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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책 읽는 부모] 아이, 엄마, 가족이 모두 행복한 프랑스식 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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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7-24 17:57 조회 8,34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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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석 북칼럼니스트 9744944@hanmail.net



미국에서 나고 자란 여성이 영국 남성을 만나 결혼해 프랑스 파리에 정착했다. 임신과 출산에 대한 정보를 모으며, 조금은 조바심치며 첫 아이를 기다리던 여성은 결국 예쁜 딸아이를 얻었다. 아이는 엄마와 아빠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며 천방지축으로 자랐다. 시시때때로 새로운 장난감을 사주었고, 아이가 먹겠다고 하는 것만 먹였다. 아이는 제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내내 징징거리며 필요한 것들을 쟁취했다. 딸이 18개월이 지날 즈음 아이의 엄마는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꼈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자신과 다른 방법으로 아이를 양육하는 프랑스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프랑스 아이처럼』은 그렇게 탄생했다.


잠깐 멈추기, 밤새 자는 아이들의 비밀

<월스트리스트저널> 경제 섹션 기자였던 저자 파멜라 드러커맨은 주변으로 눈을 돌려 프랑스 아이들을 보면서 신기함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프랑스 유아들은 레스토랑에서 소란 한 번 피우지 않고 식탁에 얌전히 앉아 코스요리를 먹었다. 어떤 아이들은 삶은 부추와 브로콜리, 파프리카를 아무렇지도 않게 먹었다. 그런 아이들의 뒤치다꺼리를 하기 위해 엄마들은 부스스한 머리에 트레이닝복 차림이었냐고? 아니다. 트렌치코트에 풀 메이크업을 하고 하이힐까지 신고 유유자적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쇼핑센터에서도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다. 떼를 쓰거나 내달리거나 징징대는 아이가 없었다. 관심이 생겨 주변 엄마들에게 밤새 어떻게 자느냐고 물어보니, 대답이 실로 충격적이다. “생후 2~3개월부터 밤새 단 한 번도 깨지 않고 잘 잔다.”

아이들이 어떻게 밤새 단 한 번도 깨지 않고 잘 수 있는 걸까. 프랑스 아이들이 별나서일까. 아니, 부모들이 의도적으로 아이들의 수면훈련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저자는 아무것도 모르는 갓난아이에게 ‘수면훈련은 너무한 것 아니냐’고 생각했지만, 취재를 거듭할수록 ‘2시간마다 수유’를 하는 우리네 방식이 뭔가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보통 아이들이 밤에 자주 깨는 이유가 배가 고프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들이 깨는 것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 아이의 특성이 아니다. 생후 6개월 이전 아기의 수면 중 50~60%는 흥분한 상태의 수면이다. 그 상태에서 아기는 갑자기 하품을 하거나 몸을 쭉 펴며 기지개를 켜거나 심지어 눈을 떴다 감기도 한다. 이때 대개의 부모는 곧바로 아기를 안아주고 수유를 한다. 그 순간 “아기의 수면 열차를 탈선시켜 버리는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다. 이때 유용한 프랑스 육아법은 바로 ‘잠깐 멈추기’다. 잠시 눈을 뜬다고 하지만, 대개의 아이는 다시 꿈나라로 향하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는 중대한 철학적 바탕이 존재한다. 프랑스 부모들은 아기가 잘 자도록 가르치는 것이 이후 위생습관, 균형 잡힌 식사법, 자전거 타는 법 등을 가르치는 것과 똑같은‘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4살부터 부모 없이 일주일 넘게 여행 가는 아이들

부모가 어린 자녀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아마도 “착하게 굴어라”(be good)가 아닐까 싶다. 어디를 가든 착하게 행동해야만 칭찬을 받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착한 행실을 몸에 익히는 것을 양육의 원칙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랑스 부모들은 “사쥬”(sage)라고 말한다. ‘현명해라’라는 뜻이다. 여기에는 좀 더 큰 뜻이 담겨 있다.

“누군가의 집을 방문할 때 내가 빈에게(저자의 딸) 착하게 행동하라고 말하면, 아이는 그 시간동안 길들여진 행동을 해야 하는 야생동물 취급을 받는 것과 같다. 착해지라는 건 그것이 아이의 본성과 정반대라는 숨은 뜻이 담겨 있다. 그러나‘현명해라’라는 말은, 이미 빈에게 있는 올바른 판단력을 발휘하고 다른 사람을 의식하고 존중하라는 뜻이다.”

조르거나 보채면 만사형통인 우리네 아이들과는 달라도 한참 다른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그런가 하면 저자는 프랑스식 육아의 핵심으로 ‘완벽한 엄마는 없다’는 점을 들고 있다.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는 엄마는 불행한 아이를 만들 뿐이다. 프랑스 여성들은 “지나친 관심과 걱정으로 아이들을 짓누르고, 엄마와 아이의 욕망이 뒤얽혀 끔찍한 관계의 융합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점을 늘 기억한다. 엄마의 역할은 중요하지만, 엄마의 개입 없이 스스로 내면의 삶을 일구어가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프랑스 부모들은 어린 자녀들도 종종 여행을 보낸다. 프랑스에는 4세부터 참여하는 캠프인 ‘콜로니 드 바캉스’(방학촌)가 수백 곳이나 있다. 아이들은 7~8일씩 시골에 가서 조랑말도 타고 염소 먹이도 주며 자연을 발견한다. 조금 더 크면 연극캠프, 카약캠프, 천문캠프 등 더 전문적인 방학촌으로 간다. 우리네 부모들에게는 있을 수도 없는 일들이 프랑스에서는 일상이다.


나와 내 아이가 조금 더 행복해지는 법

그렇다면 우리는 왜 프랑스식 육아법을 실천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뜬금없어 보이지만 미국식 육아법, 즉 지나친 풍요로움 속에서 아이들을 키우기 때문이다. 장난감은 방마다 넘쳐나고, 어린이 음식을 끼니마다 준비해야 한다. 황당무계한 떼를 써도 창의성을 죽인다는 이유로 혼내거나 체벌하지 않는다. 또한 속도와 경쟁을 최우선의 가치로 여기는 미국식 육아에 우리는 지나치게 길들여져 있는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 육아법은 속도와 경쟁보다는, 그것을 충족시켜주기 위한 풍요로운 환경보다는 결핍과 좌절을 경험하도록 내버려둔다. 결핍과 좌절은 트라우마를 만들기보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는 자발성으로 연결된다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프랑스 사회가 명확하고 합의된 틀과 기준을 가지고 있는 사회이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저자는 생각한다.

누군가는 유대인처럼 아이를 키워야 한다고 핏대를 올리고, 어디선가는 스칸디나비아식으로 창의와 자율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모든 아이는 천차만별이다. 나름의 고유한 특성과 인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그 어떤 육아법도 정답일 수 없다. 지금, 여기서 아이를 돌보는 모든 부모의 육아법이 바로 정답이다. 하지만 참고하여 삶을 개선할 수는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유익할 것이다. 그럼 점에서 『프랑스 아이처럼』은 지금 나와 내 아이가 조금 더 행복해지는 법을 전해주는 작은 지침서가 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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