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고등학교 사서 선생님들, 교육과정 때문에 많이 당황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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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11-21 20:05 조회 7,212회 댓글 0건본문
복잡하다 그리고 자꾸 바뀐다
교육과정은 너무 복잡하다. 게다가 자꾸 바뀐다. 초・중・고등학교 과정이 잘 연계되어야 하기 때문에 한 번에 싹 바뀌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하지만 교육부에서 고시한 교육과정에 따라 각 학교에서 매년 새로 짜는 교육과정 단위배당표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교무부장 선생님과 각 교과 부장 선생님, 그리고 교육과정 업무와 교과서 담당교사뿐이다.
고등학교는 올해 신입생 영어 과목부터 2009년 개정 교육과정이 교과서에 적용되었다. 고등학교에는 과목이 많다. 많아도 너무 많다. 그리고 선택과목이 어떻고, 집중이수제가 어떻고 해서 학생 개개인이 배우는 과목이 일률적이지가 않다. 또 학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예전처럼 1학기와 2학기에 똑같은 과목을 배우지 않는다.
국어교사는 잘 모른다. 우리 학교 수학 선생님이 총 몇 분이 계신지, 우리 학교에 수학 관련 교과목은 몇 가지나 되는지, 그 이름은 무엇인지, 그게 몇 학년에서 배우는 과목인지… 너무 많기도 많고, 관심도 없다. 국어만 해도 과목이 많고, 교과서도 자꾸 바뀌는 통에 다른 과목에 신경 쓸 틈이 없다. 물론 다른 교과 선생님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것을 흉보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학교 현장에서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를 통해 끊임없이 교육과정이 바뀐다. 그러면 학교에서는 각 학교 실정에 맞게 새로운 계획을 세워야 한다. 교과목 편성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선생님들의 수업 시수가 좌지우지되며, 새로운 과목이 생겨나 교사를 새로 뽑아야 한다. 있던 과목이 갑자기 없어져야 하는 일도 생기고, 몇 년에 한 번씩 그 과목을 끼워 넣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수많은 경우의 수가 생긴다. 또 언제 어떻게 바뀔지 예측을 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학교는 매년 골머리를 앓아가며 그에 대비한다. 그러나 할 만하면, 또 바뀌고, 자꾸 바뀐다.
고등학교 사서교사들은 고민한다
사서교사가 초・중・고등학교에서 점차적으로 적용되는 2009년 개정 교육과정에 대해 그 모든 것을 파악하고, 이해한다면 참 좋을 것이다. 그러나 무턱대로 달려들었다가는 금세 나자빠질 것이다. 일반계 고등학교 교육과정 책자만 해도 각 과목별로 모아두면 책장 3단이 꽉 찬다. 당장에 그 모든 내용을 간파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그에 따라 ‘우리 학교’의 교과과정은 어떻게 달라지는지, 교과목에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2009년 개정 교육과정은 ‘융합인재교육’을 목표로 한다. 이는 교과와 교과 간 관계를 뛰어 넘어 주제나 활동중심으로 여러 교과를 연계하여 학습하는 것을 말한다. 학교도서관이 그 중심에 서서 좀 더 폭넓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학교도서관에서는 모든 교과를 아우른 통합교육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커다란 매력 중 하나다.
각 교과목 수업에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다양한 방법으로 참여하여, 교과협력수업을 하는 사서교사들이 늘고 있다. 특히 고등학교에서는 교과협력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정확하고,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여, 관련 과목에 대한 지식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다. 원하는 정보를 빠른 시간 안에 정확하게 찾아내는 방법을 교육함으로 정보활용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모르면 바보가 되만, 알면 새로운 세상을 열어나갈 수 있다. 인터넷, 책, 각종 매체를 통해 끊임없이 흘러가고, 떠다니며, 숨어있는 수많은 정보 중에서 정확한 정보를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세상이 되었다. 나라는 사람을 지탱해 주는 힘이 이제는 ‘정보력’이다. 그래서 사서교사들은 그 방법을 학생들에게 가르쳐 주려고 노력한다.
그러한 정보활용교육, 교과협력수업을 하기 위해서 사서교사는 최소 우리 학교의 교육과정, 교과목 편성에 대해 꿰뚫고 있어야 한다. 물론 좋은 소설책, 수필집을 추천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과협력수업을 하려면, 우리학생들이 올해 무슨 교과목을 어떤 교과서를 가지고 공부하는지 알아야 한다. 그런데 마음처럼 쉽지가 않다.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 같기는 한데,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접근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처음부터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하면 시작도 하기 전에 지칠 것이다.
당황할 필요는 없다,
사서교사는 만능학과 출신이 아니다
수년 간 사서교사들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며, 교과서를 검토해 왔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런 작업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을 것이다. 새롭게 바뀌고 개정되는 교육과정을 가장 먼저 표면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교과서이기 때문이다. 교과서 목차를 검토하고 내용을 살피면서, 그와 관련된 도서에 대한 목록을 만들기도 하고, 자료를 수집하여 직접 학교도서관에 구비하기도 한다. 그 자료들은 수업시간에 직접 활용되거나 보충자료가 되어주기도 한다.
올해 우리 학교에는 ‘동아시아사’라는 과목이 새로 개설되면서, 그와 관련된 도서들을 예전보다 많이 구입하게 되었다. 교과서에 나오는 몇 줄의 내용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끼는 학생들이 그런 책들을 유심히 살핀다. 또한 창의적 체험활동의 범위가 넓어져 진로, 봉사활동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해당 자료를 찾는 학생과 교사들이 늘었다. 그래서 그와 관련된 도서를 찾아 수서 목록에 포함시키고 있다.
꼭 교과협력수업, 정보활용교육이 아니더라도, 고등학교 도서관에서는 학생들의 그러한 갈증을 풀어주는 역할을 해야 마땅하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추리소설도 신간이 나오면 들여와야 하지만, 각 교과 수업을 통해 새롭게 생긴 궁금증이나 그와 관련된 정보를 얻고자 할 때, 학교 안에서 그들이 가장 쉽게 그러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학교도서관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는 그들의 목마름을 풀어줄 의무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이 궁금해 할 내용들을 미리 파악하여, 자료를 구비해 놓는 ‘앞선 한 박자’가 필요하다. 핸드폰으로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의존하는 아이들의 발걸음을 학교도서관으로 옮겨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어려움에 부딪힐 때가 많다. 사서교사는 ‘만능학과 출신’이 아니다. 모든 지식을 총망라하고 있지는 못하다. 물론 다방면으로 지식이 많은 사서교사도 많지만, 그래도 수학은 수학교사가, 영어는 영어교사가 아무래도 더 낫다. 그러니 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들이 크게 부담스러워 하지 않으면서, 쉽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요즘 수학시간에는 학생들이 뭘 배우나요?”, “그 부분이랑 관련해서 학생들이 쉽게 볼 수 있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 뭐가 있을까요?” 하고 도움을 요청하면, 반 학생이 가출을 하거나, 사고가 나서 병원에 있거나, 오늘 당장 중간고사 시험문제를 제출해야 해서 정신없이 바쁘신 선생님이 아니시라면,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 경험상, 수학을 잘 하고 싶다는 학생에게 내가 “이 책이 좋을 것 같은데!”
하며 권해준 책보다, “○○수학선생님이 추천해 주신 책이야~!” 하며 건네주는 책에 학생들은 더욱 큰 믿음을 갖는다. 자존심 상해 할 필요가 전혀 없다. 나도 그 편이 더욱 마음 편하다.
쉬운 것부터 하나하나 접근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당장 다른 것은 몰라도 우리 학교 교육과정 단위배당표가 어떻게 생겼는지 들여다보면 된다. 그 종이 몇 장이 우리 학교 학생들이 학업을 위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사서교사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알려 줄 것이다. 그러고 나서 각 교과의 교과서를 검토하고, 더 필요한 정보는 무엇인지, 수업시간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는 무엇이 있을지, 정보활용교육을 연계시킬 수 있는 단원은 무엇인지 차근차근 살펴보면 된다. 고등학교의 경우 학교마다 선정하여 사용하는 교과서가 다 다르기 때문에 우리 학교만의 목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학교 올해 교육과정 단위배당표가 당장 궁금하다면 학교 교무부장님께 파일요청만 하나 하면 금방이다. 그것보다 쉬운 방법도 있다. 학기 초에 선생님들 책상 위에 한 권씩 올려두었던 ‘학교교육계획’ 책자를 보면, 그 안에 깔끔한 표로 정리되어 있을 것이다. 우리 학교의 교과목은 무엇이 있는지, 1학기에는 뭘 배우고, 2학기에는 뭘 배우는지, 시수는 몇 시간인지… 당장은 이 정도만 알아도 2학기 수서목록을 짜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관련자료, 도서 찾는 것은 또 우리들의 전공 아니겠는가. 교과서 속 내용을 속속들이 다 알고 있지 못하더라도 전혀 당황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주면 되고, 그것을 직접 연결하는 것은 아이들의 몫이다. 단, 제대로 된 연결고리를 만들어 주는 건 사서교사의 중요한 몫이다.
교육과정은 너무 복잡하다. 게다가 자꾸 바뀐다. 초・중・고등학교 과정이 잘 연계되어야 하기 때문에 한 번에 싹 바뀌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하지만 교육부에서 고시한 교육과정에 따라 각 학교에서 매년 새로 짜는 교육과정 단위배당표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교무부장 선생님과 각 교과 부장 선생님, 그리고 교육과정 업무와 교과서 담당교사뿐이다.
고등학교는 올해 신입생 영어 과목부터 2009년 개정 교육과정이 교과서에 적용되었다. 고등학교에는 과목이 많다. 많아도 너무 많다. 그리고 선택과목이 어떻고, 집중이수제가 어떻고 해서 학생 개개인이 배우는 과목이 일률적이지가 않다. 또 학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예전처럼 1학기와 2학기에 똑같은 과목을 배우지 않는다.
국어교사는 잘 모른다. 우리 학교 수학 선생님이 총 몇 분이 계신지, 우리 학교에 수학 관련 교과목은 몇 가지나 되는지, 그 이름은 무엇인지, 그게 몇 학년에서 배우는 과목인지… 너무 많기도 많고, 관심도 없다. 국어만 해도 과목이 많고, 교과서도 자꾸 바뀌는 통에 다른 과목에 신경 쓸 틈이 없다. 물론 다른 교과 선생님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것을 흉보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학교 현장에서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를 통해 끊임없이 교육과정이 바뀐다. 그러면 학교에서는 각 학교 실정에 맞게 새로운 계획을 세워야 한다. 교과목 편성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선생님들의 수업 시수가 좌지우지되며, 새로운 과목이 생겨나 교사를 새로 뽑아야 한다. 있던 과목이 갑자기 없어져야 하는 일도 생기고, 몇 년에 한 번씩 그 과목을 끼워 넣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수많은 경우의 수가 생긴다. 또 언제 어떻게 바뀔지 예측을 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학교는 매년 골머리를 앓아가며 그에 대비한다. 그러나 할 만하면, 또 바뀌고, 자꾸 바뀐다.
고등학교 사서교사들은 고민한다
사서교사가 초・중・고등학교에서 점차적으로 적용되는 2009년 개정 교육과정에 대해 그 모든 것을 파악하고, 이해한다면 참 좋을 것이다. 그러나 무턱대로 달려들었다가는 금세 나자빠질 것이다. 일반계 고등학교 교육과정 책자만 해도 각 과목별로 모아두면 책장 3단이 꽉 찬다. 당장에 그 모든 내용을 간파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그에 따라 ‘우리 학교’의 교과과정은 어떻게 달라지는지, 교과목에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2009년 개정 교육과정은 ‘융합인재교육’을 목표로 한다. 이는 교과와 교과 간 관계를 뛰어 넘어 주제나 활동중심으로 여러 교과를 연계하여 학습하는 것을 말한다. 학교도서관이 그 중심에 서서 좀 더 폭넓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학교도서관에서는 모든 교과를 아우른 통합교육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커다란 매력 중 하나다.
각 교과목 수업에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다양한 방법으로 참여하여, 교과협력수업을 하는 사서교사들이 늘고 있다. 특히 고등학교에서는 교과협력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정확하고,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여, 관련 과목에 대한 지식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다. 원하는 정보를 빠른 시간 안에 정확하게 찾아내는 방법을 교육함으로 정보활용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모르면 바보가 되만, 알면 새로운 세상을 열어나갈 수 있다. 인터넷, 책, 각종 매체를 통해 끊임없이 흘러가고, 떠다니며, 숨어있는 수많은 정보 중에서 정확한 정보를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세상이 되었다. 나라는 사람을 지탱해 주는 힘이 이제는 ‘정보력’이다. 그래서 사서교사들은 그 방법을 학생들에게 가르쳐 주려고 노력한다.
그러한 정보활용교육, 교과협력수업을 하기 위해서 사서교사는 최소 우리 학교의 교육과정, 교과목 편성에 대해 꿰뚫고 있어야 한다. 물론 좋은 소설책, 수필집을 추천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과협력수업을 하려면, 우리학생들이 올해 무슨 교과목을 어떤 교과서를 가지고 공부하는지 알아야 한다. 그런데 마음처럼 쉽지가 않다.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 같기는 한데,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접근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처음부터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하면 시작도 하기 전에 지칠 것이다.
당황할 필요는 없다,
사서교사는 만능학과 출신이 아니다
수년 간 사서교사들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며, 교과서를 검토해 왔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런 작업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을 것이다. 새롭게 바뀌고 개정되는 교육과정을 가장 먼저 표면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교과서이기 때문이다. 교과서 목차를 검토하고 내용을 살피면서, 그와 관련된 도서에 대한 목록을 만들기도 하고, 자료를 수집하여 직접 학교도서관에 구비하기도 한다. 그 자료들은 수업시간에 직접 활용되거나 보충자료가 되어주기도 한다.
올해 우리 학교에는 ‘동아시아사’라는 과목이 새로 개설되면서, 그와 관련된 도서들을 예전보다 많이 구입하게 되었다. 교과서에 나오는 몇 줄의 내용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끼는 학생들이 그런 책들을 유심히 살핀다. 또한 창의적 체험활동의 범위가 넓어져 진로, 봉사활동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해당 자료를 찾는 학생과 교사들이 늘었다. 그래서 그와 관련된 도서를 찾아 수서 목록에 포함시키고 있다.
꼭 교과협력수업, 정보활용교육이 아니더라도, 고등학교 도서관에서는 학생들의 그러한 갈증을 풀어주는 역할을 해야 마땅하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추리소설도 신간이 나오면 들여와야 하지만, 각 교과 수업을 통해 새롭게 생긴 궁금증이나 그와 관련된 정보를 얻고자 할 때, 학교 안에서 그들이 가장 쉽게 그러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학교도서관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는 그들의 목마름을 풀어줄 의무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이 궁금해 할 내용들을 미리 파악하여, 자료를 구비해 놓는 ‘앞선 한 박자’가 필요하다. 핸드폰으로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의존하는 아이들의 발걸음을 학교도서관으로 옮겨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어려움에 부딪힐 때가 많다. 사서교사는 ‘만능학과 출신’이 아니다. 모든 지식을 총망라하고 있지는 못하다. 물론 다방면으로 지식이 많은 사서교사도 많지만, 그래도 수학은 수학교사가, 영어는 영어교사가 아무래도 더 낫다. 그러니 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들이 크게 부담스러워 하지 않으면서, 쉽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요즘 수학시간에는 학생들이 뭘 배우나요?”, “그 부분이랑 관련해서 학생들이 쉽게 볼 수 있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 뭐가 있을까요?” 하고 도움을 요청하면, 반 학생이 가출을 하거나, 사고가 나서 병원에 있거나, 오늘 당장 중간고사 시험문제를 제출해야 해서 정신없이 바쁘신 선생님이 아니시라면,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 경험상, 수학을 잘 하고 싶다는 학생에게 내가 “이 책이 좋을 것 같은데!”
하며 권해준 책보다, “○○수학선생님이 추천해 주신 책이야~!” 하며 건네주는 책에 학생들은 더욱 큰 믿음을 갖는다. 자존심 상해 할 필요가 전혀 없다. 나도 그 편이 더욱 마음 편하다.
쉬운 것부터 하나하나 접근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당장 다른 것은 몰라도 우리 학교 교육과정 단위배당표가 어떻게 생겼는지 들여다보면 된다. 그 종이 몇 장이 우리 학교 학생들이 학업을 위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사서교사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알려 줄 것이다. 그러고 나서 각 교과의 교과서를 검토하고, 더 필요한 정보는 무엇인지, 수업시간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는 무엇이 있을지, 정보활용교육을 연계시킬 수 있는 단원은 무엇인지 차근차근 살펴보면 된다. 고등학교의 경우 학교마다 선정하여 사용하는 교과서가 다 다르기 때문에 우리 학교만의 목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학교 올해 교육과정 단위배당표가 당장 궁금하다면 학교 교무부장님께 파일요청만 하나 하면 금방이다. 그것보다 쉬운 방법도 있다. 학기 초에 선생님들 책상 위에 한 권씩 올려두었던 ‘학교교육계획’ 책자를 보면, 그 안에 깔끔한 표로 정리되어 있을 것이다. 우리 학교의 교과목은 무엇이 있는지, 1학기에는 뭘 배우고, 2학기에는 뭘 배우는지, 시수는 몇 시간인지… 당장은 이 정도만 알아도 2학기 수서목록을 짜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관련자료, 도서 찾는 것은 또 우리들의 전공 아니겠는가. 교과서 속 내용을 속속들이 다 알고 있지 못하더라도 전혀 당황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주면 되고, 그것을 직접 연결하는 것은 아이들의 몫이다. 단, 제대로 된 연결고리를 만들어 주는 건 사서교사의 중요한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