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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저자 [독자가 만난 작가] 우린 빛나고 있네 각자의 방 같은 동네에서 -『모두 모두 안녕하세요!』 홍선주 작가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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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2-02-17 14:51 조회 1,66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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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의 노래 <소우주>에서 따온 제목임을 밝힙니다. 원 가사는 “각자의 방 각자의 별에서”입니다. 





피 땀 눈물로 버틴 건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어릴 적, 어머님께서 작가님 곁에서 좋아하는 책의 한 장면을 줄곧 그려 주셨다고요. 어떤 그림이었을까 궁금해지더라고요. 

네다섯 살 때쯤이었을까요? 제가 책을 보고 있으면 엄마가 그 책에서 마음에 드는 장면을 하나 고르라고 말씀 하시곤 했어요. 제가 그림을 고르면, 엄마가 방바닥에 전지를 펼치고선 그 위에 크레파스로 그 그림을 큼직하게 그려 주시곤 했죠. 알프스 소녀 하이디, 비밀정원에 함께 있는 소년과 거인도 그리셨고 손수 만든 인형 드레스 를 선물로 주시기도 했어요. 저도 엄마 옆에 앉아서 개발새발 그림을 따라 그리곤 했는데, 그래선지 그림 그리기 는 제게 익숙한 놀이였어요. 이후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 세상에, 친구들이 글을 다 읽을 줄 알더라고요. 충격을 받아서 일주일 만에 한글을 다 뗐어요. (웃음) 글을 읽을 줄 알게 되자 삽화만 보곤 했던 책이 더 재밌어지더 라고요. 그때부터 위인전, 『클로디아의 비밀』, 『빨간 머리 앤』,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같은 세계문학전집 을 내리 읽었어요. 그 무렵에 국내 1세대 일러스트레이터인 이우경, 홍성찬 작가님의 삽화도 즐겨 봤죠. 그 분들 의 삽화가 담긴 책을 찾은 다음 글 작가의 문장을 그림 작가가 어떻게 표현했는지 보는 게 신이 나더라고요. 


서울일러스트레이션 동화 부문에 입상(1998)하면서 본격적으로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셨는 데요. 데뷔 이전의 짠내(?) 났던 시절 이야기도 듣고 싶어요. 

어릴 적부터 그림을 좋아해서 당연히 저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될 줄 알았는데, 저희 집에 여러 일이 생기면서 가세가 기울었어요. 미대 진학은 꿈도 못 꿨죠. 좌절과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미련이 남을까 싶어서 그림에 대 한 생각을 아예 지웠어요. 대학을 졸업한 후엔 몸에 맞지 않은 직장생활을 계속했죠. 그러다가 잡지사에 입사 했는데, 당시 저는 편집부에서 인터뷰를 담당했었어요. 제가 회사와 맞지 않아서 인터뷰이를 만나러 가는 게 고 역이었고, 슬금슬금 일을 또 그만둬야 할까 싶었어요. 무슨 생각에서 그랬는지, 일 년쯤 근무했을 무렵에 타 부 서 디자인 팀장님께 제가 그린 삽화를 기사에 맞춰 드리면 써주실 수 있냐고 여쭤봤어요. 팀장님께서 허락해 주 셔서 삽화를 여러 장 그려 보니까 재밌더라고요. 그때 십 년 정도 마음속에서 지웠던 그림에 대한 애착이 확 깨 어났죠. 어느 날, 그 디자인 팀장님께 상담을 요청했어요. 그러고 제 나이에 일러스트를 해도 되는지 질문을 드 렸죠. 그때 제 나이가 스물여섯이었는데, 당시에 저는 오십 정도 먹은 기분이었거든요. (웃음) 팀장님은 해도 된다고, 늦지 않았다고 하셨어요. 그 분은 제 인생에서 긍정적인 대답을 해준 첫 번째 사람이에요.  


단행본에 처음 삽화를 그린 『행복한 왕자』(2001)는 어떻게 작업하게 되셨나요? 

그 뒤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거나 알바를 하면서 혼자서 그림 연습을 했어요. 당시엔 그림을 전문적으로 배 울 수 있는 기관이 전무했거든요. 그래서 천 원 한 장이라도 손에 쥘 수 있는 일이라면 해야겠다 싶어서, 사돈 에 팔촌이라도 누가 그림을 그린다고 하면 찾아가서 읍소를 했어요. 그러다가 학습지에 그림 그리는 일을 했고, 돈도 많이 떼었어요. 그래도 그림이 좋아서 2, 3년 버티다 보니 아는 사람들이 생기더라고요. 친구의 권유로 독 서 교재 만드는 출판사에서 그림 그리는 일을 했는데, 거기서 3년 동안 국내 아동문학책을 샅샅이 알게 됐고, 그때까지 시중에 나왔던 어린이책을 거의 다 읽었어요. 국내 그림책 시장이 어떻게 성장했는지도 공부했어요. 공 모전에 입상한 건 그 무렵이에요. 그 후 출판사 상황이 나빠져서 제 의지와 상관없이 직장을 나왔고 한겨레문 화센터에서 어린이책 기획 관련 강좌를 들었어요. 그곳에서 편집자들을 만났고, 생계를 꾸리면서 제 포트폴리오 를 갖춰 갔어요. 그즈음 제가 처음 삽화를 그리게 된 게 단행본 『행복한 왕자』(창비)예요. 그 일을 준 편집자를 지금도 제게 큰 기회를 주신 분으로 기억해요. 잡지사를 그만두고 단행본 삽화 작업에 안착하기까지 8년 정도 걸렸는데, 정말 짠내 났었죠. 열등감은 가득하고, 그림을 그리고픈 욕망은 들끓고, 배는 고픈 상태로 버텼어요.  


120여 권에 달하는 어린이책에 삽화를 그리셨는데, 작가님의 가치관이나 기법 면에서 전환 기가 되어 준 책이 있을 것 같아요. 

『초정리 편지』 원고를 만난 게 2006년쯤이었는데, 그 책을 쓰셨던 배유안 작가님이 수상하셨던 시상식에 갔었 어요. 책 소개를 들으니 책이 정말 재밌을 것 같더라고요. 시상식에 같이 갔던 언니한테도 “저 책 나오면 사서 볼 거야.”라고 말했을 정도였죠. 그 뒤 몇 달이 지나고 편집자에게 전화가 왔는데 『초정리 편지』 삽화 작업을 해보 지 않겠냐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작업을 시작했는데, 작가님의 원고를 읽으면서 많이 감동했어요. 『초정리 편지』 는 당시 역사 동화라는 장르의 문을 거의 처음 연 책이에요. 좋아하는 원고로 책 작업을 하는 게 신이 나서 현 장 답사도 여러 번 다녀왔고, 일을 정확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정말 열심히 그렸죠. 그 책은 제게 인세를 받 는 첫 경험을 안겨준 책이기도 해요. (웃음) 기법 면에서 전환기가 되어 준 책은 『7월 32일의 아이』라는 동화책이 에요. 『초정리 편지』 이후로 같은 표현 방식을 반복하는 걸 경계해야겠다 싶어졌을 무렵에 책 작업을 의뢰 받았 고, 제가 좋아하는 판화로 삽화를 표현해야겠다 싶었죠. 효율적으로 판화 효과를 내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종 이를 오려서 찍은 다음 그걸 컴퓨터로 판화처럼 작업하는 방식, 즉 지판을 활용한 방식으로 책을 작업했어요. 『7월 32일의 아이』는 제게 새로운 표현 방법을 찾을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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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집 윗집 사이, 작은 안부 대신에 전하는 그림들 


가까운 이웃에게도 인사를 건네기 서먹한 요즈음, 책제목부터 반가웠는데요. 『모두 모두 안 녕하세요!』를 어떻게 구상하게 되셨나요? 

어느 날, 편집자께서 집 이야기를 다룬 그림책 작업을 해보자고 제안하셨어요. 그럼 집과 가족을 엮어서 사람들 이야기를 더하면 좋겠다고 말씀드리니, 좋다고 하셔서 그림책 작업을 시작했어요. 처음엔 제가 아는 세상의 가족, 여러 삶에 관해 표현하자고 마음먹고 작업을 시작했는데 집의 모양들,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다양성, 저도 모르게 가졌던 편견에 관한 이야기를 그림에 녹이게 되더라고요. 이야기는 새로운 동네에 이사 온 어린이, 진하 라는 인물의 시점으로 시작돼요. 진하가 전학 온 학교로 첫 등교를 하고, 동네 이웃을 만나고, 새로 사귄 친구 와 하교하며 또 다른 이웃을 마주하는 순서로 이어지지요. 어린이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구성한 건 주인공이 어 떤 편견도 없이 주변을 바라보는 모습을 그대로 독자에게 전하고 싶어서예요. 


세탁소 할아버지, 꽃할머니, 웹툰 지망생 등 다양한 집에서 사는 사람들 풍경을 보여 주 셨는데, 동네를 탐험하는 듯 책 보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집과 사람들은 어떻게 관찰하셨어요? 

저는 이 책을 작업하는 데 최적화된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성인으로 자라기까지 이사를 스무 번은 다녔거든요. 그래서 제가 이삿짐을 잘 싸요. (웃음) 책에도 나오듯이 여러 형태의 집에서 살아봤고, 거기서 만난 사람들에 대 한 기억도 많거든요. 아무리 똑같은 아파트라도 각각의 방문을 열어 보면 다 다르고 볼 수 있는 게 수두룩해요. 부엌에 있는 밥그릇만 봐도 그 집에 사는 사람이 무얼 좋아하는지 알 수 있죠. 그래서 제가 이사 다니며 살던 집 과 이웃의 풍경을 되새기고 주변을 참고해 가며 그림을 그렸어요. 책 초입에 진하가 한성세탁소를 운영하는 할 아버지를 만나는데, 그 분은 제가 오래 살았던 동네에 계시는 할아버지를 떠올리면서 만든 캐릭터예요. 혼자 사 시는 그 할아버지는 바둑 채널을 틀어놓고선 자정까지 옷더미 속에서 일하시거든요. 오래 자리를 지키며 일하는 할아버지가 더 여유롭고 행복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책에서 건물을 지어 드렸죠. (웃음) 보통 어르신들은 나무 바닥이나 옥색 타일 등 집 안의 것들을 유지하면서 사세요. 그런 디테일도 그림으로 생생하게 살리려고 했어요.
 

반지하, 빌라, 한옥집 등 표현하신 집의 형태도 세밀했지만 1인 가정, 재혼 가정, 이주민 가정 등 가족의 형태를 고르게 표현하신 점도 인상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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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정으로 나오는 305호 아저씨는 제 캐릭터이 기도 한데요. 305호 아저씨는 아침마다 출근하고 퇴근 후 집에 와서는 그림을 그리는 웹툰 지망생이에요. 일과 그림 공부를 병행하며 힘든 시기를 겪었 던 제 모습을 표현한 것인데, 지금 순간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무언가를 해보려고 자기 길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전하고 싶었어요. 커다란 이층집에 사는 사람들 가운데 휠체어를 타는 모습으로 그려진 삼촌은 제가 어린 시절에 가졌던 편견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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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을 표현한 거예요. 제가 어린 시절, 몸에 장애가 있던 친구 집에 놀러 간 적이 있어요. 그 친구 집에 가기 전 에 마음이 무거웠죠. ‘친구는 몸이 불편하니까 가족도 힘들게 살 텐데, 그 모습을 보면 어떡하지. 내가 편견이 없 는 친구라는 걸 친구의 부모님께 어떻게 잘 보여 드리지?’ 하고 걱정했는데, 막상 친구 집에 가보니 보통 가정들 처럼 평범하고 따뜻했어요. 재밌게 놀고 그 집에서 나오는 길에 아카시아 향기를 맡아서였는지, 저는 그 친구를 ‘아카시아 그 남자’로 기억하고 있어요. (웃음) 장애가 있든 피부색이 다르든 어떤 사람을 보고 지레짐작하거나 판단하는 건 의미가 없어요. 사람이 보이면 보고, 말을 걸면 말하고, 인사를 걸면 인사를 나누면 돼요. 저한테 그 런 편안함을 알게 해준 그 친구를 떠올리며 세계여행을 꿈꾸는 삼촌을 그렸어요. 


본문 중간에 동네의 전경 그림이 펼쳐지는데, 우리가 실제로 사는 동네 같아서 친근하더라 고요. 어린이들과 이 그림을 더 재밌게 보는 방법을 알려 주신다면요?
책 속 동네 전경은 가상공간인데, 여러 마을과 집의 모습을 머릿속으로 조합해서 완성하는 데만 일 년이 걸렸어 요. 장면을 살펴보면, 소개된 집들이 전경 안에 빼곡히 그려져 있어요. 진하가 아파트에서 등교를 시작해서, 한 성세탁소를 거치고 꽃할머니 집, 빌라와 삼일떡집을 건너면 학교가 나타나요. 진하가 집에 닿는 경로도 책을 펼 쳐 놓고 추적해 볼 수 있을 거예요. 무엇보다 어린이들이 책 속 장면들을 재밌게 보려면, 가이드를 지나치게 세세히 하지 말아야 해요. 편견을 가질 만한 단어를 삼가고, 어른이 옆에서 책을 같이 볼 때도 “이 집은 이럴 것 같 지 않니?” 하는 이야기를 하지 않길 바라요. 가령 장애인이어서, 이주민이어서 쓸쓸할 것 같다는 이야기는 삼가 는 거죠. 저마다 다른 집 안의 풍경도 마음 가는 대로 뜯어보세요. “이 사람은 라면을 이렇게 먹고도 안 치워 놓 네.”, “여기 화장실은 왜 문지방이 높을까?” 등 집 안의 생김새와 도구들을 살피며 읽으면 더욱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아이들이 마음속으로 ‘이 집은 내 이야기랑 비슷해.’ 하고 공감하면 좋겠어요. 아이들도 자기 사정을 잘 표 현하지 않을 수 있거든요. 어린 독자들이 제 책을 읽고 안도를 느끼길 바라요. 




오늘도 우리 곁에서 살고 있을 한 사람을 위하여 


책에 그리신 이웃들 중에서 가장 안녕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는 ‘찐 캐릭터’가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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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안녕했으면 하는 사람은 진하예요. 어쩌면 진하는 소심하고 상처 가 있는 아이예요. 누군가에게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하는 성격도 아 니어서 스치듯 지나가는 이웃들에게 인사를 하고 싶은 아이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죠. 지금까지 제가 만난 사람들이 모두 안녕했으면 좋겠 다는 마음을 진하에게 투영해서 책제목을 그렇게 짓기도 했어요. 책에는 음악 하는 학생 셋이 연주 연습을 하는 모습도 담겨 있어요. 그 그림처 럼 빡빡머리 친구, 드래그 머리를 한 친구 들은 제가 서교동에서 살 때 만난 사람들이에요. 그 친구들이 있던 곳이 반지하였는데, 셋이서 밤새 랩 연습에 열중하더라고요. 저도 근처에서 줄곧 밤샘 작업을 하면서 그 들의 노랫소리를 들었는데, 누군가 제 옆에서 같이 삶을 살고 있다는 생 각에 기뻤어요. 당신들의 그 아름다운 시절을 제가 응원했다는 걸 그 친 구들이 기억해 줬으면 좋겠어요. 덕분에 행복했거든요. 


『콩중이 팥중이』,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의 옷』 등 작가님께서 그리신 책에는 옛사람에 대한 애정이 묻어 나와요. 옛이야기에 관심을 쏟은 까닭, 작가님의 가슴을 움직이는 다른 이야기는요? 

저는 서양의 명화보다 옛 그림들을 좋아해요. 그래서 옛이야기를 많이 그리게 돼요. 옛 그림의 표현 방식이 저랑 잘 맞아요. 특히 호주 애버리진(원주민)들의 그림이나 아프리카의 토속적인 그림들을 좋아해요. 이 그림들은 단 순하고, 선명하고, 투명하며 직관적이죠. 또한 『모두 모두 안녕하세요!』를 작업하고 나니, 제가 소소한 이야기를 소소하게 하는 게 잘 맞는다는 걸 알았어요. 제가 가졌던 감정들을 작게 풀어내는 게 제 체질에 맞더라고요. 삽 화를 그릴 때에는 주인공이 실패하는 시간을 보내고 힘을 얻는 순간 혹은 그 순간을 자각하는 감정이 실린 작 가의 문장을 보면 끌려요. 모나고 힘든 상황에 처한 인물들이 우여곡절을 헤치는 이야기를 좋아하죠. 물론 주인 공이 해피엔딩을 맞지 않아도 괜찮아요. 워낙 역사물, 논픽션을 좋아해서 제 손으로 논픽션 이야기도 만들어보고 싶어요.


어느 책에서 자신을 소개하시길, “어린이책 작업을 하면서 매번 세상을 다시 배워 나가고 있 습니다.”라고 하셨어요. 지금은 어떤 걸 배우고 계시나요? 

책 한 권 한 권을 작업할 때마다 글 작가의 문장을 읽고 자료조사를 하다 보면, 매번 새로 학습하게 되는 것 같 아요. 처음엔 그림을 그려서 돈을 벌고, 책이라는 상품을 만드는 게 제가 볼 수 있는 전부였어요. 세월을 지내다 보니 제가 만드는 책을 ‘사는’ 사람이 있고, 어린이들이 그 책을 ‘본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요즘 은 제가 어린이를 위한 작업을 한다는 책임감에 대해 부쩍 생각해요. 그래서 글 작가의 글을 볼 때도 성별이나 인종 등과 관련해 작가의 편견이 드러나는 대목이 있으면 못 넘어가요. 그 작가에게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 하죠. 어린이들이 『모두 모두 안녕하세요!』를 읽을 때 진하가 남자 혹은 여자라고 규정짓지 않기를 바라서, 제 책을 그리고 쓸 때에도 진하의 성별을 알 수 있게끔 하는 단어나 이미지를 다 뺐어요. 그리고 어린 시절이 힘들 어서였는지, 여전히 제가 그 시절을 보내는 어린이 같을 때가 있거든요. 제가 지금보다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 록, 다 큰 제가 어린 나를 다잡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려고 해요. 자신에게 지나치게 함몰되지 않고, 외부로 시 선을 넓혀야겠다는 생각도 하고요.  


그 시절의 어린 나를 돌보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좋은 책들을 그려 주셨으면 좋겠어요. 꼭 책이 아니더라도, 좋아하시는 게 있다면요? 

저는 세상에 있는 자잘하고도 다양한 악기들을 좋아해요. 피아노를 취미로 배우고 있고요. 돔형으로 생겼는데 만지면 깊은 소리가 나는 악기도 익히고 싶어요. 제 서가 위에 놓인 아코디언도 멋들어지게 연주해 보고 싶네요. 그리고 세상에는 좋은 가수들의 좋은 노래들도 많은데요. 최근엔 BTS의 <믹스테이프>를 듣고 있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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