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동화를 찾아달라는 청탁을 받고 흔쾌히 수락했다. 그러나 SF의 정확한 뜻이 science fiction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곧 후회했다. 내 머리 속에 SF는 science fiction과 science fantasy 중간쯤 개념이었다. science fiction의 개념으로 동화를 살피니, 과학적인 개념을 정확히 바탕에 깔고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 그나마 과학에 로봇이나 인공지능의 개념이 많이 사용되었는데, 그런 관점에 관해서는 이미 다룬 바 있다. 여기서는 과학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공간에 대해 동화에서는 어떻게 다루는지 찾아보았다. 거칠게 우주, 바다, 땅속 이렇게 3차원적 공간을 설정했는데, 의외로 이런 공간을 상상한 동화가 많지 않았다. 특히 땅속 세계를 다룬 동화는 설화 외에는 찾지 못했다. 그래서 다른 차원의 공간인 평행우주를 다룬 동화도 함께 다루었다. 동화의 특성상 science fiction과 science fantasy 중간쯤, 혹은 science fantasy에 더 가까운 책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 작업을 하면서 우리 동화의 시각이 좀 더 다양하고 넓게 확장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 동화가 이야기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이 남아 있다. 공부하고 적용하고 상상하시라.

 

 

 

 

SF는 Science Fiction을 줄여 쓰는 말이죠. 하지만 더 많은 의미를 품은 듯 보입니다. 과학적 지식은 둘째 치고 무조건 우주를 배경으로 했다거나 판타지라면 대략 SF라 부르고 있기 때문인데요, 뭐 상관있나요? 뭔가 ‘과학스러운’, ‘과학일 것 같은’ 이야기에 재미있는 요소를 갖고 있으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1998년 일본의 나가노 히로유키 감독이 영화 <사무라이 픽션>을 들고 나타났을 때 그냥 웃기는 영화정도로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왠지 설득당한 느낌이랄까요? 하하하. 이후 그 감독은 자기만의 SF로 <사무라이 픽션-적영>, <스테레오 퓨처> 두 편을 더 만들었습니다. 사실 그런 조합이라면 끝도 없이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Space Fiction, Science Fantasy, Space Fantasy 등 엉뚱한 발명이나 우주와 로봇이 등장하기만 해도 좋지요. 시공간을 넘나드는 판타지면 어떤가요? 경계 없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에서 새로운 세상이 만들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