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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저자 [우리가 주목한 작가]『지렁이 키우지렁』 김지원 작가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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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6-10-08 11:01 조회 3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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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 알고 보면

귀엽고 이롭지렁!

『지렁이 키우지렁』 김지원 작가와의 만남


인터뷰·사진 김상화 기자


김지원 대학에서 현대미술을, 대학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다. 일상적인 소재에 상상력을 더해 작업하기를 좋아한다. 2025년 지렁이를 키우는 과정과 이미지를 결합한 전시를 열었고, 국립극장이 주최한‘ 아트 인 스프링’에서‘ 여기 지렁이 있음’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서울환경연합과 함께 지렁이와 분변토를 주제로 워크숍도 진행했다. 지금은 다양한 작업을 구상하며 그래픽노블 시리즈를 번역하고 있다. 오늘도 부지런히 먹이를 챙겨 주며 지렁이와 사이좋게 지내는 중이다.『 지렁이 키우지렁』은 쓰고 그린 첫 책이다.

어느 날 평범한 20대 여성 김지원은“ 지렁이 분변토 워크숍”에 참석한다. 기르던 식물이 잘 크지 않던 중, 지렁이 똥이 식물에게 최고의 유기농 비료라는 걸 알았기 때문. 분변토가 더 필요하면 지렁이를 직접 키우면 된다는 말에 그는 스무 마리 반려 지렁이와의 동거를 시작하고… 그렇게 어느 틈에(?) 1,000마리 지렁이의 집사가 된다. 이것이 바로『 지렁이 키우지렁』의 탄생 배경. 책은 반려 일기 특유의 부드러움으로 지식 그림책의 딱딱함을 지워 내며 지렁이와 함께 사는 삶을 차근차근 설파해 간다. 지식·정보를 주는 사이사이, 예고 없이 등장하는‘ 렁유머’는 킥킥 실소를 부르고, 지렁이는 어느새 징그럽기보다 지구상에 꼭 필요한 존재처럼 다가온다. 애정·정보·유머 삼박자가 고루 점철된 이런 책은 작가가 궁금해지는 법! 그리하여 지렁이도 반기는 가을 초입, 4년 차‘ 렁집사’ 김지원 작가를 만났다. 이제부턴 지렁이가 왜“ 최고의 반려동물”인지 그에게 직접 들어보자. 알고 보면 지렁이, 생각보다 귀엽고 그보다 더 이롭다!


 첫 그림책 출간을 축하드려요! 현대 그림책의 거장, 키티 크라우더의 추천사도 받으셨는데요. 출간 소감과 더불어, 지렁이와 함께하는 요즘의 일상을 여쭤 봐요.

어제 지렁이 통 점검을 되게 오랜만에 했어요. 지렁이들은 무사히 잘 지내고 있

었고요. (웃음) 키티 크라우더 작가님의 추천사를 받게 된 건, 2025년에 전주국

제그림책도서전에서 수행통역으로 뵀던 게 인연이 됐어요. 그때 지렁이를 키운다

고 말씀드리면서 지렁이 그림 작업을 살짝 보여 드렸었는데, 놀라시면서 웃기고

재미있다고 해 주셨었든요. 그래서 어렵게 이메일을 보내드렸는데 흔쾌히 추천

사를 써 주셨어요. 요즘은 가을에 잡힌 지렁이 분변토 워크숍에 지렁이들을 데

려가기 위해 또 열심히 지렁이들을 돌보고 있어요. 보통은 2주에 한 번씩 지렁이

통을 점검하는데, 지렁이 분변토가 많이 필요할 때는 3주에서 한 달 동안 지렁

이 통을 그냥 놔둬요. 그래서 이번 점검이 지렁이들을 오랜만에 보는 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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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현대미술을, 대학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하셨다고요. 어떻게 처음 ‘미술의 길’을 걷게 되셨는지도 궁금해져요.

그림은 어렸을 때부터 항상 그렸어요. 그림을 그리고 보여 줬을 때 사람들이 웃는 모습이 되게 좋아서 계속 그렸던 것 같아요.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어서 미술 대학에 가고 싶다고 결정하게 된 건 고3 때였어요. 사실 미대는 제 진로 우선순위에 없었거든요. 저는 원래 환경운동가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림과 환경, 두 가지를 놓고 생각하다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건 그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미대에 들어갔어요. (기자: 그런데 이번 책에 자연스럽게 그 두 가지가 모두 있네요!) 책이 나오고서 환경연합에서도 지렁이 분변토 워크숍을 하고, 환경운동가 분들도 많이 뵙게 됐는데요. 그분들이 제가 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대단한 일을 하고 계신 걸 알았어요. 당시 제가 환경운동가를 꿈꾼 게 너무 안일했었나 싶을 정도로요. 지금의 저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니까, 그림을 그리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보니 이런 방식으로 (환경 이야기를) 풀어 가는 것 같아요.



지렁이를 키우는 삶이 어떻게 책 『지렁이 키우지렁』으로 이어졌는지 궁금해요.

지렁이 작업은 원래 대학원 다닐 때 졸업 전시 작품으로 기획한 프로젝트였어요. 제가 대학원 졸업하고 몇 년간 논문 주제를 못 정해서 방황하던 시기가 있었는데요. 그 사이 제가 지렁이를 키우게 된 거예요. 2022년쯤부터인데, 키우다 보니까 지렁이를 키우는 경험이 너무 신기했던 거죠! 그래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한 번 이걸 졸업작품으로 기획해 보자 했었고, 그렇게 졸업 작품집을 만들고서 그걸 출판사에 포트폴리오처럼 보내드려 봤는데 너무 재밌게 봐 주셔서 그 작업이 책으로 이어지게 됐어요. 더미북을 보내드린 게 아니라 그냥 작품집에 있던 이미지들을 낱장으로 보냈어서 되게 어수선했을 텐데, 편집자님들께서 그 속에 있는 이야기를 잘 봐 주셨어요.



그림 작업을 디지털로 하셨다고요. 책을 만들며 어떤 게 가장 힘들고, 또 재밌으셨어요?

가장 힘들었던 건 한 권의 책에 담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는 점이에요. 『지렁이 키우지렁』 속 그림 종류가 되게 다양하거든요? 어두운 그림도 있고, 실사체 그림도 있고, 만화도 있어요. 그래서 이걸 다 담으면 책이 너무 어수선해지지 않을까 고민이 컸는데요. 편집자님들과 얘기하면서 다양한 그림으로 리듬감 있게 장을 구성해도 괜찮겠다는 의견이 나왔고, 그렇게 해서 담고 싶었던 이야기는 거의 다 담은 것 같아요. 가장 재밌었던 건 실제 제 일상 이야기들을 에피소드처럼 다 담을 수 있었다는 점이에요. ‘저 지렁이 키워요! 라고 할 때 사람들 반응’(본문 11쪽)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책이 나오고 나서 “이거 나야? 내가 이런 말을 했어?” 물어보기도 하고, 반응을 들려주는 게 너무 웃기고 재밌었어요. (웃음) (기자: 작가로서 가장 공들인 부분이라면요?) 책의 밸런스였어요. 너무 ‘지식 그림책’으로 만들고 싶진 않았고, 그렇다고 너무 ‘가볍고 개인적인 이야기’는 아니길 바랐어요. 지렁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정보도 얻어가지만 지렁이를 안 키울 사람들도 그냥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으면 좋겠어서 그 밸런스 조율이 가장 까다로웠어요. 만화도 공을 많이 들였어요. 만화는 가볍게 그려야 되는데 내용도 적당히 있어야 하고, 그런데 또 너무 정보 쪽으로 치우치면 안 되거든요. 각 장에 맞는 에피소드로 경쾌한 만화를 그리기 위해서 사전에 기획과 계산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집 안 식물을 더 잘 키우고 싶은 마음에 지렁이 분변토를 직접 얻고자, 지렁이 분변토워크숍에 참석하면서 처음 ‘렁집사’가 되셨다고요.

당시 살던 집이 남향이었는데요. 해가 굉장히 잘 드는데도 불구

하고 키우던 식물이 잘 안 자라는 거예요. 그래서 비료를 찾아보

다가 지렁이 분변토가 식물에 굉장히 좋은 천연 비료라는 걸 알게

됐어요. 게다가 마침 집 근처에서 지렁이 분변토를 나눠 주는 워

크숍을 한다는 소식을 접한 거죠. 기존의 화분을 지렁이 분변토

로 분갈이하는 워크숍이었는데, 워크숍 진행해 주신 선생님께서

지렁이 분변토 안에 지렁이 알과 새끼 지렁이가 있을 수 있으니 이

걸 잘 키우면 분변토를 더 얻을 수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어 그

럼 반려동물처럼 나도 키워 볼까?’ 싶어서 집에 가서 화분을 다

시 다 엎고 지렁이를 찾아 보니까 한 스무 마리 정도가 있었고, 그 지렁이들을 따로 통에 옮겨서 키우기 시작했어요. 그것이 이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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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0마리가 넘게 많아진 거예요. (웃음) (기자: 어떻게 보면 그 워크숍 선

생님께서 인생을 바꿔 주신 거네요?!) 그러니까요. 그분을 졸업 전시 때

초대드렸는데요. 전시를 보시고 자기는 분변토를 나눠 준 것밖에 없는

데, 뿌듯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이 선생님께서 이제는 지렁이를

안 키우시고 커피박 관련 일을 하세요. 책 나오기 전에 뵀는데 이제는

본인이 지렁이가 필요하다고 하셔서 오히려 제가 드리게 됐어요.


지렁이 수가 늘면서 감당이 겁났던 적은 없으셨어요?

그보다는, 초반엔 지렁이 키우는 게 생소하고 찾아볼 게 많아서 한 달

간 지렁이 통을 매일 확인했는데요. 지렁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았던 걸

수도 있는데, 통에 큰 변화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통을 건들지 않고 잠

시 옆에 둔 채 할 일을 하다가 몇 주 후에 다시 살펴봤더니, 그때 통

속 음식물도 확 줄고 지렁이도 포동포동해져 있더라고요. 그때부터

‘아, 매일 보는 게 아니라 각자 할 일을 하면서 가끔씩 보는 사이가

지렁이를 키우는 데 더 좋구나.’ 알게 됐어요. 그래서 지렁이 수가 많

아지면 지금은 ‘너희가 할 일을 잘하고 있었구나, 고맙다!’ 싶어요.



‘집사’들은 종종 반려동물의 말이 들릴 때가 있다고들 하죠. 작가님도 벌써 4년 차 ‘렁집사’이신데, 혹시 가끔 지렁이의 말이 들리시나요?

말은 들리지 않지만, 지렁이 통 점검할 때 지금 뭐가 필요한지는 이제 딱 보이는 것 같아요. 제가 늘 점검 때마다 지렁이한테 뭘 먹이로 줬고, 지렁이 상태는 어떠한지 일지를 적어요. 몇 주에 한 번씩 점검하니까 지난번에 뭘 줬는지 까먹을 때도 많거든요. 이제 그 일지를 보고 통 상태를 보면, 뭘 더 줘야 하는지 보이기 시작했어요. 냄새로 알 때도 있고요. 뭔가 시큼한 냄새가 나면 종이를 넣어 주거나 공기가 더 잘 통하게 해 주는 식으로 지렁이와 소통해요. (웃음) 그리고 책에도 그렸지만, 지렁이와 함께 통 안에 사는 생물들 중에 ‘톡토기’랑 ‘애지렁이’가 있어요. 그들이 보이는지 안 보이는지에 따라서도 지렁이 통 상태를 알 수 있어서 그런 걸 지표 삼고 있어요.



지렁이를 돌보면서 이 일이 “작지만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친환경 활동”일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요.

처음 작은 통에서 키울 땐 체감을 못 했어요. 그런데 지렁이가 많아지고 큰 통에서 지렁이를 키우면서 느꼈어요. 규모가 이렇게 커졌는데도 유지 관리가 굉장히 쉬운 거예요. 지렁이를 키운다고 제 일상에 큰 변화가 생기지

도 않는데, 눈에 보이게 음식물 쓰레기랑 생활 종

이 쓰레기는 줄더라고요. 지렁이 먹이로 종이를 파

쇄해 주는데, 어쩔 땐 파쇄할 종이가 없어요. 그리

고 지렁이가 만드는 똥으로 집에서 바질이랑 토마

토를 키워서 수확해 먹고, 또 남은 음식물은 지렁

이 밥으로 주고 하니까 그 자체가 순환의 경험이

더라고요. 너무 신기하고 보람찼어요. 크게 장비가

필요하거나 매일 점검이 필요하지도 않아서 오히

려 식물보다 지렁이 키우기가 더 쉬운 것 같아요.

층간 소음 걱정도 없고요!

보통 ‘지렁이’ 하면 비 오는 날 인도에서 보이는,

굉장히 두껍고 큰 지렁이들을 떠올리셔서 징그러

워하거나 놀라는 분이 많은데요. 제가 키우는 지

렁이는 퇴비용 지렁이라 그보다 훨씬 작고, 성체가

돼도 엄청 커지지 않아요. 낚시용 지렁이로도 알려

져 있는데 정확한 종 이름은 ‘붉은줄지렁이’예요.

(기자: 그래서 작가님에게 지렁이를 낚시용 미끼로 몇 마리 달라고 했던 사람이 책에 나왔었군요!) 네, 맞아요. 저희 아버지예요. (웃음) 포식자가 가까이 있긴 하지만 절대 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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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종이 아닌, 붉은줄지렁이를 키우는 이유가 있나요?

지렁이 종은 청지렁이 줄지렁이 등 다양한데요. 이 붉은줄지렁이를 키우는 이유는 우선 음식물 처리 속도가 가장 빨라요. 흙층 깊은 곳에 사는 지렁이들은 나무 뿌리 같은 데에 숨길을 만들어 주는 친구들이라 음식을 많이 안 먹어요. 반면 지표면 가까이에 지내는 지렁이는 음식물을 많이 먹거든요? 붉은줄지렁이가 그런 친구들이에요. 땅 파면 나오는 아무 지렁이나 키우면 안 된다고 책에서 알린 이유도 이 이유고요. 음식물을 잘 안 먹거나 훨씬 넓은 곳에 살아야 하는 지렁이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지렁이를 키우고자 할 때는 분변토 워크숍이나 지렁이를 키우는 지인에게 분양을 받으면 좋고, 혹은 주문하는 방법도 있어요.



책 출간 후 어린이에게 받은 질문 중 기억에 남는 질문이 있을까요?

책에서 제가 ‘지렁이가 최고의 반려동물인 이유’ 중 하나로 “산책시킬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했는데요. “지렁이가 산책 가고 싶어 하면 어떡해요?” “지렁이랑 산책 가고 싶으면 어떡해요?” 물어보는 친구들이 있었어요.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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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작은 화분에 지렁이를 넣어서 갈 수도 있지 않을까요? 창의적인 방법을 생각해서 각자만의 방법으로 산책을 가도 좋을 것 같아요.” 정도로 대답했는데, 지렁이들이 진짜로 산책을 원할지는 모르겠네요. (웃음)




지렁이 프로젝트 이후, 앞으로는 어떤 ‘그림 작가 김지원’이 되고 싶으세요?
제가 재미있다고 느끼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꼭 생태환경적인 작업이 아니더라도요. 요즘 제가 좋아하는 류의 작업은 안내서예요. 개인적이고 엉뚱한 이야기가 많이 들어간 안내서가 정말 좋아서 『지렁이 키우지렁』도 그런 성격을 띠었고요. 그래서 ‘∼하는 법’에 대한 아이디어 구상을 많이 하고 있어요. ‘내가 할 수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앞으로도 누군가로부터 “이렇게 했는데도 된다고?”라는 말이 나올 수 있는 작업물을 더 만들고 싶어요. 누군가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그 진입장벽을 낮춰 주는 작업을요!


끝으로, 사랑하는 지렁이들(♥)에게 한마디 해 주세요!
진심으로 지렁이들한테 고마워요. 책이 나오고서 아직도 지렁이를 키우는지 물어보는 분들이 많아요. 지렁이와 함께 사는 삶을 책을 위한 단발성 프로젝트로 오해하신 건데요. 저는 해외로 이민을 가지 않는 한 계속 지렁이를 키울 것 같아요. 지렁이는 제 삶의 완전한 일부가 됐거든요. 이제 지렁이와 함께 이사 가는 법도 다 아니까(편집자 주: 『지렁이 키우지렁』에는 김 작가가 지렁이와 함께 집 이사를 간 에피소드가 있다.) 지렁이와의 삶은 계속될 거고요… 저는 지렁이가 너무 좋아요. 정말로 최고의 반려동물이에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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