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학기말·연말 도서관 마무리 활동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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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8-12-04 15:52 조회 5,437회 댓글 0건본문
“선생님∼ 책 말고 재미있는 것 좀 추천해 주세요!” 사서교사에게 책을 빼고 재미있는 것을 추천해 달라니 당황스럽다! 아이의 속내는 책 읽기는 싫지만, 도서관엔 오고 싶다는 말이다. 도서관은 책만 읽는 곳으로 아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학기 말을 맞이한 도서관을 한 번쯤 마음껏 떠들며 신나게 놀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꿔주고 싶었다. 무얼 해 볼까?
첫째, 게임하며 놀자!
보드게임 준비하기
보드게임은 판 위에서 말이나 카드를 놓고 일정한 규칙에 따라 진행하는 게임이다. 다양한 보드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고 요즘 들어 도서관이나 박물관에서 보드게임을 하기도 한다. 이참에 한겨울 도서관에서 보드게임으로 신나게 놀면 어떨까?
도서관에서 보드게임을 하려면 몇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첫째, 보드게임은 가격이 비싸고 게임 규칙과 방법이 어려우며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래서 가격이 비싸지 않으면서 게임 방법이 복잡하지 않고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 게임을 선택한다. 둘째, 도서관에서 보드게임을 하면 다른 이용자에게 방해가 될 수 있으니 책만 읽으려는 학생들을 위한 공간도 따로 마련한다. 셋째, 보드게임 운영을 도와줄 인력도 필요하다. 도서관 행사는 무엇이든 혼자 진행하기 어렵다. ‘보드게임의 규칙과 방법 설명하기’와 ‘시범 보이기’는 교육 봉사를 하는 대학생의 도움을 받았다.
보드게임으로 놀기
보드게임 종류는 유아들도 할 수 있는 단순한 오락적 보드게임부터 전략을 세워 즐기는 전략적 보드게임, 교수·학습 목적의 수업 도구로 활용하는 기능적 보드게임까지 다양하다. 나는 그중 게임 방법이 단순하며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으로 여러 종류를 선택했다.
보드게임에 참여하려는 학생들이 한꺼번에 몰릴 때, 보드게임에 나오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책 제목 맞추기를 해서 통과한 학생만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뒤죽박죽 토끼 경주’ 보드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토끼’가 나오는 책 제목을 맞춰야 참여할 수 있었다. 아이들이 보드게임을 하려고 기다리는 시간은 그림책을 살펴 볼 수 있는 시간으로 활용했다. 책 제목 맞추기를 하니 아이들이 책에도 호기심을 갖고 서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둘째, 만들면서 놀까?
만들며 놀 수 있는 것들 떠올리기
보드게임은 그룹 게임이기에 두 명 이상이 있어야 할 수 있다. ‘혼자서도 놀 수 있는 것으로 뭐가 있을까?’를 생각하다가 책과 관련된 활동으로 할 수 있는 것을 포함해서 만들며 놀 수 있는 것을 준비했다.
책도 읽고 만들면서 놀기
‘도서관에서 놀자’ 주제로 진행한 2월 독서 활동 가운데 학기 말부터 하면 좋을 체험 활동들을 소개한다. 학생들과 『도깨비를 빨아버린 우리 엄마』(사토 와키코)를 읽은 아이들은 빨아버리고 싶은 다양한 자신의 감정과 단어를 적어 빨랫줄에 걸어보는 활동을 했다. 아이들의 빨아버리고 싶은 감정과 단어가 다양했다. 특히 빨아버리고 싶은 단어로 ‘엄마의 잔소리’가 걸려 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아무도 모를거야 내가 누군지』(김향금)를 읽은 아이들은 전통 탈 열쇠고리 만들기를 했는데 다양한 전통 탈의 종류를 알아보고 색을 입혀 봤다. 바느질 이야기를 담은 『쪽매』(이가을)를 읽은 아이들은 ‘한지로 무늬 만들기’를 했는데, 한지의 특성도 이해하고 다양한 무늬를 만들어 보는 활동이었다. 『딱지 딱지 내 딱지』(허은순)를 읽고 하는 ‘딱지 접어 놀기’는 김보영 부산 전포초 사서선생님이 추천해 준 활동이었다. 아이들 반응이 좋다는 이 놀이는 우리 학교 아이들도 정말 좋아했다.
끝으로 내가 좋아하는 책의 주인공, 글귀로 그림을 그리거나 글로 표현하는 활동은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었다. 북램프 꾸미기, 텀블러 꾸미기, 슈링클스 열쇠고리 만들기, 색 막대 책갈피 만들기, 등장인물(작가)에게 엽서 쓰기 등으로 진행했다. 동물(코끼리, 고양이, 개구리, 사자)이 나오는 다양한 그림책을 읽고 자석 집게 꾸미기도 했다. 집게 뒤에 자석이 붙어 있어 칠판에 붙여 활용하기도 좋았다.
굳이 무엇을 만들지 않더라도 아이들은 아늑한 공간만 마련해 주면 즐거워한다. 그래서 마련한 ‘책 읽는 텐트’는 저학년이나 고학년 관계없이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었다.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마련한 공간인 포토존도 책 표지의 주인공이 되어 보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좋아하던 곳이다.
굳이 무엇을 만들지 않더라도 아이들은 아늑한 공간만 마련해 주면 즐거워한다. 그래서 마련한 ‘책 읽는 텐트’는 저학년이나 고학년 관계없이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었다.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마련한 공간인 포토존도 책 표지의 주인공이 되어 보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좋아하던 곳이다.
도서관에서 놀자’를 마치며
책 읽기 말고 다른 재미있는 활동을 알려달라는 아이의 질문으로 시작한 ‘도서관에서 놀자’는많은 아이들의 참여 속에서 막을 내렸다.
책 읽기 말고 다른 재미있는 활동을 알려달라는 아이의 질문으로 시작한 ‘도서관에서 놀자’는많은 아이들의 참여 속에서 막을 내렸다.
“교실로 가기 싫어요.”
“언제 또 해요?”
“너무 재미있어요.”
“다른 보드게임도 도서실에서 하면 안돼요?”
“다른 것도 계속 만들면 안돼요?”
“매일 책 읽고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점심시간마다 도서실로 오는 아이들의 발소리로 복도가 울리고, 늦어서 원하는 놀이를 못하면 안타까워하며 책을 읽으며 기다리던 아이들. 놀이를 할 때는 모르는 친구, 선배, 후배 들이 오로지 놀이에만 함께 열중하며 웃고 떠들었었다. ‘보드게임으로 놀자’ 활동이 두 명 이상 함께하는 놀이였다면 ‘만들면서 놀까’ 활동은 혼자 도서관에 오는 아이들을 위한 것이었다. 책 내용과 연관 지어 하는 체험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즐거웠을 것이다. 나에게 책을 보여 주며 다음에는이런 것들을 해 보자고 활동을 제안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겨울은 아이들이 마무리를 짓는 달이기도 하고 새로운 학년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의 달이기도하다. 아이들 몸과 마음이 지쳐 있을 겨울, 도서관에서 무엇을 하건 마냥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무엇이든 맘껏 신나게 누릴 수 있도록 마련해 주는 건 어떨까.
학기말이 되면 폐기 대상의 오래된 책들이 꽤 많아진다. 오래된 책이지만 그냥 버리기엔 아까운 책들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예전에 버릴 책을 활용하여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드는 영상을 토대로, 학생들과 함께 폐기 도서를 활용하여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북트리를 만들어 보았다.
학생들이 책에 관심을 갖고 도서관을 자주 찾는 곳이 되도록 하기 위해 목운중 글빛 도서실에서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중에서 사람 책을 대출해 주는 프로그램을 변형시켜서 만든‘리빙 라이브러리’를 꾸준히 운영한다.
리빙 라이브러리는 덴마크 청소년 축제에서 시작된 것으로 도서관에서 청소년들에게 책이 아닌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좀 더 넓은 사고를 확장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이를 응용해서 목운중 도서관에서는 책을 읽은 학생 본인이 사람 책이 되어 도서관에 온 학생들을 대상으로 본인을 대출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사람 책이 된 학생은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저자 소개, 줄거리, 핵심 주제, 토론거리 등을 준비해 와서 도서관에 온 친구들에게 책에 대하여 소개하고 발표한다. 학생들은 처음에는 도서실에 온 무심한 친구들 앞에서 본인이 읽은 책을 발표한다는 것을 무척 쑥스럽고 부끄러워했지만 이제는 자신감 있게 발표를 잘한다. 이에 한 해를 되돌아보는 리빙 라이브러리 쫑파티의 기록을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여러 형태의 독서토론을 이끌고 있는 선생님이라면 학기 말에 일 년간의 활동을 되돌아보는 데 쫑파티의 기록이 참고가 되기를 바란다.
리빙 라이브러리는 덴마크 청소년 축제에서 시작된 것으로 도서관에서 청소년들에게 책이 아닌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좀 더 넓은 사고를 확장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이를 응용해서 목운중 도서관에서는 책을 읽은 학생 본인이 사람 책이 되어 도서관에 온 학생들을 대상으로 본인을 대출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사람 책이 된 학생은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저자 소개, 줄거리, 핵심 주제, 토론거리 등을 준비해 와서 도서관에 온 친구들에게 책에 대하여 소개하고 발표한다. 학생들은 처음에는 도서실에 온 무심한 친구들 앞에서 본인이 읽은 책을 발표한다는 것을 무척 쑥스럽고 부끄러워했지만 이제는 자신감 있게 발표를 잘한다. 이에 한 해를 되돌아보는 리빙 라이브러리 쫑파티의 기록을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여러 형태의 독서토론을 이끌고 있는 선생님이라면 학기 말에 일 년간의 활동을 되돌아보는 데 쫑파티의 기록이 참고가 되기를 바란다.
첫째, 쫑파티를 하자!
한 해 동안 리빙 라이브러리 활동을 돌아보며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학생들과 쫑파티를 하기 위
해 다음과 같이 공지했다.
둘째, 일 년간 함께 읽은 책 이야기 되짚기
사서샘 일 년간 자신이 발표했던 책 중 한 권씩을 소개해 볼까요?
태연 저는 『오만과 편견』을 발표했는데, 겉으로는 평범한 로맨스나 연애소설처럼 느껴지지만 인간관계, 사람들의 편견에 대한 비판을 담은 소설이에요. 이 소설은 결혼에 대한 현실적인 욕망을 묘사하면서도 재치와 유머를 가미해 풍자적이면서도 사회 비판적인 성격을 띠어요. 편견에 대한 토론을 통해 다른 친구들의 생각을 알 수 있어 좋았고 사람을 처음 봤을 때 생기는 첫인상과 편견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게끔 이끌어줬어요.
주연 저는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이요! 주인공인 린타로가 책의 미궁을 탐방하며 책에 대한 부정적인 정론을 추상적인 이야기로 깨나가며 책을 읽는 이유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평온한 해답을 내놓아요. “왜 책을 좋아하는가?”라는 토론 주제에 대한 해답이 제각각이긴 해도 모두 책을 좋아한다는 것이 느껴져 제일 좋았어요.
수빈 저는 『햄릿』을 발표했어요. 햄릿 왕이 햄릿 왕자의 삼촌격인 클로디어스에게 죽임을 당하고, 죽은 햄릿 왕의 유령이 햄릿 왕자를 부추겨 햄릿이 원수를 갚게 하는 이야기예요. 햄릿과 오필리아에 얽힌 사랑 이야기, 햄릿의 어머니인 게르트루드의 도덕적 타락 그리고 복수에 대한 햄릿의 고뇌가 잘 드러나 있어요. “To be or not to be”에 대한 토론도 인상 깊었어요.
셋째, 일 년간의‘ 리라’ 활동 되새기기
사서샘 지난 1년간 리빙 라이브러리 활동에 성실하게 임해 줘서 감사해요. ‘리라(도서부원들은 리빙 라이브러리를 줄여 ‘리라’라고 부른다)’를 돌아보며 활동이 어땠는지 느낌, 생각 등을 나눠 볼까요?
연우 토론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었어요. 그 과정에서 공통된 논제에 대해 친구들과 후배들의 다양한 견해를 들을 수 있어 좋았고, 단순히 나만의 좁은 세상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어요. 여러 좋은 책을 접해 읽어 보기도 했고, 제가 발표할 땐 책의 저자부터 그 속의 토론거리까지 전부 파악해서 준비하는 과정에서 책을 제대로 읽은 듯한 느낌을 가졌어요.
주연 리라를 하면서 친구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으며 책을 보는 다양한 시각이 있다는 것과 책을 읽을 때 저만의 고정관념이 있음을 알게 됐어요. 저는 책을 읽을 때, 지나치게 비판적인 시각이 강해요. 그것을 고칠 수 있게 되어서 더욱 좋았어요. 내년에도 리라를 계속하고 싶어요.
지민 2학년에 올라오면서 공부하는 시간이 많아지면 책을 읽는 시간이 줄어들 것 같아, 리라를 잘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운 마음을 안고 활동을 시작했어요. 그러나 이 생각은 기분 좋은 오산이었어요. 리라에서 다양한 장르의 책을 소개 받아 즐겁게 읽었어요. 책을 편식하는 습관도 고칠수 있게 된 것 같아 유익한 시간이었어요. 책을 읽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지며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시간을 내서 토론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14명의 리라 동아리 회원들에게 일 년간 활동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책을 선정하게 하고 그 이유를 물어 보았다.
『데스노트에 이름을 쓰면 살인죄일까?』(김지용 외, 애플북스)
태영 이 책은 법적 사례를 들어 법의 허점을 드러냅니다. 이 책이 가장 인상 깊던 이유는 평소에 일어나는 범죄 사례에서 ‘저런 처벌이 올바른 것일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친구가 제시한 토론거리 중 제가 고민했던 내용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평소의 생각을 정리해보고 다른 친구들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태영 이 책은 법적 사례를 들어 법의 허점을 드러냅니다. 이 책이 가장 인상 깊던 이유는 평소에 일어나는 범죄 사례에서 ‘저런 처벌이 올바른 것일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친구가 제시한 토론거리 중 제가 고민했던 내용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평소의 생각을 정리해보고 다른 친구들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민서 1학년 때 『동물농장』을 꼼꼼히 분석하며 읽었고, 과연 ‘돼지 스퀼러의 행동은 옳았는가?’라는 질문이 떠올랐어요. 저는 스퀼러가 말로 동물들을 현혹시켰기 때문에 옳지 않다고만 생각했는데, 제 의견과 반대인 친구들의 발표를 들어 보며 이 질문을 다른 각도로 바라볼 수있어서 신선했어요.
태연 책이 너무 재미있었고 3학년 선배가 열심히 이 책을 설명해 주어서 기억에 남아요. 피아노와 관련된 내용의 소설이라 더 흥미로웠고요. 발표자가 주인공 캐릭터들 간 사이 묘사를 잘해서 인상 깊었습니다.
지민 저도 『꿀벌과 천둥』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피아노곡에는 특별히 관심이 없었지만 친구가 책 이야기를 설명하는 게 유난히 섬세하고 강렬하게 느껴져서 저도 읽어 보고 싶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