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평화로운 학교를 만들기 위한 실천 4 - 평화와 우정의 교사되기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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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9-02 17:06 조회 7,504회 댓글 0건본문
경쟁적 냉소적 폭력문화를 잠재우지 않으면…
따돌림과 학교폭력이 공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정도를 넘어서 공교육 자체를 교란하고 있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이 학교폭력에 대해 인지하고 있더라도 평화로운 학교를 만드는 데 실천 역량을 집중하기는커녕 폭력예방 교육을 실시하거나 발생하는 학교폭력에 대처할 방법을 마땅히 알고 있는 교사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이다. 일반교사는 물론 상담교사들도 학교폭력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교사가 드물다.
그런데 학교폭력에 대해 교육청을 통해서 접할 수 있는 폭력예방 매뉴얼이나 연수를 보면, 학교폭력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고 학교를 평화롭게 우정을 나누는 공간으로 바꾸려는 문제의식이 별로 없어 보인다. 단지 폭력예방 교육을 실시하거나 폭력에 대처하는 방법들을 제시할 뿐인데, 이마저도 폭력을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서 문제가 있어 보인다.
자칫 물리적 폭력이나 겉으로 드러난 따돌림 등에 국한시켜 학교폭력을 바라보게 되면 표면적인 것밖에 보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발생한 학교폭력에 대처하는 능력을 가진 교사들은 늘어가겠지만, 학교폭력의 토양이 되는 냉소적이고 경쟁적인 폭력문화를 방치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며, 학교폭력은 더 늘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신과 세상을 변화시키는 출발점은?
여기 소개하는 따돌림사회연구모임 ‘평화와 우정의 교사되기 프로젝트’는 학교폭력의 원천이 되는 경쟁적이고 냉소적인 폭력문화를 평화롭게 우정을 나누는 문화로 바꿔내기 위한 불 지피기 프로젝트이며, 실천과 학습을 결합시킨 멘토식 교사모임을 통해 평화와 우정의 불쏘시개가 되어줄 교사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지향한다. 흔히 볼 수 있는 교사들의 학습모임과 다르게 실천을 중심에 두고, 계획하는 과정에서부터 결과를 공유하고 평가하는 과정을 함께 해나가며, 참여 교사들이 실천하는 데 필요한 철학이나 실무적인 문제들을 중심으로 학습 내용을 체계화하고 있다.
학습보다는 실천을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해 나가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참여하는 교사들이 자기만의 변화를 넘어서, 공교육 변화를 견인하고 더 나아가 세상을 변혁시킬 수 있는 주체로 거듭나게 하기 위함이다. 실천을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참여 교사들이 자기 자신을 과감하게 드러내고 평가받음으로써 자기 자신을 깨뜨리는 모임 풍토를 조성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매월 두 번째 모임에서 자신의 실천 결과를 보고하고 평가받고 있으며, 그와 별도로 교단일기를 서로 공유하고 있다. 자신을 드러내고 깨뜨리는 과정이란 바로 자신과 세상을 변화시키는 출발점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진행 형식은 공동실천과 공동학습을 하는 과정에서 프로젝트 참여 교사와 따돌림사회연구모임 교사가 강의와 실천 평가를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서로 교류하면서, 프로젝트 참여 교사가 자기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멘토(따돌림사회연구모임 회원)를 선택하여 도움받기 쉽게 조직했다.
교사 지도 특성에 따른 다양한 실천 모델
프로젝트 진행 기간은 2년으로 한정하고 1년 단위로 계획을 세워서 실행한다. 첫 1년 동안에는 학교폭력에 대한 철학적인 시각 정립과 학교폭력에 대한 대처 방안, 더 나아가 근본적인 학교문화 변화를 위한 평화와 우정 교육의 문화를 끌어낼 운동의 돌파구를 찾는 데 집중하게 될 것이다.
다음 1년은 교사 자신의 지도 특성과 학교 내의 위치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평화와 우정 교육 운동을 펼쳐나가는 전형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할 것이다. 담임교사는 담임교사의 위치에서, 상담교사는 상담교사의 위치에서, 학교폭력 담당교사는 그 위치에서, 학생회 지도교사는 학생자치를 통해서 평화와 우정 교육 운동에 접근하도록 할 것이며, 교사의 지도 특성에 따라서 같은 담임이라도 다양한 방법으로 실천하는 모델을 만들어 대중 교사들에게 제시하게 될 것이다.
첫 1년 동안의 실천 계획을 월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3월에는 회원 각자 1년 동안 해야 할 일들을 계획했으며, 4월에는 3월에 세운 계획을 토대로 한 달 동안 실천한 결과를 평가할 것이며, 5월에는 학교폭력을 학생 개인의 인성 문제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학급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6월에는 5월에 실시한 학급 분석을 토대로 도출된, 학급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과정을 서로 공유하게 될 것이다.
7월에는 한 학기 동안의 실천을 평가하는 과정을 통해서 각자 2학기에 집중해야 할 실천 지점을 찾아볼 것이다.
9월에는 급우들 사이에서 고립되어 있는 학생들을 파악하여 이들의 학교생활과 교우관계에 대해서 참여 관찰을 실시할 것이다.
10,11월에는 따돌림 피해를 당한 학생은 물론 고립되어 있는 학생들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아서 우정교육 프로그램을 실천해보는 시기이다.
12월에는 1년 동안 실천한 결과에 대해 보고서를 만들고 집중적으로 평가할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1월 방학기간 동안에 자신의 지도 특성과 학교 내 위치에 따라서 특화된 실천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세상은 교사가 앞으로 나아간 만큼 바뀐다
첫 1년 동안의 학습 계획은 실천을 뒷받침하는 내용으로 조직되었다.
2월에는 학급운영 새 학기 전략–평화로운 학급 구조 만들기.
3월에는 학교폭력에 대한 이해.
4월에는 학교폭력에 대한 대책.
5월에는 평화로운 학급 관계 만들기–교사들의 학교폭력에 대한 질문에 답하다.
6월에는 평화로운 학급 관계 만들기–학생들의 학교폭력에 대한 질문에 답하다.
7월에는 평화로운 학급 관계 만들기–학부모의 학교폭력에 대한 질문에 답하다.
8월에는 책 『심리게임』, 영화 <더 클래스> 보고 토론하기.
9월에는 고립아에 대하여.
10월에는 고립아 실태 보고서.
11월에는 우정교육론.
12월에는 『자아실현의 열쇠(교류분석)』 학습 및 토론.
1월에는 『인정투쟁』 학습 및 토론 등의 주제로 학습을 진행할 예정이다.
‘평화와 우정의 교사되기 프로젝트’에는 서울과 경기도에 근무하고 있는 중등교사 여섯 분과 초등교사 네 분이 참여하고 있으며, 멘토식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서 추가 신청자를 받지 않고 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교사를 위해 아래와 같은 필독도서를 선정하였으며, 그중에서 참가 교사들이 요구하는 두 권의 책을 가지고 학습하기로 했다.
『학교가 환자를 만드는가?』 Fritz Wandel, 교보문고, 1993
『인정투쟁』 악셀 호네트, 사월의 책, 2011
『서사교육론』 우한용, 동아시아, 2001
『자아실현의 열쇠(교류분석)』 M.james, 우신출판사, 1990
『심리게임』 에릭 번, 교양인, 2009
『버티기와 당기기』 톰 슈미트·미하엘, 산수야, 2010
비록 소박하게 시작했으나 1년 동안 참여 교사가 한 발 앞으로 나아갔다면, 세상을 그만큼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며, 열 발을 나아갔다면 그만큼 세상의 변혁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참여한 선생님의 열정에 따돌림사회연구모임의 전문성을 결합시켜 학교뿐 아니라 세상을 바꿔나가는 용광로가 되기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