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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2013 어린이 책 결산 좌담 - 도서추천위원회 어린이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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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4-08 00:12 조회 8,23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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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서관저널 도서추천위원 선생님들이 2013년 한 해 동안 추천도서를 선정하면서 검토한 어린이 책의 분야별 경향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2014년에 나오길 바라는 어린이 책과 출판계에 보내는 쓴소리를 담았다. 더불어 학교도서관에 꽂혔으면 하는 책들에 대해서도 짚어 보았다.
 
도서추천위원 어린이 분과 참석자
김혜원 학교도서관문화살림
김혜진 일러스트레이터
박사문 대학강사, 국어국문학
염광미 화성 예당초 사서교사
최선옥 시흥 서해초 사서
배수진 서울 대림중 사서
 
 
어린이 문학
–아이들을 계몽하려 들지 말자
김혜원 2013년 나온 어린이 문학 책들의 전체적인 특징들에 대해 우리 동화를 중심으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지난해에는 학교생활에 대한 책, 옛날 작가들(윤석중, 현덕)의 책, 판타지, 역사동화, 사회적인 주제가 반영된 책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학교생활에 대해 다룬 책의 좋은 예로 마음을 잘 달래 주는 『꼴뚜기』를 꼽을 수 있겠고, 나쁜 예로는 ‘인성동화’, ‘배려동화’와 같은 타이틀을 달고 노골적으로 주제를 드러낸 책들이 있습니다. 한편 시간 여행을 다룬 『타임 시프트』나 『시간 가게』와 같은 책들은 이야기의 과학적인 설정 부족으로 서사에 약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너무 뻔한 결론이 보이는 판타지동화라는 느낌이 듭니다.
2013년에는 어린이 문학의 한 축을 대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역사동화가 약세를 보였습니다. ‘푸른숲 역사 동화’ 시리즈가 시들했고, 주제의 참신함이 아쉬웠습니다.
사회적인 주제를 다룬 눈여겨볼 만한 책을 꼽아보자면, 『검은 후드티 소년』과 『진흙 쿠키, 꿈과 희망을 구워요!』 정도가 있습니다. 두 작품의 작가는 한국 사람이지만, 모두 외국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 동화는 소재 면에서 시각이 좁습니다. 동네, 학교, 엄마, 아빠, 아파트, 학원을 벗어나지 않아요. 더 넓은 세계를 다루는 책은 한 번 더 눈길이 가게 됩니다.
외국 동화는 기존에 알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들이 많은 해였습니다. 『나쁜 학교』, 『겨울 떡갈나무』, 『빙하 표류기』는 어른들이 읽어도 감동을 받을 만한 동화들입니다. 올해의 책으로 뽑은 『나쁜 학교』는 캐나다 원주민 이누이트에게 자행된 서구 열강들의 소수민족에 대한 식민지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가의 어린 시절을 바탕으로 쓴 이 책은 이누이트의 아픈 과거사와 함께 주인공의 강인함이 돋보이고, 재미와 감동을 줍니다. 2013년에는 영미권, 유럽권 이외의 나라들 책이 다수 추천되었는데요, 체코 어린이들의 필독서인 『대장간 골목』과 크로아티아의 안데르센이라고 부르는 이봐나 브를리치 마주라니치의 『구두장이 흘라피치』, 멕시코 작가 하비에르 말피카의 『불사냥꾼 아쿠이카』, ‘동아시아 대표동화’ 시리즈와 ‘중국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시리즈는 주목할 만합니다.
공통적으로 저학년이 읽을 만한 단편 동화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특히 우리 동화는 단편이 거의 ‘몰락’했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단편 동화는 철학적인 깊이를 가지고 단순하면서도 정확하게 의미를 전달해야 하는데, 그게 어려운 일이라 그런지 많이 부족합니다. 유은실의 『나도 예민할 거야』와 이반디의 『호랑이 눈썹』 정도가 올해 어린이 문학 분야에서 눈여겨볼 만한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 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어린이 책의 독자를 누구로 정하고 있는지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엄마가 아이들에게 잔소리 하는 것을 그대로 전달하는 ‘왜 안 되나요?’ 시리즈는 좋은 어린이 책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런 책이 쉽게 읽히는지 의외로 아이들이 많이 찾습니다. 공부, 성적, 친구로 대표되는 어린이 책의 좁은 범위는 아이들이 아니라 엄마들의 사고방식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아이가 엄마, 아빠를 다독이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 동화책이 많은 것도 같은 맥락이겠지요. 어른들이 아이들을 너무 계몽적인 방향으로 몰아붙이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2014년에는 우리 작가들이 어린이 책의 정전(正典)이라고 하는 권정생, 이원수의 작품을 제대로 읽고, 흉내라도 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 아이들에 대한 공부, 옛이야기에 대한 공부도 했으면 합니다. 어린이 책 출판사들도 새로운 작가 발굴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어린이 그림책
–아이들 스스로 즐길 만한 그림책을
김혜진 2013년에 출판된 그림책은 총 870권 정도이며, 그 중 한국 작가의 그림책은 350권 정도 입니다. 전년도에 비해 발전한 양상이 있다면, 다루기 어려울 것 같은 주제들을 적절한 이야기에 실은 그림책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옛이야기를 풀어낸 책이 눈에 띄었는데, 소재나 접근 면에서는 괜찮지만 그림책으로서의 완성도는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림이 그저 이야기를 따라가는 수준에서 머물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전에도 늘 그런 점을 짚었는데요, 그림 수준은 나무랄 데 없지만 여전히 서사를 이끄는 역량이 아쉽습니다.
국내 작가들의 경우 그림 수준은 굉장히 높아졌지만, 여전히 서사를 시각언어로 구현해 내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외국 작가들의 작품 중 몇 권은 훌륭합니다. 하지만 수준이 떨어지는 책들도 간혹 보여서 출판사가 에이전시를 통해 책을 고르는 건지, 책을 직접 찾아서 고르는 건지 의문이 듭니다. 출판사들이 선호하는 작가가 몇몇 인물에 편중되어 있어서 그 외 작가들의 좋은 그림책은 출판되지 않습니다.
난이도도 문제입니다. 영아나 초등학생 이상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그림책은 많아지고, 그 사이에 있는 유아들을 대상으로 하는 그림책은 적습니다. 학교도서관저널 매체 특성상 학교에 비치할 수 있는 책을 고르다 보니 초등학교 이상 아이들을 위한 책을 고르는데, 실제로 유아용이라고 나온 책들도 글자가 지나치게 많이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림책이 주로 ‘읽어 주는’ 문학이라는 점을 고려한다 해도 요즘에는 유치원에서도 한글을 가르치기 때문에 5세 이상의 아이면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어려운 그림책을 내는 듯합니다. 유아들 스스로 즐길만한 책을 찾기란 무척 어렵습니다. 부모의 불안을 염두에 두고 한 마케팅 전략일 텐데, 그래야 책이 팔린다고 하니 안타깝습니다. 큰 문제는 그림책을 ‘글을 읽는 교재’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림책이 교재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서 그림책 출판 경향 또한 그렇게 맞춰진 것 같아요.
저는 그림책 작가들이 더 공부를 했으면 합니다. 여기서 공부란 인문학과 철학에서 출발하는 공부를 말합니다. 또 역사적으로 잘 만들어졌다는 그림책을 면밀히 분석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무엇보다도 구조를 읽어내는 훈련이 필요하겠지요.
 
"어린이 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어린이 책의 독자를
누구로 정하고 있는지 한 번 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요.
어른들이 아이들을 너무 계몽적인 방향으로
몰아붙이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박사문 올해 나온 그림책들의 특징 중 한 가지는 민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우리 문화 원형에서 소재를 발굴한 그림책이 나와 그림책의 지평을 넓혔다는 점입니다. 고소설에서 『장끼전』, 꼭두각시 놀음에서 『떼루떼루』, 추재기이에서 『통영동이』, 삼국사기에서 『계백 반굴 관창』, 『평강공주와 바보온달』 등이 있는데, 새로 발굴한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기존의 시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해석이 가능하다면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옛이야기의 모티브는 모든 스토리텔링에 무한히 적용할 수 있는 보물창고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방식으로 다양한 장르의 그림책에 활용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그림책의 주제들이 점점 넓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성, 계급, 종교, 민족 등의 갈등과 모순 등)과 부정적인 현실을 직시하고, 그것을 ‘아이들이 인식해야 한다’, 또는 ‘아이들도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해서 만들어진 그림책들이 나왔습니다. 전쟁으로 고통 받는 아이들을 다룬 『새로운 시작』, 『지뢰밭 아이들』, 5.18민주화항쟁을 다룬 『오늘은 5월 18일』, 미혼모・빈곤・공동체에 대해 다룬 『다복이』, 성폭력에 대해서 다룬 『나에게 일어난 일을 다 말할 거예요』, 『비밀』, 『빨간모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비판적 보고서 『꽃할머니』, 자본주의와 소비, 느림을 주제로 한 『미어캣의 스카프』, 동물복지에 관해 다큐멘터리적 시각을 보여 준 『돼지 이야기』 등입니다.
 
"갈수록 어린이 책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너무 상위 아이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됩니다. 가뜩이나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재미없는 학습서 형태로 나오는 책을 권한다면 점점 책과
멀어지게 될 것입니다."

한편, 팔만대장경을 다루고 있는 『장경판전』, 민화를 다룬 『소원을 그리는 아이』, 전통의례를 다룬 『여우 제삿날』, 『여우 시집가고 호랑이 장가가고』, 전통 장례 문화를 다룬 『꼭두와 꽃가마 타고』 등 건조하고 딱딱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우리 전통에 대한 지식을 인물, 사건, 배경을 온전히 갖춘 이야기 속에서 재미있게 풀어냄으로써 아이들의 지식정보 그림책에 대한 접근성이 훨씬 좋아졌습니다.
우리 작가들의 그림 실력은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림 이외의 것은 좀 더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통적인 서사구조인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을 지키는 그림책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예요. 또, 시간과 장소에 대한 감각이 왜소하고 한정되어 있다고 생각됩니다. 에너지 넘치는 아이들에게 보여 줄 힘찬 그림책, 모험심을 자극하는 그림책, 아이들을 깔깔 웃게 만들 유머가 넘치는 그림책 등이 절실해요. 그리고 매우 쉽지만 철학적 기반을 갖춘 그림책도 절실합니다.
 

어린이 인문・사회・예술・문화
–사람다움이 살아 있는 책
염광미 2013년에 출판된 어린이 인문・사회・예술・문화 분야 책들은 확실히 각 시기의 이슈나 분위기를 반영한 책들이 많아요. 예를 들어 지난해 상반기에는 숭례문 복원 시점에 맞춰 『열려라 남대문학교』 같이 숭례문을 주제로 한 책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하반기 들어서는 독도 교육이 이슈가 되면서 관련 책이 많이 나왔습니다. 한편 문화유산 답사, 체험 여행 등 여행이나 체험 책도 많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내용이 너무 부실하거나 어려운 책들도 많아서 많이 소개하지 못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는 창의 인성・창의 지성 교육과 관련하여 인문 고전 읽기가 많이 강조되고 있는데요, 그 때문인지 고전을 소재로 한 동화 형식의 책들이 많이 나왔는데 만족할 만한 책은 없었습니다.
역사 분야 어린이 책은 세계사를 주제로 한 책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완벽한 세계사라기보다는 다문화나 문화 교류, 전쟁 등 통합교과적으로 연관이 되어 있는 책들이라 조금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2013년 추천도서 중에 기억에 남는 책은 철학을 주제로 한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 『아빠, 철학이 뭐예요?』 입니다. 철학을 주제로 한 책들이 많이 나오지 않아 경향이라고 하기엔 어렵겠습니다. 그에 비해, 교과 관련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면 좀 답답한 마음입니다.
갈수록 어린이 책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아이들의 수준도 많이 높아졌겠지만, 너무 상위 아이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됩니다. 가뜩이나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재미없는 학습서 형태로 나오는 책을 권한다면 점점 책과 멀어지게 될 것입니다. 좀 더 쉽고 재미있는 어린이 인문 분야 책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교과와 연계되는 책들이 아무리 교과연계를 표방하더라도 글의 문학성이나 정교함이 부족하다면 곤란합니다. 책을 급히 낸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이런 점을 보완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예술을 주제로 한 책이 많이 부족한데 만들기에 대한 책이 특히 부족합니다. 종이접기, 클레이, 뜨개질 등 재미있게 아이들이 따라해 볼 수 있게끔 하는 실용서가 필요합니다.
학교도서관에 꽂혔으면 하는 책으로는, ‘일과 사람’ 시리즈를 꼽았습니다. 어른들이 읽기에도 괜찮고, 1~3학년의 아이들이 참 좋아합니다. 그중 버스 운전사를 다룬 『버스 왔어요!』는 비정규직 문제가 결여되었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지만,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직업책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다양한 직종을 다뤘다는 것만으로도 이 시리즈는 주목받을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학교도서관에는 이와 같이 사람다움이 살아 있는 책들이 더 많이 꽂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학교도서관에 꽂고 싶어도 구하기 어려운 책이 있어요. 초등학교 고학년 대상으로 전 세계 문화가 소개된 전집이 한 질 있으면 좋겠습니다. 비슷한 내용의 단행본이 몇 권 있긴 한데, 전체 시리즈로 기획하기가 힘들어서 그런지 역사・문화・지리 등을 고르게 소개한 책 중 마음에 드는 책이 없어요. 있다 해도, 내용이 빈약하고 흥미 위주로만 서술이 되어 있어서 아쉽습니다. 그 나라에 대한 정보를 자세하게 주는 책을 보지 못했는데, 이런 주제로 된 알찬 전집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어린이과학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을 펴내자
배수진 올해 나온 어린이 과학 분야의 책을 살펴보니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야기를 쉽게 쓰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한무영 교수가 들려주는 빗물의 비밀』이나 『자연의 색이 품은 비밀』이 그렇습니다.
매달 추천하는 도서들이 외국 작가와 우리나라 작가의 책들로 고루 분배될 수 있도록 의도하고는 있지만, 최근에 출판되는 책들도 외국과 한국 작가의 책들이 고르게 나오는 것 같아요. 또, 과학 분야 전문가와 글 작가가 함께 쓰는 경우가 많았는데 2013년에는 과학 분야 전문가들의 활약이 돋보인 한 해였습니다.
그리고 환경 분야와 동물 세계에서 인간 세계를 비추는 내용들도 많이 나왔습니다.
한편, ‘통합 교과’로 묶여 나오는 책 중에서는 ‘이걸 어린이 과학 분야의 책으로 봐야 할까?’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책들이 있었습니다.
2014년 나왔으면 하는 책으로는, ‘중・고등학생용으로 꼭 읽어야 하는 책’처럼 어린이들의 수준을 맞추면서 좀 더 재미있고 알차게 엮은 책들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물론 지금도 그런 책들이 많이 나와 있지만, 어투만 조금 바꾸는 식이면 곤란하지요. 또, 교과와 연계된 책들을 제외하면 환경・생태 책들만 나오는 경향도 좀 바뀌었으면 합니다.
어린이 과학 분야 책들의 문제점은, 너무 쉽거나 너무 어렵다는 것인데, 쉽게 풀어 쓴 과학책들은 대부분 외국 작가들의 책입니다. 수준을 초등학교 저학년, 가운데학년, 고학년으로 나눈다고 했을 때, 대부분의 책들이 고학년 이상의 수준이에요. 결국 어린이 과학 책인데도, 중학생들이 볼 만한 책을 펴내고 있는 것이지요. 실제로 중학생들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펴낸 책들을 많이 읽습니다. 이는 지금 나오고 있는 책들이 초등학생들에게는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그 이유를 추리해 보면, 과학 분야 저자들이 글을 쉽게 풀어 쓰려면 아는 것이 많아야 하는데 아직 그런 역량을 가진 필자가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이유겠지요. 그리고 아이들의 성향을 잘 파악하지 못하는 것도 이유가 될 것입니다.
학교도서관에 비치되었으면 하는 과학 분야 책은 그림책처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에요. 다문화 학생들이 학교에 많아지면서, 과학 분야도 스토리텔링 기법을 사용하여 이야기를 읽거나 듣는 것만으로도 과학에 대한 지식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들이 필요합니다.
최근 스토리텔링 기법을 사용한 어린이 과학 분야 책은 동물, 환경 등 분야로 편중되어 있습니다. 수학을 주제로 한 스토리텔링 책들도 스토리텔링이 주가 아니고 일정한 공식이나 답을 도출하는 데 도구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육과정이 스토리텔링 위주로 바뀌고 있다 보니 학부모들을 유혹하고 있지요.
2014년에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책이 많이 나오길 기대해 봅니다. 과학은 분명 공부해야 알 수 있는 과목입니다. 읽기처럼 훈련한다고 되는 과목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이 호기심을 갖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싹을 틔워줄 책을 필요로 합니다. 더불어 글을 잘 쓰는 저자들이 많이 나오길 바랍니다. 과학 지식을 글로 풀어 설명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더군다나 어린 학생들이 원리를 이해하도록 설명하는 것은 더욱 힘들지요. 하지만 어른들이 욕심을 내려놓고 아이들 눈높이를 맞춘다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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