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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⑤학부모 명예사서 꾸리기 학부모는 학교도서관 운영의 동반자_ 이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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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06 22:00 조회 11,18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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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운영을 누구와 함께할 것인가
사람이 살면서 내려야 하는 중요한 결정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째, 어디에서 사느냐. 둘째, 무슨 일을 하느냐. 마지막으로 누구와 함께하느냐. ‘학교’에서 ‘도서관을 운영’하는 사서나 담당교사에게는 ‘도서관을 누구와 함께 운영할 것인가’가 남겨진 핵심 과제이다. 그만큼 학부모 명예사서 모집은 한 해의 도서관 운영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중요한 과제이다.

3월 학기 초 학부모 명예사서를 모집하기에 앞서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 학부모 명예사서 조직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50학급 정도의 규모를 가진 우리 학교의 학부모 명예사서 활동주기는 1년이고, 월 1회씩 봉사한다. 가능한 두 명이 짝을 이루도록 편성하는데, 두 명이 함께하는 것이 봉사자에게도 서로 의지가 되고 도서관 운영도 원활하여 좋다. 반면, 학급 수가 적은 학교에서는 1일1인 당번제로 하여 월 1회씩 순환근무를 하기도 한다. 월 2회 이상의 봉사 시간을 요구한다면 부담되어 모집이 어려울 것이다.

명예사서를 보다 수월하게 모집하려면
이제 본격적인 모집 방법을 알아보자. 3월 학부모 총회 전에 가정통신문의 희망신청서를 돌려 모집하는 자원봉사단체 구성 방법이 있다. 자원봉사 형태로 모집될 경우 도서관 봉사에 주도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에 필요한 인원을 채우지 못 할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부족한 학부모 수를 학부모 총회 때 각 반에서 1~2명을 추천받아 구성한다. 각 반에서 담임교사의 추천으로 모집되는 경우, 추천받은 학부모에게 학부모 명예사서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정말 도서관 봉사 의향이 있는지 재확인하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 이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권유로 떠밀려 들어온 학부모가 취소를 하게 되어 차후에 결원이 생긴 봉사 시간표를 메우기 위해 나머지 학부모 명예사서들은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절차를 거쳐야함에도 불구하고 학부모가 도서관 봉사에 동의한 경우라면 도서관에 대한 활동과 소식을 교내외 모임에 홍보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두 가지 장점들을 모두 살리기 위해서는 각 반에서 적어도 1명씩 자원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좋다.

학부모가 정기적으로 월 1회 3시간을 떼어내어 봉사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학부모 명예사서에게 도서관의 좋은 책을 여러 권 대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학부모 독서교육 및 연수에 우선순위 혜택을 준다면 좀 더 수월한 모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학교는 학급 수가 워낙 많아 일반 학부모들은 대출 권한이 없다. 다른 이유에서가 아니라 학부모 전체에게까지 서비스할 여력이 없어서이다. 그래서 아동 책부터 교사용 책까지도 아우를 수 있는 학부모 명예사서의 대출증은 더더욱 빛을 발한다. 그리고 학기 중에 교육청을 비롯한 구내 도서관 등에서 시행되는 학부모 독서교육 및 연수를 학부모 명예사서에게 안내하고 우선순위로 추천한다.

정체성과 자율성을 살리는 명예사서회 운영
학부모 명예사서 조직 운영의 핵심은 운영 방법이다. 학부모 명예사서가 구성되었다면, 학부모 총회 때 명예사서의 역할에 대해 간단히 안내를 하고 임원진(회장 및 요일별 모둠장)을 추천받는다. 이때 중요한 것은 모임 장소가 담당교사의 교실이 아닌 도서관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도서관이 익숙하지 않은 학부모에게 도서관의 위치와 시설, 서가배치, 명예사서의 역할 등을 구체적으로 안내할 수 있고 명예사서라는 정체성이 더 부각되면서 자율성을 띨 수가 있다.

학부모 명예사서회에서 회장을 선발하고 회장은 학교운영위원회 활동을 하도록 요청하는 것이 좋다. 도서관에 관한 학부모들의 의견을 학교에 건의할 수 있어 도서관에 힘이 실리기 때문이다. 모둠장도 회장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 학교는 학부모 명예사서가 봉사할 수 있는 요일에 따라 요일별로 모둠을 나눈다. 모둠장은 해당 봉사요일 봉사자 8명의 대표로서 월별 시간표를 작성하여 사서에게 전달하고 해당 요일의 도서관 봉사에 책임을 지고 차질이 없게 한다. 학기 말로 갈수록 이러저러한 개인적 사정으로 활동을 중단하게 되는 봉사자가 생긴다. 이를 메우기 위해 모둠장은 시간표를 바꾸거나 대체근무를 해주게 되는데, 이 일이 쉽지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모둠장에게는 차별화된 혜택을 줄 것을 권한다. 그 밖의 사항은 학부모 자치회인 만큼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

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학교도서관을 함께 운영해야 할 학부모 명예사서와 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사서와 담당교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교육에서 그 답을 찾는다. 사서 혹은 담당교사가 뛰어난 언변으로 학부모 명예사서 활동에 대한 적절한 동기부여를 할 자신이 없다면, 4월 본격적인 봉사활동에 들어가기에 앞서 ‘도서관 봉사’에 대한 학부모 강연을 여는 것도 좋다. 우리 학교에서는 학교도서관문화운동네트워크 김경숙 사무처장을 강사로 초청하여 ‘학교도서관에서 함께 행복해지기’라는 주제로 학부모 연수를 했다. 학부모 70명이 참석한 가운데 웃음과 진지함이 어우러진 두 시간이 되었다. 강연의 핵심은 학부모 명예사서 활동을 활성화함으로써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 정서적·지적 지원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이 메시지에 공감을 한 분들은 근무 태도에서 자부심과 책임감이 남달라 보였다.

둘째, 학부모 명예사서가 사서와 함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활동을 열심히 하는 분들 중에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나눠줄 재능을 가진 분들을 찾을 수 있다. 그런 분들에게 재능기부를 권한다. 사서와 마음이 맞는 학부모 명예사서 자원을 활용하여 북아트나 책 읽어주기와 같은 교실을 개설하고 필요에 따라 관심 있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전문강사를 초청하여 연수를 하는 것도 학부모 명예사서 활동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우리 학교는 해마다 1학년을 대상으로 ‘그림책 들려주기와 이용교육’을 학부모 명예사서와 사서가 협력하여 시행한다. 그림자극을 잘하기로 소문난 서울 연지초등학교 학부모 단체 ‘빛그림자’를 초청하여 직접 공연을 보며 배우기도 했다. 학부모 자원을 찾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학부모 중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분이 많다는 것이다.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다!

현장 활동에 대한 연수는 이렇게…
학부모 명예사서가 구성되었고, 도서관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같은 가치관도 가졌다면 이제 현장 활동에 대한 연수가 필요하다. 연수 내용에는 ①학교도서관을 항상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유지하기 위하여 매일 되풀이되는 상시활동(대출반납, 서가정돈 및 재배치, 실내질서유지, 도서관 청소 및 환경미화, 이용 상담과 안내), ②학교도서관의 특수한 사무를 정기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정시활동(신간도서 정리, 도장 찍기, 레이블 붙이기, 장서 점검 및 폐기), ③1학년 이용교육, 저학년에게 책 읽어주기, 그리고 4월 ‘세계 책의 날’ 프로그램과 10월 ‘세계 학교도서관의 날’ 프로그램 진행 협력과 같은 임시활동에 대한 교육이 포함되어야 한다.

연수 당일 전체적인 교육에 대해 간단히 안내하고, 특별한 행사 및 프로그램 일정이 확정되면 봉사자가 필요한 시기를 미리 알려 사전에 담당자를 세워 놓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일정을 코앞에 두고 봉사자를 찾아다니느라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할 것이다. 그 밖의 교육은 필요한 시기에 해당 봉사자에게 하고 반복적이고 정기적인 업무는 자체적으로 역할분담을 하도록 전체 모임 전에 회장과 논의한다.

학부모 명예사서의 본격적인 봉사가 시작되기 전에 사서가 준비해야 할 것이 몇 가지 있다. 봉사 첫날 ‘누구의 엄마’로서 도서관에서 활동하는 것이 어색할 수 있기 때문에 ‘명예사서’ 명찰과 유니폼(앞치마 등)을 제작하여 그날 만큼은 ‘학부모 명예사서’로서 도서관 운영 및 학생지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학부모 명예사서 활동일지를 만들어, 학부모가 그날에 할 수 있는 봉사활동 업무를 주고, 그날의 활동을 마치면서는 미리 만들어 둔 체크리스트 형식의 일지에 간단한 소감과 함께 기록을 남기도록 한다. 이 일지는 연말 평가회에 활용한다.

사서, 교사, 학부모의 좋은 관계 맺기
약 4년 동안 학부모 명예사서제를 운영하면서 바람직하고 효율적인 방법이나 요령에 대해 고민해보았다. 고민한 것들 중에서는 실제 해본 것도 있고 생각에만 그친 것도 있고 고민하면서 새로 얻어낸 것도 있다.

선배가 후배를 이끌어주는 것만큼 좋은 교육이 없다. 1년 주기로 학부모 명예사서회에도 매년 졸업생이 생기고 또 새로운 봉사자가 들어온다. 많은 경우 기존에 봉사하던 분들은 지금까지 함께해온 분들과 함께 2인1조를 이뤄 봉사를 하고 싶어 하지만 초반 한두 번만이라도 기존에 봉사하던 분과 새로 들어온 분이 짝을 이뤄 도서관 업무를 가르치고 배우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 과정에서 사서가 미처 몰랐던 노하우가 전달되기도 한다. 조직의 팀워크가 좋으면 명예사서회도 도서관도 자연스럽게 활성화된다.

학교도서관 행사를 비롯한 이모저모의 도서관 소식을 학부모와 공유하여 학부모 명예사서가 도서관에 대한 활동과 소식을 주변에 자연스럽게 홍보하도록 한다. 학부모 명예사서는 학교도서관의 홍보대사이다. 수많은 학부모에게 같은 사항을 전달하는 것은 어렵지만, 매달 학부모 명예사서를 대상으로 도서관 소식을 이메일로 보내고 주변에 홍보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메일을 보낼 때 월별 봉사자 시간표와 특별한 도서관 안내사항, 그리고 일일이 말로 전하지 못한 감사의 인사를 담는 것도 사서가 학부모 명예사서와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글을 시작하면서 사서 및 도서관 담당교사에게 주어진 마지막 결정이 ‘도서관 운영을 누구와 함께할 것인가’라고 하고 학부모 명예사서 모집에서부터 운영 방법, 교육 및 연수 그리고 기타 개인적인 노하우 등을 다뤘다. 모든 일은 ‘인간관계’를 기반으로 한다. 학부모 명예사서 운영도 도서관을 중심으로 사서와 명예사서 사이에 그리고 명예사서 상호간에 얼마나 좋은 인간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학교도서관의 활성화라는 열매를 거둘 것이라 생각된다. 아무쪼록 도서관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서로에게 좋은 의미가 되어 멋진 학교도서관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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