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도서관과 학교도서관 사서의 존재이유는 바로 이용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어떻게든 저의 존재이유를 굳건히 하려고 학교도서관 이용자 늘리기에 전념합니다. 어머니독서동아리를 만들면 학교도서관 이용자로 다수의 어머니 회원이 생기고, 이런 이용자는 단순한 이용자가 아닌 적극적인 이용자로서 학교도서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어머니독서동아리는 어린이책에 대해 공부하고 싶어 하는 어머니들의 모임입니다. 어머니들 중 누가 어린이책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싶어 하는지 알 수 있으며 어떻게 그분들과 모임을 만들고 꾸준히 이어갈 수 있을까요?

모임 만들기
우선 학교도서관에 자주 오시는 어머니들과 친해지세요. 반납하는 책을 받으며 재미있었는지 아이가 좋아했는지 등을 물어봅니다. 아이들에게 어떤 책을 읽어주면 좋을지 묻는 학부모님도 간혹 있지요. 이런 분에게 독서동아리를 권합니다. 독서교육에 대한 많은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다고 유혹하면서요. 이렇게 한 명 한 명이 모이면 처음 모임을 갖습니다. 간혹 학급의 도서실수업과 모임이 겹칠 수도 있으므로, 도서실수업계획 때 잘 고려하여 모임시간을 적절히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임 진행은 이렇게!
1 . 마음열기
모임을 시작하며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드는 아이스브레이크입니다. 제가 그림책을 어머니들께 읽어드립니다. 아직도 그림책의 진가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어머니들이 많다는 게 안타까워서 시작했는데 반응이 정말 좋습니다. 『개구리왕자 그 뒷이야기』나 『보글보글 마법의 스프』는 어머니들에게도 깊은 공감을 주는 내용이라 이걸 읽어드리면 어머니들이 그림책을 다시 보기 시작합니다. 그림책을 읽어보라고 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렇게 직접 읽어드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머니들이 어디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 그동안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라는 압력은 끊임없이 받아왔을망정 누군가가 책을 읽어주는 걸 접하기는 힘들었지요. 사실 이것으로 우리도서관은 어머니들에게 어디에서도 누릴 수 없는 특별한 즐거움을 드린다고 선전을 한답니다.

2 . 본문 함께 읽기
함께 읽기로 정한 책의 본문을 보면서 그 안에 소개되는 책을 직접 살펴보는 것으로 진행합니다. 어린이 독서교육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책에는 저자가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책 목록이 추천 이유와 함께 실립니다. 이러한 공부로 어머니들은 어린이책에 대한 올바른 안목을 갖게 됩니다. 사서는 모임 전에 살펴볼 내용을 미리 읽고, 그 책에 실린 도서목록대로 책을 찾아 준비하면 함께 살펴보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학교도서관에 이 책들이 수서되지 않았다면 가까운 공공도서관에서 대출해서라도 보여주는 게 좋습니다. 그만큼 직접 책을 만지며 살펴보는 일은 중요합니다.



3 . 경험담이나 생각 나누기
본문의 내용을 읽고 그 안에 소개된 책들을 살피는 과정에서 읽은 책이라면 그 책을 읽으며 느꼈던 감동이나 의견을 가지고 이야기하고, 처음 대하는 책은 표지와 그림, 판형 등 책의 외형에 대해 서로의 느낌과 의견을 나누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어머니들은 어린이책에 대한 올바른 안목을 형성해 갑니다. 이때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풍부해서, 책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영화로, 드라마로 영역을 넓히기도 하고, 아이들 교육에서 비롯된 이야기가 부부간의 이야기, 부모님과의 이야기, 어린 시절 이야기로 종횡무진 펼쳐져서 그야말로 흥겨운 수다 한마당이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공감하는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저와 어머니들 사이에는 깊은 연대가 형성되고 어머니들은 어느덧 저에게 노래 속의 ‘여러분’이 됩니다. <나는 가수다>에서 임재범이 불러 화제가 되었던 그 ‘여러분’이요. 비정규직 사서로 학교에서 근무하는 저도 가끔 외롭고 허전할 때면 저를 위로해 줄 ‘여러분’이 필요했거든요. 이 분들의 사랑과 성원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매우 큰 위로와 격려가 됩니다. 여러분도 여러분의 ‘여러분’을 만들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