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저자 삶을 비추는, 돈에 밝은 앎으로 이끄는 - 경제교육 전문가 제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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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13 23:02 조회 7,766회 댓글 0건본문
소통으로 펼치는 아이들 경제교육
신정임 아이들의 경제교육에 관한 책을 쓰셨는데요, 그 동기가 무엇인지요?
제윤경 워낙에 요즘 아이들이 돈에 자극을 많이 받잖아요. 어른들의 병이 아이들에게 감염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단적인 예로 제가 아이들 교육을 하러 자주 가는데, 아이들에게 꿈이 뭐냐고 물으면 거의 다 의사라고 말해요. 직업이 아니라 꿈을 말해보라고 하면 말을 못 해요. 의사가 되고 싶은 이유를 물어보면 “성공하고 싶으니까, 돈을 많이 벌고 싶으니까”라고 말해요. 어릴 적부터 여러 가지 일에 호기심을 가지고 이것저것 해보고, 엉뚱한 진로를 생각하기도 할 텐데, 그게 아니라 주로 소득과 관련된 생각에 한정되어 있는 것 같아요.
안 그러신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엄마들이 본인이 살기 힘드니까, 상대적으로 아이들이 안정적으로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꿈보다는 돈과 관련된 얘기를 많이 하게 되니까요. 그래서 아이들도 돈을 잘 벌어야 한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돈을 많이 벌어야 된다는 생각 이면에 많이 버는 것이 매우 힘들다,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는 거죠. 그 때문에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나이 또래에 자연스럽게 사유해야 할 것들을 잘 못하고 공포심에 갇혀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어요.
변영이 그런 면에서 부모들도 부담을 느껴요. 아이들에게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안정적인 직업을 택하라고 하지 않으면, 낙오되는 부모가 되는 것 같거든요. 요즘에는 선생님처럼 돈을 밝히는 아이가 아니라 돈에 밝은 아이가 되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다행이지만, 이제까지 아이를 성공시키기에 관련된 책들이 대부분이었잖아요. 그렇지 않은 생각을 가진 사람은 뒤떨어진 사람이라는 생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요.
신정임 옛날에는 농사를 짓고 수렵을 해서 자급자족을 했지만, 요즘엔 먹고 살기 위한 교환가치인 돈이 있어야 하잖아요. 옛날에 농사를 잘 지으려고 노력했던 것처럼, 요즘도 돈을 잘 벌려고 노력해야 되는 건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정도가 어느 만큼인지, 돈은 어떻게 벌어야 하는지,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고민하다 보면 회의에 빠지게 돼요. 또, 예전과는 달리 먹고 사는 것뿐만 아니라 그 외에 쓰는 것들이 있잖아요. 저는 『돈에 밝은 아이』에서 “벌고 모으고 쓰고, 다시 모아서 쓰는 것이다.”라고 하신 부분이 참 좋았어요. ‘아, 맞아! 돈이라는 게 쓰는 법을 알려줘야 되겠구나.’ 싶었어요. 어른들에게도 돈은 모으거나 집착하는 것이 아니고 잘 쓰는 것이라는 걸 생각하게 해서 와 닿았어요. 돈을 밝히는 아이가 아닌 돈에 밝은 아이는 바람직한 경제관을 가지고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아이라는 말도 좋았고요.
변영이 『돈에 밝은 아이』라는 책 제목은 선생님이 지으신 거예요?
제윤경 아니요. 제가 처음 정한 제목은 ‘엄마 우리 집은 몇 평이야?’였어요. (웃음)
변영이 확 와 닿는데요. (웃음) 이 책과 다른 경제 관련 책을 가지고 독서모임을 했었는데요, 다른 경제 관련 책들을 보면 어린 나이에 경제 개념이 뛰어나서 돈을 많이 버는 얘기가 참 많은 것 같아요. 간혹 보면 아이들 중에도 집에 있는 물건을 가지고 나가서 팔거나 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이런 아이들을 좋지 않은 시각으로 보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우에는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도 궁금하고요. 교사나 학부모가 할 수 있는 간단한 경제 교육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지 말씀 좀 부탁드릴게요.
제윤경 저는 그런 책을 안 좋아해요. 만날 ‘억억’ 대잖아요. 아이들한테 그런 큰돈의 개념을 자꾸 생각하게 하는 게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에게 돈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상상하게 하고, 돈을 통해서 아이들 안에 있는 여러 욕구들을 꺼내 보고 그게 정말 자신의 욕구인지 생각해 보게 하는 것이 중요해요. 『돈에 밝은 아이』를 쓰게 된 배경 중에 하나가 돈을 잘못 쓰게 만드는 환경이거든요. 계속 소비 욕구를 자극하는 것, 어른들도 마찬가지인데 아이들 같은 경우는 더더욱 그렇죠. 내가 무엇을 갖고 싶은데, 그걸 진짜 갖고 싶은 건지 생각을 안 해요. 갖고 싶었던 거면 그걸 갖고 나서 너무 좋아야 하는 건데, 갖고 나서는 시큰둥해져요.
그건 갖고 싶은 게 아니라는 거죠. 진짜 갖고 싶었던 건 갖고 나서도 계속 행복해야 하는 거예요. 그래서 사실 소비를 할 때 좀 불편하더라도 생각을 많이 해봐야 돼요. 아이들에게는 돈을 쓸 때에는 쓰는 게 맞지만, 정말 하고 싶은 것, 내가 갖고 싶은 것이 진짜인지를 자꾸 들여다보라고 말해요. 요즘 아이들은 자기 욕구를 몰라요. 보면 다 갖고 싶죠. 그런데 막상 갖고 나면 만족감이 떨어져요. 책에도 나오지만 아이들이 창의적이지 않아요. 욕구도 자기주도적이지 못하고, 끊임없이 남이 가졌으니까, 좋아 보이니까, 외부 자극에 의해서 욕구를 자극 받아요. 자기만의 아주 주관적인 선호, 줏대 있는 욕구를 만들어 내지는 못하고 있더라고요.
신정임 아이한테 욕구를 지연하고 갖고 싶은 걸 취해보라고 했을 때 소통이 잘되셨나요? 어른도 힘들지만 아이는 더 힘들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아이가 보는 시선이나 중심이 저와 달라서 문제가 있었어요. 둘째 아이가 유치원을 다닐 때, 아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딱지가 하나에 100원이었는데, 엄마가 봤을 때는 그 작은 플라스틱 하나에 100원이라는 게 이해가 안 돼서 못 사게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보니까 아이가 딱지를 조금씩 모으고 있어서 물었더니, 친구가 줬다고 하더라고요. 그 100원짜리 딱지 하나를 얻기 위해서 친구에게 신하 노릇을 해주고 있었던 거예요. 그때 너무 놀랐어요. 아이의 관점이 많이 다르구나. 나는 아이의 눈높이에서 경제 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했구나 싶었거든요.
제윤경 엄마들은 답을 미리 정해 놓고 아이들이 정답을 고르길 바라요. 교육의 제일 큰 가치는 시행착오에 있다고 봐요. 스스로 깨닫게 하고, 그 대상을 부모가 정해주면 안 된다는 거예요. 다만 거기서 부모의 역할은 소통을 통해서 계속 환기시켜주는 거예요. 그거 맘에 드니? 이렇게 계속 물어보는 거죠. 그리고 판단은 자기가 하는 거예요. 이런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는 걸 과정에서 느끼게 해주는 거지, 잘못된 것과 잘못되지 않은 걸 판단해주거나, 이렇게 하라고 정해주는 건 아니라는 거죠.
아이들은 부모에게 의존적이기 때문에 매번 물어볼 수밖에 없어요. 그럼, 저는 네 마음대로 하라고 해요. 그런 이후에 아이가 물건을 사오면, 사니까 어땠어? 이런 걸 꼭 물어 보죠. 그런 부분에 대해서 엄마들이 많이 열려야 된다고 생각해요. 너무 돈을 후하게 주는 엄마들과 좋은 교육을 하겠다는 교육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엄마들의 공통점은 답을 정해주려고 한다는 것, 아이가 실수하지 않게 하려고 한다는 것이에요. 저는 어릴 때일수록 실수를 많이 해봐야 된다고 생각해요. 나쁘니까 못하게 하는 건 또 다른 형태의 욕구를 만들어 내는 것 같아요. 금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비판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해요.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 생각해 보는 삶
신정임 책에서 ‘작가의 글’을 보니, 심리학을 전공하셨던데 어떻게 경제교육 전문가로 일하시게 된 건지 궁금합니다.
제윤경 관련 회사에서 교육 일을 하다가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겨서 하게 된 거예요. 저랑 잘 맞았던 것 중에 하나가 제가 원래 비판 의식이 강하고, 남들과 같은 생각을 잘 안 해요. 남들이 집 사고 싶다고 하면, ‘그게 왜 사고 싶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휩쓸리는 편이 아니고, 대학 때 학생운동을 한 영향도 있지만 원래 기질도 그렇고요.
사실 지금 우리 사회의 감염 정도가 매우 심각해서 그렇지, 제가 얘기하고 있는 게 아주 평범한 거예요. 사람들이 평범함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저의 사고가 특별해 보이는 거거든요. 저는 돈에 달관한 게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생각을 갖고 있는 거예요. 사실 괜찮게 사는 나라의 사람들은 대부분 저와 같은 생각을 해요. 그들이 도를 닦아서 그렇게 된 게 아니라 그게 당연한 거예요. 저는 무욕이나 무소유를 하라는 게 아니잖아요. 하고 싶은 걸 자꾸 생각하라는 것이고, 다만 진짜 갖고 싶은 것인지를 의심해 보라는 거고, 그렇게 하다 보면 생각하는 것처럼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더라는 게 결론인 거죠.
백경숙 그런데 그런 작가님의 생각은 저소득층에게는 해당 되지 않는 게 아닌가 싶어요. 일반적으로 저소득층이라면 우선 생활고를 탈피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는데, 선생님 말씀대로라면 갑갑하다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제윤경 제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기 때문에 그렇지는 않고요. 저소득층이 돈을 더 벌고 싶다고 하는 게 탈피는 아니에요. 사실 그게 사람들을 자포자기하게 만들죠. 그렇잖아요, 노동 환경이 저소득층으로 하여금 무얼 할 수 있게 만드는 환경이 아니니까요. 저는 자신의 자존감을 생각해야 된다는 거예요. 현재 버는 돈을 즐겁게 쓰다 보면, 자기 자존감이 하나하나 실현되게 되죠. 그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좀 달라지게 돼요. 사실은 저소득층이 거기서 탈피하려면 사회 구조가 바뀌어야 돼요. 개인이 노력해서 되는 건 너무 힘들잖아요. 괜찮은 몇 개의 직업을 가지고 전 국민이 혈투를 벌이는 상황에서 불가능하죠. 그래서 저는 자존감을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거예요. 사실 주부들도 그걸 느끼시지 않나요? 나는 일을 하고 싶은데,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일자리가 없잖아요.
신정임 쓰신 책에서 보니까 재무 설계를 하고 재무 목표를 세우라고 하셨는데 일단 수입이 있는 상태가 전제가 되고, 가정에서 수입 한도 내에서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지출을 통제해서 자산 축적을 하라고 하셨잖아요. 그래서 종자돈을 만들고 소비를 하면서 미래를 꿈꾸라는 걸로 이해했거든요.
제윤경 아, 아니에요. 저는 사실은 자산 축적을 굉장히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거든요. 벌어서 쓰기도 바쁜데 어떻게 축적을 해요. 잘 쓰란 의미에서 저축을 하라는 거지, 저축 갖고 자산 축적을 절대 못해요.
신정임 맞아요. 근데 저는 이 말씀이 수입이 있는 서민들에게 개미처럼 사는 것이 바른 방법이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어요. 그게 맞긴 맞는데, 조금 월급쟁이의 틀 속에 사는 삶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갑갑함을 느꼈거든요.
제윤경 그것도 하나의 프레임인데요, 그 틀 밖에 뭐가 있는데요? 사람들은 틀 밖에 대단한 신기루가 있는 줄 알아요. 그걸 이용해서 유행을 일으킨 게 재테크 바람이거든요, 인생역전. 월급쟁이에서 탈피하면 뭐가 있는데요? 그렇게 사는 건 굉장히 답답하고 구질구질하다는 생각은 조작된 부분이 있어요, 그 삶 자체에 대해서 갑갑함을 느끼는 이유는 벗어나고 싶다는 욕구 때문이에요. 우리가 행복을 추구하는 건, 어떤 틀이 아니라 그 삶 자체인 거예요. 그 틀 밖에 대단한 것이 있을 것처럼 얘기하는 건 거짓이라는 거죠. 그 거짓에 혹해서 다들 재테크를 하고 빚만 남았다는 것, 굉장히 구조적인 얘기인데 큰 틀에서 보면 너도 할 수 있다고 꼬이는 것 때문에 사람들이 달려든 거예요. 근데 그게 미끼거든요. 우리나라 국민들이 꼬박꼬박 내고 있는 대출 이자가 미국의 금융 재벌들을 먹여 살린다는 거죠.
신정임 반대를 위한 반대는 아니지만… 사람들은 꿈꾸잖아요, 나보다 더 나은 삶을요.
제윤경 그게 뭐냐는 거죠, 막연하게 생각하면 안 되는 거예요. 우리 아이가 60평 아파트에 살면 그게 나보다 잘 사는 걸까요? 아이들에게 물어봐요. 한 달에 얼마를 벌면 행복할 것 같으냐고. 500만원, 1000만원 이렇게 말을 해요. 그렇게 벌려면 부모님들 허리가 휘어진다고 말하죠. 그리고 그렇게 버는 사람들 얘기를 해 줘요. 그럼 점점 더 갑갑해지죠. 돈의 크기 갖고는 안 되는 거예요. 저의 지인 중에 한 달에 200만원을 버는데 100만원을 저축하는 분이 있어요. 한 달에 100만원밖에 안 써요. 그런데 그 삶이 절대 구질구질하지 않아요. 훨씬 자유롭죠. 40대 중반인데 유학을 계획해요. 연봉이 8~9천 되는 사람이 40대 중반에 무슨 고민을 하는 줄 아세요?
언제 퇴출당할지, 대출을 언제 다 갚을지 그 고민을 해요. 적게 쓴다고 삶의 질이 절대로 나빠지지 않아요. 양의 문제일 뿐이죠. 빚내서 집사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대신 조금 자주 이사 다니는 불편을 감수하는 거죠. 아니면 대출을 해서 번듯한 내 집을 사지만 매달 은행에 엄청난 대출 이자를 내야 되는 거죠. 그건 선택하는 거예요. 그런데 사람들은 꼭 획일적으로 한 면만 봐요. 내가 갖게 되는 이점과 감수해야 되는 불편, 두 가지를 가지고 무게를 달아야 하죠. 그 경우의 수를 따져서 선택하는 거고요. 그게 바로 의사결정 능력이에요. 근데 의사결정을 주도적으로 하지 않잖아요. 모든 사람들이 자기 집이 있어야 하고, “너는 집이 있니?”라고 물어보는 것처럼.
신정임 『착한 소비의 시작, 굿바이 신용카드』라는 책도 쓰셨던데, 정말 신용카드가 없으세요?
제윤경 저희 회사도 체크카드를 써요. 법인카드도요. 개인 신용카드가 있기는 있어요. 저는 사업하는 사람이라 가끔 예측하지 못한 지출이 있을 수 있으니까 비상시로 갖고는 있어요. 저도 원래는 신용카드를 썼었어요. 2004년쯤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노력을 했어요. 저도 처음부터 소비를 바르게 했으면 이렇게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하지 못했을 거예요. 저는 신용카드에서 체크카드로 바꾸는데 6개월이 걸렸어요. 같이 쓰면서 신용카드 쓰는 경우를 최소화해서 점점 줄여 나갔어요. 저 역시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나온 결과예요.
일상에 녹아든 경제교육
변영이 요즘 경제 관련 책들이 정말 많이 나와요. 근데 그런 책들을 읽으면 얼른 10억을 모아야 될 것 같은 부담감이 생겨요. 그런데 『돈에 밝은 아이』는 그런 게 없었어요. 쉽게 읽혔고, 사례가 풍부해서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도 참 많고요. 용돈 관리에서도 엄마가 할 부분, 아이가 할 부분이 꼼꼼하게 나와 있고, 직접 교육에서 적용할 수 있는 부분도 많아서 좋았어요.
신정임 아이들에게 정말 내가 갖고 싶은 게 뭔지 자기를 되돌아보라고 하셨는데, 일단은 아이들을 보면 또래에서 유행하는 거, 놀이에 참여할 수 있는 딱지나 닌텐도, 소통할 수 있는 휴대폰, 이런 게 필요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저희가 생각하는 것과 아이가 생각하는 관점이 다른 거예요. 근데 휴대폰 같은 경우에는 갖게 되면 통신비의 부담이 정말 만만치 않거든요.
제윤경 저는 처음에 아이하고 어느 정도 요금을 쓰는 게 적절하겠냐고 이야기를 해봤어요. 최소가 12,000원인데 아이가 자기는 그 정도면 될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휴대폰을 사용하기 시작한 건 초등학생 때였는데, 보통 아이들이 5, 6학년부터 사용이 늘잖아요. 그래서 저는 5학년 때부터 용돈에 휴대폰 요금을 포함시켰어요. 아이가 휴대폰 요금을 많이 내는 게 아깝다고 생각해서 자기 스스로 조절을 해요. 자기 용돈에서 휴대폰 요금이 12,000원을 넘기면 다른 걸 포기해야 되기 때문에 조절할 수밖에 없죠.
변영이 책에서, 딸이 카메라를 갖고 싶다고 해서 따로 통장에 조금씩 돈을 모아서 사게 했더니 아주 소중하게 쓰더라, 바로 사주었다면 그렇게 값어치 있게 쓰지 않았을 거라고 하셨는데, 그 부분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제윤경 네, 그게 바로 자기 성취예요. 그리고 사실 경제 교육은 진짜 숫자 교육이 아니에요. 숫자나 돈 교육이 아니고 완전히 의사결정능력 교육이에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내가 이걸 선택하면 다른 걸 포기해야 한다는 걸 알게 하는 교육과정이 경제 교육의 핵심이죠. 의사결정능력을 우리는 다양한 도구를 가지고 교육할 수있어요.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능력이 의사결정능력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어떤 상황에 직면했을 때 내가 무엇을 선택할 것이냐, 내가 이걸 선택하게 되면 어떤 부분을 예측할 수 있느냐, 이러한 것에 대한 교육이 사람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보통은 이런 걸 교육시킬 수 있는 방법이 리더십 교육이나 책 읽고 하는 교육이 많은데, 그건 일상적이지가 않아요. 그런데 돈과 관련된 것은 아주 일상적이잖아요. 경제교육은 의사결정능력을 일상적으로 훈련하고 자기 욕구를 일상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이어야 해요. 뭘 하고 싶고, 뭘 어떻게 할 거라는 계획을 잘 세우게 하는 거죠. 그리고 계획에 따라서 실행을 하도록 하고요. 그게 바로 의사결정능력이에요.
신정임 그럼 경제 교육을 하면 진로 교육도 할 수 있는 거네요?
제윤경 네, 그렇죠. 『돈에 밝은 아이』에 실제 사진까지 넣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저희 큰 아이의 책상은 거의 엄마들의 로망이에요. 너무 깨끗해요. 왜냐하면 별로 안 사니까요. 굉장히 신중하게 생각하고 사거든요. 서랍을 열면 볼펜만 쫙 일렬로 있어요. 그게 가장 좋아하는 거래요. 저는 아이들에게 가진 것 중에 뭐가 제일 좋으냐는 질문을 많이 해요. 처음에는 휴대폰, 그러다가 몇 번 물어보니까 자꾸 생각을 하게 되는 거예요. 어느 날 아이는 볼펜이 제일 좋다고 하더라고요. 네가 제일 좋아하는 걸 아주 가까운 곳에 소중하게 보관하라고 했더니, 책상 제일 위 서랍에 볼펜만 넣어 두었어요. 아이는 그 서랍만 열어도 행복한 거죠. 그러니까 새 것을 갖고 싶지가 않은 거고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계속 내가 이걸 진짜 좋아하나 아닌가를 생각하게 되고, 그러면서 정서적으로도 안정이 되는 거죠. 유행도 우리가 좇지 말라고 하는 게 아니라 그런 능력 속에서 자기 스스로 통제하게 되는 거죠. 욕구조차도 우리가 주입할 수는 없으니까요.
긍정하는 부모, 주체적인 아이
변영이 책에 몇 년 후를 정해서 인생 설계를 하라고 되어 있는데요, 앞으로의 계획이 어떠신지 궁금해요.
제윤경 제가 딸한테 엄마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다고 그러거든요. (웃음) 끊임없이 하고 싶은 게 생기니까 일하는 게 재미가 있어요. 안 그러면 매일 똑같을 거고, 1년 후, 5년 후가 똑같으면 얼마나 재미없겠어요, 짜증만 나고. 저는 딸하고 뭘 하고 싶은지에 대한 얘기를 가치 있게 많이 나눠요. 엄마보다 더 쉽게 편하게 네가 원하는 대로 사는 삶을 그려 보라는 얘기를 많이 해요. 저희는 기존의 틀에서 많이 벗어나 있어요. 딸아이는 원래 대안학교를 다녔었는데 생각한 것과 맞지 않아 지금은 학교를 그만 뒀고요.
변영이 그럼, 딸이 하고 싶은 일을 결정한 건가요?
제윤경 직업을 지금 결정하진 않았어요.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한다는 게 꿈이고요. 하고 싶은 건 그림 그리는 건데, 하루 종일 앉아서 그릴 때도 있어요.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색 볼펜들을 가지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해요. 혼자 공부하는 것도 가능한데, 사실은 공부를 많이 안 해요. 그러니까 혼자 할 수 있는 거예요. 너무 많이 해야 되면 혼자 못 하죠. 그리고 지금은 한창 놀 때이니까요. 고등학교는 갈 건데, 대학은 안 가는 걸로 생각을 하고 있어요. 고등학교 때 시민단체 같은 곳에서 인턴십을 다양하게 해보고 나서, 배울 게 분명해지고, 진짜 필요할 때 대학을 가라고 했어요.
신정임 참 용기 있으신 것 같아요.
제윤경 용기도 용기인데요, 제가 가진 직업이 주는 이점이 많아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을 만나 보니까 그렇게 사는 게 답이 아닌 거예요. 죽어라 공부해서 대학에 가고, 또 죽어라 노력해서 좋은 회사에 취직했는데, 후회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하나도 행복하지가 않은 거죠. 자기 삶이 너무나 억울해 죽겠대요. 그래서 아이들한테는 이렇게 살라고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변영이 여행갈 때 꼭 가방에 넣고 다니시는 책이나 감명 깊게 읽어서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 있으신지?
제윤경 음, 『가난뱅이의 역습』이 재밌어요. 이 책은 중학생들이 읽어도 좋아요. 돈에 얽매이지 않고 이렇게 자유롭게 멋지게 살 수도 있다는 걸 보여 주는 책이에요. 또 최근에 읽은 것 중에 이건 부모들이 읽으면 좋은 건데, 『병신 같지만 멋지게』라는 책이 있어요. 아버지가 끝까지 욕으로 애들을 가르치는 건데. (웃음) 정말 너무 재밌어요. 철학이 참 좋고, 속이 다 시원해요. 사람이 체면을 다 내려놓고도 진정성이 있을 수 있구나 라는 걸 느끼게 해주죠.
변영이 이렇게 말씀을 나누다 보니까 책이 쉽게 읽혔던 이유를 알겠어요. 책 속에 의사결정 과정, 대화 이런 것들이 다 깔려 있었던 거예요. 우선 숫자적으로 조이고 부담을 주는 책이 아니니까요.
백경숙 다 버려도 이거 하나만은 꼭 알았으면 하는 게 있나요?
제윤경 엄마들이 부담감을 버렸으면 좋겠어요. 엄마들이 행복해져야 애들과도 행복하게 대화할 수 있으니까요. 지금 내가 너무 가난한 것 같고, 또 가난해질 것 같다는 생각들, 제가 하는 교육 내용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알리는 것인데요, 그걸 얘기하기 위해 수많은 이론들을 이야기해요. 그리고 끝날 때에 이렇게 말하죠. 이해하고 긍정했으면 된다, 이 모든 어려운 얘기는 저만 기억할 테니까 마음을 내려놓으라고요. 미래에 대해서 너무 불안해할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엄마들이 먼저 하고 싶은 걸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변영이 저희도 인생 설계를 해서 함께 얘기해 보자는 말도 했거든요.
신정임 『돈에 밝은 아이』를 잘 읽었고요, 엄마들이랑 얘기를 나누면서 돈에 대한 생각과 인생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더 선생님을 뵙고 싶었어요. 그런데 실제로 뵈니까 확실히 아이들 경제 교육이나 진로지도 등에 대해서 정말 좋은 이야기들을 듣고 가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제윤경 네, 감사합니다.
제윤경 현재 (주)에듀머니의 이사로 일하고 있으며, SBS <잘살아보세>(종방), KBS <경제비타민>, MBC <손에 잡히는 경제> 등 경제 방송과 <한겨레> <경향신문> <한경닷컴> <머니투데이> <오마이뉴스> 등 매체에서 재정 컨설턴트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돈에 밝은 아이』, 『아버지의 가계부』, 『불행한 재테크 행복한 가계부』, 『부자들의 행복한 가계부』 등이 있다.
신정임 아이들의 경제교육에 관한 책을 쓰셨는데요, 그 동기가 무엇인지요?
제윤경 워낙에 요즘 아이들이 돈에 자극을 많이 받잖아요. 어른들의 병이 아이들에게 감염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단적인 예로 제가 아이들 교육을 하러 자주 가는데, 아이들에게 꿈이 뭐냐고 물으면 거의 다 의사라고 말해요. 직업이 아니라 꿈을 말해보라고 하면 말을 못 해요. 의사가 되고 싶은 이유를 물어보면 “성공하고 싶으니까, 돈을 많이 벌고 싶으니까”라고 말해요. 어릴 적부터 여러 가지 일에 호기심을 가지고 이것저것 해보고, 엉뚱한 진로를 생각하기도 할 텐데, 그게 아니라 주로 소득과 관련된 생각에 한정되어 있는 것 같아요.
안 그러신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엄마들이 본인이 살기 힘드니까, 상대적으로 아이들이 안정적으로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꿈보다는 돈과 관련된 얘기를 많이 하게 되니까요. 그래서 아이들도 돈을 잘 벌어야 한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돈을 많이 벌어야 된다는 생각 이면에 많이 버는 것이 매우 힘들다,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는 거죠. 그 때문에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나이 또래에 자연스럽게 사유해야 할 것들을 잘 못하고 공포심에 갇혀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어요.
변영이 그런 면에서 부모들도 부담을 느껴요. 아이들에게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안정적인 직업을 택하라고 하지 않으면, 낙오되는 부모가 되는 것 같거든요. 요즘에는 선생님처럼 돈을 밝히는 아이가 아니라 돈에 밝은 아이가 되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다행이지만, 이제까지 아이를 성공시키기에 관련된 책들이 대부분이었잖아요. 그렇지 않은 생각을 가진 사람은 뒤떨어진 사람이라는 생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요.
신정임 옛날에는 농사를 짓고 수렵을 해서 자급자족을 했지만, 요즘엔 먹고 살기 위한 교환가치인 돈이 있어야 하잖아요. 옛날에 농사를 잘 지으려고 노력했던 것처럼, 요즘도 돈을 잘 벌려고 노력해야 되는 건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정도가 어느 만큼인지, 돈은 어떻게 벌어야 하는지,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고민하다 보면 회의에 빠지게 돼요. 또, 예전과는 달리 먹고 사는 것뿐만 아니라 그 외에 쓰는 것들이 있잖아요. 저는 『돈에 밝은 아이』에서 “벌고 모으고 쓰고, 다시 모아서 쓰는 것이다.”라고 하신 부분이 참 좋았어요. ‘아, 맞아! 돈이라는 게 쓰는 법을 알려줘야 되겠구나.’ 싶었어요. 어른들에게도 돈은 모으거나 집착하는 것이 아니고 잘 쓰는 것이라는 걸 생각하게 해서 와 닿았어요. 돈을 밝히는 아이가 아닌 돈에 밝은 아이는 바람직한 경제관을 가지고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아이라는 말도 좋았고요.
변영이 『돈에 밝은 아이』라는 책 제목은 선생님이 지으신 거예요?
제윤경 아니요. 제가 처음 정한 제목은 ‘엄마 우리 집은 몇 평이야?’였어요. (웃음)
변영이 확 와 닿는데요. (웃음) 이 책과 다른 경제 관련 책을 가지고 독서모임을 했었는데요, 다른 경제 관련 책들을 보면 어린 나이에 경제 개념이 뛰어나서 돈을 많이 버는 얘기가 참 많은 것 같아요. 간혹 보면 아이들 중에도 집에 있는 물건을 가지고 나가서 팔거나 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이런 아이들을 좋지 않은 시각으로 보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우에는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도 궁금하고요. 교사나 학부모가 할 수 있는 간단한 경제 교육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지 말씀 좀 부탁드릴게요.
제윤경 저는 그런 책을 안 좋아해요. 만날 ‘억억’ 대잖아요. 아이들한테 그런 큰돈의 개념을 자꾸 생각하게 하는 게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에게 돈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상상하게 하고, 돈을 통해서 아이들 안에 있는 여러 욕구들을 꺼내 보고 그게 정말 자신의 욕구인지 생각해 보게 하는 것이 중요해요. 『돈에 밝은 아이』를 쓰게 된 배경 중에 하나가 돈을 잘못 쓰게 만드는 환경이거든요. 계속 소비 욕구를 자극하는 것, 어른들도 마찬가지인데 아이들 같은 경우는 더더욱 그렇죠. 내가 무엇을 갖고 싶은데, 그걸 진짜 갖고 싶은 건지 생각을 안 해요. 갖고 싶었던 거면 그걸 갖고 나서 너무 좋아야 하는 건데, 갖고 나서는 시큰둥해져요.
그건 갖고 싶은 게 아니라는 거죠. 진짜 갖고 싶었던 건 갖고 나서도 계속 행복해야 하는 거예요. 그래서 사실 소비를 할 때 좀 불편하더라도 생각을 많이 해봐야 돼요. 아이들에게는 돈을 쓸 때에는 쓰는 게 맞지만, 정말 하고 싶은 것, 내가 갖고 싶은 것이 진짜인지를 자꾸 들여다보라고 말해요. 요즘 아이들은 자기 욕구를 몰라요. 보면 다 갖고 싶죠. 그런데 막상 갖고 나면 만족감이 떨어져요. 책에도 나오지만 아이들이 창의적이지 않아요. 욕구도 자기주도적이지 못하고, 끊임없이 남이 가졌으니까, 좋아 보이니까, 외부 자극에 의해서 욕구를 자극 받아요. 자기만의 아주 주관적인 선호, 줏대 있는 욕구를 만들어 내지는 못하고 있더라고요.
신정임 아이한테 욕구를 지연하고 갖고 싶은 걸 취해보라고 했을 때 소통이 잘되셨나요? 어른도 힘들지만 아이는 더 힘들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아이가 보는 시선이나 중심이 저와 달라서 문제가 있었어요. 둘째 아이가 유치원을 다닐 때, 아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딱지가 하나에 100원이었는데, 엄마가 봤을 때는 그 작은 플라스틱 하나에 100원이라는 게 이해가 안 돼서 못 사게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보니까 아이가 딱지를 조금씩 모으고 있어서 물었더니, 친구가 줬다고 하더라고요. 그 100원짜리 딱지 하나를 얻기 위해서 친구에게 신하 노릇을 해주고 있었던 거예요. 그때 너무 놀랐어요. 아이의 관점이 많이 다르구나. 나는 아이의 눈높이에서 경제 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했구나 싶었거든요.
제윤경 엄마들은 답을 미리 정해 놓고 아이들이 정답을 고르길 바라요. 교육의 제일 큰 가치는 시행착오에 있다고 봐요. 스스로 깨닫게 하고, 그 대상을 부모가 정해주면 안 된다는 거예요. 다만 거기서 부모의 역할은 소통을 통해서 계속 환기시켜주는 거예요. 그거 맘에 드니? 이렇게 계속 물어보는 거죠. 그리고 판단은 자기가 하는 거예요. 이런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는 걸 과정에서 느끼게 해주는 거지, 잘못된 것과 잘못되지 않은 걸 판단해주거나, 이렇게 하라고 정해주는 건 아니라는 거죠.
아이들은 부모에게 의존적이기 때문에 매번 물어볼 수밖에 없어요. 그럼, 저는 네 마음대로 하라고 해요. 그런 이후에 아이가 물건을 사오면, 사니까 어땠어? 이런 걸 꼭 물어 보죠. 그런 부분에 대해서 엄마들이 많이 열려야 된다고 생각해요. 너무 돈을 후하게 주는 엄마들과 좋은 교육을 하겠다는 교육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엄마들의 공통점은 답을 정해주려고 한다는 것, 아이가 실수하지 않게 하려고 한다는 것이에요. 저는 어릴 때일수록 실수를 많이 해봐야 된다고 생각해요. 나쁘니까 못하게 하는 건 또 다른 형태의 욕구를 만들어 내는 것 같아요. 금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비판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해요.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 생각해 보는 삶
신정임 책에서 ‘작가의 글’을 보니, 심리학을 전공하셨던데 어떻게 경제교육 전문가로 일하시게 된 건지 궁금합니다.
제윤경 관련 회사에서 교육 일을 하다가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겨서 하게 된 거예요. 저랑 잘 맞았던 것 중에 하나가 제가 원래 비판 의식이 강하고, 남들과 같은 생각을 잘 안 해요. 남들이 집 사고 싶다고 하면, ‘그게 왜 사고 싶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휩쓸리는 편이 아니고, 대학 때 학생운동을 한 영향도 있지만 원래 기질도 그렇고요.
사실 지금 우리 사회의 감염 정도가 매우 심각해서 그렇지, 제가 얘기하고 있는 게 아주 평범한 거예요. 사람들이 평범함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저의 사고가 특별해 보이는 거거든요. 저는 돈에 달관한 게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생각을 갖고 있는 거예요. 사실 괜찮게 사는 나라의 사람들은 대부분 저와 같은 생각을 해요. 그들이 도를 닦아서 그렇게 된 게 아니라 그게 당연한 거예요. 저는 무욕이나 무소유를 하라는 게 아니잖아요. 하고 싶은 걸 자꾸 생각하라는 것이고, 다만 진짜 갖고 싶은 것인지를 의심해 보라는 거고, 그렇게 하다 보면 생각하는 것처럼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더라는 게 결론인 거죠.
백경숙 그런데 그런 작가님의 생각은 저소득층에게는 해당 되지 않는 게 아닌가 싶어요. 일반적으로 저소득층이라면 우선 생활고를 탈피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는데, 선생님 말씀대로라면 갑갑하다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제윤경 제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기 때문에 그렇지는 않고요. 저소득층이 돈을 더 벌고 싶다고 하는 게 탈피는 아니에요. 사실 그게 사람들을 자포자기하게 만들죠. 그렇잖아요, 노동 환경이 저소득층으로 하여금 무얼 할 수 있게 만드는 환경이 아니니까요. 저는 자신의 자존감을 생각해야 된다는 거예요. 현재 버는 돈을 즐겁게 쓰다 보면, 자기 자존감이 하나하나 실현되게 되죠. 그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좀 달라지게 돼요. 사실은 저소득층이 거기서 탈피하려면 사회 구조가 바뀌어야 돼요. 개인이 노력해서 되는 건 너무 힘들잖아요. 괜찮은 몇 개의 직업을 가지고 전 국민이 혈투를 벌이는 상황에서 불가능하죠. 그래서 저는 자존감을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거예요. 사실 주부들도 그걸 느끼시지 않나요? 나는 일을 하고 싶은데,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일자리가 없잖아요.
신정임 쓰신 책에서 보니까 재무 설계를 하고 재무 목표를 세우라고 하셨는데 일단 수입이 있는 상태가 전제가 되고, 가정에서 수입 한도 내에서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지출을 통제해서 자산 축적을 하라고 하셨잖아요. 그래서 종자돈을 만들고 소비를 하면서 미래를 꿈꾸라는 걸로 이해했거든요.
제윤경 아, 아니에요. 저는 사실은 자산 축적을 굉장히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거든요. 벌어서 쓰기도 바쁜데 어떻게 축적을 해요. 잘 쓰란 의미에서 저축을 하라는 거지, 저축 갖고 자산 축적을 절대 못해요.
신정임 맞아요. 근데 저는 이 말씀이 수입이 있는 서민들에게 개미처럼 사는 것이 바른 방법이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어요. 그게 맞긴 맞는데, 조금 월급쟁이의 틀 속에 사는 삶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갑갑함을 느꼈거든요.
제윤경 그것도 하나의 프레임인데요, 그 틀 밖에 뭐가 있는데요? 사람들은 틀 밖에 대단한 신기루가 있는 줄 알아요. 그걸 이용해서 유행을 일으킨 게 재테크 바람이거든요, 인생역전. 월급쟁이에서 탈피하면 뭐가 있는데요? 그렇게 사는 건 굉장히 답답하고 구질구질하다는 생각은 조작된 부분이 있어요, 그 삶 자체에 대해서 갑갑함을 느끼는 이유는 벗어나고 싶다는 욕구 때문이에요. 우리가 행복을 추구하는 건, 어떤 틀이 아니라 그 삶 자체인 거예요. 그 틀 밖에 대단한 것이 있을 것처럼 얘기하는 건 거짓이라는 거죠. 그 거짓에 혹해서 다들 재테크를 하고 빚만 남았다는 것, 굉장히 구조적인 얘기인데 큰 틀에서 보면 너도 할 수 있다고 꼬이는 것 때문에 사람들이 달려든 거예요. 근데 그게 미끼거든요. 우리나라 국민들이 꼬박꼬박 내고 있는 대출 이자가 미국의 금융 재벌들을 먹여 살린다는 거죠.
신정임 반대를 위한 반대는 아니지만… 사람들은 꿈꾸잖아요, 나보다 더 나은 삶을요.
제윤경 그게 뭐냐는 거죠, 막연하게 생각하면 안 되는 거예요. 우리 아이가 60평 아파트에 살면 그게 나보다 잘 사는 걸까요? 아이들에게 물어봐요. 한 달에 얼마를 벌면 행복할 것 같으냐고. 500만원, 1000만원 이렇게 말을 해요. 그렇게 벌려면 부모님들 허리가 휘어진다고 말하죠. 그리고 그렇게 버는 사람들 얘기를 해 줘요. 그럼 점점 더 갑갑해지죠. 돈의 크기 갖고는 안 되는 거예요. 저의 지인 중에 한 달에 200만원을 버는데 100만원을 저축하는 분이 있어요. 한 달에 100만원밖에 안 써요. 그런데 그 삶이 절대 구질구질하지 않아요. 훨씬 자유롭죠. 40대 중반인데 유학을 계획해요. 연봉이 8~9천 되는 사람이 40대 중반에 무슨 고민을 하는 줄 아세요?
언제 퇴출당할지, 대출을 언제 다 갚을지 그 고민을 해요. 적게 쓴다고 삶의 질이 절대로 나빠지지 않아요. 양의 문제일 뿐이죠. 빚내서 집사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대신 조금 자주 이사 다니는 불편을 감수하는 거죠. 아니면 대출을 해서 번듯한 내 집을 사지만 매달 은행에 엄청난 대출 이자를 내야 되는 거죠. 그건 선택하는 거예요. 그런데 사람들은 꼭 획일적으로 한 면만 봐요. 내가 갖게 되는 이점과 감수해야 되는 불편, 두 가지를 가지고 무게를 달아야 하죠. 그 경우의 수를 따져서 선택하는 거고요. 그게 바로 의사결정 능력이에요. 근데 의사결정을 주도적으로 하지 않잖아요. 모든 사람들이 자기 집이 있어야 하고, “너는 집이 있니?”라고 물어보는 것처럼.
신정임 『착한 소비의 시작, 굿바이 신용카드』라는 책도 쓰셨던데, 정말 신용카드가 없으세요?
제윤경 저희 회사도 체크카드를 써요. 법인카드도요. 개인 신용카드가 있기는 있어요. 저는 사업하는 사람이라 가끔 예측하지 못한 지출이 있을 수 있으니까 비상시로 갖고는 있어요. 저도 원래는 신용카드를 썼었어요. 2004년쯤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노력을 했어요. 저도 처음부터 소비를 바르게 했으면 이렇게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하지 못했을 거예요. 저는 신용카드에서 체크카드로 바꾸는데 6개월이 걸렸어요. 같이 쓰면서 신용카드 쓰는 경우를 최소화해서 점점 줄여 나갔어요. 저 역시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나온 결과예요.
일상에 녹아든 경제교육
변영이 요즘 경제 관련 책들이 정말 많이 나와요. 근데 그런 책들을 읽으면 얼른 10억을 모아야 될 것 같은 부담감이 생겨요. 그런데 『돈에 밝은 아이』는 그런 게 없었어요. 쉽게 읽혔고, 사례가 풍부해서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도 참 많고요. 용돈 관리에서도 엄마가 할 부분, 아이가 할 부분이 꼼꼼하게 나와 있고, 직접 교육에서 적용할 수 있는 부분도 많아서 좋았어요.
신정임 아이들에게 정말 내가 갖고 싶은 게 뭔지 자기를 되돌아보라고 하셨는데, 일단은 아이들을 보면 또래에서 유행하는 거, 놀이에 참여할 수 있는 딱지나 닌텐도, 소통할 수 있는 휴대폰, 이런 게 필요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저희가 생각하는 것과 아이가 생각하는 관점이 다른 거예요. 근데 휴대폰 같은 경우에는 갖게 되면 통신비의 부담이 정말 만만치 않거든요.
제윤경 저는 처음에 아이하고 어느 정도 요금을 쓰는 게 적절하겠냐고 이야기를 해봤어요. 최소가 12,000원인데 아이가 자기는 그 정도면 될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휴대폰을 사용하기 시작한 건 초등학생 때였는데, 보통 아이들이 5, 6학년부터 사용이 늘잖아요. 그래서 저는 5학년 때부터 용돈에 휴대폰 요금을 포함시켰어요. 아이가 휴대폰 요금을 많이 내는 게 아깝다고 생각해서 자기 스스로 조절을 해요. 자기 용돈에서 휴대폰 요금이 12,000원을 넘기면 다른 걸 포기해야 되기 때문에 조절할 수밖에 없죠.
변영이 책에서, 딸이 카메라를 갖고 싶다고 해서 따로 통장에 조금씩 돈을 모아서 사게 했더니 아주 소중하게 쓰더라, 바로 사주었다면 그렇게 값어치 있게 쓰지 않았을 거라고 하셨는데, 그 부분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제윤경 네, 그게 바로 자기 성취예요. 그리고 사실 경제 교육은 진짜 숫자 교육이 아니에요. 숫자나 돈 교육이 아니고 완전히 의사결정능력 교육이에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내가 이걸 선택하면 다른 걸 포기해야 한다는 걸 알게 하는 교육과정이 경제 교육의 핵심이죠. 의사결정능력을 우리는 다양한 도구를 가지고 교육할 수있어요.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능력이 의사결정능력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어떤 상황에 직면했을 때 내가 무엇을 선택할 것이냐, 내가 이걸 선택하게 되면 어떤 부분을 예측할 수 있느냐, 이러한 것에 대한 교육이 사람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보통은 이런 걸 교육시킬 수 있는 방법이 리더십 교육이나 책 읽고 하는 교육이 많은데, 그건 일상적이지가 않아요. 그런데 돈과 관련된 것은 아주 일상적이잖아요. 경제교육은 의사결정능력을 일상적으로 훈련하고 자기 욕구를 일상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이어야 해요. 뭘 하고 싶고, 뭘 어떻게 할 거라는 계획을 잘 세우게 하는 거죠. 그리고 계획에 따라서 실행을 하도록 하고요. 그게 바로 의사결정능력이에요.
신정임 그럼 경제 교육을 하면 진로 교육도 할 수 있는 거네요?
제윤경 네, 그렇죠. 『돈에 밝은 아이』에 실제 사진까지 넣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저희 큰 아이의 책상은 거의 엄마들의 로망이에요. 너무 깨끗해요. 왜냐하면 별로 안 사니까요. 굉장히 신중하게 생각하고 사거든요. 서랍을 열면 볼펜만 쫙 일렬로 있어요. 그게 가장 좋아하는 거래요. 저는 아이들에게 가진 것 중에 뭐가 제일 좋으냐는 질문을 많이 해요. 처음에는 휴대폰, 그러다가 몇 번 물어보니까 자꾸 생각을 하게 되는 거예요. 어느 날 아이는 볼펜이 제일 좋다고 하더라고요. 네가 제일 좋아하는 걸 아주 가까운 곳에 소중하게 보관하라고 했더니, 책상 제일 위 서랍에 볼펜만 넣어 두었어요. 아이는 그 서랍만 열어도 행복한 거죠. 그러니까 새 것을 갖고 싶지가 않은 거고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계속 내가 이걸 진짜 좋아하나 아닌가를 생각하게 되고, 그러면서 정서적으로도 안정이 되는 거죠. 유행도 우리가 좇지 말라고 하는 게 아니라 그런 능력 속에서 자기 스스로 통제하게 되는 거죠. 욕구조차도 우리가 주입할 수는 없으니까요.
긍정하는 부모, 주체적인 아이
변영이 책에 몇 년 후를 정해서 인생 설계를 하라고 되어 있는데요, 앞으로의 계획이 어떠신지 궁금해요.
제윤경 제가 딸한테 엄마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다고 그러거든요. (웃음) 끊임없이 하고 싶은 게 생기니까 일하는 게 재미가 있어요. 안 그러면 매일 똑같을 거고, 1년 후, 5년 후가 똑같으면 얼마나 재미없겠어요, 짜증만 나고. 저는 딸하고 뭘 하고 싶은지에 대한 얘기를 가치 있게 많이 나눠요. 엄마보다 더 쉽게 편하게 네가 원하는 대로 사는 삶을 그려 보라는 얘기를 많이 해요. 저희는 기존의 틀에서 많이 벗어나 있어요. 딸아이는 원래 대안학교를 다녔었는데 생각한 것과 맞지 않아 지금은 학교를 그만 뒀고요.
변영이 그럼, 딸이 하고 싶은 일을 결정한 건가요?
제윤경 직업을 지금 결정하진 않았어요.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한다는 게 꿈이고요. 하고 싶은 건 그림 그리는 건데, 하루 종일 앉아서 그릴 때도 있어요.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색 볼펜들을 가지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해요. 혼자 공부하는 것도 가능한데, 사실은 공부를 많이 안 해요. 그러니까 혼자 할 수 있는 거예요. 너무 많이 해야 되면 혼자 못 하죠. 그리고 지금은 한창 놀 때이니까요. 고등학교는 갈 건데, 대학은 안 가는 걸로 생각을 하고 있어요. 고등학교 때 시민단체 같은 곳에서 인턴십을 다양하게 해보고 나서, 배울 게 분명해지고, 진짜 필요할 때 대학을 가라고 했어요.
신정임 참 용기 있으신 것 같아요.
제윤경 용기도 용기인데요, 제가 가진 직업이 주는 이점이 많아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을 만나 보니까 그렇게 사는 게 답이 아닌 거예요. 죽어라 공부해서 대학에 가고, 또 죽어라 노력해서 좋은 회사에 취직했는데, 후회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하나도 행복하지가 않은 거죠. 자기 삶이 너무나 억울해 죽겠대요. 그래서 아이들한테는 이렇게 살라고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변영이 여행갈 때 꼭 가방에 넣고 다니시는 책이나 감명 깊게 읽어서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 있으신지?
제윤경 음, 『가난뱅이의 역습』이 재밌어요. 이 책은 중학생들이 읽어도 좋아요. 돈에 얽매이지 않고 이렇게 자유롭게 멋지게 살 수도 있다는 걸 보여 주는 책이에요. 또 최근에 읽은 것 중에 이건 부모들이 읽으면 좋은 건데, 『병신 같지만 멋지게』라는 책이 있어요. 아버지가 끝까지 욕으로 애들을 가르치는 건데. (웃음) 정말 너무 재밌어요. 철학이 참 좋고, 속이 다 시원해요. 사람이 체면을 다 내려놓고도 진정성이 있을 수 있구나 라는 걸 느끼게 해주죠.
변영이 이렇게 말씀을 나누다 보니까 책이 쉽게 읽혔던 이유를 알겠어요. 책 속에 의사결정 과정, 대화 이런 것들이 다 깔려 있었던 거예요. 우선 숫자적으로 조이고 부담을 주는 책이 아니니까요.
백경숙 다 버려도 이거 하나만은 꼭 알았으면 하는 게 있나요?
제윤경 엄마들이 부담감을 버렸으면 좋겠어요. 엄마들이 행복해져야 애들과도 행복하게 대화할 수 있으니까요. 지금 내가 너무 가난한 것 같고, 또 가난해질 것 같다는 생각들, 제가 하는 교육 내용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알리는 것인데요, 그걸 얘기하기 위해 수많은 이론들을 이야기해요. 그리고 끝날 때에 이렇게 말하죠. 이해하고 긍정했으면 된다, 이 모든 어려운 얘기는 저만 기억할 테니까 마음을 내려놓으라고요. 미래에 대해서 너무 불안해할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엄마들이 먼저 하고 싶은 걸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변영이 저희도 인생 설계를 해서 함께 얘기해 보자는 말도 했거든요.
신정임 『돈에 밝은 아이』를 잘 읽었고요, 엄마들이랑 얘기를 나누면서 돈에 대한 생각과 인생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더 선생님을 뵙고 싶었어요. 그런데 실제로 뵈니까 확실히 아이들 경제 교육이나 진로지도 등에 대해서 정말 좋은 이야기들을 듣고 가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제윤경 네, 감사합니다.
제윤경 현재 (주)에듀머니의 이사로 일하고 있으며, SBS <잘살아보세>(종방), KBS <경제비타민>, MBC <손에 잡히는 경제> 등 경제 방송과 <한겨레> <경향신문> <한경닷컴> <머니투데이> <오마이뉴스> 등 매체에서 재정 컨설턴트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돈에 밝은 아이』, 『아버지의 가계부』, 『불행한 재테크 행복한 가계부』, 『부자들의 행복한 가계부』 등이 있다.