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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진로 찾기를 거들 뿐[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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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9-06-10 17:14 조회 4,96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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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너머의 꿈을 꾼다는 건
현천고 도서관에서 나눈 진로 탐색 인턴쉽의 기록
이현애 횡성여고 사서교사
진로(進路)란 글자 그대로 나아갈 길을 뜻한다. 그러니 진로교육 또한 나아갈 길을 알려 주는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진학이나 직업 선택이 아닌 삶의 나아갈 길을 밝혀 주는 과정을 함께할 수 있어야 진정한 진로교육이 아닐까 싶다.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 방향을 잘 잡아 주는 것이 교사들의 몫이다. 자유학기제를 비롯하여 아이들에게 ‘꿈’을 꿀 시간을 많이 주고 ‘꿈’을 꾸라고 말하지만, 『대통령을 꿈꾸던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오찬호)라는 책이 나올 정도로 아이들은 오히려 꿈에 질식되어 꿈을 잃어가고 있다.
 
진로 탐색 인턴쉽‘ 꿈 너머 꿈’
강원도 공립 대안 특성화고인 현천고는 진로 탐색 인턴쉽 교육과정을 일주일에 7시간 전일제로 운영한다. 그리고 이 수업을 우리는 ‘꿈 너머 꿈’이라고 부른다. 앞부분 꿈은 학생 개개인이 꾸는 꿈이고, 뒤의 꿈은 학생 개인의 꿈을 넘어 사회에 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다 함께 지향하는 이상향의 꿈을 뜻한다. 교사 한 명이 6∼7명의 아이들과 진로(꿈)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충분히 나눈 후, 그 아이에게 필요한 진로 탐색의 다양한 방법을 제시해 주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이후 아이들은 학교 내에서, 혹은 학교 밖에서 각자에게 필요한 부분들을 채워나가고 학기말에는 그 활동을 모두 모아서 ‘꿈(을 발표하는) 날, 다(함께)’라는 발표를 통해 결과물을 공유하고, 교사나 친구들에게 피드백을 받고, 다음 학기 계획을 세운다. 다음 학기에는 지난 학기와 같은 활동을 심화해서 할 수도 있고, 전혀 다른 방향의 꿈을 향해 새로운 진로 탐색 인턴쉽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아이들 색깔별로 꿈 찾아보기
아이들과의 첫 만남에 공을 많이 들여야 한다. 처음에는 6∼7명의 아이들이 빙 둘러 앉아 자신이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 지난 학기에는 무엇을 했는지 자유롭게 이야기한다. 선배들의 활동 내용을 귀 기울여 듣고 도움을 받을 수도 있는 시간이기에 준비가 필요하다. 조금은 진지하게 마음을 열고 솔직하게 이야기가 진행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다 같이 이야기하기가 끝난 후에는 ‘학기별 계획서’를 나눠준 후 개별로 아이들을 만나서 아이들 색깔에 맞는 활동을 찾아 주고 안내해 주는 시간을 갖는다. 이때 교사는 물이 나올 수 있도록 해 주는 한 바가지의 마중물 역할만 하면 된다.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멘토가 될 수 있는 사람에게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만날 약속을 한다. 강원도라는 지역의 한계 때문에 서울로 가야 할 경우가 많은데, 그 경로 또한 ‘꿈 너머 꿈 활동 계획서’를 작성해서 담당교사-담당부장-교감선생님께 직접 결재를 받는다. 처음에는 전화하기가 어려워서 대화 내용도 미리 적어서 연습했던 아이들이 점차 능숙하게 외부 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면 대견스럽다.
다음 예시는 자신을 찾는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을 성장시키고, 자신만의 기획력과 추진력으로 다양한 활동을 했던 우림이와 글을 쓰고 싶다는 것에서 출발하여 자신의 가슴을 뛰게 하는 다양한 예술 영역을 만나고 꿈을 확장해 나아간 유진이의 활동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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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사회 복지사를 꿈꾸며 복지관에서 멘티-멘토 활동을 하다가 ‘인문학 감성 키우기’ 프로젝트로 독서와 필사, 시 쓰기를 했던 정윤이, 심리 상담가를 꿈꾸며 상담가 인터뷰와 멘티-멘토 활동을 하다가 ‘내 책 만들기’ 프로젝트로 『담다; 스며들었던 날들을』을 완성했던 선규, 바리스타를 목표로 자격증 공부를 하다가 시 쓰기에 눈뜨고 꾸준히 시를 썼던 세인이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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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너머 꿈을 향해 나아가는 아이들
대개 아이들은 자기가 보는 세상만을 꿈꾼다. 아이들에게 세상을 넓고 깊게 볼 수 있도록 해 주면 좋겠다. 나는 진로 탐색 인턴쉽 활동을 통하여 아이들의 가능성을 보았다. 아이들은 해보지 않았을 뿐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처음에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꿈 같은 것 없어요.”, “꿈 너머 꿈 시간 너무 힘들어요,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하면서 괴로워했던 아이들이 학기를 거듭할수록, 특히 졸업을 하고 나서 “꿈 너머 꿈 활동이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이 시간 덕분에 내가 지금 뭘 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어요.”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지금도 자신들만의 ‘꿈 너머 꿈’을 꾸면서 살아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하면서, 앞으로 많은 직업이 사라지고 생길 거라는 걸 알면서도 우리는 지금 아이들에게 어떤 진로교육을 하고 있는지 점검하지 않는다. 최근에 대학에 입학하고서도 전과, 편입, 자퇴 등으로 중도 탈락률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것은 아마도 청소년기에 충분한진로 탐색의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단순한 진로교육이 아닌 삶의 방향을 잘 찾을 수 있도록 아이들의 내면을 키워 주는 다양한 활동 기회와 탐색의 시간을 많이 주어야 할 것이다. 이런 시간이야말로 아이들이 단지 눈앞의 ‘꿈’이 아닌 그 너머의 ‘꿈’을 꾸면서 자라게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시간을 경험한 아이들이 나 혼자가 아닌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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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시계 프로젝트 여기저기 활용하기!
권경진
서울 당곡고 사서교사
 
학생들이 찾는 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진로와 관련 있는 책, 진로와 관련 없는 책. 중학교에 있다가 고등학교로 와서 보니 더 그랬다. 중학교에 있을 땐 책 좀 추천해 달라고 오는 학생들에게 “어떤 장르를 좋아하니? 어떤 장르가 당기니?” 물어봤다면, 고등학교에 와선 가장 먼저 묻게 되는 질문이 “생기부에 기록하려고? 진로가 뭔데?”였다.
꿈시계 프로젝트는 작년 4월, 새 학교 첫 행사였던 세계 책의 날 기념 행사를 앞두고 우리 학교 학생들의 진로 분야나 관심 분야는 어떤 쪽일지 하나도 알지 못해서 생각해낸 이벤트였다. 2017년에 공공도서관에서 들은 안정희 강사의 북큐레이션 강의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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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시계 프로젝트
작년과 올해 2년 연속 도서관 입구 게시판을 차지하고 있는 꿈시계는 우리 학교 학생들의 진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세계 책의 날 행사 주간 동안 학생들에게 자신의 진로 혹은 관심 분야를 포스트잇에 적게 했다. 행사가 끝난 후 약 200개가량의 포스트잇이 붙었고, 비슷한 분야끼리 묶어서 진로 희망 순위를 1위부터 12위까지 통계를 내보았다. 각 분야별로 우리 도서관에서 소장 중인 책 중 대표 책을 한 권씩을 골라 원래 책 크기만 하게 책 표지를 출력하고 우드락을 뒤에 덧붙였다. 그리고 1위인 의료 분야(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 기타 의료계열)는 1시에, 2위인 교육 분야(초중등 교사, 유치원 교사 등 기타 교육계열)는 2시에, 3위는 3시… 12위는 12시 위치에 붙여 시계 모양이 되도록 게시했다.
 
사실 원래는 매달 한 분야씩 추천도서목록을 시계 속 빈 공간에 게시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추천도서목록을 제공해 주는 것도 좋지만, 진로도서를 따로 별치서가로 두는 게 학생들이 책을 직접 보면서 고르기에 더 좋을 것 같아서 진로서가를 마련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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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시계 활용 첫 번째- 수서 목록 작성하기
꿈시계를 위해 작성했던 학생들의 진로 희망 순위는 도서를 구입할 때도 요긴하게 활용했다. 12개 진로 분야 중 도서관에 소장 책이 많지 않은 분야의 책을 우선적으로 구입했다. 우리 학교에서 가장 순위가 높았던 의료계열의 경우, 관련 책이 많기는 했지만 오래된 책이 많았다. 그래서 학생들이 희망도서로 신청하진 않았어도 꿈시계 결과를 반영해 최신 책을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꿈시계가 도서 구입 목록에 힘을 실어주는 아주 좋은 자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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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시계 활용 두 번째- 진로독서 도서관 활용수업
진로서가를 구축하고 꿈시계를 내내 게시해 두다 보니, 국어과에서 진로독서 도서관 활용수업 제의가 들어왔다. 1학년 국어선생님이 국어교과서에 진로 관련 독서 내용이 나와서 도서관과 연계한 수업을 하고 싶다며 들어가는 학급 학생들의 진로를 미리 조사해 주었다. 학급별로 진로 및 직업, 관심 분야가 정리된 표를 가지고 32개 직업군의 도서목록을 작성하기 시작했고, 한 분야별 최소 5권 정도가 되도록 도서를 준비했다. 진로독서 도서관 활용수업 덕에 진로서가의 구성이 더 탄탄해질 수 있었다.
 
꿈시계 활용 세 번째- 도서관 이용자교육
매년 도서관 이용수업을 해왔지만, 하면서도 학생들이 잘 안 듣고 지겨워할까봐 노심초사하면서 말하게 되는 부분이 바로 한국십진분류법이다. 어떻게든 관심 분야, 진로 분야를 예시로 들며 설명해도, 학생들에겐 필요하지 않는 정보라고 인식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그러다 생각하게 된게 꿈시계다. 올해는 작년에 게시해 두었던 꿈시계를 활용하여 도서관 이용자교육을 진행했다.

꿈시계를 보여 주면서 “너희 선배들의 진로 설문조사 결과야. 진로 희망 분야 1위가 뭘까?” 퀴즈를 냈다. 2위, 3위 퀴즈를 내고 답을 틀리거나 맞힐 때마다 “헐!”, “오!” 하는 반응들도 같이 들렸다. 퀴즈가 끝나고 “얘들아, 여기 있는 진로 분야 그리고 너희가 말한 모든 진로 분야 책들을 도서관에서 다 찾을 수 있어. 그리고 꿈시계 만들려고 선생님이 비슷한 분야를 묶어 놓은 것처럼 도서관에도 비슷한 분야의 책들은 모여 있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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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번엔 분류번호 맞히기 퀴즈를 시작했다. 학생들에게 KDC 포스터를 나눠 주고, 1위 의료 분야부터 한국십진분류법 중 어디에 해당될지 퀴즈를 냈다. 물론 젤리와 초콜릿이 걸려 있긴 했지만, 그래도 그냥 한국십진분류법을 설명할 때보단 학생들의 반응이 뜨거웠고, 도서관에서진로 관련 책을 찾을 수 있다는 인식을 학생들에게 확실히 심어 줬다는 느낌이 들었다.
 
세계 책의 날 기념행사로 쉽고 간단하면서 의미 있는 이벤트를 생각하다가 하게 된 꿈시계였지만, 꿈시계를 게시하면서 진로도서 서가도 마련하고, 도서관 협력수업도 제의받고, 도서관 이용자교육에도 활용할 수 있었다. 도서관에는 진로탐색도서, 진학 및 직업 최신자료뿐 아니라 인터넷검색 PC까지 있으니, 학교에서 진로 활동을 하기엔 도서관만큼 준비된 곳이 더 없지 않을까 싶다. 지금 올해 버전으로 꿈시계를 작업 중인데, 새로 생길 꿈시계를 시작으로 올해도 도서관에서 다양한 진로 활동으로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세상의 다양한 삶을 잇는 진로독서 연습
‘융합진로독서’로 청소년 1박2일 캠프 이끌기
서현숙 강원도교육청 파견교사
 
진로독서의 길에서 각기 다른 분야들이 만나고 경계를 넘나들며 이어진다. 뜨거운 밥 한 숟가락에 과학도, 아름다움도, 농부의 고단함도 담겨 있음을 알게 된다. 여기에는 별책부록이 있다. 그것은 서로 다른 생각이 어우러지는 것이다. 다른 존재들이 이어지는 것이다. 서로의 생각과 삶을 응원하고 인정받는 공기 속에서 존재감이 한껏 고양된다. 이것이 삶을 위한 진로독서이다.
 
간호사가 되고 싶은 보경이
고등학교 2학년 보경이는 어릴 때 오랫동안 투병하셨던 할머니를 보며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 한다. 그 영향으로 보경이는 장래에 간호사가 되기를 희망한다. 보경이의 독서 기록을 보니, 『간호사가 말하는 간호사』,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 『간호사라서 다행이야』와 같이 책 제목에 ‘간호사’라는 단어가 대체로 포함되어 있었다. 이러한 책 읽기가 간호사의 일을 이해하는 것에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그러면 보경이는 진로독서를 잘 하고 있는 것일까?
삶에서 일은 중요하다. 하지만 일이 곧 삶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삶은 복합적이고 많은 영역을 담고 있다. 삶은 사회와 가족을 비롯한 주위 사람과의 관계에 영향을 주고받는다. 삶의 일부인 ‘일’도 마찬가지이다. 보경이가 미래에 간호사로 일한다면 병원에서 질병에 걸린 대상으로서의 환자뿐 아니라 삶의 출발과 마무리, 질병, 사회복지, 인권, 노동, 인간관계 등을 함축적으로 지닌 존재들과 만나게 될 것이다.

보경이는 어떤 진로독서를 해야 할까? 자신이 희망하는 ‘일’을 이해하고 준비하기 위한 독서도 필요하지만, 본질적으로 필요한 것은 삶을 위한 독서이다. 단선(單線)이 아닌 복선(複線)의 삶을 위한 책 읽기, 세상의 많은 삶과 이어지고 만나게 될 것을 연습할 수 있는 진로독서가 필요하다.
 
융합진로독서, 분야를 넘나들며 생각하는 연습
나는 이러한 이유에서 융합진로독서를 제안한다. 대상을 하나의 관점으로만 바라보는 사람은 사고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사고에 익숙해진 사람은 분야를 넘나드는 생각을 하기 힘들다. 대상을 바라볼 때 과학, 문학, 예술, 사회의 관점을 녹여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경계를 넘나드는 사고를 할 수 있다. 여기에 도시를 개발의 관점으로만 접근하는 사람이 있다. 다른 편에 도시의 오랜 역사와 기후, 예술, 사람, 건축을 아울러서 접근하는 사람도 있다. 사회에는 어떤 사람이 더 필요할까? 어떤 쪽의 사고가 많은 이들의 사람다운 삶에 도움이 될까? 당연히 후자일 것이다.
융합진로독서는 후자의 생각을 연습하는 방법이다. 일뿐 아니라 삶과 사회를 함께 탐구하는 독서, 한 가지 대상을 여러 측면에서 접근하며 경계를 넘나드는 생각을 연습하는 독서의 방법이다.
 
1) 학생과 교사를 위한 융합진로독서토론 프로그램 기획은‘ 우리같이읽을래 발전소’의 허보영 선생님과 함께하고 있다.
 
 
창의 융합 그게 뭐라고?!
1박2일 고교생 진로독서토론

강원진로교육원 진로도서관은 2019년에 고등학생 진로독서토론 캠프, 교사 진로독서 직무연수, 교사 진로독서 워크숍의 모든 기조를 ‘융합진로독서’로 정했다. 지난 1월, ‘창의융합 그게 뭐라고?! 1박2일 고교생 진로독서토론1)’이 열렸다. 여러 가지 관점에서 하나의 주제를 성찰하는 연습을 하는 자리였다. 학생들은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질문을 만들고, 저자를 만나고, 주제 융합 독서토론을 했다.
 
캠프에 참가하고 싶은 학생은 『대한민국 치킨전』을 읽고, 독서토론하고 싶은 질문 1개를 만들고, 자신의 의견을 한 편의 글로 써서 제출했다. 이 글을 바탕으로 참가자 25명을 선정했다. 캠프 참가가 확정된 학생들에게 나머지 두 권을 우편으로 보내줬다. 학생들은 책을 받아서 읽고, 과제를 작성해서 이메일로 보냈다. 신청자 모집 공고부터 세 권을 종합하는 글을 받기까지 두 달이 걸렸다.
 
진로독서토론 캠프 주제
밥(食)을 바라보는 세 가지 관점
주제 도서
사회학의 관점『 대한민국 치킨전』, 정은정 지음, 따비
요리의 관점『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박찬일 지음, 창비
과학의 관점『 하리하라의 음식 과학』, 이은희 지음, 살림Friends독서토론 캠프 과제 내용
1.『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저자에게 하고 싶은 질문, 토론하고 싶은 질문 한 개씩,
 한 줄 명언( "밥이란 ~~~이다") 만들기
2.『 하리하라의 음식 과학』을 읽고 새롭게 알게 된 사실, 저자에게 하고 싶은 질문,
 토론하고 싶은 질문 한 개씩 만들기
3. 주제 도서 세 권을 아울러서 토론하고 싶은 질문과 자신의 생각을 담은 글 한 편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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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 드디어 진로독서토론이 시작되었다. 강원도 전역에서 모인 25명의 학생들은 1박2일 13시간을 함께 보냈다. 정은정, 박찬일, 이은희 작가와 각각 ‘저자 선생님의 강의(50분)-모둠별 독서토론과 질문 만들어서 발표(30분)-저자의 답변 강연(40분)’의 과정으로 만났다. 진로독서토론 캠프의 마무리는 주제 융합 비경쟁 독서토론이었다. 2개월 동안 세 권의 책을 읽고, 저자를 만나고, 친구들과 토론한 후, 세 가지 관점을 융합하는 질문을 연이어 만들면서 독서토론을 했다.
 
다음은 한 모둠의 독서토론의 진행 과정이다.진로독서 캠프를 마치고 아이들은 독서 캠프를 마친 후 여러 소감을 남겼다. 우선 과학·문학·사회학의 서로 다른 분야가 만나고 어우러진 재미를 표현한 목소리들이 많았다. 아이들은 친구들의 다른 생각을 만난 것도 즐거웠고, 친구들과 협력하는 과정도 즐거웠다고 한다. 분야, 관점, 존재 들이 경계를 넘나드는 13시간이었다.

 
“밥의 융합은 새로운 탐구를 불러왔다. 그냥 평범할 것 같은 주제와 존재가 융합을 통해서 뒷면을 보이기도 하고 새로운 주제와 존재로 다가옴을 깨달았다. 새로운 주제를 같이 생각하며 여러 관점을융합하고 바라본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결과만 재미있었던 것은 아니다. 친구들과 협력해서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더 나은 생각의 결과를 가져오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었다.(이윤호 강릉 문성고 학생)”

“이제까지 해온 토론은 찬반토론의 형식이 대부분이어서, 상대측의 입론을 들으며 논리적으로 맞지 않거나, 부족한 부분을 찾아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경쟁했었다. ‘비경쟁토론’은 내 생각을 자유롭게 펼치고, 경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또 서로가 하나의 질문을 만들기 위해 ‘협력’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흥미로웠다. 앞으로의 토론에서도 ‘협력’하는 태도를 취하고 싶다.(김소희 원주여고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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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진로독서의 별책부록
학교에서 아이들과 융합진로독서 활동을 진행한다면 이런 점을 생각하면 좋을 듯하다.
 
①책의 난이도를 고려해야 한다. 너무 어려운 책으로 정하면 함께하기 힘든 학생들이 생긴다.
 
②글쓰기 활동을 적절하게 배치해야 한다. 세 권에 대한 글을 모두 쓰게 할 경우 아이들은 부담스럽고 힘들어서 이 활동에 질릴 수도 있다. 세 권을 각각 진행할 경우에는 감상을 나누며 토론하고 싶은 질문을 만들게 하고, 이를 일지에 기록하는 정도로만 하고, 마지막에 세 권을 아울러서 질문을 정하고 글을 쓰도록 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
 
③주제 도서의 작가를 초청할 경우 초청 시간의 앞에 독서토론 시간을 배치하고, 모둠별로 작가와의 만남 사전 행사(작가 소개, 퀴즈, 인상 깊은 구절 발표 등) 준비를 하면, 모두를 주인공으로 만들 수 있다. 작가와의 만남의 성공 확률은 99%!

 
④이 활동의 압권은 마지막의 주제 융합 비경쟁 독서토론이다. 이 부분이 빠지면, 각각의 독서는 파편화되어 남는다. 시간 배분을 잘 해서 주제 융합 독서토론을 하면 경계와 경계 사이에 꽃이 피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참고로 진로도서관에서는 일 년에 두 번 초중고별로 진로 추천 도서를 선정하고 강원도 전체 학교와 교육도서관에 포스터를 보낸다.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이 읽으면 좋을 책들이 담긴 ‘2019년 상반기 진로도서관의 진로 추천 도서’ 포스터를 덧붙인다. (책 선정은 남선혜 속초 중앙초 교사, 황현정 홍천 화계초 교사, 심재천 속초 설악중 교사, 허보영 원주공고 교사와 함께했음을 밝힌다.)
 
눈치 챘겠지만 융합진로독서는 별책부록이 있다. 각기 다른 분야의 관점을 융합하는 독서토론의 과정에서 서로 다른 생각, 서로 다른 존재가 반드시 만나게 된다. 서로의 생각을 인정하고 삶을 응원하면서 너와 나의 경계를 지워 버린다. 엄기호 작가의 표현대로 존재감이 한껏 고양되는 순간이다. 이 순간의 황홀함 때문에 다음의 1박2일 융합진로독서캠프를 또 다시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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