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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청소년 풋수다] 도서관 속 즐거운 상상 '스타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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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8-09-05 14:49 조회 4,98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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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도서관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공부, 숙제, 책 읽기, 또 입을 닫고 할 수 있는 수많은 일들. 도서관은 많은 마을사람들이 만나는 곳이지만 통로를 지나가며 옷깃이 스치기만 할 뿐 웃으며 서로 이야기할 공간이 많지 않다. “애초에 도서관은 그런 곳이야!”라고 말한다면 뭐라고 반박할 말이 없다. 하지만 “청소년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정신으로 시작한 우리들이였기에 우린 도서관을 ‘그런 곳’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한 계획을 꾸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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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비 과정
그렇게 기획된 행사가 책 교환카페 ‘스타북스’였다. 흔히들 아는 ‘스×벅스’와 ‘book'의 합성어로 회의 도중 한 멤버가 불현듯 떠올린 이름이다. 이름이 기가 막힌다며, 마냥 즐거웠던 시작이었다.
 준비하는 동안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다. 첫 번째 어려움은 약속 잡기였다. 다들 만나기만 하면 아이디어들이 폭발하고 적극적인 멤버들이었는데, 모두 고등학생들이었기 때문에 다 함께 회의 날짜를 잡기가 힘들었다.
 두 번째 어려움은 예산 문제였다. 음료에 필요한 분말, 인테리어 비용, 식비, 기타 재료비 등을 정해진 예산 안에 쓰려니 머리가 굉장히 복잡했다. 한번은 식비가 두번 책정되어 있는 줄 알고 회의 후 파스타집에 가서 오랜만에 포식을 했다가, 그 식사가 우리의 첫 번째이자 마지막 식사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러한 문제들을 그냥 넘길 수는 없었기 때문에 순조롭게 일을 풀어나갈 방법을 모색해 보았다.
 시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팀을 세분화해서 회의를 진행했고, 책 교환을 담당하는 팀과 음료를 담당하는 팀으로 나누고 각자의 역할에 집중하도록 했다. 이렇게 하니까 약속 시간 잡기도 수월하고 의견도 더 다양하게 나왔다.
 예산 문제는 인테리어를 최소한으로 하고, 먹을 것을 줄이는 눈물겨운 노력으로 최대한 비용을 절약해 해결했다. 또 도서관에 있는 물건을 사용하게 해주신 많은 사서선생님들 덕에 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었다. 이러한 우여곡절들을 잘 해결하고 드디어 우린 스타북스 개업 날을 맞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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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북스’란?
‘스타북스’는 집에 있는 자신의 책을 가져오면 그것을 다른 새로운 책이나 시원한 음료수로 교환할 수 있는 책 교환카페다. 교환하는 방법은 책 첫 페이지에 다음 주인에게 하고 싶은 말을 포스트잇에 적어 붙이고, 그 책을 책 교환권이나 음료 교환권으로 바꾸면 완료된다. 한 사람당 최대 5권까지 교환할 수 있고 너무 노후 한 책이나 찢어진 책들은 받지 않는 등의 규칙들을 정했다.
 이용자들에게 한마디를 적도록 하게 한 이유는 새로운 책을 얻는 것뿐만이 아니라 마을 주민들끼리 유대감을 쌓으며 그 한마디로 인해 기분 좋은 하루를 보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음료 메뉴는 아이스티, 아메리카노, 블루레몬에이드, 청포도에이드가 있었고 이 중에서 청포도에이드가 최고의 인기 메뉴였다. 당일 교환 할 수 있는 책의 종류들이 다양했는데, 베스트셀러 신간들부터 시리즈 동화들도 많이 있었다.
 
스타북스 당일
 10명만이라도 왔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오픈한 스타북스에는 대략 150명의 손님들이 찾아왔다. 6살 여자아이, 중년 부부, 여고생들 등 연령과 성별을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주었다. 오전 11시에 오픈하여 오후 5시까지 카페가 진행되었는데, 우리가 준비한 재료가 모두 소진되었으니 나름 성공한 사업이라고 다들 뿌듯해했다.
 사실 처음부터 북적였던 것은 아니었다. 점심시간 전까지는 손님이 너무 없어서 카페 문을 닫아야 하나 고민할 정도였으니. 오전 중에 온 사람들이 20명 남짓이어서 모두들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각자 지인들이라도 초대해 복작복작한 카페 같은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으나 지인들은 생각보다 발걸음이 느렸다. 그때 멤버 중 한 명이 책을 가져오지 않았어도 카페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자고 하였다. 매일 도서관을 오지 않는 사람은 이 행사를 몰랐을지도 모른다며 도서관에 관련한 ‘퀴즈 맞추기’와 ‘삼행시 짓기’를 하자는 의견을 내주었다. 또 초대권을 만들어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직접 발로 뛰어 나눠주자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책을 교환함으로써 얻는 유대감과 기분 좋은 하루도 중요했지만 일단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었고 퀴즈와 간단한 삼행시로 얻는 무료 음료수 역시 기분 좋은 하루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즉각 의견을 수렴하였다.
 “구산동도서관마을에는 몇 개의 화장실이 있을까요?”, “청소년자료실은 몇 층일까요?” 등 간단한 도서관 상식 퀴즈들과 ‘구도마’, ‘도서관’ 등의 키워드로 삼행시도 진행했다. 창의력이 엄청난 재밌는 답변들이 많아 하나하나 뜯어 보는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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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
“이 행사 언제 다시 해요?” 한창 카페를 운영하던 와중 이용자 한 분이 건넨 말이다. 카페준비부터 마감까지 총 9시간 동안 그곳에 있었는데, 그 말을 들은 순간 그간의 피로가 모두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북카페를 운영하면서 우리가 이루고자 했던 목표를 잘 달성한 것 같고 많은 분들이 만족해 주셔서 감사했다. 이번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그래서 도서관에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고, 불쾌지수도 높았다. 단 하루였지만 시원하고 넓은 강당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진정한 피서를 즐길 수 있었다. 든든한 평생 이웃이 되는 도서관에서 우리는 계속 새로운 상상을 이어가고 움직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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