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도서관에서 11년째 사서교사로 근무 중이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3년 주기로 매너리즘에 빠진다고들 한다. 몇 년 전, 사서교사로서 매년 반복되는 업무와 반복되는 각종 행사로 지쳐갈 즈음 한 작은 도서관에서 주최하는 세미나에 참석했다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직장인이라면 피해갈 수 없는 3년 주기 매너리즘에서 해방되었다. 일본의 한 공공도서관에서는 일정 기간 동안 도서관에서 선정한 책을 읽고 반납하는 아이들에게 대출대에 앉아있는 직원이 “재미있었니?”라고 묻고 아이와 한두 번 더 질문과 대답이 오간 다음 읽었다는 스티커를 주거나 도장을 찍어주고 아이들은 이것을 모아 행사가 끝날 때 작은 선물을 받는다고 한다. 이런 행사를 해마다 실시하는데 해마다 주제가 달랐다. 이런 행사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주제가 있는 도서관’과 ‘행복한 책읽기’ 독서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하고자 한다.

① 학교현장에서 실시되는 독서교육(행사)기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적이고 연계성이 있기를 바란다.
② 오는 아이들만 오는 도서관이 아니라 한 번도 오지 않는 아이들의 숫자가 점점 적어지는 도서관이 되기를 바란다.
③ 변방에서 허우적거리는 독서교육이 아니라 교육과정 중심에 서기를 바란다.
④ 독서교육을 통해 세상을 바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지기를 바란다.
⑤ 세상과 소통하고 나눔을 실천하길 바란다.

이런 바람을 담아 교과에서 다루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소외된 주제를 찾아 도서관 한 해 프로그램을 기획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동안 본교 도서관에서는 2009년 ‘세계 여러 나라(다문화 포함)’, 2010년 ‘환경’, 2011년 ‘우리 민속’, 2012년 ‘진로’라는 주제로 도서관 프로그램을 기획하였다.





2. ‘행복한 책읽기’ 프로그램
행복한 책읽기 프로그램은 도서관 한 해 프로그램의 주제와 동일한 주제로 도서관에서 선정한 책을 2주일 동안 집중적으로 읽음으로써 주제에 대한 이해를 갖고 독서영역 및 수준을 높이기 위하여 실시한다. 또한 한 해 도서관에서 진행되는 모든 프로그램과 동일한 주제로 진행되어 이후에 도서관에서 실시되는 많은 행사와도 연계되는 중요한 동기유발과 배경지식을 갖게 하는 행사로 일종의 독서캠페인 형식으로 진행한다.

1)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 있어 염두에 두어야 할 것
① 연중 도서관프로그램 주제와 동일하게 운영한다.
② 책 읽는 행복함을 느낄 수 있도록 독서캠페인 기간 동안에는 교내 및 도서관 환경을 축제처럼 조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③ 좋은 책이지만 학생들이 잘 읽지 않는 도서를 발굴하여 선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2) ‘행복한 책읽기’ 행사 진행방법
<행사 전>
미리 주제에 맞는 도서를 선정하여 별도로 비치하고, ‘행복한 책읽기’ 수첩을 제작하여 전교생에게 배부한다.

<행사 중>
① 학생들은 비치된 ‘행복한 책읽기’ 도서를 행사기간 중에 도서관에서 읽거나 대출하여 읽는다. 행사기간 중에는 대출권수와 기간은 미리 짧게 조정해 둘 필요가 있다(예: 1권 3일로 조정)
② 학생들은 읽은 책과 수첩을 가지고 도서관 자원활동가에게 읽었는지 확인을 받는다.
③ 자원활동가는 학생들이 책을 깊이 있게 읽었는지 간단한 물음을 통해 확인을 한다. 이때의 질문이 매우 중요하다.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행사의 질과 효과가 매우 달라진다. 질문은 아이들이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책을 제대로 읽었는지, 향후 깊이 있는 독서를 유도하는 질문을 해야 한다. 질문과 대답이 오간 후 학생들에게 스티커를 배부하는데 한 권 읽을 때마다 스티커 한 장을 준다. 고학년인 경우, 독서능력이 되는 경우 좀 더 깊이 있는 독서를 권장하기 위하여 80쪽 이상은 스티커를 두 장 배부할 수도 있다.
④ 스티커를 받은 학생은 스티커를 수첩에 부착한다. 스티커는 해당 칸에 부착하고 읽은 책은 목록에서 학생 본인이 삭제한다.

<행사 후>
행사가 끝나고 난 뒤, 담당자는 스티커가 5장 이상인 학생을 반별로 집계하여 주제와 관련된 작은 상품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