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사서의 흔한 고민 Q&A]고민인듯 아닌듯 사서상담소:박순혜 사서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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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10-29 10:17 조회 3,783회 댓글 0건본문
Q. 학교도서관에서 근무한 지 15년차가 되셨는데, 언제부터 사서샘을 꿈꾸셨나요?
고3 때, 아버지께서 컴퓨터 실습실이 있는 문정과가 시대를 앞서갈 것 같다며 공부해 보라고 제안하셨어요. 그러고 대학에 가니, 89학번쯤(?) 되는 선배가 “너희가 졸업할 쯤엔 사서교사를 뽑을 거야.”라고 말하더라고요. 하지만 제가 졸업 후 일을 시작했던 시절엔 학교도서관에 대한 관심이 턱없이 부족했어요. 경기 지역 공립학교에서 일을 해나갔지만 근무 환경이 녹록치 않았고요. 광명에 있는 중학교, 서울 영일초와 방배초에서 도서관 근무를 이어가며 저는 교육대학원을 졸업했어요. 그림책 전문가 과정 이수 등 독서교육 연수란 연수를 다 찾아다니며 틈틈이 공부를 했어요.
Q. ‘사서교사 Park쌤’ 유튜브를 운영 중이신데, 채널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2000년부터 학교도서관에서 일했고 2006년에 정식 임용됐어요. 사서교사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때부터 갖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도 인식 수준은 비슷해 보여요. 그래서 사서교사의 역할을 알리고픈 마음을 담아서 유튜브를 시작했죠. 저는 제 영상을 많은 사서샘들이 보고 활용하길 바라요. 교내에서만 활용 가능한 ‘e학습터’와 달리, 유튜브에서 콘텐츠를 공유하면 사서샘들이 제 영상을 활용할 수 있고, 콘텐츠도 만들어볼 수 있을 테니까요. 교육 자료를 주고받으며 소통해 볼 수 있고요.
Q. 첨엔 뭐부터 할지 난감하셨을 텐데, 영상 제작을 위해 어떤 공부를 하셨나요?
2년 전, 편집 툴과 촬영 방법을 알려 주는 연수를 들었어요. 도구 사용법을 조금씩 알려줘서 와 닿지 않더라고요. 그러고 올해 초창기부터 저희 학교 샘들이 온라인 수업 제작을 시작했는데,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서 아이들에게 전달할지 잘 모르겠다고 하셨어요. 저는 그걸 보며 ‘가장 중요한 게 저작권이 되겠구나.’ 싶어서 저작권 공부를 시작했고, 초보 유튜버를 위한 영상을 계속 찾아봤어요. 촬영 방법, 편집 프로그램 등을 익힌 후에 본격적으로 유튜브에 영상을 올렸죠. 그러면서 스트리밍 프로그램인 ‘OBS’를 사용했고, 편집 프로그램 ‘곰믹스 프로’ 유료 버전을 사서 활용하게 됐어요.
Q. 학년별 수준을 고려하여 영상을 꾸준히 올리고 계신데, 콘텐츠를 살짝 소개해 주세요.
학교도서관 교육을 이용교육, 정보활용교육, 독서교육 이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저는 이용교육과 정보활용교육을 도서관교육으로 묶어서 한 편, 독서교육에 대한 영상을 한 편씩 번갈아가며 업로드해요. 학교도서관 규칙과 소개, 주제독서교육, 5가지 책 고르는 방법 등 수업을 다양하게 소개했어요. 저는 무엇보다 아이들이 제 영상을 보고 좋은 책을 고르는 기준을 잘 터득했으면 좋겠어요.
Q. 유튜브에 수업 영상을 올리는 과정을 순서대로 짚어 주신다면요?
첫째, 수업 PPT를 만들어요. 완성한 PPT에서 불필요한 부분들을 덜어내고 영상 대본을 써요. 대본과 PPT 내용을 대조하다 보면 PPT 내용을 보완할 수 있어요. 둘째, 완성된 PPT와 대본을 제 유튜브 진행자인 딸에게 보여 준 후에 피드백을 받아요. 실제로 제 딸이 “엄마, 요즘 애들 그런 말 안 써~” 등 실질적인 조언을 많이 해줘요. 셋째, 대본 수정을 하고 영상을 찍고 난 다음에 영상 편집을 해요. 편집이 끝나면 유튜브에 영상을 업로드하고, 1~2학년 선생님들에게 링크를 보내요. 마지막으로 선생님들이 ‘e학습터’에 제 영상 링크를 걸면 아이들이 제 온라인 수업을 들으러 와요.
Q. 샘 유튜브 채널의 조력자이자 인기 진행자인 따님에게 한마디 날려 주세요~
연기자 생활을 하던 제 딸도 집콕생활을 하고 있는데요. 그런 딸에게 “엄마가 온라인 수업 영상을 찍을 건데, 둘이 찍으
면 괜찮을 것 같아. 도와줄래?” 하니 흔쾌히 승낙해 줬어요. 둘이서 처음 찍을 땐 뽀샵 효과가 있는 앱을 썼더니 퀄리티
가 떨어져서 애를 먹었어요. NG도 많이 났고요. (웃음) 그렇게 둘이서 재밌게 만들어 왔는데 슬슬 딸이 바빠졌어요. 온라인으로 숙제를 내고 영화도 찍어야 하고요. 딸한테 말하고 싶어요. “딸, 발음 지적해서 미안하다. 네 덕분에 영상을 만들 수 있었어. 고마워. 앞으로도 잘 부탁해 ”
Q. 지금도 온라인 수업 준비에 멀미 중이신(?) 샘들이 많을 텐데요, 조언을 건네신다면요?
온라인 콘텐츠 제작 연수에서 제가 짧은 영상 만들기를 과제로 냈더니, 샘들이 많이 쑥스러워하고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대부분 샘들이 자기가 영상 만드는 기술이 부족하다고 토로하는데, 저는 그럴 때마다 영상 기술보다 내용, 즉 콘텐츠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해요. 그리고 저는 좋은 콘텐츠를 좋은 기술로 잘 만들 수 있는 사서선생님들이 많다는 걸 알아요. 더 많은 샘들이 영상 제작을 시작하길 응원해요!
초보 유튜버를 위한‘ 사서교사 Park쌤’의 꿀팁
유튜브 채널을 처음 만들 때 알아 두면 좋은 점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단순히 나의 일상에 대해 다루는 유튜버가 아닌,
온라인 수업을 하는 사서교사로서 채널을 운영하면서 염두에 뒀던 점들을 전해드립니다.
나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채널을 시작하세요.
‘ 어떤 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한 다음에 채널을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수업 전 학습자 분석이 선행돼야 하듯이 내 채널의 대상을 정확히 정하고, 주제에 따라 진행 형식(강의식, 대화형 등)을 정해서 영상을 만드세요. 대상에 따라 말의 속도, 내용 수준, 진행 형식을 정한 뒤 제작하면 이용자에게 좀더 적합한 자료를 줄 수 있어요. 핵심 키워드를 활용하는 것도 권해요. 제목과 본문에 사용되는 핵심 키워드가 메타데이터가 되면 이용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요.
나만의 브랜드와 캐릭터를 가지세요.
일관성 있는 캐릭터로 지속적인 콘텐츠를 생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너무 무겁거나 가볍지 않게 말예요. 나의 정체성이 드러나도록 채널 이름, 프로필, 채널아트 등을 설정하고 시작해 보세요. 매력 있는 썸네일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한 번씩 들어 보셨죠? 깔끔하면서도 가독성 높게, 궁금증을 유발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전에 올린 내 영상들과 연관성을 유지하면서 전문성을 부각하면 더 좋겠죠?
콘텐츠 제작의 기술적인 문제를 고려해야 해요.
음질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제가 이어폰으로 녹음했던 초창기에는 소리 조절에 실패해서 잘 안들리거나 주변 소음 제거를 못해서 항의를 받은 적이 있어요. 이럴 때 노이즈 제거 기능이 있는 프로그램을 쓰거나‘ 샤나인코더’와 같은 인코딩 프로그램으로 비디오와 오디오를 분리한 다음, ‘Audaciyt’나‘ Golde Wave’를 사용할 수 있어요. 편집 방식은 콘텐츠 내용에 따라 달라야 해요. 콘텐츠의 내용이 진중하다면 화려한 편집은 피해야겠죠.
재생 목록과 구독 목록을 활용하세요.
주제에 따라 재생 목록을 정리해 두면 이용자들이 선생님의 채널에 대해 더 빠르게 이해할 수 있 습니다. 저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함께 봤으면 하는 영상들을 모아서 재생 목록을 따로 만들어 뒀어요. 구독 목록 역시 같은 방법으로 활용하면 더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