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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작은 어른’ 아닌 ‘청.소.년.’ 위한 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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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3-13 23:43 조회 7,87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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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을 돌아보며
이인문 이 자리는 한 해 동안 학교도서관저널 추천위원으로 활동하시면서 느끼신 것들, 올
해 책을 검토하시면서 느끼신 부분들에 대해 부담 없이 이야기 나누는 자리입니다. 우선
일 년 동안 추천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느끼신 점들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해보도록 하죠.
김정숙 추천위원을 하다 보니까, 언제나 책에 집중하게 돼요. 어떤 책이 나왔나 놓치지 않으
려고 늘 촉각을 세우게 되고 신문이나 잡지에서 소개하는 책을 유심히 봐요. 책을 추천하
면서 항상 좋은 책을 읽을 기회가 있어서 좋았어요. 그런데 제가 참여하고 있는 청소년 과
학 분과 책은 많이 나오지 않아서 아쉽네요.

박혜경 그동안은 책을 체계적으로 읽지 못하고 보고 싶은 책이 나오면 이것저것 봐 왔어요.
한 분야에 ‘전문’까지는 아니어도 일가견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추천위 활동을
하면서 예술 분과 책을 많이 읽게 되어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추천하면서 느낀 건
데, 저희 분과에는 학생을 위한 책은 없어요. 성인용 책도 추천 대상이 되는데, 그러다 보면,
아이들이 이런 책을 읽을까 싶기도 해요. 아이들이 책을 많이 읽지도 않고 읽어 봐야 주로
문학인데 예술 쪽 책을 읽을까, 예고 같은 데서는 좀 읽을까 싶기도 하지만 확인할 길은 없
고, 추천을 하면서도 이 책이 아이들에게 많이 읽힐까 하는 의구심이 있어요.

이수종 저는 도서관에 대해서 잘 모르면서 얼떨결에 참여했어요. 추천위 활동을 하면서 책
을 만드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는데, 이제 시작한 잡지라 아직은 틀이 잡히지 않은 것 같
아요. 미술품에 비유하자면, 우리가 하는 작업은 일종의 ‘컬렉션’이에요. 우리가 추천한 책을
모아 놓은 목록이 ‘예술품’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기 위한 요소를 따져 보니까 결국 책에
대한 안목이 필요하겠더라고요. 여기 참여하신 분들의 면면을 보면, 개인적으로 도서관이나 책
에 대해 생각이 있으신 분들, 학교도서관 사서나 사서교사 분들, 그리고 저처럼 별 생각 없이
참여한 사람이 있는데, 이분들의 취향이 모두 다를 뿐더러 여기에 일반적인 경향도 반영을 해야
하잖아요. 이것들을 잘 융합하여 집단적인 ‘추천’이라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돌이켜보
면 여기서 체계를 잡으려고 하는 것보다는 개인의 역량을 기르는 게 빠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를 들어 생태 관련 책을 보면, 제가 어떤 책을 보고 ‘괜찮다’는 생각을 해도, 그건 저 개인의
취향일 수 있죠. 거기에 집단의 경향과 일반적인 경향도 반영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체계를 갖추는
게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함께 하는 연수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개인적인 취향이 있어요.
그런데 거기에 집단의 경향, 일반적인 경향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르려면 연수를
통해 배우고 토론하는 자리를 가져야 해요. 그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낸 의견이 바로 추천하는
과정이 되는 거죠.

이인문 그런데 연수가 다달이 있는 게 아니라, 일 년에 두 번 방학 때에나 가능하니까…….
이수종 제 생각에도 다달이 연수를 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올해 여름에 한 그림책 연수는
저한테 많은 도움이 됐어요. 전 그림책에는 거의 백지 상태였는데, 분과를 나누어 여러 선
생님들과 토의를 많이 하고 나니까 그림책이란 게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토의 과정이 제 소양을 높여 준 것 같아요. 또, 강수돌 교수님 모시고 토론회 할 때, 저
와 같은 생각을 갖고 계신 선생님들이 계시다는 것도 알았고요. 이런 게 바로 집단의 경향
을 조율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연수를 조직할 때, 그 연수가 우리의 추천을
체계화할 수 있는 과정이 되도록 잘 기획해야 할 거예요. 그리고 좌담회도 처음엔 의무감
으로 했는데, 하고 보니까 좋더라고요.

이찬미 추천위를 하면서 책임감이 앞서기도 했지만, 한 달에 적어도 두세 권을 읽을 수 있
고, 그런 게 쌓여서 벌써 서른 권이 됐네요. 이대로 계속 가면 누군가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할
때, 아이들에게 책을 소개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저한테도 많이 공부가 되고 아이들
을 이해하는 데에도 큰 공부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다른 분과에서도 어떤 책을 추천하는
지 알고 있으니까 도서관에서 일하면서 아이들에게 문학 뿐 아니라 다른 분야 책들도 소개
해 줄 수 있어서 참 좋아요. 서평을 쓸 때 읽는 사람이 납득하도록 써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
에 스스로 공부도 하게 되니까 저한테 큰 도움이 됐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예주영 저도 이 활동을 하면서 책을 많이 읽게 돼서 도움이 됐어요. 전 소설책을 좋아하는
데, 아이들 책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거든요. 청소년 대상 문학이라는 걸 이렇게 많이 읽은
적이 없어요. 아이들이 꼭 읽어야 할 베스트셀러나 조금 읽었지, 아이들 책을 찾아 읽지는
않았거든요. 제 취향도 아니었고요. 전 학교에 있지만 아이들 삶을 그렇게 이해하는 선생
님은 아니었어요. ‘뭐가 저렇게 힘들까, 세상에 나가면 훨씬 더 힘든데…….’ 그렇게 생각
했죠. 그런데 청소년 소설을 읽으면서 조금이나마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됐어요. 청소
년 소설은 아이들이 맞닥뜨리고 있는 문제나 현재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잖아요. 덕분에
일을 하면서 아이들을 만나는 제 직업에도 많은 도움이 됐죠. 그런데 역시 제 취향이 아니
라 그런지 제 추천에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게다가 신간을 빨리 읽고 추천
을 해야 하는 게, 저한테는 시간이 여유롭지가 않더라고요. 다른 분들은 괜찮다고 하시는
데, 제가 볼 때는 추천할 만한 책이 아니란 생각이 드는 경우도 종종 있었고요. 아이들을 이
해하는 데 도움이 되긴 했지만, 시간이 촉박하고 제가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아이들 문제
에 대해 고민이 많았던 한 해였어요. 그러면서 청소년 문학 분과에는 청소년 문학을 좋아
하고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은 분이 계셔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정말 개인의 역량이 중
요한 것 같아요. 같은 분과에 계신 선생님들께서 청소년 문학에 대해 저보다 잘 아시고 관
심도 많으셔서 많이 배웠습니다.

왕지윤 예전에는 개인적으로 책을 읽었는데, 이 일을 하면서는 책임감이 들기도 하고, 아무
래도 공적인 읽기가 된 것 같아요. 전에는 끌리는 책, 손에 잡히는 책만 봤는데, 이제는 책을
보고는 글을 써야 하고, 이 책이 읽을 만하다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책을 읽는다는 게 공적인 일이 됐지요. 다만, 여름방학 전에는 다른 분들이 추천하신
책들도 찾아봤는데, 바빠지면서 꼼꼼히 못 읽어 보고 다음에 꼭 봐야지 하는 책들이 쌓여 가는 게 아
쉽네요.



정 움 저는 지난 한 해 동안 좋은 책을 고르는 안목이 길러졌다고는 감히말씀 못 드리겠어요.
그렇게 말씀드리기에는 인문 분과는 주제가 너무 광범위해서 그 모든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가 없었고 다 살펴볼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부득이하게 그 많은 주제 중에 제가
관심 있고 좋아하는 분야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죠. 특히 역사 분야를 많이 살펴보지 못했던
점은 반성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책을 고르는 일은 그동안 학교도서관에서도
해 오던 일이지만, 인문 분야는 아이들이 즐겨 읽는 책이 아니라 좀 더 어려웠어요.

다양한 분야를 봐야 한다는 것도 그렇고요. 저는 고민을 많이 하고 골랐는데, 이를테면, 저도
먹는 걸 좋아하고 아이들도 먹는 걸 좋아하니까 요리사에 관한 책을 추천하면서 아이들도
좋아하겠구나 생각했는데, 막상 읽혀 보면 반응이 다르더라고요. 아직 내 취향을 버리지 못했구나,
아이들을 다 이해하지 못했구나, 아이들이 단순하지만은 않구나…….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좀 더 고민을 많이 하게 됐죠. 제가 고르는 책에 대해서 안목이 길러졌다기보다는 점점
더 많이 의심을 하게 됐어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어요, 저한테는.

이인문 제가 한 해 동안 이 일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건, 추천이라는 작업이 정말 어려
운 일이라는 거예요. 이게 권력이라면 권력이니까, 함부로 할 일이 아니더라고요. 책을 고
르다 보면 두려움이 들기도 하고 제가 쓴 글이 잡지에 실린다는 게 점점 조심스러워져요.
처음에는 모르고 덤벼서 즐겁게 했는데, 책을 읽고 서평을 쓰면서 함부로 할 일이 아니라
는 생각이 들면서 고민을 많이 하게 돼요.



2010년, 어떤 책이 주목받았나
이인문 이제 지난 한 해 출간 경향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요? 다른 분야 책들까지는 다 못 보
셨을 테니까, 소속되신 분과에서 올해 어떤 책들이 많이 나왔고 동향이 어땠는지 분야별로
말씀해 주세요. 저희 인문 분야부터 말씀드리면, 2008년쯤부터 ‘인문’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책들이 눈에 많이 띄었어요. 제가 인문 분과에 있기 때문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다른 분야에서도 ‘인문’이라는 말을 붙이면 책이 많이 팔린다는 걸 알고 사회적 분
위기가 인문을 강조하는 시대가 되지 않았나 해요.
예주영 『정의란 무엇인가』,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같은 책들이 잘 나갔죠. 특히
『정의란 무엇인가』가 베스트셀러가 된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꽤 어려운 책인데도…….

이수종 마찬가지로 인문학적인 요소가 과학 분야에도 많이 도입됐어요. 또, 텍스트의 한국화를
들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재미있는 과학책, 교양책은 외국 게 많았는데, 요즘에는 과학 하는
사람들이 글쓰기 실력이 많이 늘었어요. 아예, 교양 과학책을 쓰기 위해서 과학을 공부하는 사람들
도 많더라고요. 생태환경에 관한 책도, 우리나라 사람이 직접 그린 세밀화, 우리나라 사람이 직접
경험한 것들이 많이 나왔어요. 실제로 스콧 니어링처럼 사는 사람도 많이 늘어난 것 같고요.
아이들은 조직화된 지식으로 구성된 책보다는 경험, 탐구 과정을 기록한 책에 더 많이 끌리는 것
같아요. 선생님이 추천하는 책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의 차이가 바로 그거예요. 아이들은 경험을
감동적으로 기록한 책을 좋아하더라고요.

청소년 소설을 봐도 그렇죠. 바로 자기들 모습을 담고 있는 책을 좋아하잖아요. 또 자기들이
겪어 보지 않은 일들에 관심이 있어요. 어른들은 사고가 고정돼 있어서 자기가 경험하지
않은 건 거부하는 경향이 있어요. 또 조직화된 지식을 더 편하게 생각하고요. 내가 경험한
것을 조직화한 것을 가장 좋아하고 그런 책을 아이들에게 추천하면 아이들은 싫어하죠.

김정숙 전 어떤 책이 눈에 띄었냐면, 『노 임팩트 맨』이나 『내 뒷마당의 제국』 같은, 체험을 기
술한 책이나 자기가 살아온 이야기를 쓴 책들이에요. 예전 같으면 주로 ‘환경생태 어떻게 할
것인가’ 같은 굉장히 커다란 주제를 가지고 얘기했다면, 이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하는 이야기를 다룬 책, 그리고 실제로 실천한 이야기들이 많아요. 얼마 전에 깊게 읽기로 쓴 『대
한민국 갯벌 문화 사전』 같은 책도 아주 좋았어요. 그런 책들이 사람들한테 많이 읽히고 다가가는 것
같아요. 『내 뒷마당의 제국』 같은 책이 요즘 과학생태계의 경향이라고 할까요. 학자가 아닌 일반인들이,
자기가 직접 겪은 일들을 책으로 엮어 내고 있어요.

이수종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그런 경험들이 축적된 거지요. 일본에 가보니까, 40년 동안
생태학습원이나 습지 우포늪 관찰만 한 사람도 있어요. 우리나라에도 그런 사람이 많이 늘어났어요.
왕지윤 만화 부분을 말씀드리면, 제 개인적으로는 희망을 주는 책을 좋아해요.  2010년 초에 나온
『무한동력』처럼 청년들이 좌절하고 있는 상황을 그린 책이나, 후반기의 『울기엔 좀 애매한』처럼
학생 생활에 초점을 맞춘 책처럼, 사실적이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메시지 담긴 책들이
눈에 띄었고요. 전에는 인터넷으로만 봤던 것들이 책으로 묶여 나오거나 영화화되는 일이 있었죠.

인터넷에서 검증받은 것들이 다른 매체로도 발표되는 형식이 자리를 잡은 것 같습니다.
건축 분야에서도 흥미로운 책들이 많았어요. 직접적으로 관련된 건 아니겠지만, 북한산
둘레길이 완성됐고, 제주도 올레길이 조명 받았죠. 예전에는 유명한 건축가들의 건축물들을
소개하는 책이 많았다면, 요즘에는 체험한 이야기나 체험을 권하는 책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다만 아쉬운 건, 음악이든 미술이든 영화든, 그런 것들을 많이 접해야만 그런 것들을 다룬 책을 가까이할
수 있을 텐데, 저부터도 어떤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게 제가 많이 접한 게 아니면 읽기가 힘들
더라고요. 지금은 도서관을 맡고 있지 않지만, 아이들은 사진이나 그림이 많은 책, 직업과
관련된 책 같은 실용서 느낌의 책들을 좋아한다고 생각해요.

김정숙 아이들이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걸 보면,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시간을 때우려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술술 읽히는 책을 많이 보는 것 같아요.
왕지윤 네, 모든 책을 잡지처럼 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박혜경 미술 분야에서 추천할 수 있는 책은, 너무 어려운 건 안 되고 교양을 쌓을 수 있는 책
을 주로 보는데, 그러다 보니까 비슷한 책들이 많아요. 청소년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쉽
게 미술에 접근할 수 있게 안내하는 책들이 너무 많아서, 처음에는 쉽고 재미있다고 추천
을 했는데 나중에 보면 비슷비슷한 책들이 계속 나오더라고요. 그러면 이 책이 괜찮긴 한
데 추천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많이 되죠. 그 가운데 독특한 시각으로 해설하는
책들이 있어서 재미있었는데, 아이들은 별로 안 읽는 것 같아요. 음악에서는 대중음악에
대한 책들이 많이 나왔어요. 저자도, 잘 알려지지 20대 여성이라든지……. 그런 책들을 읽
어 보면 깊지는 않지만 음악을 폭넓게 이해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저만 해도 듣는 음악이
한정돼 있으니까 잘 모르는데, 대중음악에도 여러 분야가 있다는 걸 알 수 있고 시각을 넓
힐 수 있어요. 아이들은 요즘 음악밖에 몰랐다면, 예전 음악들에 대해서도 알 기회를 가질
수 있죠. 클래식은 교양으로 소개하는 비슷한 책들이 많이 나왔어요.



이인문 문학 분야는 어떤가요?
이찬미 시 쪽에서는, 문학과지성사나 창비, 민음사처럼 시리즈물이 꾸준히 발간되는 데서
나오는 시집들은 고르기에는 너무 어렵고 눈에 확 들어오지도 않더라고요. 올해 기억나는 건,
비록 어른이 쓰기는 했지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시집 『난 빨강』, 『그래도 괜찮아』라는
시집이에요. 이런 시집이 처음 나온 걸로 알고 있어요. 어른이 어떻게 이렇게 아이들 감정을
잘 표현했을까 싶을 만큼 톡톡 튀고 재미있었어요. 아이들도 좋아하는 것 같고요. 소설 쪽
에서는, 오히려 성인 문학보다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 이야기, 『메이드 인베트남』처럼 베트남
아동 노동이나 소말리아 내전, 남미 이야기를 다룬책들이 나와서 의외였어요. 아이들이 과연
이런 나라들에 관심을 가질까, 이해할까 싶지만, 읽어서 전혀 나쁠 건 없죠. 또 특이한 건,
사계절이나 비룡소 청소년 문학상에서 20대 중반 작가들이 대상을 받으면서 등단했다
는 거예요. 『합체』, 『번데기 프로젝트』라는 책을 봤는데, 당당하고 재미있더라고요.
김정숙 당당하고 재미있긴 한데……, 제가 읽어 보니까 전혀 새로운 책이더라고요.

SF도 아니고, 비현실적인 이야기들이 좀 낯설었어요. 제가 어른이 되었기 때문에 그럴까요?
요즘 경향이 그런 건지,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거의 무협지 같기도 하고요. 아이들이
『반지의 제왕』 같은 판타지를 좋아해서 그런지…….

이찬미 저도 읽으면서 취향이라는 생각을 해 봤어요. 그런 책들이 요즘 주목받는 이유가, 무
겁지 않아서 좋다는 이야기도 들었거든요. 인터넷 소설 같은 느낌도 나고 평가도 극단으로
나뉘는 것 같아요. 에세이 부분에서는 자기 삶이나 경험에서 우러난 진솔한 이야기들을 나
누는 것보다는 여행을 접목하거나 하는, 다른 요소가 가미된 것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다
른 분과 추천목록이랑 겹치는 경우도 있어 추천할 때 고민이 많이 됐죠. 저는 70~80년대
성장소설이랄까, 『순이』, 『어쩌자고 우린 열일곱』, 『얼음꽃을 삼킨 아이』 같은 책을 추천하
고 싶은데, 막상 현장에 가서 보면 아이들은 표지가 예쁜 책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박혜경 요즘 나오는 책들을 보면 정말 읽고 싶을 만큼 표지가 다 예뻐요. 디자인에 엄청 신
경을 쓰나 봐요.

정움 저는 남고에 있는데, 남학생들은 그런 게 좀 덜한 것 같아요. 아이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
는 데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고요. 친구들 사이에 재미있다고 소문난 책, 선생님이 추천한
책에 더 관심이 많았어요. 제가 좀 놀란 일이 있어요. 올해 『정의란 무엇인가』가 히트를 쳤는
데, 이 책은 아이들이 보기에는 좀 어렵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1학년 국어선생님께서 이
책을 갖고 수업을 하셨어요. 전체를 다룬 건 아니고 재미있는 부분만 갖고 수업을 하셨는데,
그게 아이들 흥미를 끌었나 봐요. 수업이 끝난 다음에 아이들이 도서관으로 몰려와서 그 책
을 찾는 거예요. 그때는 책이 나온 지 얼마 안 돼서 도서관에 책이 없었는데, 아이들이 하도
찾아서 교장 선생님께 따로 말씀을 드려 열 권을 들여왔어요. 그 당시에는 책이 너무 인기 있
어서 못 빌리는 아이들이 많았어요. 제가 보기에는 아이들이 보기에 꽤 어려운 책이었는데
도, 선생님이 읽고 싶게끔 얼마나 재미있게 소개하느냐에 따라 아이들이 영향을 많이 받는
다는 걸 알았어요. 『정의란 무엇인가』 같은 책은 아이들이 읽으면서도 스스로 어렵다고 생
각하지만, 친구가 읽으니까 자기도 질 수 없다는 자존심 때문에 읽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이수종 그래서 서평을 쓸 때 읽기 지도에 초점을 맞추면 좋을 것 같아요. 저도 학기 초에 아이
들한테 추천도서 목록을 주면서 책 소개를 해요. 이때 어떻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아이들 반응
이 달라질 수 있어요. 정말 재미있게 이야기해 주면 아이들이 관심을 갖고 찾아 읽더라고요.
정움 올해 저희 학교에 탁석산 선생님이 강연하러 오셨어요. 아이들이 그전까지 탁석산이
누군지도 모르다가 그 강연을 듣고는 도서관에 그분 책을 빌리러 많이 왔죠. 그렇게 명사
의 강연을 듣거나 하면 또 관심을 가지고 책을 찾아보기도 해요. 탁석산 선생님이 직업진
로에 관한 강연을 하셨는데, 그때 책 소개도 해 주셨어요. 이번 1학년은 그전이랑 많이 다
른데요. 예전에는 학습법 같은 책은 아이들 스스로 빌려 보는 법이 없었는데, 이번 1학년
아이들은 추천하지도 않았는데 먼저 공부법, 학습법, 명상법 같은 책들을 빌리러 와요.

예주영 저는 웬만하면 자기계발서나 처세에 관한 책은 수서목록에서 빼려고 하는 편인데,
베스트셀러가 된 책은 몇 권 사요. 도서관에 있긴 있어야 하니까요. 사면서도, 이런 책은 안
읽어도 된다, 이런 생각으로 사죠. 근데 아이들이 그런 책을 많이 찾아요. 『이기는 습관』이
나 뭐 ‘1%~’ 이런 말이 들어가는 책 같은. 그런 걸 보면 요즘 아이들은 정말 심하게 경쟁하
는구나 생각이 들어서 안타까워요. 문학에서는, 판타지나 추리소설은 아이들이 워낙에 좋
아하는 거고, 요즘은 현실을 반영한, 입시에 내몰린 어두운 면을 다룬 책 같은 걸 찾아보고
있어요.

그런 책들이 아이들 삶을 반영하는 것 같아요. 인터넷에서 <고3의 하루>라는 동영
상을 봤는데, 웃자고 만든 동영상이겠지만 보니까 정말 힘들겠더라고요. 아이들이 도서관
에 와서 책만 읽고 가는 게 아니라, 쉬다 가거나 놀다 가도 된다고 생각해요. 하루 종일 공부
에 지친 아이들에게 꼭 책을 읽어야 한다고 강요하고 싶지는 않아요. 물어보는 아이들한테
는 소개해 주고 권해 주는데, 아이들이 찾는 책과 제가 읽히고 싶은 책에는 차이가 좀 있어
요. 또 한 가지 말씀 드리고 싶은 건 시 부문을 추천하기가 제일 힘들다는 거예요. 정말 시는
개인적인 역량이 중요한 거 같거든요.

김정숙 시를 추천한 다음부터 학교도서관저널에 시집이 많이 들어와요. 전에는 시집이 많
이 없었잖아요. 그런데 요새는 시집이 꽤 들어오더라고요.
예주영 저희는 청소년 대상 도서를 추천하잖아요. 어른을 대상으로 하는 시는 저부터 이해
를 못하겠고……. 『난 빨강』 같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시집은 괜찮았어요. 그런데 청소
년 대상 시집이 많이 나오는 게 아니라서, 어른들 대상 시집 가운데 고르려니 시집을 추천
하는 일이 어려웠어요. 고민도 많이 되고, 아예 시집을 제외하기도 했죠.

이수종 결국 독서 지도가 그런 것 같아요. 보물찾기를 하듯 숨어 있는 책을 소개할 수 있어
야 해요. 자기계발서나 처세서를 찾는 아이들을 탓할 일이 아니라 숨어 있는 좋은 책들을
찾아서 가르쳐 주는 것, 그게 교사가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김정숙 읽어 보지는 않았는데, 『리딩으로 리드하라』라는 책 광고를 봤어요. 그 광고를 보는
순간, 참……. 우리가 추구하는 책 읽는 이유가 아니잖아요, 그게. 리드하려고 리딩하는 게
아닌데……. 그런데 아이들을 책으로 끌어오기 위해서, 책을 읽으라고 하기 위해서는 그
말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아요. “선생님 가치관하고는 맞지 않지만, 리딩을 많이 하면 리더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라고 아이들한테도 얘기했어요.

예주영 맞아요. 저도 아이들을 끌어들이려고 그런 방법을 쓰는데요, 이거 읽으면 도움이 된
다, 이런 식으로요.
이수종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읽으라고 하는 게 아니라,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이런 책을
읽어야 한다고 다른 책을 소개해 주는 건 어떨까요?

예주영 더 고민되는 건, 선생님들이 신청하시는 책 중에 그런 책들이 많으면 엄청 갈등이 돼
요. 이걸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재테크 관련 책이나 성공에 대한 책들……. 모르는 척하
기도 하고, 자르면서 죄송하다고 하기도 하고, 어쩔 땐 몇 권 사기도 해요. 아까, 공적인 책읽
기와 개인적인 책읽기 말씀하셨는데, 공적인 책을 사야 하는 제 처지에서 고민을 많이 해요.



추천도서 목록을 만드는 일
이인문 이번엔 좀 심각한 얘기를 해 볼까요? 추천도서 목록의 영향력을 느낄 때가 언제인
지……. 바로 우리들 얘기이긴 한데, 우리들을 벗어난 다른 학교나 일반 선생님들한테 얼
마나 영향을 끼칠까요?

이수종 학교도서관 선생님들이 책을 주문할 때 내용 검토를 다 못하는 것 같아요. 과학 분야
같은 경우에는 나한테 물어보기도 하고요. 목록이 있으면 이럴 때 도움이 많이 되죠.
박혜경 저널을 더 많은 학교들이 구독해서 수서할 때 적극적으로 참고하면 좋겠어요.
김정숙 우리 학교 도서관에서는 <학교도서관저널>을 구독하는데, 수서할 때 먼저 학교도
서관저널에서 추천한 책들을 살펴보세요. 언젠가 다른 학교에서 도서관을 담당했던 선생
님 얘기를 들어보니까, 수서하는 게 제일 힘들다는 거예요. 책을 선정하는 거요. 저 같은 경
우엔, 저한테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하시는 선생님들이 많아요. 방학 때 읽을 책 좀 골라 달라
거나, 아이한테 읽힐 만하나 책을 추천해 달라거나 하시는 거예요.

이수종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목록을 선생님들보다도 학부모들이 보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우리도 학부모잖아요. 그 나이대 아이를 가진 학부모들이 좋은 책을 다 알고 있거든요. 인
터넷에서 자기들끼리 정보도 나누고. 우리가 추천한 목록을 그런 학부모 모임에 제공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제 생각엔, 추천의 영향력은 발행 부수와는 상관이 없어요. 여기저기
서 추천하는 책을 보면, 제 생각에는 별로인 책들도 있거든요. 근데 학교도서관저널 추천
목록은 그렇지 않잖아요.

왕지윤 학부모들은 늘 목록을 찾으시는 것 같아요. 학교 선생님들도 집에 가면 학부모들이기
때문에, 아이들한테 읽힐 만한 좋은 책이 없냐고 물어보시는데, 막상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목록을 보여 드리면 너무 많아서 곤란해 하시더라고요. 적당한 양이 소개되면 관심이 가는 책들은
확인도 하고 그럴 텐데, ‘풍요 속의 빈곤’이라고 할까요, 너무 많이 늘어 놓으면 오히려 구체적인
반응이 오지 않고 막연하게 좋은 책이겠지, 그러고 마는 것 같아요. 어쨌든, 학부모님은 늘 목록을
찾으신다는 거죠. 우리처럼 적극적으로 책을 추천하는 분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
이 들어요. 학부모님들이 책을 추천하는 작업에 참여를 한다면, 그것도 즐거운 경험이 될 텐데,
같이하시는 분들이 적다는 게 안타깝네요.

이수종 학부모 공부 사이트 같은 것도 많아요. 우리 생각보다 훨씬 전문적으로 책을 보는 분들도
많고요. 그런 사이트를 모니터링하거나 그런 모임에 활동하시는 분을 모셔 와서 참여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죠. 저보다 과학책이나 환경책을 더 잘 아시는 분들이 많아서 놀랄 때가
많거든요.

왕지윤 아쉬운 게 있다면, 왜 이 책을 추천했냐는 이야기가 많이 나와야 사람들이 관심도 가지
고 우리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될 텐데, 그저 “좋겠죠, 뭐.” 이런 반응이라서…….
예주영 사실 추천에 대한 적극적인 피드백을 받아 본 적이 없어요. 어떤 분께 반대 의견을
들어본 적은 있어요. 목록을 만드는 일은 나쁘다고 하시는 거예요.
김정숙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예주영 전 이 추천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분은 목록 자체를 거부하시더라고요.
그 말씀을 듣고 좀 혼란스럽기는 했지만, 시중에 쏟아져 나오는 책 가운데에는 그다지 읽
을 만하지 않은 책들이 너무 많아서 선별하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꼭 읽어야 한
다는 말이 아니라, 이 정도는 봐도 괜찮다, 나쁘지 않은 책이다, 추천할 만하다, 이런 이야기
들은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목록을 만드는 걸, 필독 도서나 권장 도서의 뜻으로 생각하시
는 분들이 계신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권력’이라고까지……. 그래서 반대하시는 게 아
닐까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왕지윤 반성해 보자면, 도서관 잡지가 아닌 다른 매체에서 추천하는 책들과 ‘학교도서관’이라는
이름을 걸고 나오는 잡지에서 추천하는 책들이 그렇게 차별화되지 않는다는 거예요. 처음에는
색깔이 너무 보일까 봐 걱정을 했는데, 이제는 비슷비슷한 책을 추천할까 봐, 이러면 다른 잡지
나 매체와 무슨 차이가 있을까 하는 생각……. 제가 맡고 있는 분야가 예술 분야이다 보니까 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지 모르겠는데, 좀 다른 방법으로 추천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찬미 제가 항상 궁금했던 건, 당사자인 아이들은 추천도서 목록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하는 거예요.
그래서 실제로 <학교도서관저널>에 실린 ‘이달의 새책’ 부분을 아이들한테 보여주고 이야기를
들어봤어요. 뭐가 좋고 나쁘다고 얘기하기보다는, 서평에 줄거리가 들어가잖아요. 그 줄거리를
보고 이 책 재미있겠다, 이런 정도 생각을 하는 것 같았어요. 추천도서 목록이 있으면 그걸 다 살펴보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자기 취향에 맞는 걸 고르잖아요. 그때 줄거리를 보고 재미있어 보이는 걸 고르는
거예요.

이인문 선생님들 이야기를 듣는 것뿐만 아니라 아이들한테 피드백을 받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인 것 같네요. 각자 학교에 가서 아이들한테 목록을 보여 주고 의견을 들어보면 좋겠어요.



2011년, 이런 책이 나와주었으면
이인문 이제 앞으로의 이야기를 좀 해볼게요. 올해 아쉬웠던 점을 보강해서 내년을 대비해
야 할 텐데요, 각자가 추천위원 활동에서 바라는 부분이나, 내년에는 어떤 책들이 나왔으
면 하는 바람들을 자유롭게 말씀해주세요.

왕지윤 아까 정움 선생님도 인문 분야가 폭넓다고 말씀하셨고, 청소년 문학도 검토 대상 도
서가 많잖아요. 저널 지면이 제한적이라 무작정 분과를 늘릴 수 있는 건 아니니, 한 분과의
추천위원을 늘리는 것보다는 분야를 좀 더 다양하게 하면 어떨까 해요. 지금 한 분과에서
일곱 권을 추천하고 있지만 이걸 세 권쯤으로 줄여서 분야를 늘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지
면을 늘리지도 않고 한 분야에서 책임감 있게 책을 봐 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김정숙 저는 주목받지 못한 좋은 책, 추천하다가 놓친 책을 모아서 소개하는 지면이 있으면
좋겠어요. 그때는 몰랐는데, 이 책 참 괜찮더라 하는 것들이 있는데, 아깝잖아요.
박혜경 예술 분야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책이 많이 나오면 좋겠어요.

이수종 청소년들을 흔히 ‘작은 어른’쯤으로 보고, 어른들 책을 좀 쉽게 쓰거나 줄여서 내는 일
이 많은데, 그런 거 말고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는 청소년 책이 더 많이 나오면 좋겠어요. 청
소년은 작은 ‘어른’이 아니거든요. 정말 청소년을 위한 책, 아이들 시각으로 썼는데 어른들이
봐도 잘 몰랐던 사실을 알 수 있는 청소년 책이 나와야해요. 지금은 어른 책을 쉽게 풀어서 아이들
책을 내고 있잖아요. 대학교 지구과학 책이랑 고등학교, 중학교, 초등학교 지구과학 책 내용이
똑같아요.

이찬미 청소년 문학이라고 나오는 책을 보면,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게많아요. 말투도 좀 낯간지럽고
인물들이 둥둥 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어요. 그래서 겸손하면서도 당당한 주인공이 등장하는
청소년 소설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리고 잘 안 쓰는 우리말이 책에 나오면 흥미를 갖게
되더라고요. 그러니까 청소년 소설에서 우리말을 많이 살려 쓰면 좋을 것 같아요.

왕지윤 읽는 사람을 웃게 만드는 재미있는 책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진지한 책이 너무 많아요. 아이들은
무서운 책 아니면 눈물 나는 책을 찾는 경향이 있어요. 요즘 가벼운 소설이라고 하면, 흔히 일본 소설을
떠올리게 돼요. 유쾌하게 읽히는, 교훈이 없어도 읽고 나서 명랑만화를 본 것처럼 시원해지는 느낌이 드
는 책이 많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박혜경 청소년 문학은 청소년 문제, 죽음이나 왕따 같은 소재를 다루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것보다는 평범한 아이들의 내면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책이 더 많이 나와야 할 것 같아요.
아직은 청소년 문학이 성장할 때라고 생각해요.
이찬미 아이들도 그런 얘기를 해요. 왕따나 성적 문제를 다룬 책을 보면, ‘나도 다 아는 얘긴
데’라고만 받아들여요. 좀 더 깊이 있는 이야기가 나오면 좋겠어요.

이인문 선생님들이 말씀하신 책들이 나와준다면 청소년 책은 2010년보다 더 약진할 수 있
을 것 같습니다. 다양성의 측면에서도 긍정적이고요. 청소년책은 현재도 주목받고 있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분야지요. 저도 그랬지만, 선생님들도 한 해 동안 학교도서관저널
추천위원 활동을 하시면서 많은 고민을 하셨네요. 그 고민만큼 좋은 책을 고르는 안목도,
아이들을 이해하는 마음도 더 깊어졌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자리에서 나온 여러 의견들을
잘 갈무리한다면 2011년엔 좋은 책들을 더 많이 찾아내어 아이들에게 읽힐 수 있겠지요.
늦은 시간까지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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