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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여름 방학 그곳 이 책_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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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5-10-23 17:10 조회 6,25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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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만나는 바다 호미곶등대와 국립등대박물관
황복순
독서교육전문가, 『책 잘 읽는 아이의 신나는 체험학습 노하우』 저자
 
바다는 우리를 너그럽게 만든다. 게다가 ‘동해’라는 단어는 찬란히 떠오르는 태양과 함께 우리의 마음을 백 배쯤 부풀리는 특별한 재주가 있어 내내 분주했던 일상을 잠시 멈추고 소중한 추억을 길어 올리게 해 준다. 잠깐 쉼! 빛나는 내 삶의 등대를 재정비하는 시간이다.
포항 호미곶은 30년 전 그 이름이 장기갑이었을 때부터 인연이 있는 곳이다. 지금은 일출의 명소로 새해가 되면 구름 같은 인파가 모여든다지만 그땐, 근사한 공원도 카페도 없는 평화롭고 고요한 어촌이었다. 밤새 비둘기호를 타고 도착한 나를 그저 말없이 맞아 주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호미곶이 되니, 어쩐지 장기갑이라는 이름과 함께 나의 추억도 지워 버린 것 같아 늘 섭섭했다. 그러던 중 KTX가 포항까지 개통되었다는 소식이 작은 용기가 되어 스물이 된 딸과 호미곶을 다시 찾았다. 생각해 보니 그때 나도 스무 살이었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새롭게 단장한 호미곶의 모습이 낯설었지만 푸른 바다와 그것을 배경으로 서 있는 등대는 그 날의 나를 알아보는 듯 30년이라는 세월을 단박에 내 앞에 불러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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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품은 호미곶등대
내륙으로는 가장 동쪽에 위치한 호미곶에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높은 등대가 서 있다. 경상북도 기념문화재 39호로 지정된 호미곶등대는 일본이 러일전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26.4m, 벽돌만 사용한 8각형 모양 등대의 곧게 뻗은 자태는 근대사의 아픈 상처에도 불구하고 바다와 어울려 시원스럽고 아름답다.
등대는 1908년 12월 20일에 처음 점등된 이래 100년을 한결같이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치열한 삶을 살피고 있다. 등대 뒤쪽으로는 2008년 점등 100주년을 기념하여 세워진 백호랑이 한 마리가 늠름하다. 호미곶은 우리나라의 지도를 호랑이 형상이라고 볼 때, 꼬리 부분에 해당하여 붙여진 이름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참고로 장기갑은 말의 갈기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호미곶등대의 불빛은 16마일(35Km) 해상 밖까지 간단다. 등대들은 저마다 색깔과 빛을 전달하는 방식이 다른데, 호미곶등대는 12초에 한 번씩 백색광이 반짝인다. 잊지 말아야 할 것 한 가지. 우리도 저마다의 빛깔로 저마다의 방법으로 빛나고 있다는 것!
내륙으로는 가장 동쪽에 위치한 호미곶에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높은 등대가 서 있다. 경상북도 기념문화재 39호로 지정된 호미곶등대는 일본이 러일전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26.4m, 벽돌만 사용한 8각형 모양 등대의 곧게 뻗은 자태는 근대사의 아픈 상처에도 불구하고 바다와 어울려 시원스럽고 아름답다.
등대는 1908년 12월 20일에 처음 점등된 이래 100년을 한결같이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치열한 삶을 살피고 있다. 등대 뒤쪽으로는 2008년 점등 100주년을 기념하여 세워진 백호랑이 한 마리가 늠름하다. 호미곶은 우리나라의 지도를 호랑이 형상이라고 볼 때, 꼬리 부분에 해당하여 붙여진 이름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참고로 장기갑은 말의 갈기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호미곶등대의 불빛은 16마일(35Km) 해상 밖까지 간단다. 등대들은 저마다 색깔과 빛을 전달하는 방식이 다른데, 호미곶등대는 12초에 한 번씩 백색광이 반짝인다. 잊지 말아야 할 것 한 가지. 우리도 저마다의 빛깔로 저마다의 방법으로 빛나고 있다는 것!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박물관, 국립등대박물관
등대박물관도 꼭 30년 만이다. 그때는 장기갑등대박물관이라는 이름이었는데, 1985년에 개관한 이래 30년 동안 많은 변화를 겪어 오늘의 모습을 갖추었을 것이다. 작고 소박했던 박물관은 등대관과 체험관, 해양관, 테마공원을 두루 갖춘 국립등대박물관이 되었다. 누구에게나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전문박물관으로 항로 표지(바다에서 항로를 표시하는 방법)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등대관에서는 항로 표지의 역사와 등대의 역할, 등대를 운영하는 여러 시설과 등대원의 생활을 실감나게 만날 수 있다. 체험관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다양한 구조의 등대 조각을 완성하면 등명기에 불이 들어오는 등대조립 체험도 재미있다. 선박운행 시뮬레이션도 인기가 있지만 몸무게 제한이 있다는 게 흠(?)이다. 모스부호나 음파 표지 체험과 더불어 우리나라 대표 등대를 프로타주하고 스탬프도 찍어 봤다. 인천에 사는 우리는 당연히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인 팔미도 등대로!
야외전시장과 테마공원은 독도등대를 비롯하여 울릉도의 오징어등대, 통영의 연필등대처럼 독특한 등대 모형을 둘러보며 느긋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추억을 나눌 수 있는 이들과 함께라면 더 행복하겠지.
 
『한국의 아름다운 등대섬 20』
조관규 지음|국토경제신문|2012
20개의 등대와 등대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을 풍부한 사진자료로 담아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 주는 책이다. 부록으로 등대의 기원과 우리나라 등대의 역사도 실려 있다.
 
『빨간 등대』
김명석 지음|대교출판|2011
빛을 잃고 무기력했던 사람들에게 희망의 가치를 일깨워 준 등대 이야기. 간결하면서 세밀하고 거친 질감이 그대로 드러나는 판화 그림이 인상적이다.
 
『등대와 괭이갈매기의 꿈』
주강현 지음|생각의나무|2007
등대와 그에 얽힌 역사를 함께 풀어낸다. 등대의 역사를 함께한 괭이갈매기의 시선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린이들에게도 흥미롭게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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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의 시간, 의미의 공간
송아름 서울양재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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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은 소백산맥의 끝자락에 자리한, 온통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다. 북으로는 덕유산(해발 1,614m), 남으로는 지리산(해발 1,915m)이 둘러싸고 있다. 거창에서 동네 뒷산 정도 되는 금원산, 기백산도 해발 1,300m가 넘으니, 좀 높다하는 산들도 이 동네에선 명함을 못 내민다. 거창은 이 명산들 사이에 펼쳐진 거대한 들판이다. ‘넓게 펼쳐진 들에서 창성하라’는 뜻을 담고 있는 거창(居昌)이라는 이름이 여기서 유래했다. 통일신라 경덕왕(757년) 때 이미 거창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한 이 고장은 거대한 들판답게 역사의 무대였던 때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거창에서 첫째로 손꼽히는 절경 수승대는 삼국시대 백제와 신라의 국경지역으로 원래 이름은 수송대(愁送臺)였단다. ‘수심에 차서 송별한다.’ 신라가 삼국시대의 패권을 장악한 후 이곳에서 백제의 사신이 파견되었는데 이웃 강대국 신라에서 온갖 수모를 겪고 더러는 돌아오지 못하기도 해서 붙은 이름이다. 시간이 흘러 조선시대에 옆 동네 안의현에 왔던 퇴계선생이 그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이름 뜻이 좋지 않다며 ‘수승대(搜勝臺)’로 개명해 주었단다. 한자를 풀이해 보면 “경치 조오타!” 정도 될까. 슬픈 역사는 강물 따라 흘러가고, 오늘날 수승대에 서면 저절로 “경치 조오타!” 하는 감탄사가 나온다. 첩첩이 깊은 산들과 그 사이를 흐르는 계곡이 어우러진 풍경이 한 폭의 그림 같다. 요산요수(樂山樂水)라고 했던가. 이 고장의 선비 신권은 자신의 호를 ‘요수’라고 짓고 사재에서 제자들을 가르쳤는데 후대의 유림들이 그곳에 서원을 세웠다. 구연서원의 툇마루에 앉아 마당의 배롱나무를 보고 있노라면, 관직도 부귀영화도 다 버리고 이곳에서 산과 물을 즐겼던 옛 선비의 마음을 알 것 같다. 사실 여름에 수승대를 찾으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깊은 계곡에 튜브와 보트를 띄우고 놀고 있는 피서객들이다. 이미 조선시대에 신권이 이 월성계곡에 보를 만들고 ‘구연’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는데, 지금도 여름엔 보로 물을 가두어 천연 풀장이 만들어진다. 뜨거운 햇살과 서늘한 산바람이 가득한 계곡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의 빠알간 볼을 보면 햇살 아래 야물게 익어 가는 사과가 절로 떠오른다.
깊은 산중의 밤은 서둘러 찾아온다. 무얼 할지 고민할 필요 없이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은 야외극장이다. 매년 여름, 7월 말에서 8월 초까지 거창 수승대 일원에서는 거창 국제 연극제가 열린다. 극장이 모두 네 곳, 평균 600명이 수용 가능하며, 프로그램도 다양하고 출연 극단도 다양하다. 한여름밤의 꿈처럼 연극에 푹 빠졌다 나오면 어느새 서늘한 산기운에 마음까지 단단히 여무는 것 같다. 돌아오는 날 아침, 이상하게도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거창군 신원면 대현리의 거창사건추모공원을 들러 보자.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2월, 국군이 지리산에 숨어 있던 빨치산을 토벌한다는 명목으로 무고한 민간인을 공비 협력자로 몰아세워 719명의 목숨을 앗아간 ‘거창사건’의 현장이다. 온통 산으로 둘러싸인 깊은 산골 마을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고요하지만, 그 공기만큼은 무겁고 숙연하다. 거창사건의 희생자가 안치된 위령묘지와 위령탑, 사건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역사교육관을 돌아보면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지워지지 않을 핏자국 하나를 마주하게 된다. 빨간 사과껍질 속에 그토록 뽀얀 살이 있을 줄 누가 알았을까. 첩첩산중의 고요한 시골같이 보이지만 그 속내는 결코 고요하지 않은 곳, 거창이다.
 
『조선 선비들의 답사일번지』
최석기 지음|유근종, 김종길 사진|경상대학교출판부|2015
조선의 내로라하는 명사들이 찾은 남도 제일의 명승 원학동은 현재 거창군 일대로 ‘거창’이라는 공간과, 그곳을 관통한 시간의 흐름을 풍부한 일화와 자료를 통해 보여 준다.
 
『노근리, 그 해 여름』
김정희 지음|강전희 그림|사계절출판사|2005
한국전쟁 당시 ‘노근리’에서 있었던 양민학살사건을 열두 살 소녀의 눈으로 그렸다. 고요한 산골마을에 찾아왔던 참혹한 전쟁의 시간을 조금이나마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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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부북면 위양못에서의 하루
변춘희
어린이책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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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은 신라시대 전국을 9주로 나누었을 때부터 밀성군으로 명명되었던 만큼 오래된 도시다. 오래된 관광지와 아름다운 풍광으로 유명한데, 영남루 야경, 시례 호박소, 표충사 사계, 월연정 풍경, 위양못 이팝나무, 만어사 운해, 종남산 진달래, 재양산 억새를 ‘밀양8경’으로 꼽는다. 그렇다고 영남루는 밤에 가야 하고, 진달래를 보려면 종남산에 가야 하고, 위양못은 이팝나무가 필 때 가야 한다고 생각하진 말라. 밀양은 사방이 산이다. 봄이면 어느 산이고 연달래와 진달래가 흐드러지고 밀양강을 내려다보는 영남루는 온종일 나름의 운치가 다르다.
이 중에서 나는 부북마을 위양못을 걸어 보길 권한다. 위양못은 안동 권씨 문중에서 대대로 보존해 오고 있는데 저수지 가운데 완재정이라는 작은 정자와 작은 섬들이 있다. 30분이면 천천히 위양못을 한 바퀴 돌 수 있는데, 가능하면 더 천천히 둘러보길 권한다. 한나절을 연못가에서 즐겨도 좋다. 멀리 화악산이 병풍처럼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데, 자세히 보면 아름다운 풍경 속에 커다란 송전탑이 5개나 꽂혀 있다. 자연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철탑이 더욱눈에 거슬린다. 시멘트와 철골 건물에 익숙한 도시 사람들눈에는 지나쳐 버리기 쉬운 이 송전탑이 밀양 사람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엄청난 것이다.
마을은 이야기를 담고 있고 그 이야기를 만나는 것이 여행의 참맛이다. 이 마을에도 부지런하고 정직하게 땅을 지키며 살아온 사람들이 있는데, 10년 동안이나 송전탑을 반대하며 싸워 온 사람들을 만나보길 권한다. 덕촌댁 할매와 권영길 이장님 부부(이분들을 만나고 싶으면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를 만나면 힘들어 죽겠다 통곡하면서도 싸움에서 한 치도 비켜서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사는 데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세상을 살면 좋는지 깊이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밀양을 살다』
밀양구술프로젝트 지음|오월의봄|2014
밀양이 전하는 열다섯 편의 아리랑. 밀양에 가기 전에 그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 좋겠다. 다른 시대든 동시대든 사람과 자연이 살고 있는 흔적을 만나는 일일 테니.
 
『5대 가족』
고은 글|이억배 그림|바우솔|2014
티베트 유목민 가족의 일상을 그린 그림책이다. 그림책 속 송전탑이 밀양을 다녀온 후에 눈에 들어 왔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것이 여행의 힘인 것 같다.
 
『벌레 이야기』
이청준 지음|문학과지성사|2013
밀양을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면 밀양시보다 영화 <밀양>이 먼저 눈에 띤다. 밀양역에도 영화 <밀양>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이 바로 그 원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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