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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저자 [독자가 만난 작가]『강남 사장님』 이지음 작가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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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12-09 10:41 조회 3,49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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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싯적에 풀 좀 씹어 봤다는 고양이 한 녀석을 혹시 알고 있냐옹? 길냥이 생활을 전전한 끝에 그 힘들다는 개천에서 용났다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 삼색고양이가 있는데 어험, 그 녀석이 바로 내 친구라냥! 일전에 초딩 집사 한 명을 고용해서 화장실 관리부터 토사물 치우기, 돌돌이 테이프로 환경 미화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도록 지시했다는 입소문을 들었다냥. 야옹, 어떤 초딩인지 궁금하지 않냐옹? 그 집사랑 내 친구가 어릴 때 길에서 만난 각별한 인연이 있다고 하던데, 초딩의 이름이 지훈이라고 했던 것 같다냥. 인기 유튜버이기도 한 내 친구의 이름은‘ 강남 사장님’이다냥. 으응? 이름이 무시무시하다고냥? 강남 사장님은 인간이든 동물이든 자기한테 해코지를 해도 “일흔일곱 번 곱하기 일흔일곱 번”도 용서하는 대인배라냥. 그 넓은 아량에 감복(?)한 인간 한 명이 둘의 이야기를 근사한 동화로 썼다고 하는데 저기, 학교도서관이라고 적힌 곳에서 퇴근하는 게 보인다냥! 작가에게 귀동냥을 하러 같이 가볼까냥? 최문희 기자






만화방 주인을 꿈꾸던 아이에서
집사 생활 ‘만렙’ 작가가 되기까지

꼬맹이 시절에 책벌레였다고요. 책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그 외에 무얼 좋아하셨는지 궁금해요.
저는 수줍음이 많고 소심했어요. 어른이 된 지금도 말이 별로 없고요. 가끔 포텐(?)이 터지는 때가 있긴 해요. 밖으로는 조용하지만 속으로는 열정적인 성격이어서 저는 무언가에 관심을 가지면 깊이 몰두하곤 해요. 피아노를 배우던 시절에는 배운 지 1년 만에 체르니를 30번까지 쳤고요. 탐정이 되는 게 꿈이었을 땐 홈즈, 루팡, 애거사 크리스티 등의 추리소설을 많이 읽었어요. 권장도서나 양서라고 일컫던 책은 별로 안 읽었어요. (웃음) 저는 만화책을 제일 좋아했어요. 지금도 기억나는 게, 제가 가던 만화방은 담배 연기가 늘 자욱했거든요. 그 담배 연기를 참고 『북두신권』,『슬램덩크』와 같은 만화책을 주구장창 읽었어요. 만화방 주인이 되는 게 꿈이었거든요.



보내 주신 프로필 이미지에서 냄비를 쓰고 있는 캐릭터가 인상적이었어요.
제가 뭔가를 좋아할 때는 거기에 쏙 빠지는데, 또 언제 좋아했냐는 듯이 훌쩍 식곤 해요. 그래서 만든 제 아이디가 ‘냄비소녀’예요. 저한테 양은냄비 같은 기질이 있어서 그렇게 지었죠. 어느 날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그림을 그려서 업데이트하는 작가의 인스타 계정을 보고, 저도 그렇게 해보겠다고 맘먹은 적이 있어요. 여러 크기의 종이와 각기 다른 재질의
스케치북을 주문한 뒤에 3, 4일 동안 그림 그리는 데 집중을 했어요. 그러고 주문했던 종이와 스케치북이 집에 도착했는데, 그 순간부터 열정이 푸시시 꺼지더라고요. 여태 한 장도 쓰지 않은 스케치북이 책장에 꽂혀 있어요. 글도 끓어오를 때마다(?) 쓰곤 했죠.



작가가 되겠다고 꿈꾸신 건 언제부터인가요?
학창시절, 문예부를 하면서 종종 대회에 나가서 상을 타곤 했는데 ‘나에게 작가 소질이 있을까?’ 하고 생각만 했어요. 작가가 되고 싶다고 구체적으로 생각한 건 제가 학교도서관에서 일하면서부터예요. 어른이 되고 나서 아동문학을 깊이 접했는데, 어린이책을 자세히 마주해 보니 감동적이더라고요. 제 일에 전문성을 갖기 위해서 아동문학 공부를 시작했다가
평생의 공부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전부터 습작을 했지만,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아카데미를 통해 창작 공부를 하면서 아동문학에 관한 이론을 배웠어요. 공부하면서 알게 됐는데, 아동문학에는 약자로만 여겨졌던 어린이가 인격을 가진 존재로 인정받기까지의 성장 과정이 다 들어 있더라고요. 작가에 대한 꿈을 못 이뤄도 좋으니까, 평생 아동문학을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글쓰기를 시작했어요. 저는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좋거든요. 사실 제 꿈은 한량이에요. (웃음) 한량이 되는 유일한 길이 작가라고 생각했지만, 임용고시 합격보다 더 어려운 게 작가가 되는 일이더라고요.


고양이 네 마리를 모시는 집사 생활(?)을 하고 계신데, 냥이들을 살짝 소개한다면요?
검정고양이자 쌍둥이인 연이와 탄이, 러시안 블루인 몽몽이, 삼색고양이인 양양이와 함께 살고 있는데요. 원래 제 동생의 친구가 양양이와 몽몽이를 키웠었어요. 그 친구가 둘을 키우기 어렵게 되자, 제가 맡게 됐어요. 제 신랑이 고양이를 무척 키우고 싶어 했고요. (웃음) 고양이를 키우니까 새로운 세상이 열리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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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문학가인 이재복 선생님께서 “동물이랑 같이 살면 자연계가 열린다.”라고 하셨는데, 이 아이들을 키우면서 제 세계가 넓어지는 걸 느꼈어요. 양양이와 몽몽이를 입양한 뒤에 제가 고양이들을 중성화할 권리가 있을까 잠깐 고민했었는데, 그 무렵에 몽몽이가 딱 하루 집을 나갔었어요. 그러고 어느 날, 제가 출근한 사이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몽몽이가 모래 화장실에서 아기고양이 두 마리를 낳았다고 하더라고요. 바로 지금의 연이와 탄이가 몽몽이가 집을 나간 사이에 생긴 아이들이에요. 몽몽이가 아기를 낳기 일주일 전에 제가 태몽을 꿨어요. 몽몽이가 모래 화장실에서 똥을 엄청 싸는 꿈이었어요. 그런데 그 뒤에 녀석이 아기를 낳았으니, 신기한 일이죠.





고양이를 사장님으로 둔
인간 알바생의 근무 일지

『강남 사장님』을 어떻게 쓰시게 되었나요?
여러 계기가 있지만, 책을 쓰게 한 가장 큰 계기는 인터넷에서 본 사진 한 장이었어요. 한겨울에 길고양이들을 보면 몸에 기름때가 많이 껴 있잖아요. 그런 고양이를 한 남자아이가 땅바닥에서 아빠 다리를 한 채 안은 사진을 보고서 충격을 받았어요. 고양이가 그 남자아이 품으로 쏙 들어와 있었거든요. 저는 그 사진에서 생명이나 존재에 대해 망설임 없는 모습을 선명하게 느꼈어요. 고양이를 품은 아이에게도, 사람의 품속에 뛰어든 고양이에게도 감동을 받았죠.


우리는 종종 길에 사는 생명들을 무시하곤 하는데, 제가 사는 동네에도 고양이 산책시키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꽤 있어요. 풀 냄새를 맡기 위해 잡풀이 무성한 땅뙈기를 어슬렁거리는 고양이를 보고 난리를 치는 사람들도 있고요. 얼마 전에는 제 고양이와 집 앞 거리를 지나는데, 고양이 좀 못 지나가게 하라고 당부하는 주민을 만났어요. 집사가 옆에 버젓이 있어도 그렇게 말하는데, 집사 없는 길고양이에겐 어떻게 대하겠어요. 그 고양이들은 그저 땅 위에서 사는 것인데 말이에요.


그렇게 길고양이 문제들을 이야기로 떠올리다가 동화를 쓰게 됐어요. 어쨌든 지금 지구에서 인간이 갑이잖아요. 사람들이 매일 언론에서 갑질하지 말라고 욕하지만, 사람들은 자연과 동물에게 엄청난 갑질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고양이의 입장을 염두에 두고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구상하다가 ‘슈퍼 갑’이 떠올랐고, ‘강남’에 ‘사장님’을 붙인 단어가 생각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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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하다가도 한없이 다정하고 능청스러운 고양이 ‘강남 사장님’ 캐릭터를 어떻게 만드셨나요?
저는 동화의 시작과 결말, 캐릭터를 다 정해 놓고 글을 쓰지 않았어요. 테트리스 쌓듯이 이야기의 빈틈을 글로 메꾸면서 작품을 완성해 갔죠. 제가 고양이 네 마리를 키우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네 마리의 성격을 합해서 탄생한 캐릭터가 고양이 ‘강남 사장님’이에요. 네 마리 고양이 중에서 제일 되바라진(?) 몽몽이가 강남 사장님과 가장 닮았어요. 몽몽이는 어떤 상황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뭐든지 자기 뜻을 관철시키는 힘이 있거든요. 어쩌면 도도하지만 능청스럽고, 정이 많은 강남 사장님의 성격은 우리가 익히 아는 고양이들의 보편적인 성격이 아닐까 싶어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강남 사장님을 돌보는 알바를 하는 지훈이가 ‘강남에서 온 아이’라는 설정이 인상적이었어요.
지훈이는 전학 간 학교에서 “강남에 있는 학교에서는……” 이 말을 자주 해서 아이들로부터 왕따를 당해요. 그랬던 지훈이가 동화에서 차츰 성장하는데, 이는 제가 고양이를 돌보는 집사 생활을 하면서 변한 점과 비슷해요. 제가 고양이를 키우기 전엔 자기 돈과 시간을 들여서 반려묘를 돌보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어요. 고양이를 돌보는 일은 나에게 유익하지 않고, 손해를 보는 일이라고 여겼거든요.


그런데 고양이를 키우면서 무익함이 주는 감동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고양이는 나를 위해 딱히 하는 게 없지만, 그냥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좋더라고요. 그런 게 사랑이구나 싶었고요. 사람들은 뭐든지 분석하고, 쪼개고, 이론화하잖아요. 하지만 고양이는 그저 햇볕을 쬐는 걸 즐겨요. 자연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준 햇살과 바람, 시간을 찬찬히 누려요. 그리고 고양이는 자신이 쓸모없다는 것에 대해 불안해하지 않아요.


인간은 계속 자신이 쓸모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며 살잖아요. 지훈이도 강남 사장님과 일하면서 어떤 쓸모없음에 대해 깨달아 가면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글을 썼어요. 어찌 보면 지훈이는 저이기도 해요. 제가 고양이를 통해 깨달은 것을 지훈이를 통해 이야기로 보여 줬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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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일곱 번 더 용서하고
존중하는 마음이란 뭘까?

“잘못한 걸 일일이 기억하고 그러면 사람만도 못하단 소리 듣는다냥” 등 책에 밑줄 긋고 싶은 명대사가 많은데요. 쓰시면서 가장 즐거웠던 대목을 꼽는다면요?
책에 강남 사장님과 지훈이가 둘이서 대화하는 장면들이 많은데요. 말투를 개성 있게 해야 독자가 읽었을 때 귀에 쏙쏙 들어올 것 같아서 고양이가 말하는 대목마다 “~냥”을 붙이며 대화 문장을 완성했어요. 저는 그중에서도 강남 사장님이 지훈이에게 입양을 제안하는 부분을 쓸 때 가장 즐거웠어요. “자네만 좋다면 자네를 입양할까 하는데 어떠냥?” 하며 고양이가 사람에게 자기 집에서 같이 살지 않겠냐고 물어보는 장면 말이에요. 보통은 사람이 동물을 입양하잖아요. 사람과 동물의 입장을 바꿔 놓은 장면들을 쓸 때 재밌더라고요. 강남 사장님의 환갑잔치 때 지훈이가 강아지풀을 다발로 만들어서 고양이에게 선물로 건네는 장면을 쓸 때도 재밌었고요.



지훈이의 집에서 살면서 ‘애옹 할배’가 된 강남 사장님이 자신을 배신한 장 실장을 용서하는 장면을 통해 무엇을 전하고 싶었나요?
11장 “김 피디의 고생값”은 용서를 주제로 다룬 이야기예요. 이 장에서 애옹 할배가 자신 몰래 빚을 지고 자기의 집을 팔아버린 장 실장을 용서하는 장면이 나와요. 그리고 아들이 아빠를 용서하는 장면도 나오지요. 용서란 무척 어려운 거잖아요. 영화 <우리들>을 보면,주인공이 남동생한테 “너, 쟤랑 놀지 마.”라고 하는 장면이 나와요. 하지만 남동생은 맨날
맞으면서 자신을 때리는 아이랑 같이 놀아요. 주인공이 동생에게 계속 맞으면서도 왜 그 애랑 같이 노느냐고 하니까 “그럼 난 누구랑 놀아. 놀고 싶어.”라고 대답해요.


다르게 생각해 보면 용서란 단순한 것일 수 있어요. 저는 길고양이, 멧돼지, 고라니 등 동물들이 자신들의 터전을 침해한 인간을 많이 용서해 왔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완전한 용서란 신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신의 마음과 가까운 게 어른인 우리보다 동물들이나 어린이들이지 않을까 싶어요. 책에서 애옹 할배가 누군가 자신에게 잘못한 것에 대해 “일흔일곱 번 곱하기 일흔일곱 번도 더 용서”해 주고 스스럼없이 “까먹어” 줄 거라고 말하는 것처럼요.



“○○○할 때 『강남 사장님』을 읽어 봐!” 빈칸을 채워 보신다면요?
저는 이야기를 쓸 때 유익함보다 재미를 우선시해요. (웃음) 제 책을 그냥 재미있는 책을 찾는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어요. 저는 제가 읽고 싶어서, 좋아서 글을 쓰기 때문에 어린이들도 제가 쓴 책을 그냥 읽고 싶어서 펼쳐봤으면 좋겠어요. 권장도서 목록에 올라가는 책이나 억지로 읽는 책이 되지 않았으면 해요. 그리고 고양이를 키우고 싶은 어린이에게도 권하고 싶어요. 예비 집사들에게도 살짝 권장해 봅니다. 아!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어린이에게도 강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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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많은 아이들의 내일을 지키는
동화를 위하여

학교도서관에서 어린이들을 매일 마주하시는데, 작가로서 어린이에게 배우는 점도 많으실 것 같아요.
저는 아이들의 삶도 참 힘들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한 심리학책에서 읽었는데,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학교에 적응하는 심리적 스트레스는 부모가 사망했을 때와 맞먹는다고 하더라고요. 1학년 아이들 입장에서는 학교생활이 첫 조직생활이잖아요. 아이들이 이렇게 귀여운 얼굴로 큰 스트레스를 감당해 왔구나 싶더라고요. 저는 학교에서 학년이나 성
격에 따라서 각기 다른 아이들과 다양한 사람들의 입장을 마주하면서 ‘사람 공부’를 많이 한 것 같아요. 『도덕경』에서도 사람에 대해 아는 게 공부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아직까지 어린이에 대해서 잘 모르겠어요. 퇴직한 선생님 한 분이 그러시더라고요. 이제야 어린이에 대해서 조금 알겠다고요.



어린이에 대해 잘 모르겠단 말씀이 왠지 반갑게 느껴져요. 어른으로서 어린이를 어떻게 마주하는 게 바람직할까요?
제가 십 년 넘게 봐온 어린이들은 늘 흥이 많은 존재들이었어요. 아이들은 어릴수록 흥이 넘쳐나는데, 점점 자라면서 재미를 못 느끼고 무기력해지기 쉬워요. 흥이 빨리 깨질수록 어린이에게 불행한 일인 것 같아요. 그리고 학교에서 선생님을 괴롭게 하는 아이들은 늘 흥이 많은 아이들이에요. 저는 그게 건강하다는 증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학교에서도 흥이 많은 아이들은 도서관에 숨바꼭질 하러 오곤 해요. (웃음) 흥 많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들은 자신의 성질과 꼭 닮은 흥이 넘치는 주인공이 나오는 경우가 많고요. 저는 아이들의 그런 흥을 잘 지켜 주어야겠다고, 적어도 아이들의 흥을 훼손시키는 말아야겠다고 생각해요.


더구나 아이들은 모든 시간과 활동이 유익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제도권 교육 아래에 있잖아요. 저는 실은 인간의 본질과 유익함이 서로 맞지 않다고 생각해요. 평생을 학교에 있어왔지만, 아직도 학교생활은 적응이 안 돼요. (웃음) 퇴직하는 날까지도 적응 못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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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어떤 작가가 되고 싶나요?
저는 “희망도 절망도 없이, 서두르지도 멈추지도 않고”라는 문장을 참 좋아해요. 어쩌면 그렇게 살기 어렵기 때문에 그 문장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어쨌든 제 다음 책이 나오든 나오지 않든 저는 계속 공부할 생각이고, 계속 글을 쓸 생각이에요. 윌리엄 스타이그도 61세부터 어린이책을 썼고, 모리스 할머니도 70세 즈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잖아요. 그들
처럼 늙을수록 빛나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제가 가장 쓰고 싶은 건 빨간 머리 앤이나 말괄량이 삐삐,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에 나오는 동백이 같은 캐릭터가 나오는 이야기예요. 강력한 캐릭터가 생생하게 살아 있는 이야기를 잘 써보고 싶어요. 제가 죽고 난 다음에도 제가 만든 캐릭터는 영원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이번 책으로 황금도깨비상을 받으셨는데, 숨은 조력자인 몽몽이와 양양이, 연이와 탄이에게 한마디 날려 주세요!
제가 저희 집 고양이들한테 종종 하는 이야기가 있어요. “내가 맛있는 간식을 많이 사다 주지 않니? 어떤 고양이는 ‘황금 똥’을 눠서 집사에게 은혜를 갚았다는데, 너희들은 언제 갚을 거니?” 하고 말이에요. 돌이켜보니 제가 고양이를 키우지 않았더라면 이 책을 쉽게 못 냈을 것 같아요. 제 세상이 인간계에 갇혀 있다가 자연계까지 넓어질 수 있게 해준 몽몽이, 양양이 그리고 연이와 탄이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어요. “평생 받들어 모셔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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