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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학교도서관 담당자들에게 권하는 독서교육 계획 수립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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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4-20 17:59 조회 8,96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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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학교도서관과 독서교육의 관계는? 매우 친밀하지만 부부관계는 아니다
학교도서관과 독서교육은 밀접하다. 그러나 학교도서관 운영의 모든 결과가 독서교육으로 귀결되는 배타적이고 독점적인 부부관계 같은 것은 아니다. 학교도서관은 바람둥이다. 학교도서관은 독서교육만을 바라보고 있지 않는다. 다양한 다리를 여기저기에 걸치고 있다. 문화예술교육, 진로교육, 평화교육, 독서상담, 레크리에이션, 정보활용교육 등등 학교도서관은 교육적으로만 보아도 다양한 교육적 기능을 수행한다.

그래도 학교도서관이 독서교육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은 맞다. 그래서 교육청 차원의 부서 편제에서는 학교도서관 업무를 독서교육을 맡고 있는 부서와 통합해야 된다는 말이 나오고 있고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한 부서에서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오죽하면 학교도서관 운영 프로그램 이름까지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이런 연관성 속에서 학교도서관 운영계획도 독서교육 계획을 염두에 두고 소통하고 협의하면서 짜는 것이 맞다.

2. 독서교육이 교원업무경감 대상 업무인가?
독서교육 업무분장은 누가 맡아야 하는가?
학교도서관 담당교사나 사서교사라 할지라도 아주 소규모 학교가 아닌 다음에야 도서관 업무와 독서교육을 함께 맡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또한 도서관 담당교사 자신이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만 작성하는 독서교육 계획도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일부 교육청에서 최근 무기계약 사서선생님들이 있는 학교를 중심으로 해서 독서교육 업무 분장 자체를 ‘교원업무경감’의 하나로 보아서 독서교육 수립과 진행 업무 자체를 도서관 담당 사서에게 책임지게 하는 경우들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것은 학교 전체의 교육적인 관점에서 무리가 많은 업무분장이라고 본다. 학교도서관 담당 사서에게 도서관의 관리 업무는 몰라도 이를 기반으로 한 학교 독서교육 수립과 시행까지 학교 회계직 사서 선생님들에게 맡길 일은 아니라고 본다. 이것은 학교 회계직 사서선생님들의 독서교육에 대한 전문성을 믿고 존중해서라기보다는 일반 교사들이 교사 본연의 업무를 기피하는 관점에서 나온 발상이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라고 본다.

사서노조 입장에서도 독서교육 업무를 맡으니 교육적 책임감도 생기고 교육적 역할에 대한 임무를 부여해 주니 무조건 좋다는 입장이 아니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교사와 사서 간에 역할 분담을 분명히 해야 된다고 본다.

하여간 일단 독서교육 계획을 짜라고 하면 “이것은 전 교사가 협력하여 시행할 교사 본연의 교육적 업무인데 저에게 이런 계획을 사서에게 짜라고 하면 어떻게 합니까?” 하고 거부만 할 수는 없는 일이기도 하다. 어떤 개별학교 현장에 따라서는 독서교육에 의욕 없이 억지로 맡은 일반교사보다 회계직이라 할지라도 열정 있고 철학 있는 사서가 더 좋은 계획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교육행정의 가이드라인은 분명 아닌 것이다. 직접 교육의 주체인 교사들이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상황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럼에도 학교에서 사서에게 독서교육 업무까지 맡길 경우 도서관 담당교사나 사서, 특히 사서교사 입장에서는 어떤 식으로 계획을 짜야 할지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사서인 경우는 도서관 담당교사나 독서교육 담당교사도 지정되어 있지 않다면 도서관을 담당하고 있는 부서의 부장교사와 아니면 교감선생님과라도 밀접하게 의논해야 될 것이다.

3. 피해야 할 것들
가. 도서관 행사만으로 독서교육 계획을 수립하는 것
독서교육 업무를 일반교사들이 기피하고 경감해야 될 잡무의 하나로 여기는 배경에는 교사들만의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학교 현장에서 진행되는 독서교육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이라기보다는 독서행사진행이나 독후감 검사하기 수준으로 머물러도 괜찮다는 인식이 있다. 교사들의 일상적인 수업이나 꼼꼼하고 지속반복적인 교육적 활동으로 접근하는 방법들이 적었기에 교사들은 독서교육이라고 하면 전시성 행사나 내용 검증이 불가능한 독후노트 관리 정도로, 현재는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관리 정도로 여기는 상황이다.

이런 인식이 현실이다 보니 도서관 담당자 입장에서도 다른 여러 교사들에게 소위 민폐를 끼치지 않고 교육과정을 건드리지 않고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만 계획을 짜다보니 방과 후 활동, 소위 자투리 시간 활동으로만 계획을 짤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더 도서관 담당자 입장에서만 사고하고 행동할 수 있는 차원에 머무른다면 월별 독서 동기부여 행사나 도서관이벤트가 독서교육 계획을 대체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학교 독서교육은 사실상 도서관의 행사계획이 되고 실제 교육과정상의 독서교육은 각 교과별로나 학급상황에 따라 각자 따로 진행하게 되는 것이다. 각자 열심히 하기는 하나 교과와 도서관의 연계와 협력은 빈곤하고, 힘들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은 바로 학생들이다.

나.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을 강조하는 것
일부 학교에서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을 강조해서 수행평가나 생활기록부 기록과 연관시켜서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의 기록 실적을 많이 올리게 하는 경우들이 있다. 이런 것은 어떤 양적 평가와 연관되는 시스템에는 맞을지 몰라도 현실에서는 과거 독후기록장을 잔뜩 쓰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누구보다 책을 읽고 온라인 시스템에 접속해서 글을 남겨야 하는 학생들에게는 고역이다.

사실상 범국민적 여론에 따라 에듀팟에서 제외됨으로써 입시나 교육적으로 폐기되다시피 한 이 시스템을 유달리 강조할 때 학교 독서교육 담당자의 역할은 학생 회원관리에 따른 역할 진급, 비번 관리, 승인 통보, 통계 처리, 기록 독려 등등 시스템 관리자의 역할에 급급하게 된다. 다른 교사들의 업무도 클릭 클릭에 머무르고 만다. 아이들의 글 내용을 꼼꼼히 읽어내고 댓글을 달아주고 평가할 수 없다면 아이들에게 베낌과 요령을 심어줄 수밖에 없는 비교육적 시스템이 될 수 있다.

다. 독서골든벨식의 암기와 경쟁을 주된 방법으로 삼는 행사
지정도서를 몇 권 정해주고 그 안에서 나오는 줄거리와 내용을 갖고 퀴즈를 내는 식의 독서골든벨형 행사나 지필고사나 수행평가 문제로 책의 내용을 테스트하는 등 단기적인 실적이나 보이려는 것은 독서교육에는 해악이라고 본다. 책읽기의 즐거움을 빼앗고 교과서를 늘리고 아이들의 암기력을 테스트하는 것에 불과하다. 아직도 이런 행사를 하는 교육지원청이나 학교가 있다면 제발 그만두도록 하자.

라. 반별로 한 종류의 책을 일정 시기마다 돌려 읽는 윤독도서
선정과 관리의 편리를 위해 학급 수만큼의 종수와 학급당 학생 수만큼의 동일한 책을 사서 돌려 읽는 방법들을 시행하는 학교들이 많이 있다. 이런 방법은 들어가는 예산과 에너지에 비하여 다양성과 창의성을 기본 교육 철학으로 하는 독서교육에는 별로 적절한 방법이 아니라고 본다. 현실적으로 독서교육담당자를 서적 도매상의 배송 담당 직원으로 만들고 어깨와 허리에 직업병을 유발시킨다. 이런 상황을 보는 교사들은 당연히 독서교육업무를 행정실로 넘겨도 되는 일로 보게 된다. 재고파악을 하고, 학급별로 일시에 이동하면 되니까. 이렇게 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고, 잠시 본 책들은 학급 책꽂이에서 잠을 잔다.

4. 이런 것을 해보자
가. 다양한 독서교육에 대하여, 독서교육의 철학에 대하여 공부하자
도서관에는 독서교육에 대한 다양한 자료들이 많다. 인터넷에도 최근 진지한 교사, 학부모 학생들의 고민을 담고 있는 좋은 관점의 자료들이 많다. 책따세, 물꼬방, 초등 중등의 다양한 연수자료, 어린이도서연구회, 어린이책시민연대 등등 도서관 담당자로서 무엇이 독서교육인지에 대한 인식과 고민이 필요하다.

자료전문가답게 다양한 자료를 입수하여 읽어야 한다. 공부해야 한다. 독서교육이 교원업무경감 차원에서 다루어질 일이 아니라 평생을 걸고 궁극적으로 해야 되는 가장 중요한 교사의 사명이 독서교육이라는 인식을 가질 수밖에 없는 자료들이 많다. 읽고 정리하고 다른 일반 교사들에게도 줘야 한다. 그래야 함께 다음 고민을 할 수 있고 학교의 독서교육 계획 수립이 가능하다.

나. 교사들과 의논하고 교사들이 함께 협의하도록 해야 한다
독서교육 담당자는 업무분장을 받았다 할지라도 혼자 독서교육을 다 하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 업무를 총 기획하라는 것이다. 통일교육 담당자만 통일교육을 하는 것도 아니고 특별구역 담당자가 특별구역 청소를 다 담당하거나 수업계가 모든 보강을 하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독서교육은 원칙적으로 교실에서 학급담임이나 교과담임의 책임 하에 진행될 때 최소한 학교독서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학급이나 교과가 연계되서 도서관에서 진행되는 것이 이상적이긴 하지만 규모가 큰 학교일수록 도서관에서만 감당하기에는 시공간적인 한계가 명확하다.

전 교과나 전 교사가 돌아가면서 참여하는 권장도서 추천, 수업시간에 지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독서교육, 담임교사의 책임이나 기획을 진행할 수 있는 아침독서나 학급문고 운영, 학생과 교사가 함께 하는 사제동행이나 교사와 학생을 연결해주는 독서멘토링, 교과에서 수행평가 등을 도서관과 연계해서 할 수 있는 도서관협력수업 등등. 도서관 담당자는 이와 관련된 자료를 최대한 수집하고 정리하여 교사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다. 담임교사, 전 교사가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기획해라
독서교육을 도서관 내에서의 활동으로만 여긴다거나, 다른 교사들을 힘들게 하지 않고 나 혼자만의 힘으로 하겠다는 생각을 먼저 버려야 할 것이다. 그런데 여러 교사들이 함께 힘을 모아서 해야 되는 일들을 기획하면 당장 교사들과 부대낄 수 있다. 즉 담임교사와 교과교사가 반대할 수 있다. 바로 반대가 되는 이 지점이 중요한 것이다. 왜 문제가 되는지?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오히려 교사나 학생을 힘들게 하지는 않을지? 이에 대해 서로 토론해야 한다. 그러면서 교사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보라. 교사들의 문화와 고민을 이해할 수 있다. 조심스럽게 보완책, 반론, 아이디어를 제안해보자. 그러면서 교사들에게 도서관 담당자의 생각과 철학, 도서관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서도 전달해야 한다. 그렇게 대화와 소통이 시작되는 것이다. 대부분은 이런 과정에서 혹시라도 얼굴을 붉히고 틈이 벌어질까봐 협의와 대화를 미리 피하기도 한다. 그래서 결국은 따로따로 각자 열심히 하게 되는 것이다. 책과 함께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문화를 바꾸는 것부터 도전해야 한다.

라. 일상의 독서교육– 교과수업시간 중에 독서교육이 되도록 하는 것에 최우선을 두라
학교에서 학생들과 교사들 대부분의 일상이 수업을 하거나 수업을 듣는 것이다. 과거 독서교육은 수업 따로 독서교육은 방과 후나 아침 자습시간 등 자투리 시간, 아니면 ‘독서’라는 교육과정상의 과목 시간에만 한정해서 생각하곤 했다. 그런 자투리 시간과 교육과정상의 시간을 다 모아서 활용해 봐야 일주일에 고작 2~3시간이다. 무슨 독서교육연구학교나 시범학교 하면 그런 시간을 열심히 온갖 활동으로 열심히 돌린다. 이런 방식들에 대해서 학교나 학생 교사들은 다 지쳐한다. 결국은 독서가 일상이 되려면 학교에서도 학생들의 일상인 수업 중에 독서교육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 교과시간에 교과주제와 단원과 연관된 책읽기, 탐구과제에 적절한 자료 읽기가 이루어져야 한다. 교과교사 혼자라면 책 찾기, 읽기자료 만들기가 버거워서 포기할 수 있지만 도서관의 사서나 사서교사가 이런 의지가 있는 교과교사를 도와준다면 할 수 있다.

교과수업 중에 도서관에 와서 관련도서 읽기, 도서관 자료를 활용하여 해결해야만 하는 수행평가 등을 제시하고 권장하라. 도서관자료를 잘 알고 있는 도서관 담당자가 교과서를 보면서 탐구과제나 토론할 거리 등 교과서의 내용을 보면서 먼저 제안하기도 해보라. 이렇게 또 교사들과 대화와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마. 방과 후 다양한 독서클럽을 권장하고 지원하라
학교에서 기본적으로 편성하는 특별활동부서나 동아리와 상관없이 스포츠클럽을 육성하고 권장하는 것이 붐이다. 심지어 학생들 3~4명이 모여서 걷기 운동, 농구를 하고도 교사의 확인을 받아서 스포츠 활동으로 생활기록부에 기록까지 해준다.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들을 품어주고 체육활동을 몸에 배게 하는 좋은 권장활동이라고 본다.

독서도 이런 식으로 책을 읽고 싶은 친구들끼리 함께 읽고 함께 수다 떨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주고 지원해줘야 한다. 3~4명의 학생들이 책읽기 모임을 하도록 권장하고, 그런 내용을 교사들이 함께 해주고 관심만 가져줘도 아이들은 탄력을 받으면서 해나간다.

5. ‘도서관인윤리선언’을 보자
피할 것과 제안하는 것들이 학교 현실에선 다 만만치 않은 것들이다. 이럴 때 도서관인이라면 ‘도서관인윤리선언’을 다시 보자. 이런 일상의 난관을 부대끼며 극복해나가는 것이 자아성장이고 전문가로서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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