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청소년의 사회참여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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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7-01-18 10:17 조회 6,496회 댓글 1건본문
서준영 사회 안에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주장을 관철시키고 공동으로 힘을합쳐서 뭔가를 만들어내는 것을 사회 참여라고 생각해요. 학교 안에서 지각비를 걷지 말자고 하는 것, 누가 징계를 받았는데 부당한 것 같다고 여기고 바꾸려는 것도 사회 참여라고 생각해요.
김정현 사회 참여가 거창한 것만은 아니잖아요. 가정, 학교 등 작은 영역에서라도 본인의 의견을 낸다는 것 자체가 사회 참여라고 생각해요.
자신의 경험, 주변의 활동
김정현 최근에는 집회에 많이 나갔어요. 주로 청와대 앞으로요. 전에는 국방부 앞에서 베트남 전쟁에서 학살당한 민간인에 대한 국방부의 사과를 받기 위한 기자회견도 해봤고, 대한민국에 널리 퍼져 있는 군사주의에 대해서도 비판하기도 하고, 활동가들끼리 모여 바람직한 집회문화에 대한 토론을 하기도 했어요.
박성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위안부 관련 집회에 꾸준히 참여해왔고, 돌아가신 백남기 농민 집회, 세월호 집회를 비롯해 전국민행동 집회에도 계속 참여했어요.
서준영 매스컴에서 보거나 자기 주변에서 느낀 문제의식에 대해 개인적으로 찾아보거나 책을 더 읽어보면서 문제점을 알게 되고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거 같아요. 이런 방식 말고 집회에 참여해서 현장에서 부대껴 보는 게, 후에 실천적으로 활동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실제로 집회 참여 후에 아수나로에 가입하는 사람도 많아요.
김정현 예전에는 집회나 토론 같은 것에 관심이 없었어요. 작년 민중총궐기 때도 ‘저런 일도 있구나’ 정도로 생각했는데, 올해 들어서 저렇게 나가는 사람이 많은데 나 혼자 집에서 편하게 관망만 하고 있는 건 비겁한 짓이라는 생각도 들고, 뭐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나서게 되었어요.
박성우 저는 처음에 단순히 화가 나서 집회에 나갔어요. 그런데 나가다 보니까 다른것들도 보이고 계속 참여하게 되더라고요.
서준영 사회에 만연한 군사주의 같은 경우엔 평소에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고 널리 이야기하는 주제는 아니잖아요. 이번 박근혜 퇴진처럼 온 국민이 공유하는 그런문제는 아닌데, 어떻게 관심 갖게 된 거예요?
서준영 저는 초등학생 때 부모님 손잡고 광우병 촛불 집회를 나갔었고, 그 뒤에 중학교 다니면서 아수나로에서 하는 집회를 처음 알고 나가봤어요. 한 모임에서 60명 정도 모여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걸 보면서, 나랑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니까 연대감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단체에 들어가서 활동도 하게 되었는데, 집회가 많은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김정현 집회 나가면 모르던 사실도 많이 알게 돼요. 많은 노동자, 소수자가 힘들고 우리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 같아요.
김정현 에이즈 문제에 관해 캠페인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 한 분께 유인물을 내밀었더니, 온갖 인상을 쓰시는 거예요. 사람들의 편견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서준영 학생권 활동이나 동성애 관련 활동을 할 때, 그 자리에서 큰 소리 내고 깽판치던 사람들이 있었어요. 이 사람들을 바꿀 순 없겠지만 더 많은 지지자들을 찾아내고 설득해 나가는 게 필요하겠구나 생각했어요.
김정현 활동하다 보면 성인들과 다닐 경우도 있는데, 아무래도 청소년이다 보니까 밤늦게까지 같이 못 있어요. 제가 만나는 분들 중에는 술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제가 끼면 술을 못 마시니까 애매해지더라고요. (웃음)
박성우 다른 데 눈을 돌릴 수 없게 만드는 교육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아요.
서준영 학교 끝나면 너무 피곤해서 뭔가를 하기 힘들어요. 너무 가둬두니까 참여할때 물리적으로 어려움이 많아요. 그리고 청소년이라 반말하는 어른이 많은데, 너무 존중을 안 하는 것 같아요.
김정현 저도 집회에서, 두 번째 만났는데 반말을 하시는 경우를 종종 봐요. 청소년을 낮게 보는 시선이 좀 만연해 있는 것 같아요.
일상의 변화
서준영 전 내적으로 변화가 있었던 것 같아요. 생각이 정교해졌어요. 학생권 활동을 하면서 여러 주제를 접하다 보니까 점점 관심이 확장되고 정리가 되었어요. 원래 청소년인권에 대해 갖고 있던 생각도 정교해지더라고요.
김정현 세상에 대해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없어진 느낌? 새로 시작된 느낌? 세상의 제도에 대한 믿음과 이미지가 한 번씩 쓸려가는 느낌이라서 좋았어요. 제 능력의 한계를 느끼기도 했고요. 여유시간은 더 없어진 것 같아요. (웃음) 활동가들이 힘들어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아요. 예전에는 집돌이라 집에 있는 걸 좋아했는데 엄청 바뀌었어요.
박성우 좀 밝아진 거? 예전에는 방학 때도 집에만 있었거든요. (웃음) 그런데 이제는 집회를 다니면서 밖으로 잘 나가고 사람도 만나면서 밝아진 것 같아요.
서준영 조직에서 활동하면 저 혼자만 하는 게 아니라 협업해야 하잖아요. 이런 과정을 통해 조직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절차도 배우고,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에 대한 이해도 깊어졌어요. 누구랑 같이 무언가를 한다는 것에 막연했는데, 활동을 하면서 구체적으로 알게 됐어요.
사회 참여, 필요하다
김정현 무슨 문제가 있을 때 당사자가 나서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으니까, 본인이 문제를 가지고 있다면 자기가 표현해 보도록 시도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안 하겠다면 그건 본인이 감당해야 할 문제겠죠.
서준영 각자 살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다르지만, 사회 참여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한국사회에서 순탄치는 않지만,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회 참여가 중요한 것 같아요.
김정현 최선을 다하고 실패하면 차라리 나은데 아무것도 안 해보면 후회가 남을 것 같아서, 할 수 있는 건 해보자고 생각해요.
서준영 어떤 문제가 있을 때, 앉아서 지켜만 보는 사람과 행동하는 사람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사회 참여를 통해 남을 더 이해할 수 있게 되기도 하고요.
박성우 누구든 관심이 있어야 즐겁게 할 수 있잖아요. 관심이 없고 벽을 치면 어쩔 수 없지만, 참여하고 목
소리를 내면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좋겠어요.
활성화되려면
김정현 청소년의 학습량이 줄어야 해요. 이게 가장 큰문제예요. 여유가 있어야 뉴스도 보고 궁금한 것도 찾아보는데, 12시까지 공부시키고 8시까지 오라고 하는데 뭘 할 수 있겠어요.
서준영 가정의 인식 변화도 있어야 할 것 같고, 밖에 돌아다니기 싫어하는 것도 없어져야 하고요. 단체에서도 청소년이 올 때 선입견을 가지고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닌 것 같다고 생각이 되면 안 가게 되잖아요. 정나미가 떨어져서 안 가는 것과 그냥 안 가는 건 다른 거니까요.
김정현 청소년에 대한 선입견을 그대로 표출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분들은 가려서 행동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청소년의 활동이 늘지 않을까 싶어요.
박성우 같이 활동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을 수 있는 길이 넓어져야 할 같아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다양한 세상에 관심을 돌릴 수 있게 하는 교육의 변화라고 생각해요.
사회 참여를 주저하는 청소년들에게
김정현 환경은 다르겠지만 주위 시선 때문에 못할 것 같다면, 주위의 간섭에서 자유로운 작은 것부터 하나씩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어떤 것이든요. 할 수 있는것, 하고 싶은 것 하나하나씩 하다 보면 본인이 할 수 있는 활동이 보일 거라고 생각해요.
박성우 새로운 목욕탕에 가듯이 갔다가 아니면 말고 하는 마음이 필요할 것 같아요. 오만가지 생각을 가지지 말고 한번 해봐야지라는 생각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요.
서준영 인터넷 검색을 해 보면 다양한 청소년 단체를 찾을 수 있어요. 관심 가는 단체의 사이트나 페이스북에 활동 방법을 묻거나, 어느 지역에 어떤 청소년 단체가 있는지 물어보면 웬만하면 대답을 잘 해줄 거예요. 사회 참여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물어보세요. 요새는 인터넷으로 다 물어보니까. 그렇게 도움을 받으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