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저자 한국과 일본이 걸어온 길 걸어갈 길, 온전히 대마도에 - 대마도를 통해 이해하는 한・일 공동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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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17 22:59 조회 6,928회 댓글 0건본문
들추지 않으면 세상에 없을 역사가 있다. 주목받지 못한 사람들, 주목받지 못한 지역의 역사. 중요하지 않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잊히거나 왜곡된 그대로가 역사로 남을 소지가 있다. 대마도의 역사를 읽는다는 것 또한 그리 유익하거나 흥미롭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저자는 대마도의 역사를 파헤쳤다. 그리고 말한다. “대마도 구석구석에 한국과 일본이 주고받던 교류와 전쟁의 흔적이 어려 있다. 정작 한국과 일본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역사의 진면목이 여기서 선명하게 드러나기도 한다.” 그래서 세상에 있는 역사로 밝히고 모두에게 건넨다.
『대마도에서 만난 우리 역사』에는 선사시대부터 일제강점기에 이르는 대마도 곳곳의 역사적 자취가 담겨 있으며, 이를 통해 오래도록 이어져 온 한・일 공동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철저한 자료 조사와 현지답사의 흔적이 깃든 풍부한 사진과 지도, 사료 등은 이해를 더한다. 더불어 박제상, 최익현, 덕혜옹주 등 인물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풀어낸 역사는 흥미롭다.
대마도를 통해 살펴본 두 나라의 역사는 독도 문제, 역사 왜곡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이 될 수 있다. 저자는 대마도를 한국인과 일본인을 위한 ‘역사 특구’로 지정할 것을 제안하면서, “한국인과 일본인이 대마도에서 만나 두 나라가 함께 겪은 역사의 자취를 돌아보고 토론도 하며 진실에 접근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라고 밝힌다. 이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역사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함께 호흡할 때 가능한 일일 것이다. 저자의 꾸준한 노력이 고마울 따름이다.
문사철文史哲은 어떤 모임인가?
2007년 출범한 출판기획집단이다. 문학, 역사, 철학, 과학 등 인문 교양의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콘텐츠의 기획・저작, 참신한 저자의 발굴, 기간과 예산의 압박에 구애받지 않는 제작 시스템의 구축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출판 관련 자문, 전시 및 강의 등의 기획 등을 한다.
문사철이 대중을 위한 인문 교양의 보급과 출판을 목표로 활동한다고 했는데, 우리나라 인문 교양의 보급 현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대중의 수요도 폭발하고 있고 인문 교양을 제공하는 전문가의 층도 두꺼워졌다고 본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정작 어떤 분야의 지식과 정보가 필요해서 찾아보면 없는 사례가 적지 않다. 지식과 정보의 양은 늘어났으되 기본에서는 도리어 약한 것이 우리나라 인문 출판의 현주소가 아닐까 싶다. 이번에 『대마도에서 만난 우리 역사』를 준비하면서 놀란 것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한・일관계사나 대마도에 관한 책이나 인터넷 사이트가 적지 않은데, 내용 검증을 위해 꼭 필요한 정보를 찾으면 어디에도 없곤 했다. 유감스럽게도 그럴 때 일본 책이나 사이트를 뒤지면 도움이 되는 정보가 나오곤 했다.
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책을 집필 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특별한 이유는 없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책을 기획하고 쓰면 청소년과 함께 성장해 가는 느낌이 든다. 또한 내가 살아온 날들보다 청소년들이 앞으로 살아갈 날들을 내다보는 시야를 갖게 된다.
많은 저서가 있는데, 그 중 가장 애착이 가거나 공을 들인 책이 있다면?
애착이 가지 않는 책은 없다. 그 가운데 『한국생활사박물관』(12권, 사계절출판사)만큼 공들인 작품은 내가 만든 책 중에서가 아니라 출판계 전체를 통틀어서도 찾기 어렵다. 출판사와 기획자, 필자, 편집자, 디자이너, 화가 등 연인원 수백 명이 정말 긍지와 의욕을 갖고 만든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2014년이면 완간 10주년이 되는데 꼭 전면 수정 보완해서 고전적인 명품으로 다듬고 싶다.
『대마도에서 만난 우리 역사』를 펴내게 된 동기는?
한림출판사에서 먼저 제의했다. 처음에는 갸우뚱했으나 자료를 모으고 검토하고 현지를 답사하는 과정에서 흥미와 애정을 느끼게 됐다. 대마도는 한・일 공동의 역사와 관련해서 상징적일 뿐 아니라 매우 실질적이고 포괄적인 정보를 담고 있는 대단한 섬이다.
『대마도에서 만난 우리 역사』에는 다양한 사료와 사진들이 담겨 있는데, 이 책을 내기까지 얼마나 걸렸고, 어떻게 준비했는지?
2009년에 계약했으니까 2년 정도 걸렸다. 자료를 섭렵하고 여러 사람과 상의하면서 원고를 작성했다. 이번 작업에서 특징적이었던 것은 출판인회의 부설 sbi 출판예비학교 편집자반 5기생을 대상으로 역사 출판 기획을 강의하면서 그 학생들을 이 책의 기획, 구성, 원고 검토에 참여시켰다는 점이다. 그때 『대마도에서 만난 우리 역사』를 함께 논의하고 검토한 학생들은 지금 출판계 일선에서 자리잡고 활약하고 있다. 그들 모두에게 감사와 격려의 인사를 전한다.
『대마도에서 만난 우리 역사』를 보면, 박제상, 최익현, 덕혜옹주 등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흥미를 더하고, 역사의 이해를 돕는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염두에 둔 것인지?
기획 단계부터 염두에 둔 인물도 있고, 자료를 섭렵하고 현지를 답사하면서 새롭게 발견한 인물도 있다. 나를 즐겁게 한 것은 대마도와 관련된 역사적 인물들을 모아 놓으면 한국과 일본의 역사를 거의 다 재현할 수 있을 정도로 풍부한 역사 이야기가 이 섬에 담겨 있다는 점이었다. 대마도는 90% 이상이 원시림인데다 깨끗한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이미 많은 한국인에게 등산과 낚시의 명소로 잘 알려져 있지만, 역사에 관심 있는 한국인에게는 그 이상의 매력이 있는 섬이다.
여는 글에서 “대마도를 한국인과 일본인 모두를 위한 ‘역사 특구’로 지정해서 두 나라가 함께 관리할 것을 제안한다.”라고 밝혔는데, 이렇게 되기 위해서 무엇이 가장 선행되어야 할까?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으로 우리 국민이 흥분해 있고, 그에 대한 대응으로 일본에 대마도 반환을 요구하자는 목소리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일본 정부와 우익들의 장단에 맞추어 맞고함을 질러댈 것이 아니라 차분하게 문화적으로 접근하면 된다. 그것이 바로 침략주의적인 일본 우익들을 부끄럽게 만들 우리 고유의 ‘한국적 방식’이다. 임진왜란 후 문화의 힘으로 일본을 교화하려 했던 조선통신사의 선례도 있다. 대마도 역사 특구는 모든 문제를 이성적으로 풀어가는 동시에 대마도가 우리에게 갖고 있는 역사 문화적 의미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고 믿는다. 현실적으로도 그 실현은 크게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양국의 문화 정책 담당자들이 마음먹기에 달렸다. 국가 차원이 아니더라도 부산시와 일본의 나가사키현이나 쓰시마시가 협력하기만 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대마도 주민 대부분은 쌍수를 들고 환영할 것이다.
『대마도에서 만난 우리 역사』를 비롯해 세계의 역사 문화를 ‘우리 시각’에서 풀어 주는 책을 꾸준히 집필・기획하고 있는데, 우리 시각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 시각들을 접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어떻게 받아들이고, 접근해야 할까?
‘우리 시각’에 앞서 ‘나의 시각’이 무엇인가 스스로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세계적인 석학, 큰 나라의 권위 있는 기관이 제공하는 지식과 정보라고 해도 의심스러운 것을 그냥 받아들이면 안 된다. 가장 쉬운 예로 알렉산드로스 대왕이나 칭기즈 칸 같은 인물은 명백한 침략자이고 수많은 무고한 인명을 살상한 범죄자인데도 역사책들은 그들을 역사의 위대한 영도자로 서술하곤 한다. 그렇게 모순된 서술을 하는 저자의 뒤에는 그럴 만한 이해관계가 있게 마련이다. 그러한 이해관계를 간파하고 세계의 역사 문화를 ‘나의’ 시각에서 이해하려면, 외부의 권위와 명성에 내 주체를 상실하지 않을 마음의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준비 중인 책이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은?
대마도에 이어 일본 본토로 들어가 조선통신사 루트를 답사한 적이 있다. 시야를 확대해 한일관계사에서 드물게 200년 넘도록 평화 시대를 구축했던 주역, 조선통신사의 활약상을 복원하는 역사책을 준비하고 있다. 조선통신사의 앞에는 임진왜란이 있고 뒤에는 경술국치가 있다. 대립의 기운이 감도는 동북아시아에서 조선통신사의 경험은 평화의 소중함과 그것을 위한 한국의 역할과 사명을 일깨워줄 것이다. 아울러 5년 전부터 준비해온 『글로벌 한국사』(5권)가 드디어 출간을 앞두고 있다. 한국사를 세계사의 보편적인 흐름 한가운데 놓고 포괄적으로 조망한 책이 될 것이다. 역사책을 읽고 만들면서 독자들과 호흡해 온 사람의 감각으로 판단하건대 향후 인류의 역사는 지난 수십 년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것 같다. 그것은 나와 같은 486세대의 평생을 지배했던 역사와는 전혀 다른 역사가 기다리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내 판단이 맞는다면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역사적 전환을 시야에 넣고 지금까지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미래를 전망하는 책을 만들고 싶다. 서정원 기자
강응천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했다. 『세계사 신문(3권)』, 『한국생활사박물관(12권)』, 『근현대사 신문(2권)』, 『즐거운 역사 체험 어린이 박물관』, 『청소년을 위한 라이벌 세계사』 등 역사 교양서를 쓰고 만들어 왔다. 현재 출판기획 문사철文史哲 대표로 있다.
『대마도에서 만난 우리 역사』에는 선사시대부터 일제강점기에 이르는 대마도 곳곳의 역사적 자취가 담겨 있으며, 이를 통해 오래도록 이어져 온 한・일 공동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철저한 자료 조사와 현지답사의 흔적이 깃든 풍부한 사진과 지도, 사료 등은 이해를 더한다. 더불어 박제상, 최익현, 덕혜옹주 등 인물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풀어낸 역사는 흥미롭다.
대마도를 통해 살펴본 두 나라의 역사는 독도 문제, 역사 왜곡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이 될 수 있다. 저자는 대마도를 한국인과 일본인을 위한 ‘역사 특구’로 지정할 것을 제안하면서, “한국인과 일본인이 대마도에서 만나 두 나라가 함께 겪은 역사의 자취를 돌아보고 토론도 하며 진실에 접근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라고 밝힌다. 이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역사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함께 호흡할 때 가능한 일일 것이다. 저자의 꾸준한 노력이 고마울 따름이다.
문사철文史哲은 어떤 모임인가?
2007년 출범한 출판기획집단이다. 문학, 역사, 철학, 과학 등 인문 교양의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콘텐츠의 기획・저작, 참신한 저자의 발굴, 기간과 예산의 압박에 구애받지 않는 제작 시스템의 구축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출판 관련 자문, 전시 및 강의 등의 기획 등을 한다.
문사철이 대중을 위한 인문 교양의 보급과 출판을 목표로 활동한다고 했는데, 우리나라 인문 교양의 보급 현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대중의 수요도 폭발하고 있고 인문 교양을 제공하는 전문가의 층도 두꺼워졌다고 본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정작 어떤 분야의 지식과 정보가 필요해서 찾아보면 없는 사례가 적지 않다. 지식과 정보의 양은 늘어났으되 기본에서는 도리어 약한 것이 우리나라 인문 출판의 현주소가 아닐까 싶다. 이번에 『대마도에서 만난 우리 역사』를 준비하면서 놀란 것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한・일관계사나 대마도에 관한 책이나 인터넷 사이트가 적지 않은데, 내용 검증을 위해 꼭 필요한 정보를 찾으면 어디에도 없곤 했다. 유감스럽게도 그럴 때 일본 책이나 사이트를 뒤지면 도움이 되는 정보가 나오곤 했다.
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책을 집필 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특별한 이유는 없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책을 기획하고 쓰면 청소년과 함께 성장해 가는 느낌이 든다. 또한 내가 살아온 날들보다 청소년들이 앞으로 살아갈 날들을 내다보는 시야를 갖게 된다.
많은 저서가 있는데, 그 중 가장 애착이 가거나 공을 들인 책이 있다면?
애착이 가지 않는 책은 없다. 그 가운데 『한국생활사박물관』(12권, 사계절출판사)만큼 공들인 작품은 내가 만든 책 중에서가 아니라 출판계 전체를 통틀어서도 찾기 어렵다. 출판사와 기획자, 필자, 편집자, 디자이너, 화가 등 연인원 수백 명이 정말 긍지와 의욕을 갖고 만든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2014년이면 완간 10주년이 되는데 꼭 전면 수정 보완해서 고전적인 명품으로 다듬고 싶다.
『대마도에서 만난 우리 역사』를 펴내게 된 동기는?
한림출판사에서 먼저 제의했다. 처음에는 갸우뚱했으나 자료를 모으고 검토하고 현지를 답사하는 과정에서 흥미와 애정을 느끼게 됐다. 대마도는 한・일 공동의 역사와 관련해서 상징적일 뿐 아니라 매우 실질적이고 포괄적인 정보를 담고 있는 대단한 섬이다.
『대마도에서 만난 우리 역사』에는 다양한 사료와 사진들이 담겨 있는데, 이 책을 내기까지 얼마나 걸렸고, 어떻게 준비했는지?
2009년에 계약했으니까 2년 정도 걸렸다. 자료를 섭렵하고 여러 사람과 상의하면서 원고를 작성했다. 이번 작업에서 특징적이었던 것은 출판인회의 부설 sbi 출판예비학교 편집자반 5기생을 대상으로 역사 출판 기획을 강의하면서 그 학생들을 이 책의 기획, 구성, 원고 검토에 참여시켰다는 점이다. 그때 『대마도에서 만난 우리 역사』를 함께 논의하고 검토한 학생들은 지금 출판계 일선에서 자리잡고 활약하고 있다. 그들 모두에게 감사와 격려의 인사를 전한다.
『대마도에서 만난 우리 역사』를 보면, 박제상, 최익현, 덕혜옹주 등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흥미를 더하고, 역사의 이해를 돕는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염두에 둔 것인지?
기획 단계부터 염두에 둔 인물도 있고, 자료를 섭렵하고 현지를 답사하면서 새롭게 발견한 인물도 있다. 나를 즐겁게 한 것은 대마도와 관련된 역사적 인물들을 모아 놓으면 한국과 일본의 역사를 거의 다 재현할 수 있을 정도로 풍부한 역사 이야기가 이 섬에 담겨 있다는 점이었다. 대마도는 90% 이상이 원시림인데다 깨끗한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이미 많은 한국인에게 등산과 낚시의 명소로 잘 알려져 있지만, 역사에 관심 있는 한국인에게는 그 이상의 매력이 있는 섬이다.
여는 글에서 “대마도를 한국인과 일본인 모두를 위한 ‘역사 특구’로 지정해서 두 나라가 함께 관리할 것을 제안한다.”라고 밝혔는데, 이렇게 되기 위해서 무엇이 가장 선행되어야 할까?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으로 우리 국민이 흥분해 있고, 그에 대한 대응으로 일본에 대마도 반환을 요구하자는 목소리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일본 정부와 우익들의 장단에 맞추어 맞고함을 질러댈 것이 아니라 차분하게 문화적으로 접근하면 된다. 그것이 바로 침략주의적인 일본 우익들을 부끄럽게 만들 우리 고유의 ‘한국적 방식’이다. 임진왜란 후 문화의 힘으로 일본을 교화하려 했던 조선통신사의 선례도 있다. 대마도 역사 특구는 모든 문제를 이성적으로 풀어가는 동시에 대마도가 우리에게 갖고 있는 역사 문화적 의미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고 믿는다. 현실적으로도 그 실현은 크게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양국의 문화 정책 담당자들이 마음먹기에 달렸다. 국가 차원이 아니더라도 부산시와 일본의 나가사키현이나 쓰시마시가 협력하기만 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대마도 주민 대부분은 쌍수를 들고 환영할 것이다.
『대마도에서 만난 우리 역사』를 비롯해 세계의 역사 문화를 ‘우리 시각’에서 풀어 주는 책을 꾸준히 집필・기획하고 있는데, 우리 시각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 시각들을 접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어떻게 받아들이고, 접근해야 할까?
‘우리 시각’에 앞서 ‘나의 시각’이 무엇인가 스스로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세계적인 석학, 큰 나라의 권위 있는 기관이 제공하는 지식과 정보라고 해도 의심스러운 것을 그냥 받아들이면 안 된다. 가장 쉬운 예로 알렉산드로스 대왕이나 칭기즈 칸 같은 인물은 명백한 침략자이고 수많은 무고한 인명을 살상한 범죄자인데도 역사책들은 그들을 역사의 위대한 영도자로 서술하곤 한다. 그렇게 모순된 서술을 하는 저자의 뒤에는 그럴 만한 이해관계가 있게 마련이다. 그러한 이해관계를 간파하고 세계의 역사 문화를 ‘나의’ 시각에서 이해하려면, 외부의 권위와 명성에 내 주체를 상실하지 않을 마음의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준비 중인 책이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은?
대마도에 이어 일본 본토로 들어가 조선통신사 루트를 답사한 적이 있다. 시야를 확대해 한일관계사에서 드물게 200년 넘도록 평화 시대를 구축했던 주역, 조선통신사의 활약상을 복원하는 역사책을 준비하고 있다. 조선통신사의 앞에는 임진왜란이 있고 뒤에는 경술국치가 있다. 대립의 기운이 감도는 동북아시아에서 조선통신사의 경험은 평화의 소중함과 그것을 위한 한국의 역할과 사명을 일깨워줄 것이다. 아울러 5년 전부터 준비해온 『글로벌 한국사』(5권)가 드디어 출간을 앞두고 있다. 한국사를 세계사의 보편적인 흐름 한가운데 놓고 포괄적으로 조망한 책이 될 것이다. 역사책을 읽고 만들면서 독자들과 호흡해 온 사람의 감각으로 판단하건대 향후 인류의 역사는 지난 수십 년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것 같다. 그것은 나와 같은 486세대의 평생을 지배했던 역사와는 전혀 다른 역사가 기다리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내 판단이 맞는다면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역사적 전환을 시야에 넣고 지금까지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미래를 전망하는 책을 만들고 싶다. 서정원 기자
강응천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했다. 『세계사 신문(3권)』, 『한국생활사박물관(12권)』, 『근현대사 신문(2권)』, 『즐거운 역사 체험 어린이 박물관』, 『청소년을 위한 라이벌 세계사』 등 역사 교양서를 쓰고 만들어 왔다. 현재 출판기획 문사철文史哲 대표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