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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이중언어강사와 함께하는 다문화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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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8-09 19:07 조회 7,56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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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춘영 서울연가초 이중언어강사
 
 우리 가족은 4년 전 중국에서의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왔다. 그때 다른 이주 여성들처럼 어려운 문제들이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아들의 교육문제가 가장 힘들었다. 아이의 국적은 한국이지만 엄마의 나라에서 자라다 보니 중국어와 중국문화만 알았다. 그래서 아이는 선생님이 수업하는 내용을 전혀 알아들을 수 없다며 등교를 거부했다.
지금은 아이를 대안학교에 보내며 걱정을 덜었지만 이 과정에서 아들과 비슷하거나 심지어 더 많은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런 다문화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나는 이중언어강사가 되
어 서울연가초등학교에서 2년째 근무하고 있다.
 
<이중언어강사란?>
 이중언어강사는 대부분 다문화가정의 학부모들이며, 양성과정 등을 통해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또한 이중언어연합회에서는 유·초·중·고등학교에 맞는 다문화교육을 실시하고, 이중언어 수업과 관련한 정보를 공유하고 다양한 수업방법을 연구하는 등 강사로서의 자질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현재 교육청에서는 다문화학생들의 학교생활 적응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에 따라 이중언어강사를 각 학교마다 배치하고 있다.
 
<이중언어강사가 하는 일>
 학교에서 이중언어강사는 크게 다문화학생, 일반 학생, 교사 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활동한다. 기본적으로는 다문화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자존감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 활동으로 한국 및 모국의 언어와 문화에 대한 교육을 기본으로 각 과목 수업에서 학생에게 1:1통역을 해 주고, 생활지도 등을 통해 다문화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세세한 부분을 알려 준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이중언어강사는 선생님인 동시에 마음을 털어놓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일반 학생들에게는 다문화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국제문화이해교육을 진행한다. 학부모는 다문화가정과 일반 학생이 있는 가정으로 대상을 나눠 활동한다. 다문화가정 학부모에게는 필요한 교육과 상담, 일반학생의 학부모와 교원에게는 다문화 이해를 위한연수 등을 진행한다.
 방과 후와 방학 중에도 다문화교육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원활한 활동을 위해틈틈이 다문화교육 관련 교수 및 학습 자료를 개발하고 제작하며 학교나 교육청 등의 기관에서 다문화 관련 행사를 할 때 지원하기도 한다.
 
<다문화교실에서 하는 활동들>
 오전에는 각 학급에 들어가 국제문화 이해수업을 하고 방과 후에는 다문화학생들과 교실을 옮겨 가면서 한글 보충수업을 한다. 매주 화요일은 독서와 중국어수업을 하고 금요일은 학부모 한국어수업이 열리며 학부모님과의 상담은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의 다문화학생들은 언어는 유창하나 이해력이 떨어져서 개별지도가 필요하다. 그래서 한글 지도 자료는 재미있는 한국어 및 기초학력 향상지원 사이트 꾸꾸, 기탄 수학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언어, 종교, 예술, 생활문화, 역사유적지, 전래동화, 전통놀이 등에 대한 추가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외모부터 다르고 한국어를 잘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는 엄마 나라의 전통놀이를 통해 문화를 가르치고 이해시키며 부모 자녀간의 이해가 먼저 이루어지도록 한다. 더 나아가 엄마가 잘하는 모국어를 가르칠 것을 제안하며 가정에서부터 다문화교육이 시작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또한 언어 표현이 서투른 다문화학생에게는 내가 좋아하는 일에는 “좋아”라고 표현하고, 싫어하는 일에는 단호하게 거절할 수 있는 “안 돼, 싫어, 하지 마.” 등의 언어를 먼저 가르친다. 상식과 법에 대해서도 정확한 정보를 주어 불이익을 당할 경우엔 즉시 도움을 요청하도록 지도하여 더 이상 상처를 받지 않게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다문화학생과 일반 학생들의 통합교육으로 몸풀기, 친해지기, 집중하기, 협동하기,표현하기 등을 하는 연극 활동을 통해 서로 친해질 수 있는 수업도 한다. 국제문화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과 달라도 차별하지 않고 편견 없이 누구든 친구로 대할 수있게 마음의 문을 열고 먼저 다가가도록 지도한다.
 또한 교내 교육복지부를 통해 지역의 전문기관(다문화가족지원센터)과 연계하여 다문화학생들의 특기와 진로를 계발할 수 있는 한국문화적응 동아리 프로그램과 다양한 한국전통문화체험도 운영한다.탈북학생의 경우에는 마음의 상처가 깊어 사랑을 주는 것이 시급했다. 그래서 교내사회복지사 선생님, 전문상담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마음을 여는 상담과 복지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지도했다. 처음엔 다문화교실에서 또래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환경
을 만들어 주었다. 담임교사와 교내 전문 인력과 함께 협력하여 학생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자, 학생의 가정에서도 한국사회에서의 양육과 적응에 대해 더 관심을 갖게되었고, 이는 학생에게 사랑으로 느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현재 그 학생은 오전에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교실에서 수업을 하고, 오후에는 교내 다문화 방과 후 교실
을 통해 특기(중국어와 한국어)를 키우며, 저녁까지 지역기관 방과 후 교실을 다니며 한국사회에 잘 적응하고 있다.
 또한 올해에는 다문화학생 이중언어 말하기경연대회, 다문화어울림마당 전시회 등을 개최하기도 하며 ‘나눔이 희망이다’라는 주제로 다문화도서 기증도 진행하고 외국인주민 커뮤니티 문화행사 지원 사업에도 선정되어 운영될 예정이다.
 
<다문화교육의 한계와 어려움>
 이중언어강사로 활동하는 첫 1년 동안은 학교에 적응하느라 바빴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다문화교육을 하려니 열악한 환경이 보였다.
첫째, 교육 공간이 부족했다. 지난 1년 간은 다문화교육을 위한 교실이 따로 없어서 다른 선생님들과 강사실을 함께 썼다. 그래서 다문화학생들과 수업을 할 때마다 교실을 옮겨 다녀야 했기 때문에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또한 독립된 공간이 없어서 아이들은 비밀이 보장되어야 할 마음 속 깊은 얘기를 꺼내기 어려워 했다. 그래서 자료실로 사용하던 공간을 쓸 수 있도록 교장선생님, 부장님 이하 여러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 다문화교실을 만들 수 있었다.
 둘째, 운영 예산이 부족했다. 일단 다문화교실을 만들고 나니 운영 예산과 부딪히게 되었다. 강사의 인건비는 교육청에서 예산이 나오지만 그 외 활동운영비는 거의 전무하기 때문이다. 학교 자체 예산을 약간 끌어서 쓸 수 있긴 하지만 전교생의 1.5%에 해당하는 다문화학생을 지원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앞으로 점점 증가할 다문화학생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활동 운영비의 예산 확보가 절실하다.
 셋째, 국제문화수업의 필요성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첫 수업을 준비하고 있을 때 “꼭 이 수업을 진행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또한 학교 교과과정과 맞물려 배정된 시간에 맞춰 수업하기 어려운 상황도 있었다. 국제문화이해수업은 아이들이 다른 나라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수업이기 때문에 현재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하다.
 사회적 인식이 한 학생의 앞날을 바꿔 놓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문화학생들은 자아정체성이 확고하지 못하고 위축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가슴을 펴고 앞을 보며 자신감 있게 자기 생각을 말하고 수업시간에도 큰소리로 대답하라고 지도한다.
 다문화가정 학부모들에게도 종종 당부하는 말이 있다. “항상 당당한 모습으로 우리 학생들의 본보기가 될 것.” 그리고 “인생이란 굴곡이 있을 수 있으니 조금만 힘내고 노력하면 언젠가는 우리도 이 사회에 어울려져 있을 것”이라고. 무지개는 서로 다른 색일지라도 어우러지면 아름답듯이, 다문화학생들도 우리 사회 속에서 어우러져 지금보다 웃으며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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