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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교사 착한 에너지를 널리, 자연의 맑음을 온전히 후대에게 - 이현민 부안시민발전소 소장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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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10 21:47 조회 6,75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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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과의 인연이 궁금합니다.
서울에서 대학까지 다녔고, 1990년에 전북 부안에 내려와서 농사를 짓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서울을 떠나게 된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저희 때 정세가 급박하던 시기여서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감옥에만 끌려다니고 그랬어요. 그렇게 앞으로 사는 걸 생각하니까 답답하고 암울했어요. 그때 감옥에서 읽은 책 한 권이 저의 인생을 바꿨습니다. 『스콧 니어링 자서전』을 읽으면서 100세에 스스로 곡기를 끊고 생을 마감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고, 스스로 먹을 것과 입을 것 등을 만들면서 살았던 그의 대안적 삶이 감명 깊었습니다.

그분을 흉내 낼 수 없겠지만, 그때 내가 이런 서울이란 공간에서 계속 살아야 될 것이냐에 대해서 계속 고민했습니다. 이후 감옥을 나와서 전국을 6개월 동안 떠돌아 다녔어요. 산촌 구석구석 다니면서 인연이 닿아서 부안에 머물게 됐습니다. 처음에 부모님께서는 제가 2~3년 농사 짓다보면 올라오겠지 생각하셨는데, 부안에서 벌써 21년이 지났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 농사에 대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논에서 하는 일이 힘들었지만 새롭게 다가왔고, 부안에 살았기 때문에 환경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90년에 내려갔는데 91년에 새만금간척사업이 시작되었고, 자연스럽게 반대운동을 하였습니다. 그러다 1995년에 처음으로 논이 생겨서 유기농을 시작했고, 2003년도에 부안 핵폐기장 설립 반대운동을 하면서 재생 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깊어졌고, 에너지의 대안들에 대해 꾸준히 고민하고 있습니다. 2005년부터는 제가 살던 마을을 옮겨 등용마을이라는 작은 마을에 들어가서 석유, 석탄, 원자력 등이 아닌 에너지의 대안들에 대해 고민하면서 에너지 자립을 꿈꾸는 마을로 가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열은 어떤 방법으로 이용하는 겁니까?
땅 속에 라지에이터를 묻는다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70mm의 플라스틱 관을 150m 깊이로 가정용 같은 경우 4개 정도를 묻습니다. 지하에서 순환되어 온 가열된 물을 열 교환 및 농축장치인 히트펌프를 통해 열에너지로 만듭니다. 유럽의 일부 국가는 지열을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분류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지열은 1차 에너지가 아니죠, 물을 순환시키거나 히트펌프를 가동하기 위해서 굉장히 많은 전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 전력을 태양광이든 풍력이든 이러한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가져오는 것인가 아닌가에 따라 구분하기도 합니다. 전기요금이 올라가는 것에 비례해서 지열은 경쟁력을 가질 수 없는 에너지원입니다. 지열은 많이 쓰면 쓸수록 전기를 많이 써야 합니다. 저는 지열에 숨어있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가 독일보다 태양광 보급이 낮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저는 우리나라가 독일보다 기술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고요, 독일보다 태양광 보급이 낮은 이유는 정부 정책의 변화에 따른 내수시장 축소에 있다고 봅니다. 재작년부터 정책이 바뀌면서 국내 태양광 업체가 많이 위축이 됐어요. 지난 2005년부터 실시되었던 발전차액지원제도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시민들이 출자하거나 하는 시민발전소 등에서 파는 전기요금과 일반 전기요금과의 차액을 정부가 지원하는 제도에요. 그때 우리나라는 불과 3~4년 사이에 태양광의 고속성장을 이뤘습니다.

이런 정책이 없어지면서 우리나라 태양광 시장이 어려워진 것입니다. 태양광과 같은 재생 가능한 에너지는 그 자체가 대규모화할 필요가 없어요. 지역에 맞는 방식의 에너지들이 채택되고, 건강한 뜻을 가진 분들의 여유 자금들이 모여서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정부로서도 중앙집중식 에너지에 따른 송배전이라든지 사회적 갈등의 비용, 발전소 건립 비용 등을 줄일 수 있을 텐데 그러한 정책을 폐지하면서 우리나라 태양광 시장이 위축됐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선 태양광이 폐기되었습니까?
아니요. 폐기는 안 되죠. 폐기될 수 있겠습니까? 2005년에 우리나라에서 발전차액지원제도가 실시될 때 태양광 설비를 갖추려면 1kW당 1천만 원 정도가 들었어요. 그런데 올해에는 떨어지고 떨어져서 450만 원 정도 듭니다. 태양광이 전력 생산의 효율도 높아지고 있고, 수명도 길어지고 있고, 부피는 더 작아져서 공간은 작게 차지하고요. 이런 이유로 전 세계가 태양광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어요.

재생 에너지가 좋다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정하지 않지만, 가장 중요한 건 안전한 전력 공급량입니다.
그래서 안전하고 저렴하게 할 수 있는 건 원자력 발전소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어쨌든 대
안에너지를 고민하는 분들은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면 원자력 발전소를 지속적으로 짓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
데, 재생에너지만으로 갈 수 있는 길에 대해 설명해 주시길 바랍니다.
재생에너지가 안 된다고 하는 사람들의 이유를 들어보면, 첫 번째는 비싸서 경제성이 없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경제성이 없다는 것에 대해서 말하자면 재생 가능한 에너지인 태양광, 태양열, 풍력, 바이오메스, 소수력, 지열, 조력 에너지 중에서 경제성으로 따지면 태양광을 빼놓고는 이미 2007년에 석유보다 전력을 생산하는 단가가 더 싸졌어요.

그러면 재생 가능한 에너지와 석유의 대비보다 원자력과의 대비가 중요할 텐데요. 원자력 발전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원자력 발전이 석유로부터 재생에너지로 넘어가기 위한 기술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원자력의 단가가 제일 싸다고는 하지만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많습니다. 우라늄이 광산에서 나와서 폐기물로 영구 격리, 처분되기까지 비용을 따지면 결코 원자력이 싸지 않습니다. 원자력 발전소 건립비용이 싸다면 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도 정부가 지원을 하겠어요? 민간에서 자기돈 들여서 못 세우겠어요? 규모가 커서일까요? 아닙니다. 비싸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재생에너지가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느냐? 천년만년 쓰느냐? 그건 아닙니다. 우리는 어쨌든 풍요로움을 누리는 이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그런데 원자력 폐기물이나 온실가스는 후대에게 미루고 있어요. 정의롭지 못한 것입니다. 재생에너지를 쓰면서 생기는 온실가스는 현대에 우리들이 처리할 수 있습니다.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한 비싼 초기 투자비용은 우리가 쓰는 만큼의 비용을 우리 세대가 지출한다는 숨겨진 가치가 있습니다. 한편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전기를 놓고 볼 때는 기저부하와 첨두부하를 이야기합니다.

기저부하라는 것은 말 그대로 기본이 되는 전력입니다. 그래서 원자력을 기저부하로 갖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 첨두부하는 전력사용량이 높을 때 사용하는 것입니다. 석유발전이나 가스발전이 첨두부하에 속합니다. 그런데 재생에너지는 우리나라에 처음 보급할 때 기저부하로 포함을 안 시켰습니다. 기저부하와 첨두부하에 대한 결정은 에너지 정책에 대한 근본적 철학의 문제라고 봅니다. 우리나라에서 원자력은 한 번 가동을 하면 연료봉을 교체하는 정기안전점검기간이 2년에 두 달 정도 있고, 나머지 시간에는 계속 핵분열을 해서 전기를 생산합니다.

그렇게 원자력 발전으로 만든 남아도는 전기를 심야산업용 전기로 싸게 공급하거나, 양수발전을 합니다. 또한 당장에 원자력발전소 하나 가동을 중단하면 마치 전력대난이 날 것처럼 생각하는 것에서 전기나 에너지에 대한 거품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비효율적인 것을 효율적이라고 하는 전도된 가치를 이야기 하는 순간에 에너지와 관련해서 우리는 도대체 무엇이 효율적이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우리나라 전기는 단일망이기 때문에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어떻게 기저부하로 잡느냐는 것은 결국 정책적 판단입니다. 에너지에 대한 합리적인 판단이 중요합니다.





전기를 전국 단일망이 아닌 지역에서 소유하고 운영 관리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과 효율적 운영의 어려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당장 우리나라에서 지역별 에너지 자립이 이루어지기에는 어려움이 많지만, 자립도를 높일 수 있도록 중앙집중식이 아닌 지역 분산형 에너지의 개념이 도입되어야 하고,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여기에는 에너지 정의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난하고 인구수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농촌과 어촌에 살고 계신 분들의 땅에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에너지를 위한 발전소가 있어야 하나요? 이는 정의롭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각 지역별로 에너지 자립도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각 지역은 그 지역에 맞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고, 이는 지역의 산업으로 육성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등용마을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부안 핵폐기장 설립 반대 투쟁 이후에 제가 심각한 트라우마에 빠졌었는데요, 이후 가방을 메고 전국의 에너지 관련된 곳은 전부 돌아봤어요. 그러고 나서 일본에 다녀오고 욕심이 생겨서,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 독일의 프라이부르크의 쉐나우를 다녀와서 많은 것을 배웠어요. 부안 싸움 때 주민들이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주민등록증반납운동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주민들과 우리가 에너지 독립을 선언해보자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어려운 일이었죠. 주민들에게 태양광펀드를 모으자고 했는데, 주민들 대부분은 그런 건 외국에서나 되지 우리나라에서는 안 된다고 하며 부정적이었어요. 그런데 그러한 갑갑함을 넘어서는 모델들이 외국에 있었어요. 프라이부르크의 쉐나우는 원자력발전소 건립에 반대했던 마을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원자력 에너지 대신 태양이나 풍력을 활용한 전기를 쓰겠다고 하면서 배전회사를 만듭니다. 쉐나우의 경험이 프라이부르크시의 에너지 정책들을 바꿨습니다. 그리고 프라이부르크를 위시하여 각 지자체들이 모여서 독일에는 약 200여 개의 에너지자립마을이 지금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들이 모여서 독일의 에너지 정책들을 바꿨습니다.

이렇게 외국을 다녀와서 에너지자립마을을 교육적 측면에서의 학교와 주민들의 에너지자립공동체를 기반으로하여 만들어 가려고 했습니다. 우선 전기부터 자립하고, 다음으로 난방, 수송 등을 바꿔나갈 계획이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태양광발전 시설을 많이 설치하면 되겠지 했는데, 2년도 안 돼서 생각을 바꿨습니다. 마을 어르신들이 왜 비싼 태양광만 설치하냐고 하시더라고요. 집들의 조건도 안 맞아요. 슬레이트지붕 위에, 북쪽 집에 설치가 어렵죠. 그런 가운데 주민들과 상의해서 나온 게,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었습니다. 저희 마을에는 일반 백열등이 없습니다. 모두 고열 전등으로 바꿨습니다. 그리고 집집마다 멀티탭을 설치했습니다. 그래서 전기 사용량이 줄었습니다. 또한 석유나 전기장판 등의 사용으로 늘어나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집들을 단열공사를 했습니다. 에너지 사용량을 줄여 나가면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바꾸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을에서는 사람들 관계가 중요하잖아요. 마을의 이장을 통하거나 마을회의 등 기존의 시스템으로 마을 사람들과 마을의 변화에 대한 소통이 가능하셨나요?
보통 시골의 마을회의는 1년에 몇 번 안 됩니다. 모였을 때도 이야기를 꺼내기가 쉽지 않아요. 파편화된 삶이 일반화 되다 보니까 시골에서도 소통이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제가 마을 곳곳을 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일일이 소개하고 설명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말보다는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실천을 보면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고열 전구로 교체하면서 나타난 결과 등을 보고 생각이 변해갔습니다. 요즘에는 마을회관에 관해서든, 태양광에 관해서든 회의를 더 많이 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기본 단위로 마을을 말씀하셨는데요, 사실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곳은 도시입니다. 도시는 대개 아파트 단지나 공동주택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어디까지가 우리 마을인지도 애매한데요, 도시에서의 에너지 자립도는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요?
우리가 이야기하는 지속 가능한 사회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식량과 에너지, 사회적 안전망 등을 놓고 따졌을 때 국가가 균형 발전을 해야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인구가 분산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도시는 생산을 위한 전제 조건이 아니잖아요. 어떻게 분산할 것인지에 대한 정책이 필요하고, 우리 삶과 사회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도시에서 다양한 에너지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에너지를 어떻게 아껴 쓸 것인지, 에너지의 효율은 어떻게 할 건지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각 도시별로 에너지에 대한 도시계획들을 어떻게 실행해 갈 것인지가 논의되어야 된다고 봅니다. 자각된 시민들이 더 많아지면 이런 고민들이 구체화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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