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방방곡곡 사서人 인터뷰] 오유민 사서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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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을 읽는 공부,
강화에서 시작합니다
오유민 사서교사와의 만남
인터뷰·사진 최문희 편집장
윤택한 장소보다 몰랐던 세계에 도전하는 걸음. 외딴곳으로 삶터를 옮 기는 마음. 겁먹지 않고, 그곳에서 만난 어린 사람들을 친애하는 태도. 가르치는 사람이 지녀야 할 근육일지도 모르겠다. 사서교사가 된 지 6년 차에 접어든 오유민 선생님에게서 그 트레이닝을 건강하게 거친 사람 특유의 온도를 느꼈다. 학교를 옮겼어도 이전 근무한 학교 학생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인권교육을 실천하고, 생태전환교육의 대안을 모색한다. 어떤 요일엔 아이들과 강화의 습지를 누비며 주변에 살던 작은 존재의 생김새를 배운다. 다른 요일엔 휠체어가 오를 수 있는 우리 동네의 경사로를 찾느라 분주한 중학생들의 뒷모습에서 가만하게 기쁘다. 작은 학교라는 정체성 대신, 어디서든 주변을 살피는 마음을 배워 아이들이 주변을 이롭게 하길 바라는 교사의 소망이 거기 있다. 길상면에 자리한 강남중은 큰 배움이 이뤄지는 곳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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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은 대전이라 하셨는데, 사서교사가 된 첫해 강화도로 오고 꽤 낯설지 않으셨을까 싶어요. 강화에서 맞닥뜨린 최초의 슬픔과 기쁨을 한 가지씩 꼽는다면요?
강화여중에 첫 발령 나고 인사하러 강화에 도착한 날이었어요. 겨울이었고 코트를 입고 있었죠.버스에서 내리니 섬 바닷바람에 코트 자락이 휙 날리더라고요. ‘으응, 이 동네 뭐지?’ 싶었어요. 제가 살던 대전은 건물이 높고 공원도 많았는데, 눈앞에 보이는 건 ‘○○장’ 같은 여관들이었거든요. 지금이야 좋은 기억으로 그때의 충격이 싹 가셨지만요. (웃음) 저는 강화여중에서 4년 근무했고 지금은 강남중에서 2년째 일하는데, 2020년 초임 시절만 해도 팬데믹 시기여서 ‘3월이 왜 이럴까?’ 하고 보냈던 것 같아요. 제대로 연수를 못 받았고 각종 공문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 동료에게 물어 가며 해결했어요. 퇴근하고 동료들과 저녁 먹고 운동하며 관사에서 재미있게 지냈지만, 동료들 역시 주말만큼은 가족을 찾아 각자의 삶을 보냈고 저는 홀로 되곤 했어요. 그래서 강화에서 느낀 첫 슬픔은 ‘외로움’이에요. 강화를 알고 생겨난 기쁨도 많아요. 강화에 오니까 사계절을 오롯
이 만끽할 수 있더라고요. 감나무 새순의 색깔이라든가 라임색과 연두색 등 미묘하게 다른 색깔로 피어나는 계절별 이파리를 더 자세히 알게 되었어요. 봄이면 봄, 여름이면 여름 매력이 달라요.
2020년 3월, 첫 근무지였던 강화여중 도서관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오, 새 학교다!’ 싶었어요. 사서교사가 상주하던 곳이었고, 전임 선생님(송윤선 사서교사)께서 설계부터 완공까지 리모델링을 완료하신 이후에 발령 받은 거라, 새 건물에 입성하는 기분이었어요. 사서교사실도 따로 있었고요. 강화여중에는 올라가는 계단의 전면이 서가로 구성된 곳이 있는데, 그 길이 학교도서관하고도 이어지거든요. 올라가는 길이 예뻤어요. 제가 생각했던 학교도서관보다 더 ‘신식’이어서 감탄했죠. 강화여중에서 만난 학생들 또한 천사(!) 같았어요. 성실하고, 적극적이고, 도서관 활동을 열심히 해 준 덕분에 강화에서의 기쁨도 더욱 깊어질 수 있었어요.
강화 지역 초중고의 사서교사는 6명으로, 소수여서 서로 협력하며 의지하실 것 같아요. 인천에 속하면서도 은근히 별개 지역으로 여겨서 부침도 겪으셨을 텐데요.
현재 강화도 내 사서교사는 초등·중등·고등 각각 2명씩 근무하고 있어요. 인근 사서교사들이 뭉치는 게 쉽진 않아요. 각자 읍에 있다 보니 일하는 학교 간 거리가 멀거든요. 인천 내에서 사서선생님들이 협력 활동을 단톡으로 제안하셔도 강화도에 있는 사서교사는 적극 참여하는 게 물리적으로 어려워요. 퇴근길에 참여하기 위해 간다 한들 밤늦게 강화로 돌아오는 게 녹록지 않거든요. 그런 여건 속에서 강화도에 지속적으로 근무하는 사서교사는 강화여중에 근무 중이신 김혜연 선생님과 저, 이렇게 둘이에요. 고백하자면, 발령 초기엔 부담을 느꼈어요. 김혜연 선생님과 송윤선 선생님 모두 유능하시고 열정이 넘치시잖아요.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염려가 들었어요. 돌이켜보면 선생님들 덕분에 제가 많이 성장할 수 있었어요. 사서교사로서의 바탕이 되어 주셨죠.
만나기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강화 사서교사들이 합심해 실천한 활동이 있다면요?
김혜연 선생님께서 제안해 주셔서 강화 지역 사서교사 네 명이 협력해 낭독 봉사활동을 한 적 있어요. 초중등 사서교사가 고르게 모여 독서 프로그램을 짰는데, 중고등학생으로 이뤄진 도서부 아이들이 초등학생들한테 그림책을 낭독해 주고 독후활동으로 연계했어요. 그때의 기억이 즐거운 장면으로 남았어요. 도서부 아이들과 그림책을 고르고, 낭독 시범을 보이며 다 같이 연습했거든요. 낭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은 초등학생들에겐 별도로 신청을 받았고요. 낭독일 당일, 중고등학생 한 명과 초등학생 한 명씩 나란히 앉게 해 선배가 후배에게 그림책을 읽어 주게 했어요. 그때의 경험이 아이들한테 좋은 추억이 되었던 것 같아요. 중등 도서부 아이들이 꼬셔서(?) 낭독에 참여했던 어린이가 중학교에 입학하고 도서부에 지원하기도 했거든요. (웃음) 그날, 한 아이가 그림책 『그것만 있을 리가 없잖아』(요시타케 신스케)를 읽어 줬어요. 미래가 무시무시할 거라고 말
하는 오빠에게 어린 주인공이 다양하게 펼쳐질 미래를 이야기하는데, 감동으로 다가왔어요. 지금도 당시 낭독 영상을 갖고 있는데, 낭독했던 아이가 책을 참 맛깔나게 읽어 주었어요.
강화여중에서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전국의 계단 정보 를 수집하는 계단뿌셔클럽(이하 ‘계뿌클’) 활동을 학생들과 실천하 셨다고요. 청소년인문실험1)이라는 사업이 지역 내 독서문화과를 통해 돌았고, 해 보라는 추천을 받았어요. 계뿌클 활동을 하기 전엔 학생들과 플로깅(조깅을 하면서 길 가의 쓰레기를 수거하는 환경 활동)을 주제로 청소년인문실험에 참여했던 터라, 다 음엔 뭘 할지 고민하고 있었어요. 그즈음 제 SNS에 계뿌클을 소개하는 포스 트가 올라왔어요. 계뿌클 활동을 같이 해 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에 계뿌클 대 표님한테 연락드려서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클럽 활동을 제안했는데, 기다리던 일이라며 흔쾌히 수락해 주셨어요. 공동대표 두 분이 강화도로 오셔서 학생들에게 계뿌클이 뭔지 알려 주셨고, 계단 정복 지도2)를 앱에 입력하는 활동을 하러 학생들과 강화 곳곳을 돌아다녔어요. 우리는 동네를 돌며 건물마다 계단이 있는지, 모든 사람을 위한 이동권이 보장돼 있는지 조사하며 찍은 사진을 앱에 업로드했어요. 이 활동으로 아이들은 타인의 “불편을” 알게 되었고, “함께 어울리는 세상을 만들어 보고 싶다” 얘기해 주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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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뿌셔클럽과 모두를 위한 이동권 보장을 위해 계단 정복 활동을 실천한 강화여중 학 생들“( 강화군청으로 다 같이 이동해 군청 근처 200여 개 장소를 (중략) 정복 활동을 했습니다. …지금 까지 참여했던 어떤 정복대원도 뛰면서 정복하지는 않았는데, 강화여중 정복대원들은 뛰어다니면서 정복을 합니다”, 출처: 인스타그램 @staircrusher.club) |
1) 청소년들의 다양한 인문 활동으로 사회문제의 해법과 삶의 행복을 찾도록 지원하는 인천시교육청 내 사업.
2) “계단이 불편한 주변 사람들을 위해 동네의 계단 정보를 등록”하기 위해 운영되는 앱 서비스. 계단뿌셔클럽(SCC: Stair Crusher Club)은“ 누구나 어디든 가기 전 접근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있도록 계단 정보를 모으고, 사용자 중심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꾸려진 팀이다.”(출처: www. staircrusher.club)
『장애인과 함께 사는 법』 백정연 지음│유유│2022 | 계뿌클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기 전, 학교도서관에서 할 수 있는 사전 활동을 추천한다면요? 우선 장애인 이동권을 다룬 책을 읽음으로써 ‘이동권’의 개념을 알 고 계뿌클을 시작하면 좋아요. 저는 사전에 소소한소통3)을 운영하 는 사회적기업가이자 사회복지사가 쓴 『장애인과 함께 사는 법』을 학생들과 읽었어요. 시중에 장애인 이동권을 다룬 책들은 많은데, 청소년이 읽기에 적합한 책이 흔치 않았고, 유유 시리즈에서 나온 책들은 가벼운 핸드북이라 학생들이 읽기 괜찮겠다 싶었거든요. 이 책엔 휠체어로 갈 수 없는 길을 알려 주고 배리어프리 여행에 관한 이야기도 수록하고 있어요. |
강화지역 건물들의 계단과 경사로를 돌면서 선생님도 새롭게 알게 된 점이 있을 것 같아요.
일단 계단 정복 지도를 앱에 기록하려면 주변에 건물이 많아야 하는데, 강화는 건물이 많지 않아요. 대체로 건물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서 활동하기 어려웠어요. 학교에서 읍내까지 걸어가야 했는데, 인도가 끊기거나 보도블록이 울퉁불퉁한 곳도 있어서 아이들 안전도 걱정됐어요. 지역 불문하고 이동권 보호 활동에 관심 있는 어른도 흔치 않고요. 상가에서 사진 찍고 있으면 어른 몇몇이 너네 뭐 하는 거냐고 물어 와서 아이들이 겁먹곤 했는데, 나중에 ‘이런 활동을 하고 있어요!’ 구체적으로 말하게 되었고, 좋게 봐 주시는 어른도 생겨났어요. 저도 계뿌클 활동을 하면서 새로 배운 게 있어요. 우리 마을에 생각보다 계단이 많고, 인도가 끊긴 곳도 많더라고요. 활동 이후로 내가 걷는 이 길이 유아차를 끌고 갈 수 있는 길인지 모든 이의 이동권을 보장한 길인지 유심히 살펴보게 되었어요. 계단이나 턱의 높이가 ‘엄지손가락 한 마디’ 정도 되어야 휠체어 이용자가 무사히 길을 통과할 수 있다는 것도 익혔고요. 계뿌클마다 지부가 있는데, 다른 지역 지부는 성인인데 반해 강화지부는 우리 아이들, 즉 청소년이 지부장을 맡았어요. 서울에서 워크숍이 열려서 아이들을 제 차로 인솔해 참여했었는데, 어른이 듣기에도 지칠법한 강의를 아이들은 경청하기 위해 노력하더라고요. 오래 앉다 있다 보면 졸릴 만한데, 딴짓하지 않고 뒤에 나가 서서 마지막 강의까지 경청하는 걸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어요.
3) 발달장애인, 정보 약자 등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정보를 만드는 사회적기업. 단행본과 잡지 출판은 물론, 교육·컨설팅 사업을 함께하고 있다.
계뿌클 활동은 인천에서 대대적으로 이뤄지는 ‘읽걷쓰’의 일환이기도 한데, “나의 배움이 배움에 그치지 않고 내 삶에 실제 적용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요. 효능감을 느끼셨나요?
예전 같았으면 이론적인 독서교육에만 치중했을 텐데, 이제는 단순히 책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읽고, 생각하고, 창작물을 만들어 내고, 내 삶에 적용하는 과정까지 나아가는 게 읽걷쓰의 의의라고 생각해요. 나를 표현하고 타인에게 공유하는 것, 그것이 읽걷쓰의 효능이니까요. 인천 지역에서만 이뤄지는 사업인데, 인천시교육감(도성훈)의 공약이자 교육 브랜드라고 들었어요(편집자 주: 읽걷쓰는 “일상의 경험이 특별한 경험이 되는 배움이 되는 교육 실현”을 비전으로 삼고 있으며 인천광역시교육청 주도로 출판전시회, 시민 걷기 한마당 등을 개최한다. 자세한 것은 ‘www.읽걷쓰.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들어선 읽걷쓰를 모든 분야의 교육에 녹여 다양하게 활용하는 경향이 있어요. 체육과 걷기랑 연계해서 학생들이 시민들과 걷기 한마당에 참여해 볼 수도 있고요. 보통 교육청에서 공문이 내려오는데, 각종 행사 연계사업을 통해 공모 사업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어요.
학생 수가 130명에 달하는 작은 학교의 사서교사로서 드는 고민이 있을까요?
이곳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도 재밌어요! 가령 마을 연계 교육과정4)을 통해 학생들과 마을생태그림책을 만들 수 있고요. 생각을 전환해서 몸담은 곳의 자원을 활용하여 학생들과 프로젝트를 할 수 있어요. 그럼에도 나름의 고충을 말하자면, 매번 프로젝트를 기획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실천하기 어렵더라고요. 특정 프로젝트를 학생들과 해 보고 좋으면 내년에 이어서 하면 좋을 텐데, 일 년 하고 딱 끝나는 게 아쉬워요. 사업을 신청할 때마다 품이 들어가는데, 효능 있는 사업은 계속할 수 있도록 교육청에서 지원해 줬으면 좋겠어요. 특히 강화도는 교통이 불편해요. 학교도서관에서 프로젝트를 하거나 활동을 하려고 해도 아이들 모두 집이 멀거든요. 그나마 평일에는 아이들이 스쿨버스를 타고 와서 학교에서 활동할 수 있지만(방과후엔), 하교 스쿨버스 배차를 고려해야만 해요. 주말에 (독서나 인문 생태 지식을 쌓는) 활동을 하려고 하면 스쿨버스가 없어서 양육자의 차를 타고 오거나 아이가 직접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해요. 버스를 놓치면 아이들이 집 가기가 어려워지거든요. 타 지역으로 견학을 가려 해도 버스를 대절하는 게 쉽지 않아요. 학생들이 마음 놓고 원하는 활동을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교통 지원 대책이 세워지면 좋겠어요.
4) 학교와 지역사회의 개방과 협력, 공유를 통한 새로운 교육협력 모델을 만듦으로써 학교 여건에 맞는 특색 있는 교육을 지원하고 마을 교육 자원을 활용한 학교교육과정 운영과정을 일컫는다. 학교의 자율성과 지역의 교육 참여를 확대하는 사업으로, 지역에 따라 마을 연계 학교교육과정, 마을 연계 교육과정이라고도 불린다.
현재 근무 중이신 강남중에서 마을생태그림책을 출판하셨죠. 길상면 온수리에서 생물을 관찰하고, 지역 서점에서 학생들과 책을 만들며 강화에 애정도 깊어지셨을 것 같은데요.
교사로서 생태에 관심이 있지만 전문가는 아니니 어떻게 아이들에게 안내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그맘때쯤 프로젝트 동아리 수업을 신청할 수 있었는데, 인천시교육청에서 내려온 저서생물(바다, 강, 호수 등 수체 바닥에 사는 생물) 탐방 수업 공문을 유심히 보고 신청했어요. 강화엔 습지와 갯벌이 많은데, 마침 학교 근처에 낚시터나 저수지가 많아서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겠다 싶었거든요. 이후 교수님들이 오셔서 교실 수업을 했고, 아이들과 채집활동을 하러 온수리 습지를 고루 탐방했어요. 가장 더운 8월이었는데, 가슴장화를 입고 습지와 논으로 직접 들어가서 습지에 사는 생물들을 관찰했어요. 현장에서 채집한 것을 표본으로 만들었고, 새로이 알게 된 생물을 표본 박스뿐 아니라 원화로도 만들면 좋겠다 싶어 지역 서점인 딸기책방과 협력해 생태그림책 프로젝트로 활동을

이어갔어요. 이는 자연을 기록한 『이다의 자연 관찰 일기』 원화 전시회에서 얻은 힌트이기도 해요. 아이들은 딸기책방에서 그림책 출판 강의를 들으며 편집과정을 익혔고, 태블릿으로 채집한 생물을 그려 가며 원고를 완성했어요. 자신이 원하는 폰트도 정할 수 있게 하며 장면들을 편집해 출판한 책이 『온수리 작은 친구들, 편지가 도착했어요!』예요. 마을 연계 교육과정으로도 이어진 사업이었는데, 참여한 아이들이 온수리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갖게 된 것 같아 뿌듯했어요. 우리가 사는 마을의 주변을 깊게 들여다볼 수 있었거든요. 선생님께선 우리 주변을 이루는 생명 감수성을 틔우는 독서교육에 천착해 오셨어요. 학생들이 학교도서관에서 자기 삶의 둘레에 어떤 것을 소중히 들이길 바라시나요? 올해, 선생님 삶 의 둘레에 들이고픈 한 가지는요? | 강남중 학생들이 딸기책방의 도움을 받아 만든『 온수리 작은 친구 들, 편지가 도착했어요!』를 든 오 교사. 그는 강화의 생태와 역사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트레킹 코스도 추천했다.“ 계룡돈대에서 시 작해서 나들길 16코스이자 서해랑길 102코스를 따라 망월돈대 방 향으로 쭉 걸어 보세요. 왼쪽엔 석모도와 서해의 낙조, 오른쪽엔 망월평야가 펼쳐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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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이들이 세상을 다정하게 보는 시야를 넓혀 주고 싶어요. 마을생태그림책 프로젝트도 계뿌클도 그래서 한 것이거든요. 관심이 없으면 스쳐 지나가거나 하찮게 볼 수 있는 것들을 한 번 더 깊게 들여다보고 ‘아, 이런 게 있구나.’ 찬찬히 볼 수 있는 눈을 학교도서관을 통해 아이들이 가졌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아이들이 주변을 살피며 살아가길 바라요. 올해 제가 삶의 둘레에 들이고 싶은 건… 최근에 느낀 건데, 저는 관계에 부지런한 태도를 갖고 싶어요. 예전에는 어떤 사람이 어떤 말을 하면 ‘저 사람은 저렇게 생각하는구나. 별로다.’ 하고 지나갔는데, 그게 어쩌면 타인과 맺는 관계에 있어 게으른 태도 같더라고요. 이 사람에 대해 더 알아보지 않고, 단정 지어 버리잖아요. 올해는 마음에 안 들어도, 그럼에도, 타인과 얘기를 더 나눠 보고 부지런히 소통하는 마음을 가지려고 해요. (편집자: 누군가 마음에 안 들어도 이해해 해보려는 부지런함을 떨고 싶다는 말씀일까요?) 맞아요. 단정 짓지 않고 관계를 맺는 노력을 하려고요. 아이들과 함께, 저 역시 세상을 다정하게 보는 연습을 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