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마무리와 준비의 시간, 학교도서관 사서의 겨울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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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2-24 02:52 조회 6,456회 댓글 0건본문
김해숙 부천 부월중 사서
학교도서관에서 총 아홉 번의 겨울을 보냈다. 사서로서의 겨울은 왜 그리도 추운지. 추운 겨울방학 동안 대부분의 사서들은 독서교실 프로그램 운영, 소집학급 독서 지도, 장서점검, 1년 마무리와 다음 학년도 도서관 운영계획을 다듬느라 바쁜 시간을 보낸다. 계산해 보니 겨울방학이 길어야 20일 정도다. 그 시간 동안 이런 일들을 다 하려면 몸도 마음도 시간도 모자랄 수밖에 없다.
신정이 지나고 휴식기 없이 독서교실이 시작된다. 방학 전에 기획・결재・홍보・참가인원 확보까지 다 마무리한 상태여야 한다. 보통 3일 정도 운영하는데 작년에는 열흘 동안 진행하고 나니 기운이 쫙 빠졌던 기억이 난다. 다양한 주제로 구성할 수 있지만 여름독서교실과 달리 한 해의 출판・독서문화를 되돌아보기에 가장 좋은 시기인 듯하다. 2012학년도 겨울독서교실의 경우, 2011년 9월에 개봉한 영화 <도가니>로 인해 사회적인 이슈가 되었던 공지영의 『도가니』를 함께 읽고, 영화 개봉 이전과 이후 도가니 사건의 추이를 살펴보고(2008년 인터넷 연재, 2009년 책 출간, 2011년 영화 개봉) 책과 미디어의 영향력과 우리가 독서를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책이 우리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지행합일의 자세를 갖는 게 독서인의 올바른 자세라고 여겨서 이를 아이들에게 길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한 해를 마무리하는 독서교실에 대한 평가까지 끝내고 나면 일주일이 지나가 버린다.
두 번째 주에 접어들면 잠시 소집학급 독서 지도를 하며 한나절을 보내고, 추천도서목록 점검과 본 학년도의 도서관 운영에 대한 평가와 다음 학년도의 운영계획을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우선 추천도서 목록을 점검하는 일은 1년 내내 해야 하는 작업이지만 학기 중에는 너무 분주하기 때문에 방학 중에 정신을 집중해서 1년 동안 읽었던 목록들을 점검하며 추천도서에 넣을지 말지를 결정하고 이전의 목록에서도 제외해야 할 것들을 추려낸다. 더불어 도서관 운영계획도 간단히 점검해 본다. 이미 11월말쯤 내년 예산을 기획하면서 다듬었던 뼈대 위에 살을 덧붙이는 작업을 한다.
세 번째 주, 도서관의 자료를 정비하는 시간! 바로 험난한 장서점검 시간이다. 학기 중에도 자주 서가를 둘러보며 파손된 자료를 정비하거나 먼지를 제거하고 배가 상태도 둘러보지만 이때는 대대적으로 손을 댄다. 모든 책들을 한 번씩 쓰다듬어 주는 시기다. 장서점검은 겉에서 보면 그냥 바코드만 찍어서 분실된 도서 여부를 점검하는 정도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건 1단계일 뿐이다. 과정을 간단하게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장서점검기 대여 → (도서 회수)서가정리 → 전체 장서 바코드 입력 → 먼지 제거 → 파본 or 제적 도서 1차 선별 → DLS 상의 장서점검과 결과 확인 → 자료선정위원회 준비(제적・폐기)
곧 개학이 다가오니 이런 절차들을 열흘 동안 마무리 지어야 한다. 2만 권 가량 되는 도서들을 빼서 바코드를 찍고 먼지를 털어 주고, 서가에 쌓인 먼지 제거와 혼자만 보려고 숨겨뒀다가 본인도 기억하지 못한 책들도 발견하고, 아이들이 소소히 숨겨둔 껌 봉지 등을 제거하다 보면 손목과 어깨에 통증이 심하게 온다. 물론 더불어 코에는 먼지가 한가득이요, 목은 건조해진다. 이 시기에 침 치료를 받거나 병가를 내는 사서들을 주위에서 여럿 보게 된다. 단순히 바코드를 찍는 건 도서부 학생들 도움을 받아도 무방하지만 수리를 요하거나 폐기(파손이 심하거나 이용가치가 떨어지는 도서 등)해야 하는 도서를 선별하는 건 반드시 사서가 해야 한다. 이렇게 모든 장서들을 입력하고 나면 DLS(도서관리 프로그램) 상에서 점검을 실시한다. 결과치가 나오면 이제 분실도서나 미대출도서 등을 파악해서 처리한다. 분실도서도 무조건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2~3년은 보류했다가 최종 처리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적/폐기를 위한 자료선정위원회를 위해 관련 법령과 점검 결과 서류와 도서들을 준비한다. 물론 1년 동안 서가가 꽉 찼다면 70% 이후의 책들은 재배치를 통해 다음 학년도에 들어올 자료를 위해 자리를 마련해 두는 작업도 이 시기에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1년 동안 책들의 훼손이 심해지고 이용자들도 자료 찾기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더불어 수리해야 할 도서도 말끔히 고쳐서 제자리로 돌려보내 줘야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힘들면서도 게을리할 수 없는 건 이런 정비의 시간이 있어야 제대로 된 환경에서 학생과 교직원에 대한 참고봉사에 전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바람은 겨울방학이 좀 더 길었으면 하는 것이다(2인체제면 얼마나 좋으랴만… 그건 백년이 지나도 이뤄질지 모호한 일이니 접자!). 한 해를 마무리하고 다음 한 해를 준비해야 하는 이 시기가 너무 짧아 여전히 학기 중처럼 숨 가쁘기 때문이다. 방학만이라도 여유롭게 아이들을 위해 독서도 하고, 연수도 들으며 새로운 정보도 습득하고, 다음 학년도 운영에 접목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전국의 학교도서관에서 홀로 이 모든 일들을 수행하고 있는 사서들에게 좋은 날들이 이어지길 간절히 바란다.
학교도서관에서 총 아홉 번의 겨울을 보냈다. 사서로서의 겨울은 왜 그리도 추운지. 추운 겨울방학 동안 대부분의 사서들은 독서교실 프로그램 운영, 소집학급 독서 지도, 장서점검, 1년 마무리와 다음 학년도 도서관 운영계획을 다듬느라 바쁜 시간을 보낸다. 계산해 보니 겨울방학이 길어야 20일 정도다. 그 시간 동안 이런 일들을 다 하려면 몸도 마음도 시간도 모자랄 수밖에 없다.
신정이 지나고 휴식기 없이 독서교실이 시작된다. 방학 전에 기획・결재・홍보・참가인원 확보까지 다 마무리한 상태여야 한다. 보통 3일 정도 운영하는데 작년에는 열흘 동안 진행하고 나니 기운이 쫙 빠졌던 기억이 난다. 다양한 주제로 구성할 수 있지만 여름독서교실과 달리 한 해의 출판・독서문화를 되돌아보기에 가장 좋은 시기인 듯하다. 2012학년도 겨울독서교실의 경우, 2011년 9월에 개봉한 영화 <도가니>로 인해 사회적인 이슈가 되었던 공지영의 『도가니』를 함께 읽고, 영화 개봉 이전과 이후 도가니 사건의 추이를 살펴보고(2008년 인터넷 연재, 2009년 책 출간, 2011년 영화 개봉) 책과 미디어의 영향력과 우리가 독서를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책이 우리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지행합일의 자세를 갖는 게 독서인의 올바른 자세라고 여겨서 이를 아이들에게 길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한 해를 마무리하는 독서교실에 대한 평가까지 끝내고 나면 일주일이 지나가 버린다.
두 번째 주에 접어들면 잠시 소집학급 독서 지도를 하며 한나절을 보내고, 추천도서목록 점검과 본 학년도의 도서관 운영에 대한 평가와 다음 학년도의 운영계획을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우선 추천도서 목록을 점검하는 일은 1년 내내 해야 하는 작업이지만 학기 중에는 너무 분주하기 때문에 방학 중에 정신을 집중해서 1년 동안 읽었던 목록들을 점검하며 추천도서에 넣을지 말지를 결정하고 이전의 목록에서도 제외해야 할 것들을 추려낸다. 더불어 도서관 운영계획도 간단히 점검해 본다. 이미 11월말쯤 내년 예산을 기획하면서 다듬었던 뼈대 위에 살을 덧붙이는 작업을 한다.
세 번째 주, 도서관의 자료를 정비하는 시간! 바로 험난한 장서점검 시간이다. 학기 중에도 자주 서가를 둘러보며 파손된 자료를 정비하거나 먼지를 제거하고 배가 상태도 둘러보지만 이때는 대대적으로 손을 댄다. 모든 책들을 한 번씩 쓰다듬어 주는 시기다. 장서점검은 겉에서 보면 그냥 바코드만 찍어서 분실된 도서 여부를 점검하는 정도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건 1단계일 뿐이다. 과정을 간단하게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장서점검기 대여 → (도서 회수)서가정리 → 전체 장서 바코드 입력 → 먼지 제거 → 파본 or 제적 도서 1차 선별 → DLS 상의 장서점검과 결과 확인 → 자료선정위원회 준비(제적・폐기)
곧 개학이 다가오니 이런 절차들을 열흘 동안 마무리 지어야 한다. 2만 권 가량 되는 도서들을 빼서 바코드를 찍고 먼지를 털어 주고, 서가에 쌓인 먼지 제거와 혼자만 보려고 숨겨뒀다가 본인도 기억하지 못한 책들도 발견하고, 아이들이 소소히 숨겨둔 껌 봉지 등을 제거하다 보면 손목과 어깨에 통증이 심하게 온다. 물론 더불어 코에는 먼지가 한가득이요, 목은 건조해진다. 이 시기에 침 치료를 받거나 병가를 내는 사서들을 주위에서 여럿 보게 된다. 단순히 바코드를 찍는 건 도서부 학생들 도움을 받아도 무방하지만 수리를 요하거나 폐기(파손이 심하거나 이용가치가 떨어지는 도서 등)해야 하는 도서를 선별하는 건 반드시 사서가 해야 한다. 이렇게 모든 장서들을 입력하고 나면 DLS(도서관리 프로그램) 상에서 점검을 실시한다. 결과치가 나오면 이제 분실도서나 미대출도서 등을 파악해서 처리한다. 분실도서도 무조건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2~3년은 보류했다가 최종 처리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적/폐기를 위한 자료선정위원회를 위해 관련 법령과 점검 결과 서류와 도서들을 준비한다. 물론 1년 동안 서가가 꽉 찼다면 70% 이후의 책들은 재배치를 통해 다음 학년도에 들어올 자료를 위해 자리를 마련해 두는 작업도 이 시기에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1년 동안 책들의 훼손이 심해지고 이용자들도 자료 찾기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더불어 수리해야 할 도서도 말끔히 고쳐서 제자리로 돌려보내 줘야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힘들면서도 게을리할 수 없는 건 이런 정비의 시간이 있어야 제대로 된 환경에서 학생과 교직원에 대한 참고봉사에 전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바람은 겨울방학이 좀 더 길었으면 하는 것이다(2인체제면 얼마나 좋으랴만… 그건 백년이 지나도 이뤄질지 모호한 일이니 접자!). 한 해를 마무리하고 다음 한 해를 준비해야 하는 이 시기가 너무 짧아 여전히 학기 중처럼 숨 가쁘기 때문이다. 방학만이라도 여유롭게 아이들을 위해 독서도 하고, 연수도 들으며 새로운 정보도 습득하고, 다음 학년도 운영에 접목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전국의 학교도서관에서 홀로 이 모든 일들을 수행하고 있는 사서들에게 좋은 날들이 이어지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