크를 제공하며 대출·반납, 도서 DB 관리 시스템은 물론, 학교 간 상호대차를 강화하는 표준화된 목록과 학교 사서 가이드북 등 학교도서관 운영 및 교육 관련 여러 리소스를 제공한다. 이 시스템에서 “학교도서관을 위한 그래픽노블 및 만화 수서 가이드”를 찾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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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CSLS는 일부 만화는 특정인에게 민감하거나 폭력적일 수 있으니, 사서가 반드시 해당 만화를 먼저 읽거나 리뷰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어떤 사서에게든 만화 수서에 대한 최고의 조언은 책을 많이 읽는 것이고, 만화는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얘기한다.
미국도서관협회(ALA)의 소속인 청소년 도서관 서비스 협회(YALSA)에서는 십 대 독 자에게 적합한 그래픽노블 추천목록을 제공한다. 이 목록을 꾸리는 일에 만화를 수서하고 직접 이용해 본 경험이 있는 공공 및 학교도서관 사서들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목록도 도서관 권리 장전에 준하는 자료표준 선택 기준이 적용되며 추천목록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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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를 찾다가 흥미로운 영상을 발견했다. 도서관이 독자들에게 양질의 자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각종 콘텐츠나 연수를 연결해 주는LibraryPass(librarypass.com)라는 사이트가 있었는데, 여기서 2021년 6월 27일 열렸던 연수의 주제가 ‘학교도서관에 서의 그래픽노블 장서 개발’이었다. 진행자 한 명과 미국의 학교 사서 4명이 함께 진행 한 연수였다. 학교마다 만화 수서를 어떻게 하는지, 학교 교육과정이 만화책에 반영되어 있는지, 만화 수서로 인해 관리자나 동료 교사와 충돌은 없었는지, 단행본과 전자 책의 비율을 어떻게 정하는지, 사서가 자료 선정 후 관리자 등이 재검토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미국 역시 만화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학교 관리자나 학부모로부터 직접 민원을 받은 사서들도 있었다. 하지만 네 명의 사서 모두 만화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으며 학교 커리큘럼과 이용자 특성을 고려하면서 아이들의 요구를 우선해서 반영한 만화책을 소장·수서하고 있다고 했다. 학생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만화를 별치 서가로 두고 관리한다고 했다.
링컨 공립학교 사서 Joy Harvey는 만화자료 개발 정책에 대한 서면으로 된 기준이 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만화 수서를 위해 책을 직접 봐야했다고 대답했다. 학교 커리큘럼을 담고 있는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지, 자신이 옳은 선택을 했는지 확인해야 했기 때문이다. 교육 관련 법령, 지역 특성 등에 따라 자료 선택 기준은 있지만 만화책을 위한 별도의 기준은 없다고 했다.
유마 고등학교 사서 Cait Zaksheske는 만화책 수서를 위해 여러 수상 목록에 있는 책부터 살펴본다고 말했다. 그중 학생들이 관심 있게 볼 책을 찾아서 수서한다. Cait는 학생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대화를 통해 넷플릭스든 소설이든 만화든 학생들이 지금 보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학교도서관에서는 학교도서관 운영위원회를 두어 자료 선정 시 운영위원 회의를 거쳐 안건을 심의한다. 영상에서 말한 재검토 정책이라는 것이 사서가 선정한 책을 다시 검토하는 정책을 의미하는 듯했는데, 재검토 정책이 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대부분 없다고 답했다. 워싱턴DC 공립학교 사서 K. C. Boyd는 “학생들은 자신들이 읽고 싶은 것을 읽을 자유가 있다. 자녀가 특정 책을 읽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그것은 개인적인 의견이라 존중하지만, 내가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사서들이 각자 이용하는 만화책 선택 도구를 소개하는 것으로 연수는 마무리되었다. 특정 개인의 블로그를 팔로우하거나 공공도서관에 있는 만화책 리스트만 봐도 만화 수서 도움이 된다는 사서도 있었다. 주립도서관협회의 추천도서목록을 이용한다고도 했다. 사서가 직접 읽고 수서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부분이 많았는데, 만화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보다는 미국에는 다양한 인종, 다양한 문화권이 존재하다 보니 그들 모두에게 추천하기 적합한 책을 골라야 해서 더 신중하게 수서하는 것 같았다. 다양한 핑계로 책 읽기를 미루고 여러 서지 도구에 의존했던 나에게 “수서에 대한 최고의 조언은 책을 많이 읽는 것이다.”라는 NYCSLS의 충고가 따끔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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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braryPass 유튜브 채널 캡처(www.youtube.com/watch?v=S2aZ4nmXtFo) 


독서 통계, 나아가 도서관에 만화책을 포함한다면

최근 독서 통계를 보면 가면 갈수록 학생들의 독서량이 줄어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독서량 통계를 낼 때 웹툰이나 웹소설을 포함한다면 독서량이 엄청 올라가지 않을까? 그래서 작년부터는 수서를 할 때마다 인쇄물로 발행된 웹툰 시리즈를 두세 편씩은 사려고 노력한다. 물론 만화책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문해력 저하에 대한 문제점은 나도 잘 알지만, 그래도 시청자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어그로’를 선보이는 유튜브 영상보단 낫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양질의 유튜브 영상을 선정해서 추천해 주는 사서가 있다면 또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이제 만화책은 스펙트럼이 넓어졌다. 더 이상 한 시리즈당 30권 이상 되는 흑백 만화책만 있는 것이 아니다. 1학기에 수서한 웹툰 단행본 『고래별』(나윤희)을 본 학생이 평소 도서관에 오지 않는 친구를 데려와서 너도 꼭 이 만화를 봐야 한다고 권하기도 한다. 처음 보는 학생이 자습시간에 심심하다며 만화책을 빌릴 수 있냐고 묻는다(당곡고는 시리즈물을 제외하면 만화책 대출이 가능하다). 글로 이뤄진 『삼국지』를 찾던 학생처럼 만화책을 통해 유튜브 시청만 하던 학생이 책을 한 장 더 넘기고, 독서에 흥미를 붙여 소설까지 섭렵하는 사례가 많아지길 바라며 다음 수서할 만화책을 또 골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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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덕후 사서샘의
추천 연재작 12선

 

박장순 수원 연무중 사서교사




웹툰을 추천하는 원고를 요청받다니, 즐거웠던 연휴 기간만큼 설레고 걱정된다. 그래도 오랫동안 봐 온 웹툰이 많으니 서당개 풍월 정도는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원고를 써 본다. 어떻게 웹툰을 보게 됐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처음 웹툰을 접했던 것은 원사운드 작가의 <조랑이의 바람일기>로, 관련 게임이 계기가 됐다. 같은 회사의 다른 게임을 하면서 연재 만화들을 즐겼다. 처음에는 게임도 못 하고 대여점도 못 가며, 학원도 안 가 시간이 남던 시절 컴퓨터만 있으면 언제든 재미있는 만화를 읽을 수 있던 까닭에 빠져들었다.

그런데 읽다 보니 시각적인 재미, 서사의 재미 그리고 생각이 깊어지는 재미까지 있었다. 네이버, 다음, 가끔은 야후까지 접속해서 웹툰을 즐겼다. 시간이 흘러 학교도서 관에 웹툰이 들어오고, 학생들과 작품 이야기를 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웹툰 작가를 꿈꾸는 것을 본다. 웹툰 작가의 열악한 노동 환경, 수익 구조가 조명되고 연대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번 원고는 편집부에서 준 웹툰의 선정기준과 개인적인 고민을 더해 다음 세 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추천 웹툰들을 소개한다. 더 좋은 작품은 얼마든지 있으며 직접 좋은 웹툰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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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어처 생활백서> 엘렌 심 지음│네이버│학원물 

만약 내 친구가 엄지공주마냥 작아진다면 어떨까? <환생동 물학교>의 엘렌 심 작가의 신작인 이 작품은 불의의 소원으로 작아진 은서와 작아진 소꿉친구를 돕게 된 명진의 이야기다. 부모님이 잠시 안 계신 동안 명진은 집에서 작아진 은 서를 돌보게 되었지만, 작아진 친구를 돌보는 일은 쉽지 않다. 생활하기 위해 필요한 의식주와 안전 문제부터 취향과 시선에 대한 문제까지 인물들은 현실을 마주하고 해답을 찾아나선다. 돌봄과 취향, 의식주 환경을 주제로 이야기 나누거나 수업에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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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이 없어> 와난 지음│네이버│학원물 

<어서 오세요, 305호에!>로 데뷔한 와난 작가의 세 번째 작품. 제목처럼 갈 집이 없는 고해준과 백은영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학원물 웹툰이다. 고해준과 백은영 단둘이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는 학교 기숙사를 배정받아 생활하 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주변 인물들의 사연과 갈등을 풀어 낸다. 청소년의 비행, 가족과의 관계, 교우관계 등 학교에서 생길 수 있는 일들을 소재로 한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등장인물의 문제해결 방식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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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는 강쥐> 모죠 지음│네이버│개그물 

주인공 최우리는 5살 푸들 마루와 함께 살고 있었다. 억울함과 서운함에 마루를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기 전까지는. 마루가 5살 아이가 된 이후로 마루를 중심으로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한다. 전작 <모죠의 일지>처럼 개그 코드가 살 아 있어 개성 강한 인물들이 펼쳐 내는 사건사고가 웃음을 부른다. 웃고 싶어서 봐도 좋고,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애완동물이 사람이라면 어떨까 상상하며 봐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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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인섬> 초 지음│네이버│판타지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 <용이 산다>를 연재했던 초 작가의 판타지 웹툰. 이 작품은 9월 7일 완결됐기에 선정 기준에서 벗어나는 작품이다. 그러나 무협·판타지 장르에서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폭력이 아닌 설득과 화해를 수단으로 하는 작품으로서 꼭 소개하고 싶던 작품이다. 인간이 일으킨 전쟁을 피해 현대 세계로 차원을 이동한 마계인들과 마계성이 봉인하던 재앙이 풀려나 이를 다시 봉인하고자 마계인들을 따라온 인간 용사들의 이야기. 폭력이 가져오는 비 극과 이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연재 중인 이야기를 찾는다면 이 작품과 비슷하게 평화로운 방법의 해결을 추구하는 이야기인 재윤, 기르답 작가의 <독신 마법사 기숙 아파트>도 함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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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코믹스> 이동건 지음│네이버│로맨스 

<유미의 세포들>의 이동건 작가의 신작이다. <유미의 세포들 >에서 여러 세포들을 캐릭터로 등장시켰던 것과 같이 참신한 시도를 본격적으로 활용했다. 오늘의 나, 내일의 나를 등 장인물로 등장시킨 ‘내일의 조’, 핸드폰의 주인을 왕으로, 앱을 신하로 묘사한 ‘킹스앱스’, 불운과 행운을 포인트로 묘사한 ‘럭키포인트’ 등 참신한 표현법을 접하기 좋은 작품이 다. 에피소드에 따라 등장인물이 바뀌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다양한 커플을 만날 수 있어 로맨스 특유의 재미도 한껏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이야기 전개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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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남은 로맨스> 이연 지음│네이버│판타지 

빙의물에 좀비물을 더한 판타지 웹툰이다. 주인공 채린은 로맨스 소설에 빙의하여 ‘남주’와의 행복한 날들을 꿈꿨으나, 고백을 들어야 할 순간 남자 주인공이 좀비가 되어 나타난다. 결말은 죽음. 그리고 시간은 아침으로 돌아간다. 변 해 버린 소설에서 살아남기 위해 평소 무시하던 엑스트라들 과 관계를 맺으며 성장하는 주인공이 돋보이는 작품. 장르 문법을 비틀고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를 바라보는 재미가 있다. 평소 웹툰을 많이 즐기는 학생들에게 추천한다. 현재 1 부가 완결되고 9월 25일부터 2부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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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프트> 정이리이리 지음│카카오웹툰│스포츠

<세자전>, <왕 그리고 황제>를 통해 알게 된 정이리이리 작가의 야구 웹툰. 마치 스포츠 게임처럼 선수들의 능력치를 볼 수 있는 야구 감독이 프로팀 감독에서 물러나 고등학교 야구 감독을 맡으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종종 재 능과 노력 사이에서 벽이 느껴질 때가 있다. 스포츠는 그 벽이 더욱 높은 분야일 것이다. “나는 이 팀의 감독으로서 이 빛들을 언제까지나 계속 빛나게 하고 싶다(프롤로그)”는 주인공의 다짐과 학생들의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야구의 룰을 이해하고 있다면, 살면서 ‘노력의 벽’을 느껴 본 적 있 다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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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로 와요> 모래인간, 까말솔 지음│카카오웹툰│SF 

<좀비를 위한 나라는 없다>로 네이버에서 데뷔, 여러 플랫폼에서 스토리작가로 활동하는 모래인간 작가의 SF 신작.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사후 행성 마르마로스에 떨어진 싱글맘 과학자 이소하의 이야기를 다룬다. 마르마로스는 자유로운 미개척 행성이었기에 새로운 것을 연구하고 적용하기 좋은 세계였다. 하지만 그녀는 어느 날 사고로 지구를 관측 하고 힘든 날들을 보내는 아들의 모습을 발견한다. 죽음과 과학의 윤리에 대하여 생각을 나눠 보기 좋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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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존 이강진> 노경찬, 송윤달 지음│카카오웹툰│무협

 <아비무쌍>의 노경찬 작가가 송윤달 작가와 함께 연재 중인 작품이다. <아비무쌍>이 아버지로서의 주인공을 다뤘다면, <관존 이강진>은 성장에 대한 이야기이다. 천재이지만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못하는 주인공이 우연히 곽노라는 인물을 만나 타인을 생각하는 법과 옳은 것이 무엇인지 배워 나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초반부 이야기는 다소 자극적일 수 있으나, 교육을 통해 바뀌어 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작가의 메시지를 느낄 수 있다. 자기 입장에서만 생각하는 학생들에게 건네고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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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를 곱게 키웠습니다> 선셋, 키아르네 지음│카카오웹툰│로맨스 

최근 학생이 희망도서로 신청한 소설책의 웹툰 각색 작품. 희망도서를 수합하다 보면 학생들이 원하는 웹툰과 웹소설 을 알게 된다. 그럴 때면 작품을 직접 살펴보고 구입을 결정한다. 보통 처음에는 폭력적인 내용 또는 제본 문제로 책을 들이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구입을 거부한다. 이때 신청을 포기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간혹 설명해 준 기준에 맞춰 더 좋은 작품을 찾아 신청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작품이 그런 경우다. 주인공은 신데렐라의 계모에게 빙의되지만, 계모의 감정은 계모의 것일 뿐이었다. 주인공은 딸들을 차별하지 않고 서로를 위하는 가족으로 만들려 한다. 가족을 위협하는 이들과 맞서고 딸을 위해 동화 속 세상을 바꿔 나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현실을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려 는 이들과 겹쳐 보인다. 이 웹툰을 읽으면 학생들이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은지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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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쉬 오프> 허5파6 지음│네이버│일상물 

<여중생 A>, <오라존미>의 허5파6 작가의 신작.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종종 가정에서 학생을 심하게 통제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학원을 가기 위한 시간 관리나 건강을 위한 음식, 자극적인 작품으로부터의 통제 모두 학생들을 위하는 마음에서 이루어지지만, 학생들은 종종 답답함을 느끼곤 한다. <푸쉬 오프>의 주인공, 다혜는 그 정도가 심각하다. 어릴 때부터 사이비 종교를 믿던 엄마에게 통제받아 사이비 종교만을 믿도록 강요받아 온 것이 다. 어느 날 생생교의 지도부가 구속되며 생생교에서 벗어난 다혜는 아버지를 따라가게 되고, 윤서와 그 친구들을 만난다. 압박으로부터 벗어나고 싶거나 벗어났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학생들과 함께 읽어 보고 싶은 작품.  

 

 




 

맛보기로 소개한 특집 외 다양한 이야기는 2022 <학교도서관저널> 10월호에 수록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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